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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셰리 터클 엮음, 정나리아.이은경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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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수 많은 사물에 둘러쌓여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작금의 고도화된 산업 물질문명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 '사물' 즉 보통 '물건'이라 칭하는 것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네 삶에 어떤 형태로도 함께 하고 있다. 흔히 사물이라 하면은 일반적인 것 또 실용적인 것이나 아름다운 것, 필수품이나 헛된 사치품까지 많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물들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 굳이 그 사물에 의미 부여를 안해도 될만큼 차고 넘치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 사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들으며 의미 부여를 한 이들이 있다.

바로 이 시대 지성인들이라 불리는 세계적 석학들 34인이 자신의 삶을 살아오면서 현재 아니면 과거의 자아 형성 과정에서 만난 사물들을 에세이처럼 풀어쓴 이야기가 바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이라는 책이다. 책 자체는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 즉, 내 인생의 중요했던 순간에 만난 사물들을 가볍지만 셈세하게 수필집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여기 저자 '셰리 터클'은 그것을 각 의미별로 나누어서 보여주고 있다. 간단히 목차들의 소재들을 보면 이렇다.

'디자인과 연주의 사물들'에는 첼로, 자료보관소, 매듭, 별, 키보드가 있고, '애도와 추억의 사물들'에는 불사조 슈퍼히어로, 폴라로이드 SX-70, 남은 사진들, 할머니의 밀대, 다락방의 그림, 여행가방이 있고, '훈련과 욕망의 사물들'에는 발레 슈즈, 혈당측정기, 노란 우비, 수첩, 노트북, 우울증 치료제가 있다. 또 '변화와 이동의 사물들'에는 멜버른 열차, 1964 포드 팰콘, 신디사이저, 토끼인형 머레이, 월드북 백과사전, 실버 브로치가 있고, '역사와 교류의 사물들'에는 라디오, 팔찌, 도끼, 딧 다 조우:타박상 치료제, 진공청소기가 있고, '명상과 새로운 시각에 관련한 사물들'에는 중국수석(壽石), 사과, 미라, 지오이드, 푸코의 진자, 점균이 있다.

이렇게 본 책은 34인의 석학들과 함께한 사물들이 나열되어 있다. 어떤 사물들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들이지만 몇몇 사물은 쉽게 접하지 않기에 의외의 사물들도 있다. 예를들면 우울증 치료제나 신디사이저, 도끼, 중국수석, 미라까지.. 예술과 음악에 관련된 사물부터 책이나 기기등 하나같이 모두 의미가 있는 사물들이다. 그것은 유년시절의 꿈과 희망을 담아낸 추억의 사물부터 현재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증명하는 사물들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그래서 이들은 이런 사물을 통해서 특별한 감정을 이끌어내며 사물 이면의 또 다른 모습까지도 이야기한다. 비록 지극히 일상적인 사물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인생철학과 세계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의 고찰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즉, 사물을 읽어내는 힘과 다양한 생각.. 그것은 사물이 자기 창조(self-creation)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 사물을 생각과 감정이 하나로 연결하는 코드이자 소통의 매체로서 본다는 것이다. 역시 지성인답다. 여기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도 사물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잃으면, 우리 내부에서 그 사람이나 사물을 되찾는 과정을 시작한다. 이는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발전해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객체(object)를 상실하면 주체(subject)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것은 '대상의 그림자가 자아에 드리워졌다'로 말할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저자는 프로이트의 말은 가히 시적이라며 우리가 사물을 어떻게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내 나름의 브리콜라주(bricolage, 긴밀한 재료들을 결합하고 또 결합하여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내는 한 방법)가 된다면 이 책이야말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무엇이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가?'라는 고차원적이고 인문학적 질문으로 화두를 던지며.. 사물을 이전과 다른 시전으로 바라보고, 낯선 것으로 인식되더라도 그 과정을 통해서 일상의 사물이 우리의 외적과 내적인 삶에 일부가 되는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 말하고 있다.

