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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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여기 피를 팔아 고달픈 인생 역정을 버텨낸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바로 '허삼관'이다. 요즈음 우리식 달인 개그로 "아니 다들 피를 팔아봤어.. 안팔아 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이렇게 이야기할 주인공이 바로 달인 김병만 아니 허삼관 선생 되시겠다. 먼저, 이 소설은 중국의 젊은 3세대 소설가 '위화'의 세번째 작품으로 96년에 발표되고 국내에는 99년에 첫 출간되며 2007년 개정판까지 재판된 인기작중에 하나다. 과연, 허삼관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인기를 끌었던 것일까.. 그의 인생사를 간단히 정리해서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허삼관은 성안의 생사(生絲)공장에서 누에고치 대주는 일을 하는 젊은 20대의 노동자다. 삼촌과 함께 열심히 자신의 일에만 매진하던 그에게 어느날 병원에 피를 팔러가는 동네 방씨 아저씨와 근룡이를 따라가며 자신도 그일에 동참해 피 팔고 받은 돈 35원의 거금을 마련해 점지해둔 동네의 예쁜 처녀 허옥란과 결혼에 골인한다. 그런데, 허옥란은 원래 허삼관보다는 좀더 세련된 하소용에 끌리지만 허삼관에게 얻어 먹은 음식때문에 책잡혀 울며 겨자먹기로 시집을 가게 된 것이다. 

결국, 둘은 5년 사이에 셋 아들을 낳았으니 이름도 부르기 쉽게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라 짓는다. 그러면서 이들 다섯명의 가정사가 재밌게 때로는 우울하면서도 저잣거리 욕설이 난무한 가운데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결혼전 사겼던 하소용과 한때 불장난으로 낳은 일락이 문제로 허삼관과 허옥란의 계속되는 트러블과 상호 비존중의 걸죽한 욕설 난무와 하소용네 집안과의 싸움에서 '자라 대가리'(중국에서 부르는 바보짓이나 병신스런 남자로 불리는 최악의 욕이다)로 전락해버린 허삼관..ㅎ

그러면서 일락이는 동생을 때린 동네녀석을 짱돌도 머리통을 박살내 아버지 허삼관이 피를 팔아 병원비를 대면서 허삼관은 젊은 시절 잊고 있었던 피를 파는 매혈의 길을 뛰어 들게된다. 또 허삼관이 젊은 시절 좋아했던 여자의 약값 때문에 또 피를 팔아 허옥란에게 구박한당한 사연부터 대약진운동으로 기근이 몰아쳤을때 근 석달을 옥수수죽으로 연명하며 탕진된 가산때문에 국수를 사먹기 위해서 피를 파는등.. 일락이를 빼며 삐딱선을 탄 허삼관이지만 결국 집나간 일락이를 찾아내 업어주면서 국수 먹으러 가자던 아버지 허삼관..

이후 문화대학명의 광기에 빠져든 정국에 허옥란마저 과거 전력때문에 기생으로 몰려 만인민투쟁대회의 반동분자로 인민재판을 받으며 집에서도 가족 비판투쟁대회의 희생양이 되니 남편 허삼관이 자신의 과거를 소회하며 둘 부부의 애정은 돈독해진다. 하지만 이제는 훌쩍커버린 세아들중 일락이와 이락이가 농촌의 생산대에 징병되어 노동현장 투입되며 이들의 가족은 흩어져 살게된다.

그러면서 어느날 찾아온 이락의 생산대장한테 잘보이기 위해서 허삼관은 아픈 와중에도 피를 두번이나 팔아 밥먹이고 선물까지 사주는 호의를 보이고, 장남 일락이가 생산대 현장에서 지쳐 간염에 쓰러져 상하이의 큰병원으로 옮겼을때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아니 아들 일락이를 살리기 위해서 이주일 넘게 상하이로 가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이른바 '매혈 여로'를 가열차게 펼치니.. 이 소설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즉, 그 매혈 여로를 따라 그는 사흘 걸러 닷새 걸러 한번씩 피를 팔면서 자신의 몸은 매마르고 피폐해져 죽어가는 상태에서 수혈받아 다시 피를 팔고 끝까지 버텨낸 허삼관이었다. 의지의 아버지가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는 초반 자기의 아들도 아니라며 매일 타박주며 하소용에게나 가라고 윽박지르던 장남 일락이를 살릴 수 있을까.. 살렸다면 어느덧 세월이 지나 이제는 늙어버린 허삼관은 아직도 피를 팔고 있을까? 

