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슬럼독 밀리어네어
대니 보일 감독, 데브 파텔 외 출연 / 버즈픽쳐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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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짧은 인생에 퀴즈로 백만장자가 돼 대박친 한 청년이 있다. 아니 대박뿐만이 아니라 사랑까지 골인하며 너무나 행복해하는 한 청년.. 하지만 그 청년의 인생은 쉽지 않았다. 퀴즈에서 1등하기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퀴즈속에 청년의 인생이 담겨져 있었으니.. 영화가 말하고자 한 그의 인생 역정은 어땠을까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먼저, 
지구촌 양극화를 대변하는 인도의 미로같이 번잡한 빈민가 슬럼독(Slumdog)에서 나고 자란 한 소년 '자말'이 있다. 그런 소년이 어느덧 훌쩍 커 퀴즈쇼에 나와 1등을 한다. 어떻게 1등을 할 수 있었을까.. 바로 경찰에 잡혀가 고초를 겪는다. 너같이 고아출신에 못배우고 사회에서 잡일이나 하는 넘이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거다. 무언가 사기를 쳤거나 짜고친 고스톱이라 몰아세운다.

하지만 소년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왜냐 퀴즈쇼의 문제들이 모두 다 자기가 18년 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과 관련된 것이기에 나오는 문제마다 족족 맞춘다. 그러면서 그런 각 문제의 정답은 '자말'의 과거로 안내를 해주며 그 소년의 인생을 투영하고 있다. 이렇게 영화는 퀴즈라는 사회 공동체적 질문을 던지고 그 정답으로 인도 사회에서 어린 시절의 재미난 추억부터 부모를 잃고 부랑자 생활과 탈출기 그리고 어느덧 성장한 소년의 사랑이야기까지 그리며 관류하고 있다.

어찌보면 독특한 소재이자 기발함이 아닐 수 없다. 퀴즈속에 소년의 인생을 집어넣어 보여주다니.. 그리고 그 소년 '자말'은 정말 운도 좋게 매번 나오는 문제마다 자기가 겪은 인생이 힌트가 되어 정답을 맞춘다. 물론, 마지막 문제는 애인과 전화 찬스 질답이 실패했지만 그래도 그는 당당하게 맞춘다. 그러면서 영화는 초반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말 말릭은 퀴즈쇼에서 상금 6억원이 걸려있는 최종 단계에 왔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A: 속임수로 / B: 운이 좋아서 / C: 천재라서 / D: 영화 속 얘기니깐(It is written)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서 '자말'의 이 가능한 퀴즈쇼 1등의 이야기는 '영화 속 얘기니깐'으로 귀결시킨다. 그렇다. 영화니까 가능한 것이라는 한편의 픽션 드라마다. 그런데, 영화의 경력이 화려하다. 2009년 아카데미 8개 부문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주제가상, 음향상을 수상하고, 2009 골든글로브 4개 최다부문 감독상, 작품상, 음악상, 각본상을 수상하는등 작년 한해를 석권한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이렇게 대표적인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타며 바로 이런 비주얼을 연출한 감독은 90년대 히트작 '트레인 스포팅'과 '28' 시리즈중 '28일 후'로 21세기 군인 좀비 영화의 포문을 연 '대니 보일'의 작품이었다니 의외다. 자극적이고 스피드한 좀비에서 드라마적 퀴즈쇼로 가다니.. 이 분의 영역도 만만치 않음이다.

