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신간평가단님의 "<인문/사회/과학> 분야 신간평가단 지원하기"

1. 알라딘 서재에서 '북스강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7기 '인문' 신간 평가단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확 달라진 8기 신간평가단에서 '인문/사회' 분야로 활동을 다시 한번 지원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 제가 최근에 쓴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blog.aladin.co.kr/784708156/4116832 <- 사신치바 http://blog.aladin.co.kr/784708156/4099541 <- 정조의 비밀편지 http://blog.aladin.co.kr/784708156/4080595 <- 다잉 아이 http://blog.aladin.co.kr/784708156/4068469 <- 사랑의 승자 http://blog.aladin.co.kr/784708156/4055279 <- 가미가제 독고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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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그런데 정말 사신(死神)과 인간이 만날 수 있을까.. 이런 황당하고 발칙한? 의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플롯이다. 하지만 죽음의 순간 사신이 왔는지 안 왔는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다. 바로 죽어야 하기에.. 그래서 여기 우리가 보통 '저승사자'라 불리는 죽음의 신 아니, 인간의 죽음을 가지러 온 사신(死神)이 있다. 그런데, 이 사신은 조금 독특하다. 그는 인간의 죽음에 관해 별반 흥미가 없다. 그런데 어떻게 사신이 그럴 수 있을까.. 이것은 직무유기?가 아닐까 싶지만, 여기 사신은 예의 사람의 죽음에는 특별한 의미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즉, 누가 언제 죽느냐에는 흥미가 없고 단지 오늘도 사람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 죽음의 순간까지 일주일을 지켜보기 위해서, 그것이 여기 사신으로 인간세계에 강림한 지극히 시니컬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주인공 '치바'가 할 일이다.

그렇다. 물론, 소설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마냥 소설로 치부하기에는 우리네 삶과 죽음에 대한 패러독스와 냉소가 깃들여있다. 자신의 죽음을 모른 채 살아가는 무모?한 인간들에 대한 비판과 그 일상의 반복으로 지친 삶에 허위허위대는 인간들, 이것이 우리 모두의 모습인 것이다. 이런 모습의 그림들을 여기 일본의 젊은 천재작가라 불리는 '이사카 코타로'가 시니컬하면서도 패러독스있게 그렸으니.. 그를 세상에 알린 최고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사신치바>다. 사실 이 작가를 모르다가 최근 개봉한 영화 <골든 슬럼버>의 원작자임을 알게되면서 3종세트로 책을 구하고, 그 첫번째로 읽게 된 것이 바로 <사신치바>다. 과연, 치바가 만난 죽음을 앞둔 인간들의 모습들은 어떠했는지 그 이야기속으로 잠시 떠나보자.

먼저, 각 이야기를 하기전에 여기 이야기의 주인공 사신 치바의 임무는 '사고사'로 결정된 사람을 일주일동안 관찰한 뒤, 해당 인물의 죽음을 결정하거나 보류하는 것이다. 즉, 상대를 직접 만나보고 조사를 해서 '죽음'을 실행하기에 적합한가 어떤가를 판단하여 보고를 한다. 그렇다고 조사라고는 하나 거창한 것은 아니다. 일주일전에 전에 상대와 접촉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듣고 하면서 '가(可)' 혹은 '보류'라고 쓰기만 하면 된다. '가'면 일주일 뒤 죽는 것이요, '보류'면 죽지 않는 것이다. 이 얼마나 무모하고 형식적인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그 이상한 씁쓸함이 배어있다. 이런 '사신 치바'의 일처리에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의 죽음을 결정짓는 사신 치바의 특징이 있다. 좀 독특하다. 맨손으로는 절대 악수를 안 한다는 것,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음반매장에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린다는 것,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별할 수 없는 말을 한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중에 항상 비가 오는 날에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튼, 사신 치바와 죽음을 앞둔 인간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여기 여섯 편의 이야기속으로 잠시 만나보자. 1장 사신의 스토커 리포트 '치바는 정확하다'는 고객센터 불만처리 전화 상담원으로 근무하는 한 젊은 직장 여성을 찾아나선 치바.. 아니 그 여자를 스토커처럼 따라붙어 접근한다. 그런데 그녀에게 전화로 치근덕거리는 한 사람때문에 괴로워하자 도리어 치바가 그녀를 돕게 되는데.. 과연 그 여자는 일주일 뒤 죽음을 선택받게 될까 아니면 보류를 받게 될까..