만약 피를 또 팔았다면 아니 못팔았더라도 항상 자신이 피팔고 해온 세레모니처럼 승리반점에 들러 그는 이렇게 주문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 돼지간볶음 한 접시와 황주 두냥.." 그것도 부인 허옥란과 함께라면 그는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본 작품은 제목 '허삼관 매혈기'처럼 허삼관이 피를 팔아 인생사 역정을 그려낸 이야기다. 그래서 그 중심에는 바로 '피'가 존재하고 그 피는 바로 허삼관이 버터낸 힘의 근원이자 가정을 유지하는 경제 수단의 돈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피는 육체노동의 댓가가 아닌 말 그대로 '피같은 돈'이라는 아주 소중한 존재로 각인되며 허삼관이 여러차례 피를 파는 매혈의 수단을 그려낸 과정들은 때로는 희극적인 상황을 자아냈고 때로는 집을 구하기 위해서 허기를 채위기 위해서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비극적으로도 교차하며 그들 삶의 고단함과 여정을 보여준 매개체이자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이 마냥 비극적인 작품은 절대 아니다. 도리어 마지막까지도 웃음과 위트를 잊지 않고 해학을 선보이며 읽은 이로 하여금 가슴 한켠을 따뜻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것은 '위화'작가만의 희비극적 통찰이 엿보이는 필력과 함께 어찌보면 '철지난 중국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네 소시민들의 삶을 투영시켰다는 점에서 많은 동감이 있지 않나 싶다. 

특히, 책을 읽다보면 주인공 허삼관의 캐릭터가 인정사정없고 소갈머리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따뜻한 인간애를 통한 우리시대 아버지를 투영시켰다는 점과 그렇게 피를 팔면서까지 가정을 지키고자 했던  부정(父情)의 참된 의미와 그속에서 묻어나는 통절함과 애절한 삶의 고단함과 슬픔까지.. 하지만 그속에 익살과 해학으로 인간애를 능청스럽게 그려낸 뛰어난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이 책을 감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분명 많이들 공감하시리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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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 A Prophe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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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이런 이야기가 미국영화라면 좀더 자극적이고 액션스럽게 헐리웃 전형의 갱스터 무비로 나왔겠지만.. 프랑스 영화라 틀리다. 역시 파숑의 나라답게 갱스터 무비도 잔잔하게 예술적?으로 승화했으니 바로 <예언자(A Prophet)>이다. 그래서 우리가 많이 바온 갱스터 무비와는 느낌이 확연히 틀리고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감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치는 그림들은 프랑스 감옥의 현실을 보여주며 한 청년의 감옥 성장기를 다루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6년 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들어가게 된 19살의 말리크(타하 라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던 그에게 감옥은 선생님이 되고, 집이 되고, 친구가 된다. 감옥을 지배하던 코르시카 계 갱 두목 루치아노(닐스 아르스트럽)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살인이라는 첫 임무를 맡게 된 이후, 보스의 신임을 얻은 그는 빠르게 냉혹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가면서 조금씩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보스는 특별한 임무를 맡기게 되고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엄청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이렇게 여기에 죄를 짓고 감옥에 들어온 풋풋한 청년이 하나 있다. 그런데, 사실 죄를 짓고 들어가는 감옥이라면 누구에게나 낯설고 무서운 곳이다. 더군다나 초범에게는 그곳은 동물의 세계처럼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곳이자 무법의 살떨리는 현장이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무엇이든 첫경험이 힘든 것이지 첫 경험을 잘 치르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더군다나 일사천리의 과정에서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거나 협조가 뒤따르면 그 경험은 배가 되어 나중에는 현실에 직관적으로 투영되게 된다.