그것은 저마다 사물을 바라볼때 직관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때로는 연상 작용을 거쳐 사물과 이론을 결합하고 재결합시켜 더 확장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비록 의미없는 사물일지라도 그 존재적 가치와 또 의미있는 사물이라면 자신이 바라보고 느낀 사물에 대한 집착과 애착은 우리네 삶을 더욱더 생동감있게 만드는 도정이 아닐까 싶다. 결국 누구에게나 소중한 물건 즉 사물이 있기 마련이고, 그 사물을 통해서 크게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철학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사물을 때로는 풍부한 감성과 지성으로 다룬다면 그 사물의 세계는 우리앞에 새롭게 펼쳐져 달라 보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이자 삶의 고찰인 셈이다.

과연, 당신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사물들'은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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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 - Sal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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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먼저, 국내용이 아닌 외국 포스터로 나온 저 그림을 보시라.. 강렬하고 섹시한 미래 여전사로 좀비와 뱀파이어를 무찌른 영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히어로 '밀라 요보비치'를 보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트레이드 마크가 되버린 저 두터운 입술때문에 우리는 그녀가 '안젤리나 졸리'임을 알 수 있다. 명성을 안겨준 대표작 <툼레이더> 시리즈를 통해서 헐리웃 여전사로 등극하고, 또 지금의 남편이 된 브래드피트와 찍었던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서 주부첩보원을 연기하더니 2008년작 <원티드>를 통해서 그녀는 강렬한 액션 이미지로 한층 포스를 날렸다. 

하지만 이 작들은 남성 스타들의 전유물로서 그녀가 주조연을 같이 했다면.. 2년만에 들고나온 신작 <솔트>는 바로 원톱을 내세워 기존의 작품들을 모두 아우르는 존재감적 종합선물세트를 선사했다. 더군다나 영화 초반 나오는 북한군 때문인지 홍보를 위해 이주에 방한까지 한 그녀.. "난 본드걸이 아니라 본드가 되고 싶다"며 007 출연도 거절한 그녀가 유일하게 선택한 영화.. 아니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졸리식 액션 느와르.. 기존의 전사적 이미지가 아닌 진짜 액션속 첩보원으로 분한 그녀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국가를 위해 엄청난 공을 세운 전력의 CIA 요원 '에블린 솔트'(안젤리나 졸리). 첩보를 주겠다며 전향한 러시아 정보원을 취조하던 중 그 정보원에게 이중첩자로 지목당한 그녀.. CIA 요원의 명예와 보이지 않는 조직의 포위망을 피해 도주한 그녀는 남편을 구출하고자 자신을 쫓는 동료들보다 한발 앞서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그동안 공작원으로서 익힌 모든 기술을 동원하는데.. 결국, 조직과 동료들에게 추적당하는 솔트.. 그런데, 그녀의 진짜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그런데, 영화의 서막은 북한군에게 취조와 고문을 당하는 솔트를 보여준다. 그리고 동료 윈터(리브 스라이브)가 만신창이가 된 그녀를 빼내면서 솔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먼저, 이 영화는 기존의 첩보물 시리즈로 잘 알려지고 유명한 <본 시리즈>의 시퀀스를 십분 차용한 느낌이다. 즉 내가 누구이고 나의 목표물은 무엇이며 나는 누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가.. 이 영화 <솔트>도 이런 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실, 영화를 보기전 졸리가 선보인 액션 첩보물로만 알았는데.. 이 장르에 '스릴러'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건 보고나서 알았다. 그렇다.

이 영화는 액션도 액션이지만 스릴러적 요소가 있다. 스포일 수도 있지만 영화 초반에 나오기에 밝힌다면 물론 트레일러 영상에도 나온다. 취조를 하던 러시아 요원으로 인해 단박에 신분이 CIA요원에서 러시아 요원으로 밝혀지면서 그녀는 궁지에 몰린다. 바로 그녀를 잡아들이려는 CIA 요원들.. 하지만 그녀는 맥가이버식 폭탄제조로 그곳을 벗어나고 이때부터 그녀의 사투가 벌어진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정말 러시아 스파이로서 궁극의 목표인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한 것일까.. 계속 그녀의 동선을 쫓으며 위험천만한 액션을 보인다.

