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놓고 보니 제목이 연결이 되버렸다. 어찌보면 ’노무현’을 아끼고 지지했던 사람들에게는 가족의 이별과도 버금가게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이별이 되지 않았을까.. 그렇다. 내일(5/23일)은 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다. 당시 예기치않은 청천벽력같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충격과 좌절을 안겨준 대사건임에는 틀림없다. 나 또한 일주일 가까이 아무것도 못했던 기억이 있었으니까.. ㅠ

먼저, 좌측의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예전에 MBC 창사특집극으로 나온 이야기로 이렇게 원작 소설로 출간되었다. 책은 알라딘 신간평가단 문학분야로 6번째 받은 책이다. 이야기는 죽음을 앞둔 50대 엄마의 암 투병과 가족애를 세밀하게 그려낸 것으로 실제 노희경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3년 뒤에 집필한 책이라고 한다. 즉, 노희경이 엄마에게 바치는 절절한 사모곡이라는데..

벌써부터 읽은 이들로 하여금 눈물샘을 자극하며 감동의 드라마를 그려냈다고 한다. TV 드라마로 못본 나로서는 이 원작이 그래서 더욱더 기대되는 이야기다. 사실, 우리네 어머니들의 굴곡진 삶은 자신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서 살아온 인생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말기 암을 선고받은 어머니도 아마 그럴터.. 이 이야기를 통해서 노희경 작가는 ’다시 生을 산다면 못다한 효도부터 하리라’는 만고의 진리를 말하고 있다.

또한 책 속에는 세상 모든 부모님들께 바치는 감사의 마음을 친필로 담아 ’감사 카드’가 있고, 이 소설은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인세 전액이 배고프고 아프고 못 배운 아이들에게 밥과 약과 책이 되어주기 위해 기부된다고 한다. 이렇게 따뜻하고 가슴아픈 이야기로 세상의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한 그들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며.. 우리네 부모님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장을 마련해 보길 기대해 본다. 아.. 어머니.......




그리고, 두번째 책으로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뭐..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사람이건 싫어했던 사람이건.. 1년전 그의 죽음은 우리나라 정치사와 현대사의 엄청난 사건으로 족적을 남기고 말았다. 그래서 그의 서거이후 故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왔다. 회고록부터 이렇게 자서전까지.. 그런데, 나는 그런 책들을 한 권도 사지 않았다. 왜냐.. 그를 다시 읽기에 괴롭웠기? 때문인데..

그런데, 이번에 서거 1주년을 맞이하면서 어떤 의무감에 아니..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을 진짜 읽어봐야겠다는 일념에 이렇게 제 돈주고 사서 읽게 됐다. 책 소개는 어느정도 알다시피 서거 1주기를 맞이한 기념으로 출간된 ’故 노무현 대통령의 일대기 평전’으로 출판사의 자세한 소개는 이렇다.
 
인간 노무현, 인권운동가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읽는다. 고인이 남긴 저서, 미발표 원고, 메모, 편지 등과 각종 인터뷰 및 구술 기록을 토대로 출생부터 서거까지를 일목요연하게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일관된 문체로 정리하는 작업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았다. 또 퇴임 후 서거 직전의 미완성 회고록 노트를 기본으로 문체를 통일하는 작업을 거쳤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프롤로그는 자서전의 집필 시점이자 서거 직전의 상황을 담고 있다. 1부 ‘출세’는 출생에서부터 부산상고에 입학해 공부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까지의 이야기를, 2부 ‘꿈’은 부림사건을 맡은 이후 민주화운동에 헌신하게 된 이야기부터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에서 대통령후보로 경선에 나서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담긴다.

3부 ‘권력의 정상에서’는 2002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부터 대통령 재임기간의 일을 담고 있다. 4부 ‘작별’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가 새로운 꿈을 꾸고 실패한 후 서거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정리자인 유시민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상황을 정리했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상임이사가 감사의 말을 썼다.

이렇게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으로 문재인 측근이 언급하듯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책은 이미 많이 나왔고 앞으로도 더 나오겠지만, 출생에서 서거에 이르기까지 인생역정 전체를 기록한 ’자서전’은 이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변호사로서, 인권운동가로서,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살아온 노무현 인생의 삶과 죽음 전체를 그려낸 ’인간 노무현’을 이 자서전을 통해서 우리 모두 만나보자.