여기 주인공 말리크가 그런 케이스다. 처음이야 어리숙하고 신삥이지만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아브라찌 형님처럼 수감자들의 수장이자 할아범같은 인상의 나름 포스가 쩌는 루치아노가 그의 뒤를 봐주면서 그는 루치아노의 하수인으로 하루하루 성장해 나간다. 더군다나 그에게 주어진 첫번째 임무는 같은 아랍인 동료 레예브를 살떨리게 죽이면서 그는 여기 법칙의 첫 발을 내딯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죽인 레예브가 망령이 되어 나타나 계속 말리크를 교화하고 소통의 수단으로 삼게된 그림이 나온다.

그러면서 루치아노가 제시하는 하수인적 임무는 계속 되는 가운데 때로는 바깥 세상 구경도 하며 일처리도 깔끔하게 잘 처리한다. 그런 가운데 말리크는 정글의 법칙을 계속 배우고 감옥내에서 존재하는 세력다툼 무슬림과 코르시칸의 중재 역할도 하며 그의 입지는 점점 커진다. 결국, 청출어람이었나.. 루치아노는 자신의 데리고 있던 부하들이 대거 석방되며 입지는 좁아지고 자신의 하수인 말리크는 맡긴 일마다 깔끔하게 처리하며 점점 세력이 커진다.

결국, 자신을 이렇게 키워준 루치아노에 크게 한방 먹이고 출소를 하게된다는 아주 심플하면서도 잔잔한 갱스터 성장기.. 그런데, 이 작품이 2009 칸느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을 위시해서 유럽영화상, 세자르 영화제를 석권한 영화라는 이력때문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즉, 작품성이 있다는 이야기로 영화전문가들도 호평한 영화 예언자..

제목처럼 ’예언자’라는 문구때문에 메시아적 냄새가 폴폴나지만 영화는 감옥내에서 정치적, 종교, 인종 갈등의 중심에 말리크를 통해서 투영시키며 메세지를 전달했고.. 결국, 그런 말리크의 6년간의 감옥에서 성장통은 이른바 감옥판 대부를 탄생시켰다. 

 그래서 이 영화는 헐리웃 갱스터 무비에서 많이 바온 비주얼적 연출하고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듯 하면서도 감옥내에서 그림은 잔잔하면서도 밀도있게 그려내며 때로는 서로 다른 사건들이 꽉 짜이게 배치돼 루즈함속에 대비되는 이상한 몰입감을 주기도 했다. 그것은 때로는 익숙한 그림대신 익숙치 않은 그림이 자극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가 정말로 말하고자 한 예언자의 메세지는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감옥에서 개털이 범털된 이야기속에 말이다. 여러모로 생각케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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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디 에어 - Up In The Ai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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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년의 대표 엣지남 ’조지 클루니’가 어느덧 더욱더 완숙된 모습으로 드라마 한편을 만들며 인생을 이야기한 영화.. 아니 그의 이름만으로도 어느 정도 메세지를 전달케 만드는 그의 매력적인 연기.. 여기 그가 이번에는 냉혹한 현대 문명 사회의 비지니스 세상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일반 보편적인 직장남의 애환이 아닌 그런 직장남들을 소위 짜르는 이른바 ’해고전문가’로 분연하며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여기 주인공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은 이른 바 해고전문가이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35만 마일에 달할 정도로 미국 전역의 다양한 회사를 다니며, 부하직원을 차마 해고하지 못하는 상사를 대신해 해고를 담당하는 것이 그의 직업이다. 그러던 어느날, 라이언의 회사에 새로운 여직원 나탈리가 일을 시작하는데, 그녀는 직접 출장을 가는 대신, 화상 회의로 해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제, 라이언은 출장을 가는 대신,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위치한 회사 본사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는 라이언이 소중히 여겨온 삶의 방식을 위협한다. 이제 라이언은 나탈리에게 그녀의 이론이 틀렸음을 보여주기로 결심하고, 그녀를 데리고 출장길에 오른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직업이 가진 진실을 깨닫는 동안, 라이언은 자신의 삶의 방식이 무너지고 있음을 알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그는 비지니스 세계에서 알아주는 해고전문가로 통한다. 소위 직장내에 퇴직을 앞두거나 실적등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찾아가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며 엣지있게 자르는 일.. 그렇게 일하는 과정에서 어느 같은 또래의 중년 여자를 만나며 둘은 급조된 러브를 즐기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가 되고 둘의 관계를 고민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어느날 신입 여사원이 멀리 출장다닐 필요없이 영상으로 해고시킬 수 있는 해고시스템을 개발하며 이것을 쓰자며 라이언에게 당돌하게 다가온다. 이때부터 둘은 같이 해고일을 하지만 여자는 화상으로, 남자는 그래도 해고라는 막중한 일은 나처럼 직접 대면해서 해야 한다며 둘은 일하는 방식에서 부딪친다. 그렇게 펼쳐진 그림들은 미국 사회의 직장내 모습의 단면과 이면을 보여주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런데, 사실, 너무 루즈하다. 물론, 드라마적 영화라 그런지 그냥 무미 건조하게 물흐르듯 관조적으로 담아냈고 어떤 복선이나 절정없이.. 주인공 남자의 일하는 과정을 그렸고, 그런 과정에서 소위 짤리는 사람들의 그림을 통해서 직장내에서 직업이 주는 의미.. 또 그런 직업을 통해서 얻거나 잃게되는 여러 사람들의 인생사를 담아낸 영화라는 느낌이다.