맨발로 건물의 외벽을 거뜬히 타는가 하면 시가전 추격전에서 달리는 트럭 지붕 위에서 유조차로 몸을 던지는 고난이도 액션은 물론이요, 한번 잡히고서 경찰차로 호송중에 탈출하는 모습등 총싸움과 격투기는 기본이고, 지하 엘리베이터 장면에서 펼치는 아찔한 점프까지.. 매 순간 졸리의 액션은 이어지니 이런 역을 어느 여배우가 하겠는가.. 이 부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액션으로만 점철된 영화가 아니다. 분명 그런 솔트를 비추며 그녀의 첩보원으로서 삶을 좇는다. 바로 냉전시대 구소련의 KGB 요원중에서도 특수요원으로 발탁돼 어린시절부터 키워진 인간 비밀병기들.. 그녀가 바로 그런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여기 미국 CIA요원으로 잠입해 이중첩자로서 활약을 하며 위기에 몰린 자신은 물론, 국가를 위해서 아니 자신을 위해서 목숨을 담보로 한 사투를 펼치는 것이다. 물론, 그 속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대외적 관계 모색에서 탈냉전 시대에 아직도 암약중인 이중 스파이에 대한 그림을 그리며 어찌보면 진부한 소재이지만 나름 스릴감있게 펼쳐냈다. 그것은 이 작품을 연출한 '필립 노이스' 감독의 역량으로 대표적 정치 스릴러물로 호평받은 <긴급명령>, <패트리어트 게임>을 통해서 이미 입지를 굳히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졸리'라는 여전사의 대표배우와 함께 자신의 전공을 살려 헐리웃 블록버스터급으로 확장한 결과물인 셈이다.

아무튼 보는내내 스릴감에 진땀이 나기 보다는.. 별다른 수식없는 연속적인 액션속에서도 왜 그녀는 러시아 스파이가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녀는 양국의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을까.. 정작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또 CIA시절 그녀와 함께 한 동료는 어떤 존재였는지등.. 그런데, 이런 것들이 기존 이중 스파이의 고뇌처럼 식상한 소재이긴 하다. 하지만 기존에 다루거나 본 느낌하고는 조금은 달라보인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정체를 들켜서인지 아니면 누명을 벗기 위해서인지 모를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 선 그녀의 진짜 정체를 시작부터 끝까지 주목을 시켰다는 점이다.

그것은 마치 영화상에서 솔트의 외모가 금발과 흑발을 대변하듯 이중적 캐릭터를 연기하며 마치 선인과 악인이 공존하는 매력적 캐릭터의 정체를 스토리의 축으로 했다는 점과, 그 축을 마지막 반전의 키워드로 이야기의 구조적 매력을 통해서 비밀스런 비밀요원을 쫓는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것이다. 그것은 종국에는 그녀만이 감추웠든 비밀요원 본성의 발현이기도 한 셈인데.. 물론, 결과는 마지막에 나온다. 정작 솔트가 원하는 궁극의 삶은 무엇이었는지 말이다. 어찌보면 그녀의 그런 첩보적 삶은 계속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 작품도 시리즈도 간다는 것일까.. 그런데, 정작 모를 일이다.
모두 다 해치워야 하기에 말이다. 여튼, 졸리 짱~~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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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분야에서 세번째로 오늘 받은 책이다. 그런데, 받자마다 와우~~ 이건 무슨 대학교재인가.. 이것이 진정 인문서적이란 말인가.. 하는 아우라가 느껴지는 오백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이라니.. 정신병의 세계를 다룬 의학서? 아니면 심리서? 아니면 이런 것을 모두 아우르는 정신분석학서일까.. 여튼, 사회인문서다운 책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이 무더운 여름에 이것을 끼고 낑낑대며 읽어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문이 들지만서도..ㅎ 그래도 책이 왔으니.. 출판사쪽 소개를 빌어서 정리해 보면 이렇다. 먼저, 아래 링크의 신문 기사를 참고해 보자.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8671.html