2장 사신의 하드보일드 '치바와 후지타 형님'의 이야기는 제목처럼 하드보일드하게 느와르적인 조폭들의 이야기다. 여기서 치바는 두 조직의 알력싸움에 끼게 된다. 상대편 두목의 은신처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잡혀온 치바, 결국 그가 그들을 대신해 다른 조직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그 조직간의 싸움에서 그가 죽음으로 지목한 후지타라는 두목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없을까.. 3장 사신의 탐정소설 '산장 살인사건'은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클리셰를 따른다. 여기 한적하고 어느 길이 막혀버린 산장에 갇힌 한 무리의 사람들, 그리고 하나 둘 죽어나가는 사람들,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왜 범행을 지르게 됐을까.. 여기서 치바는 탐정으로 분연해 사람들 사이에 끼어 그 사건을 해결하는데.. 그가 지목한 사람은 살아 남았을까..



4장 사신의 로맨스 '연애 상담사 치바'는 말 그대로 연애 소설같은 분위기다. 이번에는 풋풋한 청춘남녀가 밀당(밀고 당기는)을 즐기는 연애에 그들의 중재를 맡은 치바가 나서게 된다. 참 별거 다하는 치바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것이 그가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비록 연애상담일지라도.. 그리고 그가 죽음으로 인도할 사람은 바로 남자쪽이었는데, 그 둘이 사랑을 완성하는 순간 그는 살아남았을까 죽었을까.. 5장 사신의 로드무비 '살인 용의자와 동행하다'는 여섯 편의 단편 중 가장 긴 이야기로 꽤 재미를 보장한다. 위트도 만만치 않다. 말 그대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젊은 청년과 차를 타고 떠나는 목적있는 여행길.. 그 여행길에 기사로 동승한 치바, 이 둘의 주고받는 대화속에 인간의 무모함과 덧없음이 묻어난다. 그리고 과거 유괴 피해자로 트라우마에 갇힌 살인용의자 청년, 그는 목적을 수행하고 생을 마감할 것인가, 말 것인가.. 치바는 그런 청년을 바라볼 뿐이다.

6장 사신의 하트워밍 스토리 '치바 VS. 노파' 마지막 이야기로 방점을 찍는다. 우리네 인생을 다 살아온 어느 70대 노파를 통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 노파가 수상하다. 치바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순간 치바는 깜놀하지만 보통 내기가 아닌 노파이기에 순수히 인정한다. 그리고 그 노파는 죽기전에 자신이 일하고 있는 미용실에 젊은 손님들을 끌어달라 치바에게 부탁을 한다. 할 수 없이 픽업맨으로 전락해 젊은 손님들을 많이 끌어들이는데.. 과연 죽음을 앞둔 이 노파의 숨은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그 의도속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이야기가 담겨진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치바는 센치해지지 않는다. 단지 마지막 순간에 그 노파와 푸른 바다에 떠 있는 눈부신 태양을 바라볼 뿐이다.

이렇게 여섯 편의 이야기는 지극히 소설적이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소설로 치부하긴엔 인생의 무언가가 담겨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면서 각각의 여섯 단편은 각각 하드보일드, 탐정소설, 로드무비,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하며 펼쳐낸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인간의 죽음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그 어떤 의미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사신 치바가 있다. 하지만 그는 그 인간의 죽음을 지켜보는 일주일동안 때로는 관조적으로 냉소적으로 마지막 '가부'를 결정짓는 죽음의 신이다. 그래서 죽음의 예감을 불러오는 위기에 처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들은 더 와닿는다. 자신이 언젠가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못한 채 살아가는 인간들.. 그 인간들에게 무던히도 의도든 아니든 쏠라닥질을 해대는 사신 치바..