그러나, 결말처럼 당신의 인생은 어디서 왔고 지금은 어떻냐고 반문한 것처럼.. 결국 정답은 없지만 여기 라이언도 일하는 과정에서 만난 중년 여자와 러브에 고민하고, 새로운 해고 시스템에 회의적인 반응들, 또 새 파트너 신참을 통한 자신이 알지 못했던 해고당하는 사람들의 상황의 여러가지 모색과 다른 사람들 가정의 결혼문제 등.. 이렇게 냉혹한 비지니스 세계의 종착역인 ’해고’라는 소제를 통해서 여러 인생사를 담아내려 했는데.. 전개 과정은 자칫 루즈함에 빠져 비지니스 세계의 통상적인 모습으로 대변되기도 했다.

결국, 제목 ’Up In the Air’처럼.. 구름속에 묻힌듯한 뜬구름 잡듯이 무언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상태를 ’해고’를 통해서 인간사를 담아냈지만 그렇게 의미부여가 많이 된 작품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조지 클루니 형님이 또 한번 엣지있게 나온 최근작이자 드라마 무비라 보는게 편하다. 그래서 너무 편해서 루즈함도 한몫 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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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드 Googled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켄 올레타 지음, 김우열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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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먼저, 구글하면 딱 오르는 이미지는 기본적으로 '검색엔진'과 젊은 IT기업답게 세련되고 회사가 집처럼 안락한 분위기에서 다과와 여가를 언제든 즐기며 일하는 최고의 IT 직장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지금도 일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만 인식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이미 구글은 지난 10년간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긁어모으며 우리에게 구글을 강요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구글드'(Googled)다.

우선, 저 강렬한 빨간색 표지부터 주목을 끄는 책.. 그것도 구글드(Googled)라는 단어들이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는 저 사선들로 인해 이것이 바로 어떤 책인가를 말해주는듯 하다. 그렇다 바로 구글드(Googled).. 즉, 구글되다, 구글당하다 혹은 포괄적으로 '구글이 만들어낸 가공할 패러다임'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작금의 고도화된 산업문명 아니 인터넷 문명속에서 구글이 의미하는 바는 실로 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인터넷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치고 구글을 모르는이가 있을까.. 아니 인터넷을 전사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에게 구글은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더군다나 적어도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하는 이들에게 어떤 포스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찾게되는 용어나 사건, 인물등 구글을 안쓰고서는 포스팅을 못할 정도로 검색은 생활화되고 최고의 검색률을 자랑하는 구글은 그렇게 검색의 제왕으로 군림한지 꽤 되었다.