아무튼, 그를 좋아하거나 싫어했던 사람이든간에.. 내일(23일)로서 서거 1주기를 맞는 시점에서 故 노무현 대통령의 인생역경은 우리의 굴곡진 현대사를 관통하고 있었고 그 속에는 인간의 기본적인 삶에 대한 열정과 꿈 그리고 죽음까지.. 모두를 아우른 ’인간 노무현’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다른 분들도 꼭 만나보시길 권하며 책은 두가지 종류로 있다.

양장본(22,000)과 이렇게 반양장본(15,000원)이고, 책 속에는 아래처럼 그가 살아온 인생 현장의 사진들이 곳곳에 담겨져 있다. 5월이 가기전에 읽어봐야 하는데 다른 서평관계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못해도 6월까지는 ’인간 노무현’의 ’운명이다’를 꼭 만나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을 컬렉하기전에 이미 수 년전에 출간된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두 권을 먼저 중고로 구했다. 사실, 그 책도 이번에 출간된 <한나라 이야기>를 보다가 알게 됐는데.. 지금 이 책 <한나라 이야기>는 도서사이트 중국 역사 분야에서 나름 인기있는 책이다. 먼저, 이번에 이 세 권의 책은 ’반디앤루디스’에서 아베 고보의 ’타인의 얼굴’ 서평을 쓰고 받은 적립금 3만원을 통으로 질러 컬렉했다. 각설하고..

먼저, <한나라 이야기>는 위의 그림처럼 만화다. 하지만 만화라고 웃습게 보면 안된다. 이 젊은 작가가 써내려간 한나라 이야기는 서양 문명에 로마 제국이 있었다면 동양에는 한나라 ’漢제국’이 있었다고 감히 말하고 있다. 뭐.. 틀릴말이 아닐 것이다. 혼란했던 춘추전국시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에 의해서 다시 한번 한고조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며 세운 한나라.. 그 한나라는 지금 중국의 유교적 틀을 만들고 동아시아 역사의 이해와 관통하는 정점에 있었던 제국이었다.

전한, 후한 통틀어 400여년을 유지한 한나라.. 한고조부터 문경치세로 일컫는 한문제와 경제.. 그리고 지금도 중국인에게 추앙받으며 한나라 번영을 이끌었던 한무제와 광무제.. 그리고 후한시대의 그 유명한 삼국지까지.. 이렇게 한나라 이야기는 김태권이 총 10권을 기획하며 이번에 출간하게 되었고, 그중 1권 ’진시황과 이사 - 고독한 권력’과 ’항우와 유방 - 제국의 붕괴’가 이렇게 먼저 나왔다.

나머지 8편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차차 나오지 않을까 싶다. 10권의 마지막이 ’조조와 유비’편인거 보면 삼국지로 마무리를 짓나보다. 그리고, 안에 대충보면 그림체가 보통의 4컷 만화처럼 자잘하게 짤려있지 않고, 통으로 큼지막하게 그려서 아래에는 주석인지 아닌지 한글 설명을 달아놓은 구성이다.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와서 독특한 역사 만화 기법답게 좋은 느낌이다.

암튼, 저처럼 중국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역사 지식 만화가 아닌가 싶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는 한나라의 지식에서 무엇이 차이가 있고 무엇이 같은지.. 또 그속에서 김태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한나라는 무엇이었는지.. 이래저래 생각케 만드는 중국 역사 <한나라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말글이 뻑뻑함으로 다가올때 시원한 그림체를 만나고 싶을때.. 이 만화를 읽어 볼까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실 이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위의 <한나라 이야기>를 컬렉하면서 자연스레 김태권의 책들이 옆 메뉴에 있으면서 알게된 책.. 그 덕분에 <십자군 이야기>도 어렵게 중고로 구했지만서도.. 이 책 <어린왕자의 귀환>도 알게됐다. 처음에는 김태권이 쓴 말글의 소설책인줄 알았다. 유명한 <어린왕자>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했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본격 시사 교양 만화로 이른바 작금의 우리네 현실을 고발한 책이다.

소제목 ’신자유주의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이 의미하듯 작금의 우리 현실에서 산적한 문제들 청년실업, 비정규직, 주거문제, FTA, 양극화등.. MB식 신자유주의 시대에 어린왕자가 만난 현실을 적나라하면서도 풍자적 논리로 지금의 이데올로기를 말하고 있다는 소개다.