그 지점에서 또 이 둘의 관계속에서 우리는 그 어떤 지향점을 찾게 된다. 결국, 이런 이야기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천재'라 일컬어지는 나름의 팬층을 다수 확보한 젊은 일본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빼어난 유머 감각과 함께,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 사랑에 대한 두터운 믿음, 인간의 포용력에 대한 성찰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독특하고도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작품 자체도 2005년 나오키상 최종후보에 오르고, 이듬해인 2006년에는 전국서점대상 3위로 선정된 책답게 재미와 메시지를 던진 <사신 치바>.. 가볍게 읽은 소설같은 이야기가 어찌이리 때로는 묵직하게 우리네 인생을 그렸는지 그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 매력은 기존의 미스터리류의 '히가시노 게이고'나, 인생 소설로 잘 알려진 '오기와라 히로시'와는 많이 다르다. 그런데 코믹하고 유쾌한 캐릭터인 '이라부'를 만들어낸 <공중그네>의 작가 '오쿠타 히데오'처럼.. 여기 '이사카 코타로'가 만들어낸 사신 '치바'의 캐릭터는 어찌보면 일맥상통하게 보인다. 인간 세계의 군상들과 그것을 지켜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여기 '치바'의 시선은 지극히 시니컬하고 쿨한 엉뚱함이 묻어난다. 물론 그런 매력이 강점으로 다가왔으니..

우리네 인생이 결국 죽음으로 끝이 나는 그 순간에도 이런 '사신 치바'를 만난다면, 당신의 인생은 달라질 수도 있음을 이 책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가부'에 따라서 말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가부'의 중요함 보다는.. '치바'가 대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우리의 자화상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화상은 이 소설속에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그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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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근 2015-08-02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인적으로 인간은 자신의 재능으로 파멸되어간다.

박병근 2015-08-02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간에게 재능을 준 건 누굴까?
 
노다메 칸타빌레 Vol.1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원작을 살린 '노다메'의 완벽한 캐릭터속 유치발랄의 찬란한 클래식 세레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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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Vol.1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보통의 클래식을 소재로 한 오케스트라 영화라든지 음악하면 벌써부터 무언가 있어 보이는 센치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게 사실이다. 주로 외국 영화에서 표출되는 그림들을 보면 그렇게 보이고 또 그 웅장하고 장대함에 온몸이 짜릿한 감흥에 일곤한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일본영화 <노다메 칸타빌레>는 이런 선입관?을 깨부쉈다. 물론 여기서 음악도 시종일관 호쾌한 클래식이 전면에 흐르면서 마지막 웅장하고 장대한 선율까지 자랑한다. 이렇게 연주는 클래식 음악의 원래 분위기를 따라갔지만 이를 연주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렇게 무게를 잡지 않는다. 그 오케스크라를 연주하는 지휘자 '치아키'나 그 협연에 끼어 연주하려는 피아리스트 '노다메'는 그렇게 진중한 캐릭터가 아니다.

특히 '노다메'는 시종일관 좌충우돌 어디 만화에서나-(물론 원작은 만화기에)-나올 법한 행동거지와 말투와 표정들, 어찌보면 말괄량이 '삐삐'같이 보이기도 한데 한마디로 '유치발랄'한 처자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캐릭터의 설정은 이미 '니노미야 토모코'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 큰 인기를 얻었고, 두 사람 '우에노 주리', '타마키 히로시' 주연으로 드라마화 하며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애니메이션과 이번에 영화로까지 나온 <노다메 칸타빌레 vol.1>.. 바로 극장판 2부작의 전편이다.

사실, 강호는 원작인 만화도 드라마도 애니메이션도 본 적은 없다. 또 여주인공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스윙걸스>에서 호연을 펼친 '우에노 주리'라는 여배우도 처음 알았다. 지난 주 SBS 영화 프로그램 '접속 무비월드'에서 '영화는 수다다' 코너에 나와 두 영화평론가 김태훈, 이동진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재밌게 주고받는 모습을 본게 처음이다. 보면서 이번 영화를 알게됐고, 실제 모습을 보니 이번 극중의 캐릭터와 거의 싱크로율이 떨어질 정도로 밝은 모습의 처자란게 느껴졌다.