암튼, 제목이 주는 의미 '빈민가에서 난 백만장자'처럼 꿈같은 영화같은 정말 로또 같은 이야기지만.. 영화가 주는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다해도 인도의 빈민가에서 개구장이로 또는 억척스럽게 버티며 살아온 그의 짦은 인생을 퀴즈쇼로 투영시키고 또 그 퀴즈쇼는 소년의 인생을 아니 어찌보면 지금 인도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그 소년의 소박한 꿈과 같이 말이다. 그것은 장중함이 아닌 군더더기 없는 정갈함으로 그려냈기에 더 와닿지 않나 싶다. 또한 마지막에 다함께 차차차 인도산 뮤지컬 춤을 추며 끝내듯 이 영화는 분명 산뜻한 영화임에는 틀림 없을 것이다. 결국, 인생이 퀴즈이든 퀴즈가 인생이든 무엇이 중요하랴.. 어차피 인생이 영화가 아니겠는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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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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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래도 내공은 여전하다. 그런데, 역시나 드라마와 영화든 아니면 이렇게 책이든 시리즈물을 접할때 우리는 보통 전작이 나름 흥행에 성공하면 후편은 못하다는 일종의 선입관 내지는 그런 마음을 갖는게 사실이고 또 그런 선입관이 대체로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면에서 바라본다면 이번 '파라다이스 2'는 '파라다이스 1'보다 못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두 작품이 시기적으로 차이가 나서 발행된 것은 아니지만 총 17개의 단편 이야기들 구성과 배치를 그렇게 한 것인지 몰라도.. 분명 2편은 1편에서 나 스스로 '베르나르식 아방가르드 조각들'이라는 자평에 못미친 느낌이다. 하지만 2편은 1편보다 그런 상상의 아우라가 부족할지는 몰라도 1편과는 무언가 다른 차이점이 있다.

즉, 1편은 지구의 멸망과 관련된 환경 문제등 먼 미래의 신(新) 인류적 가치에 대한 고찰등이 담겨있다면.. 2편은 물론 1편처럼 '있을 법한 과거'와 '있을 법한 추억', '있을 법한 미래'로 소재적 이목을 계속 끌면서.. 그런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와 그 사회속의 인간의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느낌이다. 과연, 어떤 이야기였는지 9개 단편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먼저, 『맞춤 낙원』- 어느 한 친구에게 자신의 처지와 얽힌 신세의 상황을 전하는 나.. 그가 생각한 낙원은 무엇이었을까.. 말하는 이의 관점에 따라 틀릴지도 모른다.『남을 망치는 참새』- 여기 젊은 두 연인이 있다. 그런데, 여자는 자주 졸도하는 증상인 '경련질'을 앓는 참새처럼 여리고 가녀린 여자다. 그러면서 그들 사이에 틈이 생기며 여자는 자신을 치료해주는 의사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그 의사의 숨겨진 폭력성에 전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자꾸 끌어들인다. 전 애인이었던 이 남자 인생은 그러면서 꼬여드는데.. 아마도 베르나르의 실제 연애담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ㅎ

『농담이 태어나는 곳』- 사실 2편에서 제일 재밌고 한편의 영화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어느 인기 절정의 코미디언 '트리스캉'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는 어느 날 자신이 사람들을 즐겁고 웃기게 만드는 농담이 도대체 무엇이고 누가 만들었으며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한 근원을 찾기 위해서 홀로 여정을 떠난다. 바로 유머에 대한 발원지인 전파된 경로를 역추적하는데.. 결국, 진원지를 찾아낸 그곳은 일종의 '유머 수련원'으로 혹독하게 사람들이 유머를 훈련받고 경쟁해서 생과사를 결정짓는 곳이다. 과연, 그 속에서 주인공 남자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의 생존과 함께 이곳에서 우리는 인류사에 얽힌 유머의 역사와 진정한 유머학을 만날 수 있다.

『대지의 이빨』- 어느 풋풋한 남자 대학생이 조사차 아프리카 오지로 떠나서 '마냥개미'떼를 촬영한 수난기라 할 수 있다. 아마도 베르나르의 실제 모험담일지도 모른다.『당신 마음에 들 겁니다』- 어느 유명한 극작가가 자신의 쓴 드라마 시나리오가 보기좋게 퇴짜를 맞는다. 이유는 이른바 '흥행 공식'에서 어긋난다면서 사람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현실 세상이 보여주는 각종 광고성 선전문구와 홍보가 내비치는 어투들 '마음에 들어할 거라는..' 일종의 심적 강요에 대해서 불편해 한다. 그러면서 새롭게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유 의지에 대해서 쓴 시나리오가 인기를 얻는데.. 그의 이름은 그 유명한 생각하는 사람 '로댕'과 비슷한 '로뱅'이었다. ㅎ