책 자체가 작년에 나오다 보니 이런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쏟아질법하다. 그런데, 십자군이나 한나라처럼 역사 이야기가 아닌 시사쪽 이야기로 책 구성은 한나라처럼 통으로 그리지 않고 매 페이지마다 3컷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주인공 어린왕자의 모습이 좀 맛이간 꼬마유령 캐스퍼같다. ㅎ

암튼, 이런 유의 시사 만화들은 보통은 대안없이 까기만 일관하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곤 하는데.. 이 책은 어떨지 모르겠다. 분명 이책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지만.. 비규정직 어린왕자의 슬픈 현실이 많이 와닿지 않을까 싶다. 여기 만화 평론가 김낙호氏의 추천사를 한번 만나보자. 물론, 책의 평가는 읽은 이들의 각자 몫이다.

"사회의 모순적 상황들을 유쾌한 풍자로 비꼬는 이야기, 그리고 그 황당함을 직면하며 난감해하는 주인공들은 김태권 만화 최고의 필살기, 브레이크가 고장난 상태로 전속력으로 달려가느라 바쁜 자본주의 과잉 사회에서, 이 앞은 절벽이라고 딴지를 거는 작업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5시에 책이 배달된다면 4시부터 셀렐 책."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int236 2010-05-2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 괜찮나요? 살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북스강호 2010-05-20 17:52   좋아요 0 | URL
아.. 네.. 그런데, 책을 아직 읽은게 아닙니다. 책사고 소개글을 올릴건데..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한나라 이야기 총 10권시리즈인데.. 1권을 읽으셨다면 다 달려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암튼, 전 아직 안 읽어서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
 

 

 

 

 

 



 

사실, 일본 소설은 잘 읽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에 '미야기타니 마사미쓰'의 열국지를 각개로 쓴 역사 소설 여러편을 모두 읽고서 그런 생각은 없어졌다. 그러다 작년말부터 미스터리 거장이라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인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 영화가 나름 히트를 치면서 그의 단편 연작 소설인  '교통경찰의 밤'과 '독소 소설'을 읽었다. 정말 그 위트와 풍자속에 유머스런 느낌은 게이고 스타일이 느껴지는 유명작들이다.

그리고, 조금은 묵직하게 인간의 실존 문제를 다룬 '아베 고보'가 쓴 '타인의 얼굴'과 '모래의 여자'를 읽으며.. 쉽지 않은 인간 고찰의 세계를 보았다. 물론, 완벽한 이해는 어려운게 사실이었지만 이런 현대 고전도 읽을만 한건 사실이다. 그러다, 이번에 사게된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사실, 인터파크에서 반값 4,900원에 판다는 이벤트성에 지른 책이다.

물론, 오쿠다 히데오의 유명작품인지라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공중그네'다. 이 책은 단편집으로 총 5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연작 소설집으로 특히 이 소설은 제 131회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아주 유쾌하고 재밌어 배꼽을 잡는다고 하는데.. 어떨지 기대된다. 게이고 보다 더 재미있을까.. ㅎ

그리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다. 최근 신작 '파라다이스 1, 2'권을 모두 읽고서 선택한 또 다른 책.. 위의 공중그네와 함께 두권을 만원에 컬렉했는데.. 특히 '나무'는 이미 2003년에 나온 베스트셀러이지만.. 워낙 인기작이라 지금 2010년까지 이렇게 양장본으로 다시 재판된 작품이다.

파라다이스는 총 17개의 이야기가 있다면 '나무'는 이 책 한권에 총 18편의 단편이야기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어떤이는 '나무'가 베르나르 최고의 상상력 단편집이라 평가도 하는데.. 과연, 파라다이스의 상상력과 어떻게 다를지 기대된다. 나중에 시간날때 천천히 읽을 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엄 스미스의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조윤커뮤니케이션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이라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흑인 노예 해방을 이끌며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뱀파이어 헌터라니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 책은 분명 ’뱀파이어’라는 소재때문에 판타지류라 할 수 있고, 그런 판타지적 소재에 링컨의 일대기를 잘 버무려서 그려낸 역사 판타지 소설이라 볼 수 있다. 즉, 뱀파이어라는 픽션에 링컨이라는 팩트가 들어가 있는 그런 작품이다.

이런 기발한 작품을 쓴 작가는 바로 <오만과 편견>의 유명한 고전에 좀비를 가미시켜 작년에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를 내놓으며 유명해진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비보다 좀더 역사가 오래된 고전 호러의 영원한 아이템인 ’뱀파이어’를 집어넣었으니 얼마나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것인가.. 읽기전부터 분명 링컨 자체가 ’노예 해방’이라는 상징적인 아이콘이 있듯이 바로 뱀파이어를 그속에 투영시켜 그렸을 것이라 생각했고.. 다 읽고 나서도 이 생각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작가적 상상력이 놀라울 뿐이다.