프로이트, 라캉, 들뢰즈 등에게 편집증에 관한 학문적 성찰을 촉발시켰던 '다니엘 파울 슈레버'(1842~1911)의 회고록으로 국내 최초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번역 소개한 책이다. 바로 19세기 독일, 한 저명한 정신병자의 편집증적 세계관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로 이 회상록을 통해서 어떤 목소리나 시각으로 걸러지지 않은 슈레버 박사 자신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게 될 것이라는 소개다.

먼저, 저자의 소개는 이렇다. 1842년 독일 라이프치히 출생. 독일 드레스덴 고등법원 판사회의 의장을 역임할 정도의 엘리트였으나, 정신병(강박증)에 걸려 두 차례 치료소에 입원했다. 신이 어떤 음모로 자신을 공격하고 여성화해서 임신시키려 한다고 생각하거나, 음식을 흘리거나 말을 더듬거나 잠을 못 자는 까닭이 신의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 이는 부친인 모리츠 슈레버의 영향이 크다. 오늘날 정신의학, 정신분석뿐 아니라 현대문학과 철학이론,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프로이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어린시절 슈레버는 폭군의 기질을 가진 아버지의 혹독한 교육 아래서 자라면서 켐니츠 지방법원장을 역임하던 1884년 가을에 처음 정신병이 발병한다. 일 년 조금 넘게 앓다가 1885년 말에 치유되는데, 1893년 10월 드레스덴 고등법원 판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때에 슈레버는 또다시 자신의 두번째 발병을 경험한다. 직위에 대한 부담감이 그 원인이었다. 치료소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그는 자신을 처음 치료했던 플레히지히 박사를 적으로 간주하며 일종의 망상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상록을 綏逑歐� 시작했다고 한다. 

1903년 독일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저자 슈레버가 죽은 해인 1912년에 발표된 「편집증자 슈레버―자전적 기록에 의한 정신분석」이라는 프로이트의 논문과 함께 정신분석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텍스트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중요한 기록을 남긴 슈레버는 한국에서 프로이트나 라캉의 텍스트, 영화(〈다크 시티〉)나 사건(‘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등을 통해 이름으로만 만날 수 있었다. 

19세기 최초의 출간으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된 이 회상록은 단순히 정신의학과 정신분석 분야에만 국한되어 읽어서는 안되며.. 이 기록은 망상이라는 형태로 변형된, 20세기 초 한 유산시민 계급의 의식과 무의식을 규정했던 사회·정치·역사·문화적 상황들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자, 자신을 엄습하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맞서 싸운 한 개인의 생생한 인간 드라마라는 소개이자 평가다. 

이렇게 본인 스스로 정신병의 세계로 뛰어든? 슈레버.. 하지만 그는 이것을 소상히 기록으로 남겨 망상에 빠진 광인으로서 편집증적 세계관을 담은 회상록이자 자서전을 이렇게 남겼다. 과연, 그의 정신세계는 어떠했으며 그 여파는 오늘날 인간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명징해 왔는지 만나보자. 또한 이런 슈레버에 대해서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프로이트와 라캉의 평을 들어보자.