『상표전쟁』- 현시대의 산업이 만들어낸 각종 상표의 홍보속에서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하곤 한다. 무엇과 무엇을 입고 먹고 쓰며 우리는 생활한다라고.. 그렇다 바로 그것이다. 지금 우리네 삶을 휘감고 있는 각종 유명한 대기업 상표들 콜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애플, 디즈니, 삼성까지.. 심지어 가까운 미래는 국가와 정부가 아닌 대기업 상표가 세상을 지배하며 코카와 펩시가 유혈전쟁을 벌이고, 디즈니는 그들만의 '디즈니 시티'를 만들고, 애플은 '아이-로켓'을 만들어 화성을 점령하는등.. 각종 상표들이 지배하는 미래상을 이야기하며 조롱한듯 하지만.. 어찌보면 가장 현실성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ㅎ

『허수아비 전략』- 아파트 공동 소유주 회의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그 속에서 '다운증후군' 학교가 들어선다는 소식속에 펼쳐지는 여러가지 찬반의 의견들.. 결국, 6인의 반대파를 누르고 찬성으로 특수 학교가 들어오게 됐지만.. 찬성한 이들은 진정 스스로 자유롭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을까.. 여기서 '대중 조작의 네가지 법칙'이 나오면서 그 여론 추렴의 과정을 설명한다. 그 네가지중 마지막이 '허수아비 전략'으로서 다른 반대쪽을 돋보이게 할 목적으로 쓰이는 집단이나 역할을 맡은 이들을 허수아비라 칭하며 우리는 이런 위치에 무의식적으로 서게 된다는 것이다. 6.2 지방 선거를 앞두고 음미해 볼 필요가 있는 법칙이다.

『안티-속담』- 보통 우리는 인류사가 전해주는 속담속에 맞춰서 인생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속담도 틀리거나 어느 순간 안 맞는다고 느낄때가 있다. 과연, 진실을 말하는 속담은 있는 것일까.. 아주 짧은 속담 강의다.『아틀란티스의 사랑』- 어느 젊은 남자가 최면술사가 펴낸 최면에 빠져 안드로메다식 여행을 하고 온 이야기다. 마치 TV에서 많이 봐온 장면처럼 어느 최면술사에 빠진 한 사람이 무엇이 보이며 주절주절 떠드는 말처럼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 젊은 남자는 아주 오래전 과거의 먼대륙이라는 '아틸란티스'을 여행하고 그곳에서 한 여자와 러브까지 하게 됐으니.. 진정한 파라다이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ㅎ 

이렇게 파라디이스 2편은 내용의 소개를 보듯이 1편과는 틀리게 먼 미래의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세에 대한 고찰과 비유가 담겨있는 이야기들로 포진되어 있다. 그것은 때로는 작가의 연애담과 모험담이 담겨져 있을 정도로 아주 현실적이다. 물론, '상표전쟁'처럼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도 있지만.. 2편의 주제는 1편과는 다르게 인간 사회에 대한 비판과 비유가 담겨있는 베르나르식 상상의 조각들이다.

하지만 1편의 '아방가르드 상상의 조각들'에 비해서는 못하지만 충분히 여기에 단편 조각들도 우리네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는 의미를 내포하며 또 그렇게 표출이 잘 되었다. 하지만 현실의 비유등은 많이 봐온 그림들로서 '상상의 아우라'로 가기에 부족해 보인것은 사실이고, 그것은 이미 유명한 작가가 주는 포스의 전제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제목 '파라다이스'답게 베르나르가 제공한 과거와 상상 속 여행은 재미난 시간이었음에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썼다는 아우라만으로 충분했고 이렇게 2편도 찾아서 읽게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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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사고 말았다. 지난 주에 영화를 보고 나서 '욕망을 향한 칼날의 몸부림'이라는 제목으로 평한후 단박에 든 생각은 원작을 꼭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으니.. 아니 원작을 먼저 접한 이들이 걸작이라고까지 평가한 박흥용 원작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다. 컬렉은 도서 삼사 사이트 모두가 정가 24,000원에서 30% 할인한 16,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난 도서 상품권과 포인트 신공으로 인팍에서 5,000원에 컬렉했다.ㅎ

본 책에서 대해서 좀더 이야기를 해보면은.. 우선, 이 책은 알다싶이 만화. 어떤이는 미술과 문학의 조합이라 불리는 '그래픽 노블'이라 했다. 그래서 안을 대충 살펴봤는데.. 위에서처럼 그렇게 대사가 많다는 생각은 안든다. 그 상황에 맞는 대사처리로 딱 적당한 수준이다. 싸움씬 같은 장은 아예 그림만 있거니와
전체 페이지수는 250 여페이지 전후로 구성되었고, 책 사이즈는 반양장 단행본에 컴팩트한 느낌으로 손에 감기는게 좋다.