그런데, 구글은 검색만 해주는 사이트일까? 기존의 포털과는 다르게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깔끔한 검색바만이 존재하는 구글의 메인화면. 맞다 '구글은 검색엔진이다.' 하지만 검색으로만 이야기하면 구글을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 '구글드'라는 책을 통해서 단순 검색엔진으로서 구글뿐만이 아니라 구글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모든것을 다루었다. 특히 저자이자 뉴욕 수석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가 3년여에 걸친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서 생생히 담아낸 일종의 구글 보고서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원서에는 그렇게 구성이 안돼 있다는데.. 한국어판으로 나오면서 각 챕터를 나누고 각 장마다 큰제목과 소제목로 새롭게 구성해서 읽는이로 하여금 도움을 주었다. 이야기의 서막은 괴상한 놈들이 나타났다면서 구글의 탄생을 이야기한다. 이른바 어린시절 몬테소리 키드들의 반란부터 두각을 나타낸 구글의 창립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의 젊은 시절 이야기 둘은 스탠퍼드 공과 대학원 동기로 만나 1998년 구글의 창업의 과정까지 시작은 미약했지만 뛰어난 실력답게 이른바 '검색의 알고리즘'을 기획하며 인터넷의 통로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단순 검색의 시스템에서 '사용자 데이터가 곧 돈이자 광고'라는 개념속에서 애드워즈와 애드센스가 탄생되고 경영CEO로 '에릭 슈미트' 영입의 자세한 뒷담화까지.. 2000년 전까지는 그래도 구글의 시작은 찻잔속의 작은 태풍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면서 구글의 혁명과 점령의 역사를 말한다. 이른바 구글 로켓은 비상을 준비하며 전략과 전술 그리고 엔지니어링으로 대표되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건다. 그렇게 이룬 제국은 2003년 순진함과 오만의 경계로 귀결시켜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두렵지는 않는 회사로 인식된다.

하지만 2004년 기업공개로 인해서 졸지에 백만장자된 된 구글직원들부터 구글은 인터넷의 아이콘이자 대폭발을 예고하고 있는 잠재적 시한폭탄으로 구글의 음모와 계획이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아이러니하게 말한다. 하지만 구글은 모든것을 구식의 산업 구분안에 가두지 않고 심지어 세상의 모든 책을 담으려는 노력과 그속에서 저작권 분쟁과 재산권 다툼까지.. 그들은 새로운 악의 제국으로 일어선 것이다. 

그러면서 2006년부터는 구글과 거대집단들의 결투로 집결되며 기존의 야후, MS, 애플사들 그들과의 시장경쟁이 가열차게 펼쳐진다. 결국 2006년 구글은 세계 최고의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를 인수하고 이듬해 광고계의 큰손 '더블클릭'도 인수하며 몸짓은 거대해졌고 이렇게 이른바 '멀티 브로커'이자 개인 정보를 장악한 '빅 브라더'라는 칭호로 대변되기도 한다. 또 2007년부터 휴대기기에도 손을 되며 무료 모바일OS '안드로이드'의 탄생까지 그들은 인터넷의 월마트가 되고 있었다.

이렇게 기존 세력확장으로 키운 구글 제국은 2008년부터 더이상의 미디어 적수가 없을 정도였고 각종 신문, 방송, 케이블들은 구글의 확장에 푸념만 할뿐 새로운 패러다임에 착수나 계획의 모색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구글이 여는 새로운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며.. 구글처럼 물결을 만들 수 없다면 그 물결에 올라타는 방법이라도 찾으라 조언한다. 즉, 이제는 구글이 만들고 구글자만 붙으면 IT의 신화 아니 아이콘이 되버린 세상..

구글맵, 구글어스, 구글북스, 구글폰, 구글뉴스등 2014년 아마존을 병합을 예고하는 구글존까지.. 특히 매일 사용하는 '구글서치'로 이미 우리는 구글드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그들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이제는 12년이 지난 세월동안 IT업계의 황제로 등극하며 구글은 바로 인터넷이고 그런 "인터넷은 정보를 제공하고 구글은 정보를 가져다준다"는 말처럼 구글은 이미 우리안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렇게 디지털 패러다임의 혁신이 아닌 혁명으로 불리는 구글.. 미국 5대 메이저 방송사를 모두 합친 것만큼 커진 구글.. 그런 인터넷 제국의 점령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으며 인터넷이 사라지지 않는 한 구글의 역사는 계속되며 우리의 일상 생활까지 점차 파고들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는 '구글 당하고 있는 세상'이라 말하는 구글드(Googled)..