“나는 슈레버의 책 내용을 알기 전에 편집증 이론을 발전시켰다. (……) 이 이론에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망상(Wahn)이 들어 있는지 아니면 망상 속에 오늘날 사람들이 믿는 것보다 더 많은 진리가 들어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미래가 할 일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슈레버에게 세계 전체는 의미의 광기에 의해 포착된다. 우리는 그가 외롭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그의 주변 세계에는 어떤 의미에서 슈레버 자신이 아닌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크 라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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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소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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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표지의 저 그림부터가 벌써 심상치 않다. 음흉한 썩소를 날리는 저 모습이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표정처럼 보인다. 바로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으로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기존의 미스터리와 추리물이 아닌 아니 미스터리도 조금 섞으며 사회 풍자에 대한 블랙유머 시리즈로 나온 책 '독소', '흑소', '괴소' 3부작중 <괴소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팬일지라도 잘 안 알려진 책이지만.. 이 시리즈를 접한 이들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왜냐? 이 소설들에는 사람들에 대한 검은 속마음같은 치부를 들어내는 비판과 비평등 사회에 대한 풍자가 제대로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어느 중량감있고 소위 있어보이는 '사회인문서'들이 줄 수 없는 그런 오소독스와 패러독스한 맛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여튼, 읽어보면 아는데 두 달여전 <독소소설>를 읽고서 한 동안 잊고 지내다가 무덥고 후텁지근한 여름을 이기고자 청량제같은 이 소설을 다시 꺼내들어 읽었다. 역시나 게이고식의 풍자와 위트가 넘친다. 이에 9편으로 무장한 괴이한 이야기속 사람들의 속마음을 한번 들어다보자. 

먼저, <울적전차>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 교통생활의 일부분인 '지하철'에 관한 이야기다. 바로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인 지하철안.. 그 속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자리다툼을 위한 각종 사람들의 속내가 드러난다. 물론, 컽으로가 아니라 속으로 혼자서 중얼거린다. 음흉한 미소의 성추행부터 처자와 아줌마의 자리 쟁탈전과 할머니의 노골적인 자리 양보행위까지.. 어찌보면 우리네 모습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속내가 밖으로 드러나면 어떻게 될까..ㅎ <할머니 골수팬> 어느 뮤지컬배우를 너무 좋아하게 된 노부인, 늙어서 찾게된 생활의 활력소로 인해 그는 이 배우를 쫓아다니느랴 가산을 탕진할 정도다. 그런데, 瀏� 할머니의 팬심을 그 배우는 진정으로 알아주었을까.. 그냥 컽치레가 아니었을까.. 할머니는 그로 인해 피폐해 가는데도 말이다.

<고집불통 아버지> 늦둥이 아들을 낳아서 일본 프로야구의 유명한 선수로 키우려는 아버지의 고군분투기.. 아들이 태어나기전 딸에게 조차 야구를 시키고 훈련시켰던 그 아버지는 늦게 얻은 아들에게 올인한다. 직장도 때려치울 정도로 대성할 야구선수로 키우기 위해서 눈물 겨울정도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어느덧 제법 실력파 투수로 성장한 아들이 프로야구 드래프트를 앞두고 큰 사고를 치고만다. 야구는 혼자하는 게임이 아니기에 말이다. ㅎ <역전동창회> 보통의 동창회하면 해당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주최를 해서 모이곤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해당 학생들이 아닌 학교 졸업생을 배출한 담임 교사들이 동창회를 가지며 수 년을 이어져 왔다. 그러던중 이번에는 우리들이 제자를 한번 초대해 보자며 졸업한 학생들을 그 자리에 끌어들이는데..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된 그들이 바로 그 동창회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

<초 너구리이론> 어린시절 시골에서 얼핏 보았지만 잘 몰랐던 동물 너구리때문에 일생을 바친 연구자가 있다. 그는 너구리를 초자연현상에 대입시켜 '너구리이론'을 집대성한다. 그러면서 UFO도 너구리가 변한 것이라 주장하는데.. 이에 UFO 연구자는 어느 TV대담프로에서 너구리이론을 주장하는 그와 설전을 펼친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과학과 초자연현상의 간극에서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되묻고있다. 설마 너구리가 혹시..ㅎ <무인도의 스모중계> 일본의 스모열기는 대단하다. 여기 배가 난타당해 무인도에 갇힌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지금껏 모든 스모경기를 꿰차고 있는 스모중계의 달인을 통해서 그가 속사포처럼 경기를 읊어대는 그맛에 그들은 무료함을 달랜다. 그러면서 결승전 내기를 거는데.. 과연 그 달인은 어떻게 승부를 말했을까..ㅎ