책이 발행된 초판은 2002년 4월에 나왔고.. 개정판 1쇄는 2007년 7월에 그리고 이번 영화와 같이 개정판 3쇄는 2010년 4월에 나오며 책 띄지로 영화와 함께 홍보하면서 인기를 끌게 되었다. 특히 본 작품은 '1996 문화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만화문화대상 저작상 수상' 경력과 '2005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의 책 100 선정'에 뽑힌 이력이 있다. 이 원작을 통해 영화로 만든 이준익 감독도 "세월이 흐를수록 빛나는 원작에 감독으로서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책 내용에 대한 소개를 보면 이렇다.

1592년 임진왜란, 혼란의 시대! 서자로 태어나 각기 다른 운명을 따라간 세 명의 검객

불평등의 시대에 태어나 삐뚤어진 권력과 소외된 아픔에 끝까지 저항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견자의 저항과 슬픔, 분노와 한은 오늘날 우리들이 불평등한 사회를 향해 느끼는 그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 딛고 서면 사람 같은데 어머니를 딛고 서면 개야!”(견자)
“진짜 자유는 자존심과 오기라는 한계가 깨어질 때 얻는다!”(황정학)
“나를 옭아맨 현실부터 뒤엎어 자유로워질 테다!”(이몽학)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이 담고 있는 철학적 메시지가 글과 그림의 완벽한 조화로 전달되는 것이다. 때문에 ‘만화’라는 예술 장르의 강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반복, 과장의 기법과 원근법으로 표현된 선문답 장면, 와르르 무너지는 기왓장으로 표현한 남녀 간의 사랑 등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는 장면 장면이 그득하다.

이렇게 본 원작은 '세상을 엎어야 바뀌는가? 나를 베야 바뀌는가?'라는 주제 의식속에 세상에 맞선 두 사내의 진검 승부를 그리며 천하를 건 대역사의 파노라마를 펼쳐낸 최고의 작가주의 만화라는 소개다. 또한 그림과 글속에는 철학적 메시지와 만화 언어의 도정을 펼쳐보이며 시대의 어둠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고자 하는 광대의 자유가 전면을 휘감고 있다는 평가다.

과연, 영화보다 나은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이 원작을 5월이 가기전에 만나보길 기대하며..
지금 읽고 있는 '파라다이스 2권' 다음에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다음으로 달릴 참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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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좀비 - The Neighbor Zombi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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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그렇다. 한국 영화 최초로 만들어낸 리얼 좀비물.. 아니 외국 영화에서나 활개치며 살육전을 벌이는 좀비들이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동양적인 페이스로 들이밀며 우리식 좀비로 탄생했으니 영화 <이웃집 좀비>다. 그런 탄생이라면 분명 족적을 남겼음에 의미를 둘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각각의 재능있는 젊은 감독들이 외국 좀비물에 너무나 매몰된 것인지 그들처럼 따라하다가 우리식도 아닌 그렇다고 외국식도 아닌게 되버린 느낌이다. 물론 독립 영화식의 느낌이기에 제작비와 여건이 보통의 상업영화와는 틀릴 수는 있다. 그래서 제작 부담이 된건지 각각의 에피를 맡아서 6편의 옴비버스식으로 구성한 좀비 이야기들..

그런데, 제목처럼 '이웃집'이 왜 들어간 것일까.. 친근하고 이웃사촌같은 좀비라는 뜻인지 아니면 우리 일상속에 파고든 생활 밀착용 좀비를 말하고 싶은 것인지.. 이래저래 의문이 들지만 어찌됐든 좀비 영화다. 그런면에서 좀비역에는 치중한 느낌이다. 분장도 나름 잘해서 회색 분가루에 피칠갑도 어울려 보이고.. 그런데, 좀비들의 연기가 좀 아니올시다.