아무튼, 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은 피아노에 남다른 재능을 가졌지만 독특한 사고방식의 노다 메구미와 지휘자를 꿈을 갖고있는 엘리트 음대생 치아키 신이치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 그 속에서 오해와 위기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그림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를 완성해 간다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그러면서 유럽으로 유학을 떠난 노다메와 치아키를 그렸던 특집극의 속편으로 출발하며 프랑스,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등 해외로케 촬영도 가미돼 바로 글로벌한 클래식 무비를 표방한 작품이다. 감독은 역시 TV판의 연출을 맡았던 '타케우치 히데키'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영화는 세계 무대를 향한 큰 꿈을 안고 파리에 온 노다메(우에노 주리)와 치아키(타마키 히로시), 이 둘을 주인공을 하고 있다. -(좀더 들어가보면)- 하지만 형편 없는 실력으로 붕괴 직전인 말레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가 된 치아키는 급한 공연을 앞두고 노다메에게 연주를 부탁한다. 드디어 치아키와 협연을 한다는 생각에 날아갈 듯 기뻐하는 것도 잠시, 유명 피아니스트 루이(야마다 유)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고 노다메는 쓸쓸하게 공연장을 떠난다. 과연 코앞으로 다가온 공연날, 치아키는 또다시 환상적인 공연을 선보일 수 있을까? 또 노다메는 그토록 바라는 치아키와의 협연은 가능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은 노다메의 시선에 맞춰져 있다.

무언가 얼빠진 듯 좌충우돌하는 노다메, 그렇게 예뻐 보이는 페이스는 아니어도 무언가 사랑스런 치와와 같은 모습에다 망가지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그 엉뚱함까지.. 원작(만화) 캐릭터와 더 비슷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가방을 어떻게 드는 것까지 고민하고, 마네킹과 스턴트맨과 함께하는 날거나 던져지는 액션 장면까지 선보이는등 온 몸을 던졌다. 또 이런 노다메역을 연기한 주리는 연기를 끝내고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굉장히 부끄러워 했다는 후담이다. 이렇게 주리가 분연한 '노다메' 캐릭터는 만만치 않았다는 반증이다. 클래식 영화의 여주인공이라 해서 얌전해야? 한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유치하고 발랄함 속에도 그녀는 자신의 인생 최대의 목표를 향해서 그렇게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목표의 정점은 제목처럼 전편이 아닌 후편 볼륨 2에서 이어진다. 그래서 전편 마지막에 후편의 예고를 하고 있다. 과연, 그녀의 꿈은 이루어 질 것인지 말 것인가 기대가 되는데.. 그런데, 후편에서는 노다메가 무척이나 힘든 심경이 돼 그 시련을 이겨 낸다는 우에노 주리의 스포일러가 있었다. ('영화는 수다다' 코너에서 언급함) 

아무튼 이 영화는 클랙식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감안해 유치발랄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그 유쾌하고도 찬란한 악단극을 보여줘 보는 이의 시선과 귀를 즐겁게 하는 영화다. 그것은 영화 내내 정중동의 클래식 선율속에 마치 음악 홀에서 직접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듯한 현감감 있는 영상과 노다메의 유치발랄하게 좌충우돌하는 동선을 좇으며 분위기와 무게를 잡는 까칠남 치아키와의 대비감을 줘 드라마를 완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 꿈과 사랑의 세레나데를 위해서 말이다.

이렇게 영화는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도전과제,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 귀에 익숙한 클래식 음악, 감동적인 공연장면등 드라마에서 숱하게 봐왔던 장면과 클리셰적 장치들도 가득하다. 그런데 기존 드라마와의 차이라면 이번에는 로맨틱 코메디의 요소를 덜어내고 인물들의 성장담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점이다. 즉,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엉뚱한 노다메가 늘 자신보다 한발 앞서 고속성장을 하는 치아키를 넘고 싶은 그녀의 좌절과 변화, 이런 그들의 성장통을 클래식 공연에 담아낸 한 편의 드라마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어도 귓가를 정화시켜 주는 차이코프스키와 베토벤, 모차르트 바흐등의 고전 명곡들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며 클래식 무비로서 또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렇게 클래식과 드라마의 절충된 모습으로 좋게 보여도 각개로 들어가보면 드라마의 전개가 잘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에 감정적으로 다운이 되면서 그냥 끝나버리는 느낌도 있다. 그것은 완급 조절의 악장에서 어느 장은 그냥 넘겨버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영화 내내 각인되버린 '우에노 주리'가 열연한 사랑스런 '노다메' 캐릭터 때문이라도.. 영화가 마냥 즐거워지는 유치발랄의 찬란한 악단극 <노다메 칸타빌레>.. 전편보다 더한 다음 볼륨 2를 기대해 본다. 그 광기의 피아노 연주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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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두 권의 책들은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분야로 여덟 번째 받은 책이다. 받는 순간 책의 표지부터 감각적인 디자인이 눈에 들어와 광고 시안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중 <더 커피북>.. 뭐..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 이 책은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그런 책이다. 부제목도 "커피 한 잔에 담긴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 라 말하고 있다. 즉, 커피에 대한 아니 커피를 통해서 정치, 사회, 역사, 문화, 인류학적 관찰을 통한 '커피 인문서'라 볼 수 있는데.. 특히 커피를 좋아하는 커피 애호가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커피의 인류사인 셈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밝혀진 커피의 역사는 천 년 남짓.. 그간 이 작은 커피콩을 둘러싸고 벌어진, 소소한 혹은 대단한 인류사를 한 장면 한 장면 실감나게 들려주며 커피에 얽힌 생생한 뒷이야기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수치자료가 담겨져 있다. 또한 역사적 사건 그 이면을 엿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 폭소를 터트리게 하는 논평과 삽화, 한 줄로 압축된 강력한 카피에 이르기까지, 무미건조한 역사의 나열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커피 인류사의 풍미를 맛볼 수 있는 책이라는 소개다.