그래서 이 책은 구글을 처음 알고자 하는 분, 아니 좀더 알고자 하는 분들.. 아니면 작금의 인터넷 문명속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위치와 발전의 양태들, 그리고 구글과 함께 디지털 정글을 헤매는 굵직굵직한 IT 기업들의 몸부림속의 혁명적 패러다임까지.. 그래서, 어찌보면 디지털 기업의 CEO나 간부급들이 옆에두고 볼 책처럼 여겨지도 한다. 하지만 사원일지라도 아니 인터넷, IT로 소위 밥벌이 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히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물론, 책 자체가 기술서, 실용서, 이론서이다 보니 좀 하드하고 외국 인물들 이름이 난무한 가운데 각종 사례와 숫자 예시들이 쏙쏙 안들오기도 하지만 500페이지 넘는 책을 끝까지 읽는다면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지금 고도화된 인터넷 시대에 구글은 화두가 된지 이미 오래됐고, 이제는 구글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도태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감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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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파리 위드러브 - From Paris with Lov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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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홍보 문구에 <테이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라 사실 끌렸다. 전작 '테이큰'이 크게 성공은 못했어도 미중년의 '리암 니슨'이 납치된 딸을 구하는 과정에서 특공대원 출신답게 펼친 리얼 액션과 복수전은 통쾌했다. 그래서 케이블에서도 언제부터인가 주야장천 틀어주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감독이 그와 비슷한 류의 영화를 만들어냈는데.. 이건 정말 아니올시다다. 달래 '본 시리즈'가 첩보 영화의 레전드로 통하는게 아닌가 보다.

먼저, 국내에 팬은 물론 꽤 알려진 '존 트라볼타' 형님이 삭발을 감행하면서까지 이미지 변신을 하며 머리보다는 행동이 먼저 나서는 다혈질 단순무식한 스타일의 첩보원으로 분연했고.. 미드 <튜더스>에서 엣지있는 헨리 8세역으로 인기를 끈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여기서는 융통성은 없지만 몸보다 진지하게 머리로 분석하는 스타일로 나와 트라볼타와 대비감을 주며 둘의 버디 무비식 첩보전을 그린 영화다.

스토리도 간단하다. 비밀 특수 요원 '왁스'(존 트라볼타)가 자폭 테러 조직으로부터 미국의 정부 인사를 보호하려고 파리로 급파되고 그 파리에서 대사관 직원 '리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를 만나 둘은 파트너가 되면서 테러 조직을 일망타진한다는 헐리웃식 진부한 스토리.. 사실 이런 그림이라면 많이 바온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승부해 눈길을 끌어야 할까..

이런 첩보 액션이라면 이것 저것 꽝꽝 부수고 터트리고 하면 되는거지만.. 이 영화는 온리 총기액션으로 점철되며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다고 대규모 시가전이나 폭파씬도 없어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다. 물론, 고속도로에서 왁스가 저 포스터에 나온것처럼 바주카포로 차 한대 날린게 다다. 그리고 내용도 초반에 리스가 애인과 소위 연예질이 나오는데 이게 액션영화인지 착각이 든다. 이후 왁스와 짝을 맞춰 펼치는 액션은 그냥 그런저런 수준..

결국, 제목에 스포가 달려있듯 위드 러브.. 즉 사랑과 함께, 사랑을 가지고처럼 리스의 여자가 바로 테러조직의 일원이었고, 리스는 눈물을 버금고 애인을 처단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아가며 비극적인 연애의 끝장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게 액션과 잘 버무려 진건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액션도 진부하고 비주얼도 떨어지고 두 유명배우를 써서 버디무비식 첩보전을 그렸지만 둘의 그림도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트라볼타 형님의 삭발만이 눈에 띌뿐..ㅋ

암튼, 전작 <테이큰>을 연출한 감독의 영화치곤 못한 액션 영화라 확신한다.
보실분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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