우선, 와 닿지 않는다. 외국 영화처럼 리얼하고 잔인하고 공포스런 분위기의 연출력이 아닌 한편의 판토마임을 보듯이 미친듯 몸부림만 치다만 좀비들 같다. 그러고서는 그들도 지쳐한다. 또한 그런 좀비들과의 사투를 그린 그림들도 골방, 옥상, 지하실등.. 한정된 공간에서 2-3명이 단출하게 찍다보니 마치 느낌이 이게 좀비만 아니라면 옷벗고 거시기를 찍으면 바로 AV가 될 판이다. 공감하듯이 말이다.ㅎ

이렇게 영화는 한국 최초의 좀비물이라는 소재와 작년 부천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고 개봉한 영화답게 분명 이목을 끌었지만.. 독립 영화가 주는 여러가지 여건탓인지 연출력 탓인지.. 좀비에 대한 비주얼은 노력했지만 좀비 연기와 연출에서는 큰 점수를 주기가 힘들다. 더군다나 6편으로 각각 나누다 보니 연속성이 없는 단발성으로 마무리한 흔적이 좀비스런 유희적 잔치에 찬물을 끼얹은 느낌이다.

암튼, 한국식 최초의 좀비물로서 첫경험과 시도는 좋았지만 아직은 외국의 좀비들처럼 액티브하고 파워풀하고 리얼한 살육전을 따라가기에 우리식 좀비들은 분명 걸음마 수준이라 본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이런 노력과 열정이 좀더 재력있는 연출가와 연출이 만나 분장은 기본에 연기력이 되는 좀비들도 포장해서 스크린 전면을 가득 채운다면 분명 한국식 좀비물사에도 족적을 남기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예전에 만들었다던 '이웃집 좀비'의 첫경험을 아련한 추억으로 떠올릴지도 모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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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지 오웰하면 생각나는 작품은 바로 그 유명한 <동물농장>이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정치 풍자의 고전으로서 우화된 동물 캐릭터 때문인지 어린이용 도서까지 많이 나온 인기작이다. 그리고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자 디스토피아 소설계의 대표작으로 빅브라더스가 지배하는 세상의 억압과 통제의 진수를 보여준 <1984>가 있다. 이렇게 보통 두개의 작품을 우리는 조지 오웰의 대표작으로 알고 있다. 물론, 나도 이렇게 알고 있었고, 또 이 두 작품을 이미 접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더 나가면 조지 오웰이 1930년대 후반 영국의 탄광노동 사회 문제 고찰과 자신의 사상을 제대로 표출한 르포르타주의 대표작 <위건 부두로 가는 길>도 있다. 물론, 이 작품도 접하면서 그만의 리얼리즘 작가주의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조지 오웰에 관심이 간다면 아니 그의 생애를 반추해 보면 위의 세가지 작품말고 시대별로 그가 당시에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써내려간 흔적이 있다. 그것이 바로 아래의 세가지 작품으로 온라인에서 포인트써서 만원대에 컬렉했다. 잠시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버마시절>은 1920년대 정확히 1922년부터 1928년까지 인도에서 제국주의 경찰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으로 영국 출신의 지배계급으로서 인도 식민지를 통치하며 느꼈던 그 압제의 현장에 대한 술회다. 그러면서 그속에서 제국주의의 허구와 억압을 목격하고 이를 증오하면서도 그곳으로부터 탈출하지 못한 채 절망적인 삶을 살아간 조지 오웰의 비극적 리얼리즘을 보여주고 있다는 소개다.

특히 이 책은 2010년 3월에 나온 신간으로 페이퍼북의 가벼운 양장북 형태로 ’열린 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세계문학 고전 시리즈중 103번째 작품이다. 과연, 조지 오웰 스스로 제국주의 압제의 중심에서 그가 겪은 생생한 현장의 보고를 만나보자.  