<하얀 들판마을 VS 검은 언덕마을> 사회적 병리현상중 바로 '님비현상(Nimby)'에 대한 이야기다. 즉, 우리 지역에 해로운 것은 둘 수없다는 지역 이기주의.. 여기 사람들이 그렇다. 어느 날 하얀 들판 마을앞에 시체가 버려진다. 이에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새벽에 몰래 검은 언덕마을에다 시체를 버리고 온다. 그런데, 그 다음날 시체가 다시 하얀 마을로 왔다. 그래서 다시 검은 마을에 갖다 버린다. 이렇게 무한반복을 하는 두 마을.. 그러다 친해질라..ㅎ <어느 할아버지 무덤에 향을> 이제는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어느 할아버지가 기록을 아니 일기를 쓴다. 그리고 한 의사가 그에게 의료과학의 힘으로 젊음을 되찾게 해준다. 다소 짧게나마 두 달여를 할아버지는 그렇게 젊음을 만끽한다. 하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자 그는 초연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누가 내 무덤에 향을 피워줄까.. 라고

<동물가족> 어떻게 보면 9편의 이야기중 가장 그로테스크하고 괴기한 이야기다. 여섯 식구가 모여사는 가족이 있는데 좀 심상치않다. 각자 개성이 강해 서로를 견제하는등 자식과 부모간의 신뢰는 깨진지 오래다. 그것을 막내의 눈으로 바라보는데.. 할머니는 늙은여우, 아버지는 너구리로, 어머니는 스피츠로, 형은 하이에나로, 누나는 고양이로 보이는 것이다. 즉,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가 해당 동물의 습성을 대변하듯 가족들이 그렇게 보이고 행동한다. 부모는 잔소리꾼에 각자 애인을 사귀며 이혼위기에 처했고, 형은 음흉한 대학생에 누나도 정신나간 여자처럼 말이다. 이에 지친 막내는 자신의 모습조차 파충류처럼 보이기 시작하며 급기야 자신을 홀대한 가족한테 응징을 한다. 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ㅎ

이렇게 9편의 이야기들 통해서 사람들의 속마음에 깔린 기이하고도 은밀한 속내를 들여다 보았다. 특히 이번 이야기들은 '저자후기'에서 게이고도 말했듯이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들이 많이 내포된 것들이 많다. <울적전차>는 실제 샐러리맨 시절의 겪었던 지옥철 이야기고, <할머니 골수팬>은 자신의 부모님이 그런 쇼를 보러 다녔고, 아버지가 귀금속 세공을 하던중 이상한 손님을 통해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또 <고집불통 아버지>는 소년시절 재밌게 본 야구를 소재로 한 만화에서 따왔고, <역전동창회>는 자신이 싫어하는 직업중 '교사'에 대한 소회담으로서 소상히 적혀있다.

<초 너구리이론>은 이과계 출신답게 초자연현상같은 비과학적인 이야기를 싫어하지만 『과학 아사히』에 실린 기사에서 작품의 힌트를 얻었다고 하면서 자신은 초자연현상을 믿지는 않지만, 받아들인 준비는 얼마든지 있다고 언급한다. <무인도의 스모중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길에서 야구중계를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사람을 보면서 생각이 난 이야기고, <하얀 들판마을 VS 검은 언덕마을>은 부동산의 최고 가치인 집에 대한 생각과 집값 상승의 기대심리를 꼬집은 이야기다. <어느 할아버지 무덤에 향을> 실제 자신의 할머니가 97세에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 현장에서 생각난 이야기였고, 마지막 <동물가족>은 자신은 하늘의 모험을 좋아하는 새인간형이라면서 어패류도 좋아하고, 특히 이 단편은 지금까지 쓴 단편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 말한다.