뭐.. 말이 필요없는.. 커피를 통해서 보는 인류학적 인문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커피 애호가나 커피 업계 종사자나 전문가 모두에게 요긴한 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 별다방 사장님들은 꼭 봐야할 책이다. ㅎ



그리고, 받자마자 느낌이 온 신간 <9시의 거짓말>.. 그런데 요즈음 세상의 뉴스들도 거짓말을 할까 싶지만서도, 특히 이 정부 들어서는 거짓말보다 더한 정권의 거수기로 전락한지 오래다. 무슨 '땡박뉴스'라니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그렇게 전락해버린 언론과 방송을 심도있게 까발린 책이다. 벌써부터 후련해진다. 이 책은 KBS 최경영 기자가 썼는데, 물론 지금은 기자가 아니다. 소위 짤렸다. 정권의 방송 장악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2008년 여름에 그는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에 소속해 언론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고, 덕분에? 이른바 '9.17 보복인사'로 시사 탐사보도팀에서 스포트 중계팀으로 발령받은 이력의 소유자다. 

그래서 이 책은 '나는 진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최경영 기자는 KBS 안에 이런 고민을 하는 기자들이 적지 않다고 고백한다. 그가 보기에 언론의 언어는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저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보수 신문들이 만든 '세금 폭탄'이라는 용어가 대표적 상징 조작이라고 말한다. 언론이 만든 이 용어가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뿐만 아니라 집 한 채 가진 서민들까지도 세금이 폭탄처럼 투하되는 것이 아닌가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신문이나 TV에 등장하는 '전문가'들 또한 객관적으로 현상을 판단하고 분석하는 것처럼 등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렇게 이 책은 한마디로 KBS 기자 출신인 최경영의 한국 언론 비판서라 보면 딱 맞다. 방송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저자는 이처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언론의 현실을 비판한다. 언론인들의 조직내 순응주의, 언론과 광고의 문제, 출입처 제도의 문제점, 함량 미달의 기사 생산 방식, 뉴스와 주가 등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가감없이 드러낸다는 소개다. 또한 저자는 일찍이 투자 이론에 관심을 가져 MBA 과정을 마치기도 했는데, 이러한 경력을 살려 한국 언론과 워렌 버핏을 대비시키고 있다. 즉, 워렌 버핏이 보여준 삶과 가치관에 견주어 보더라도 한국 언론은 대단히 몰상식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제목도 "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 이다. 워렌 버핏의 상식과 철학을 통해 언론과 대중, 언론 보도와 주식시장에 대한 종래의 시각을 낯설게 만드는데.. 특히 이 책은 언론에 관심을 가진 이들 뿐만 아니라 경제 문제에 관해 관심이 있는 개인 투자자에게도 '언론과 주가'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일석이조의 책이라는 점이다. 아무튼 이런 식의 내부고발서들이 요즈음 들어 아니 이 정부 들어 솔찮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처럼 말이다.

뭐.. 여러 말이 필요없다. "한국 언론, 너는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가?" 물음처럼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언론과 방송의 몰상식을 파헤친 보고서다. 그래서 여기 언론과 방송의 치부를 이 책을 통해서 신랄하게 만나보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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