그래서, 과연 그가 기발하게 그려낸 뱀파이어와 링컨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또 링컨은 어떻게 나고 자라서 정치에 입문하고 대통령까지 올라 비운의 암살을 당했는지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 이렇다. 먼저, 이야기는 저자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어느 뭉치의 책같은 편지 꾸러미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얻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링컨의 비밀일기’였다. 

그 비밀일기 속에는 링컨의 모든 기록이 담겨져 있고, 특히 그가 ’뱀파이어와의 투쟁’을 겪은 이야기들이 펼쳐지며 이것은 남북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비밀 일기의 내용은 모두 진실이라고 말한다. 도발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 장면에서 우리는 영화의 수법중에 1인칭 기법으로 만들어진 영화들 ’블레어 윗치’, ’클로버필드’, ’REC’ 그리고 최근에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포스 카인드>까지.. 

이른바 ’페이크 다큐’라는 장르를 문뜩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 바로 진실을 가장한 거짓말같은 이야기인 것이다. 이 이야기는 언제 어디서 실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서막을 풀듯이 말이다. 하지만 실제는 아닌 것으로 여기 이 책도 그렇다. ’링컨의 비밀일기’를 발견하고 그 비밀 일기의 내용을 어린 시절부터 암살 당하는 순간까지 매 지면마다 풀어내고 있다.

그런데, 그 점이 영화와는 또한 다르다. 비밀 일기라고 하지만 그것은 바로 링컨의 삶이자 그의 생애에 대한 실제 기록이다. 가난한 농부이자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링컨은 어린 시절 불우했다. 가정 형편도 어려웠으며 가정 경제에 무관심한 일자무식의 아버지 밑에서 그는 억압적인 노동 현장을 배웠고, 다행히 글자를 읽고 쓸줄 알았던 어머니로부터는 교육을 받으며 마음의 자양분을 키웠다. 그러면서 아홉 살때부터 시작된 어머니의 죽음과 연이은 누나의 죽음.. 그리고 어느덧 성인으로 큰 링컨은 집을 가출해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물론, 이런 이야기 매 중간마다 뱀파이어가 등장해 그는 ’뱀파이어 헌터’로서 그들을 무찌르는 전사로 태어난다. 이렇게 뱀파이어들은 항상 링컨을 좇는 이방인으로서 매회 그려지고 있으며.. 청년이 된 링컨은 홀로서기를 선언한 사업이 실패하고, 막역한 친구 잭과 스피드를 사귀면서 독학으로 공부해 변호사를 개업하고 25살의 일리노이 주 의원이 되면서 그는 생애의 전면에 뛰어든다. 물론, 그런 속에서도 뱀파이어 사냥과 인류의 저주는 계속되며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미국에서 발매된 아래의 책 표지처럼 말이다.ㅎ



이후에는 첫사랑 ’앤’과의 슬픈 이별, 링컨과 같은 나이였던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에드가 앨런 포’와의 만남, 그리고 뱀파이어 종족중에서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이방인 뱀파이어 ’헨리’의 계속되는 하달.. 그러면서 링컨은 어느덧 나이를 먹어갔고 정치 경력을 쌓으며 ’메리 토드’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게 된다. 그러면서 모두 네 명의 아들을 낳는다.(로버트, 에디, 윌리, 태드) 결국, 하원 의원 후보로 나갔다가 낙방되고 다시 절치부심끝에 의원직에 임하며 끝내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대통령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대통령직은 순탄하지 않았다. 바로 남북전쟁이 발발하며 그는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목도하게 되고, 그런 참상을 가져온 남부 연합군과 북부 연합군의 지리한 싸움속에서 ’노예 해방 선언’을 통해서 승기를 잡아 북부의 승리로 막을 내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물론, 이런 전쟁의 과정에는 뱀파이어가 존재해 특히 남부군과 그들이 합세해서 흑인 노예들을 지배한다고.. 아니 흑인이든 백인이든 인간 세상을 지배한다는 메세지적 장치를 집어넣어 이야기를 또 풀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링컨은 두번째로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몇달 후에 예기치 않게 포드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던 도중 연극배우인 ’존 윌크스 부스’에게 암살을 당하고 만다.(1865년 4월 14일) 결국, 그는 다음날 숨을 거두고 말았으니 이 이야기의 마지막이자 링컨의 꿈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이렇게 본 책은 링컨의 어린 시절부터 나고 자란 이야기와 청년시절의 고난과 역경의 과정속에서 정치에 입문해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리고 마지막 암살의 순간까지 담아내고 있다.