이렇게 기존의 독소소설과는 다른 괴소소설에는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와 경험담이 어우러져 표출된 사회 풍자와 사람들의 속내를 들여다본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형식과 내용면에서 기존의 작품들과 많이 다른 느낌이다. 유머로 점철된 이야기가 아닌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이 이야기들은 블랙 유머시리즈 3부작중 마지막 작품이라 한다. 하지만 순서가 무슨 중요하겠는가.. 독소가 됐든 흑소가 됐든 괴소가 됐든.. 게이고만의 블랙 유머는 분명 우리네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혜안과 사회풍자로 점철된 이야기들의 향연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가히 독보적이고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남은 시리즈중 하나인 '흑소'를 꺼내든다. 과연, 검은 웃음에는 어떤 풍자가 있을지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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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 Incepti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개봉전부터 아니 이미 시사회를 통해서 극찬을 달렸던 '인셉션'이 이번주에 개봉하면서 역시나 평들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적어도 나를 포함해서 넷상에 기록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에 대해서 나름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 안되는 이 묘한 분위기.. 이미 16살에 초안을 떠올리고 25년을 꿈꿔온 프로젝트는 2000년작 <메멘토>를 통해서 세상에 이름을 알린 '크리스토퍼 놀란'감독.. 전작 배트맨 시리즈와는 차별화를 둔 2008년작 <다크나이트>로 방점을 제대로 찍은 그 '놀란' 감독이 자신의 이름처럼 놀랄만한 신작 <인셉션>을 들고 보무도 당당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이 영화는 2억 달러의 막대한 자금으로 만들어진 헐리웃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라는 홍보도 있지만 영화의 큰 주제인 '꿈'이라는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소재를 놀란 감독의 특유의 메시지를 담아 거대하고 담대하게 그만의 스타일로 버무려 그려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화두가 되고 있다. 사실, 인간은 누구나 꿈은 꾼다. 그 속에서 인간은 무한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현실과는 다른 세계 아니면 현실과도 같은 모습으로 우리네 심상의 투영을 '뇌'라는 머신?에 맡겨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것은 눈을 감고 잠든 순간 의식이든 무의식든 표출돼 모호함과 이중성에서 우리는 또 다른 세계를 맞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만이 꿈꾸며 존재하는 세상과 세계.. 그런데, 이 꿈속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침투해 지배하고 바꾸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여기서 이야기의 출발이 나오는 것이고, 영화적 상상력에 의해서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는 그림으로 그것이 바로 이 영화 <인셉션>이 던진 화두이자 플롯이다. 먼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타인의 꿈과 접속해 생각을 빼낼 수 있는 미래사회.‘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생각을 지키는 특수보안요원이면서 또한 최고의 실력으로 생각을 훔치는 도둑이다. 우연한 사고로 국제적인 수배자가 된 그는 기업간의 전쟁 덕에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임무는 머릿속의 정보를 훔쳐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시켜야 하는 것! 그는 ‘인셉션’이라 불리는 이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강의 팀을 조직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게임,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이렇게 영화는 꿈에 접속해 타인의 생각을 빼내 이식과 주입시키는 조작을 한다. 그 행위의 추출자는 '코브'로 컴퓨터 시스템으로 치면 '해커'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도구가 여기서는 '드림머신'으로 나오고 그 기계를 통해서 코브가 모은 주인공들 이른바 '드림팀'은 꿈속의 탐사를 떠난다. 그런데, 단지 꿈속에서 몽환적인 항해라면 그렇게 대단하지 않을 수 있다. 보통의 최면술로 자기 안의 꿈을 꾸듯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꿈속의 꿈이라는 설정.. 바로 꿈속에서 또 꿈을 꾸고, 꿈속의 꿈속에서 또 다시 꿈을 꾸는등 단계별 다층적인 구도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종횡무진 꿈탐사를 펼친다.