또 하나는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이다. 사실, 이 책은 몇주전 서평단에 지원했다가 미끄러지면서 관심이 가게 된 책이다. 무슨 내용일까 싶지만 제목의 의미처럼 조지 오웰이 버마 시절의 제국주의 현장을 박차고 나와 1928년부터 1932년까지 5년여 동안의 밑바닥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1933년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으로 처음 출판되며 당시 베스트셀러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내용도 조지 오웰이 파리 뒷골목의 싸구려 여인숙에서 머물며 경험했던 접시닦이 생활, 그리고 런던의 부랑자 생활 등을 사실적이면서 유쾌하게 그리는 한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당시의 억압 체제를 강렬하게 고발하고 있다는 소개다. 역시나 젊었을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그랬으니.. 그가 젊었을때 파리와 런던에서 걸인이자 노숙자를 자처하며 지냈던 당시 대도시의 극과극 체험인 삶의 현장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걸작은 바로 <카탈로니아 찬가>다. 사실, 이 책은 많이 모를 수도 있고 나 또한 잘 몰랐다. 하지만 그의 생애를 보면은 1930년대 후반 정확히 1936년 조지 오웰이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기록이 있다. 그렇다. 바로 ’스페인 내전’에 공화파 의용군으로 참전한 일종의 전쟁 보고서라 할 수 있는 책이다. 명작 고전답게 민음사에서 출간한 세계문학전집 46번째 작품이다. 좀더 소개를 살펴보면 이렇다.

스페인 내전은 헤밍웨이, 앙드레 말로 등 전 세계 지식인들을 불러 모았으며, 2차 세계대전의 발판을 마련한 사건이다. 이 역사적 현장에, 조지 오웰 역시 민병대로 참전하여 프랑코의 파시즘에 대항하여 싸웠다. 그러나 공화파가 분열되고 오웰이 속한 통일노동자당(POUM)이 트로츠키주의로 몰리자, 오웰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겨우 빠져나와 프랑스로 탈출했다. 그리고 영국으로 돌아와 완성한 작품이 바로 <카탈로니아 찬가>이다.

특히 이 작품은 정의와 평등을 위해 투쟁하는 양심의 기록이며, 또한 혁명의 약속과 권력의 배반, 좌절과 환멸을 그린 작품으로서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영감을 주었던 스페인 내전과, 아나키즘의 역사상 유일한 실험 무대였던 1936년의 바르셀로나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라는 소개다. 과연, 전쟁 역사의 또 다른 이정표인 ’스페인 내전’에 대한 그만의 생생한 보고의 현장을 만나보자.

이렇게 조지 오웰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작품 <동물농장>, <1984> 이외에도.. 제국주의 관료로서 압제의 현장에 대한 술회를 담은 <버마 시절>과 파리와 런던에서 노숙자 생활을 자처하며 지낸 당시 시대상의 보고서인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의 발판이 된 사건 ’스페인 내전’에 의용군으로 참전하면서 겪은 생생한 묘사와 권력 투쟁의 현장 보고서 <카탈로니아 찬가>까지.. 

암튼, 조지 오웰의 나름 팬으로서 그가 쓴 작품이라면 다 읽어야 할 의무감이 생기는게 사실이고, 이번에 이렇게 세편을 컬렉하게 됐다. 그래서, 기존에 읽었던 <동물농장>, <1984>,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좀더 확장돼 그가 직접 겪고 보고 들은 생생한 현장의 기록을 이 세편의 숨은 걸작을 통해서 조만간 만나볼 생각이다. 

저처럼 조지 오웰이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런 숨은 책들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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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좋아 2010-05-07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끼리를 쏘다>도 꼭 보세요. 버마 경찰 시절의 오웰을 볼 수 있습니다. 코기리를 쏠 수 밖에 없었던 오웰의 상황과 아이러니한 심정이 오웰 특유의 담담한 문체로 그려져 있습니다.

조지오웰에 책들에 대한 멋진 소개를 읽고보니 다시 오웰의 책들이 읽고 싶어지네요. 재출간된 버마 시절은 아직 안 읽었는데, 아껴 두고 있었는데 이제 읽어야 겠습니다. 못 참겠어요 ㅎㅎㅎ

북스강호 2010-05-07 00:50   좋아요 0 | URL
아하.. 그런 책도 있었죠.. 여러가지 글을 모아둔 에세이 산문집.. 위의 책들 내용도 있고 오웰의 사상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는 <코끼리를 쏘다>도 나중에 다시 컬렉해야겠습니다. 암튼, 나름 조지 오웰 팬인지라 이렇게 나머지 책들도 사게됐는데.. 차좋아님이 이렇게 언급해 주시니 저도 '버마시절'을 읽고 싶어지네요.. 암튼, 반갑고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