또한, 제목에서처럼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적시적소에 집어넣으며 흥미를 유발시키고, 링컨을 뱀파이어 헌터로서 그려내며 각종 실제 사건들의 이면에 모종의 배후 세력을 뱀파이어로 끄집어 내는 대담함을 보였다. 그것은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장치들로서 작가적 상상력과 플롯 구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여기서 뱀파이어는 두 종족으로 나눠서 그려지고 있는데 인간과 함께하는 뱀파이어와 인간과 함께 할 수 없는 뱀파이어.. 즉, 인류 파멸을 목표로 삼는 뱀파이어들 이것이 링컨의 주 목표물이자 헌터로서의 책무였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링컨 아이콘의 상징 ’노예 해방’과 연결되는 장치로서 작가는 그들을 대입시켜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뱀파이어’라는 판타지 소재가 주는 인류사적 메시지.. 인간을 해하는 그런 호러 괴물을 인간 스스로도 인간을 해하며 노예로 삼는 이런 일련의 극악한 현실을 링컨의 일대기에 투영시켜 그려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역사적 위인의 일대기인 전기(傳記)와 픽션(Fiction)의 절묘한 앙상블로 만들어낸 이야기였고, 그래서 단편적인 역사 전기와 평전이 줄 수 없는 재미도 함께 제공했음이다.

사실, 책 자체는 500여 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두껍다. 그런데, 여기서 주지할 사실은 뱀파이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빼면은 300여 페이지 한 권의 링컨 평전이라 볼 수 있는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이제 그는 그렇게 죽어서 돌아올 수 없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게 끝을 맺지 않는다. 책의 느낌답게 그는 암살당해서 고향땅 스프링필드 무덤에 묻혔지만.. 계속 링컨을 돌봐준 뱀파이어 헨리는 그의 무덤가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말이다. "세상에는 너무 중요해서 죽으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바로 링컨의 부활이자 정의를 실천하는 뱀파이어 헌터로서 활약상을 예고하는 장치로.. 이 책에 이어서 후속편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 어디한번 기대해보자. 그레이엄 스미스의 작가적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 가는지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2주
하녀 - 고전의 재창조
김기영 감독, 김진규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전 1960년에 나왔던 故 김기영 감독의 <하녀>.. 내가 태어나기 한참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가 지금 2010년 임상수 감독이 연출한 <하녀>때문에 다시 유명해지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작이 더 낫대.. 원작이 더 걸작이래.. 에이 그래도 50년전 작품인데 옛날 영화가 재미있겠어.. 대사도 이상하고 연기도 이상할꺼야.. 그런데, 원작은 지금보다 더 그로테스크하고 당시로써도 문제작이었대..' 등 이렇게 21세기형 '하녀'를 만나고서 나오는 원작에 대한 억측과 기대치가 난무해지고 있다.

그래서 나도 봤다. 바로 김기영 감독의 원작 '하녀'를.. 결론적으로 말하면 21세기 임상수 감독의 <하녀>와는 분명히 틀린 맛이 있다. 원작 '하녀'는 말 그대로 제대로 된 하녀의 복수와 파국을 그렸다면.. 그에 비해 2010 하녀는 복수와 파국이 평이한 수준밖에 안된다. 원작이 좀더 파국적이자 그로테스크하게 그리며 극의 분위기를 이상하고도 기괴하게 연출하고 있음이다. 그것은 바로 2층 집 세트장이 주는 분위기도 한몫 했음인데.. 우선, 줄거리를 살펴보면 이렇다.

주인공인 그(김진규 분)는 아내(주증녀 분)와 다리가 불편한 딸, 그리고 아들(안성기 분)과 행복하게 살면서 방직공장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음악선생이자 작곡가이다. 또한 그는 방직공장의 여공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집에 가정부(이은심 분)가 들어오고 집에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돈다. 그는 아내 몰래 가정부와 불의의 관계를 맺는다. 그런데 가정부는 이상성격의 소유자로 그를 협박한다. 이렇게 한 지붕 아래서 남편과 아내, 그리고 가정부 이들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는데...