더군다나 현실에서의 5분은 첫 번째 꿈속에선 1시간이고, 꿈속의 꿈에서는 몇 개월이고, 꿈속의 꿈속의 꿈속에서는 몇 년이라는 설정 등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설정에도 불구하고 집중을 하지 않으면 무엇이 현실이고 꿈인지 모를 정도로 난잡?한 구도가 이면에 깔려있다. 또한 영화 초중반까지는 이런 꿈에 침투하기 위한 단계별 배경 안내를 해주는 그림은 다소 지루함이 있다. 그것은 마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강좌를 듣듯 꿈속의 전문?용어들.. 현실인지 꿈속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자기만의 도구인 '토템', 꿈을 공유하다가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의 기억만이 가라앉은 밑바닥의 그곳 '림보', 꿈에서 강제로 깨어나게 하는 강한 충격 '킥' 등.. 잠깐 놓치면 헤어나기 힘든 구조다.

하지만 중반 이후 블록버스터의 위용을 자랑하듯, 도시가 접히는등 시가전은 물론이요,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듯 무중력 상태에서 격투씬과 설원에서 시원한 한바탕 총격전, 해안절벽의 붕괴등, 분명 눈요기감의 그림들은 볼만하다. 단, 이런 비주얼이 초중반과 상충돼 보이는 그림들의 연출로서 블록버스터로 가기위한 의도적인 연출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튼, 드림팀의 수장 '코브'는 기업 합병을 막기위한 후계자의 꿈속에 침투해 그 안에서 자기안의 또다른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임무 달성을 위해서 무던히도 노력한다. 하지만 그 노력의 끝은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헤매는 블랙홀처럼 빠져들며 허우적댄다.



결국, 완벽하게 꿈을 설계됐다고 생각했던 이들의 계획은 생각치도 못했던 변수로 인해 틀어지기 시작한 가운데.. 영원히 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무의식에 갇혀버릴지도 모르는 생애 최악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과연 이들은 이 불가능한 게임에서 반드시 살아 나갈 수 있을까.. 또한 코브는 주어진 임무를 마치고 꿈속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그 꿈속을 헤매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마지막 결말에서 놀란 감독은 관객에 상상에 맡기듯 화두를 툭 던져버렸다. 이것이 지금 꿈일까 아닐까 식으로 말이다.

그것은 마치 장자의 '나비의 꿈'에서 장자가 나비가 됐던 꿈에서 깨보니 내가 나비였는지 나비가 나였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고 말했던 '호접몽'(胡蝶夢)과 같은 다분히 철학적인 분위기로 그려내며 그것을 영화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감독의 역량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물론 그런 연출은 감독 스스로 늘 꿈이라는 소재에 흥미를 느끼며 꿈속 세계는 생각하는 대로 창조되는 공간이라고 언급한 그의 모토가 저변에 깔려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영화상에서 작전의 무대가 될 꿈을 설계하고 현실 속 시공간의 개념이 사라진 제 3의 세계를 만들어낸 그 기발한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꿈의 세계를 창조하며 다층적이고 견고하게 시각화 시켰다는 점에서 분명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영화적으로 꿈을 풀어낸 방식에는 꿈이 도리어 부메랑이 된 느낌으로 꿈 속의 꿈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이야기 구조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꿈과 현실의 모호함과 의아함을 자아내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는 열린 결말과 '킥', '토템', '림보' 등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꿈의 개념들이.. 단순하고 명쾌한 헐리웃 블록버스터를 나를 포함해서 좋아하는 이들에게 크게 어필이 될지는 의문이다. 즉, 쉽게 대중적으로 확 와닿는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영화 전문가들 눈에는 좋게 보일지 몰라도..

즉, '꿈'이라는 판타지적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꿈속의 꿈이라는 다층적 침투조를 만들어낸 감독의 역량은 인정하나 그 복잡한 꿈속의 이야기가 마치 블랙홀처럼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헤어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여기에서 만큼은 그 꿈은 꿈으로서 이루어진다는 역설이 깔린 함의를 던졌다. 그것은 마치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그 미지의 꿈속의 세계.. '꿈의, 꿈에 의한, 꿈을 위한''꿈의 탐사적 오딧세이'는 그렇게 우리네 꿈속을 지금도 흔들고 있다.

눈을 감는 순간에는 언제나 말이다. 레드 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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