먼저, 이 영화는 50년이 흐르다보니 예전 배우를 보는 재미?가 있다. 그중 엄앵란과 안성기.. 특히 엄앵란은 오드릿 햅번같은 스타일의 머리와 개미허리를 자랑하며 당시 20대 초반의 아리따운 新여성의 이미지를.. 그리고, 국민 배우 안성기는 8,9살 시절 아역 연기로 여기 주인집 아들로 나오는데 완전 개구장이 모습.. 이런 주인집 남자 역은 '한국 남성의 미학'이라 불리우는 故 김진규氏가 맡았는데.. 지금봐도 지금의 정우성 못지않은 페이스라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 집에 하녀로 들어온 여자 분은 '이은심'이라는 여배우.. 잘 모르겠지만 얼추 보면 여배우 '정윤희'와 많이 닮아 보이는 페이스다. 암튼, 영화의 줄거리는 나름 평범하면서 행복한 중산층 가정에 이상한 분위기의 '하녀'가 들어오면서 겪는 한 가정의 파국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하녀는 좀 특이하다. 2010년 전도연이 맡은 하녀와는 다르다. 전도연의 하녀도 바보 맹충이 같은 백치미가 있었지만 정신 상태는 큰 문제없이 발랐다. 

하지만 여기 원작의 하녀 이은심이 분연한 하녀는 백치미도 있지만 정신 상태가 바르지 않고 정신 분열증 환자처럼 행동한다. 쥐를 보고도 놀라지 않고 때려잡으며 쥐약에 항상 관심을 보이고 급기야 쥐약을 타서 두 목숨을 앗아갔고, 그녀는 자신을 이 집에 소개해준 경희(엄앵란)마저 주인집 남자의 사랑을 받으려하자 질투의 대상으로 변질시켜 그녀의 목숨까지 빼앗으려 한다.(위의 그림) 

또한 나중에 하녀는 주인집 마님(주증녀)가 아이를 낳고 자신의 임신 사실도 알려지고 나서는 아주 대놓고 주객이 전도된 마님 흉내를 내며 이 집안을 공포로 만들어 간다. 그러면서 주인집 남자에게 말한다. "여보 오늘은 내방에서 자요.." 정말 무서운 여자가 아닐 수 없으니 전도연의 하녀와는 급이 틀리다. ㅎ 그런데도 이 가족은 이 하녀를 어떻게 막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이를 지켜만 보고 있다. 분명 어불성설같지만 그런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일관한 연출의 장치인 셈이다.

그런 장치의 힘은 당시 김기영 감독이 이층집 세트를 직접 지어 모든 제작 상황을 통제하고 연출하면서.. 촬영, 조명등 당대의 기술 수준을 뛰어넘는 '룩(look)'과 적시적소에 괴기스런 음향효과와 김진규, 이은심, 주증녀, 엄앵란 등 성격파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앙상블과 안성기, 이유리등 아역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도 제공했음이다.

이렇게 이 영화는 '하녀'라는 제목에 충실하게 '하녀'를 중점으로 그녀가 펼쳐낸 일그러진 미친 욕망에 숨겨진 복수와 파국을 제대로 그리고 있다. 물론 50년전에 작품인지라 비주얼이나 대사처리등이 지금과는 틀리게 세련되지 못하지만서도.. 분명, 이런 세련됨을 배제하고도 남을 법한 이야기 전개와 구조는 지금봐도 손색이 없는 영화적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라 본다. 

그것은 바로 2010년 하녀가 '에로틱 서스펜스'라는 장르를 내걸고 정작 중요했던 서스펜스를 못보여주며 에로틱만을 남긴채 하녀 '은이'의 밋밋한 욕망의 복수로 끝났다면.. 원작 '하녀'는 비록 에로틱은 없지만 또한 서스펜스적 긴장감도 다소 부족해 보였지만 당시 영화가 보여줄려는 비주얼은.. 분명 지금의 하녀와는 다르게 독특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일관하며 복수라는 응징에 감춰어진 일그러진 욕망의 덫과 함께 한 가족을 파국으로 그려낸 문제작임에는 틀림없다. 더군다나 마지막에는 시대상을 반영하듯 계도적 멘트로 마무리한 점도 눈에 띈다.

암튼, 지금으로부터 50년전 1960년 하녀를 보고서 원작을 뛰어넘겠다는 의지의 발현보다는 새로운 하녀의 고전을 만들어낸 임상수 감독의 2010년 '하녀'는.. 결과적으로 결국 故 김기영 감독의 원작 '하녀'의 아우라만 더 빛나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반문해 보고 싶다. 그것은 바로 밋밋한 하녀가 아닌 제대로 된 하녀의 미친 욕망을 옛날 영화임에도 잘 그려냈기에 받는 걸작의 찬사이자.. 이것이 바로 원작의 제대로 된 힘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