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4주
여대생 기숙사 - Sorority 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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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무언가 므훗하면서도 섹시한 냄새가 풀풀 풍기는 <여대생 기숙사> 정확한 원제는 'Sorority Row'이다. 'Sorority(서로러티)'라 불리는 단어의 뜻은 '미국에서 사교·전문활동·명예를 위한 여자들의 모임'이다. 즉, 여자들 특히 여기서는 젊은 처자들이 '세타파이'라 불리는 클럽의 친목모임을 통해서 그녀들의 사생활이 공개된다. 질펀한 사교 파티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장르는 공포 스릴러물로서 단순히 드라마적인 여대생의 기숙사를 엿본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피로 물든 우정'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이류 B급의 슬래셔급 영화를 표방하는 공포 스릴러물이다. 원작도 80년대 오리지널 판을 재구성해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공포와 슬래셔 그림들은 마치 그 유명한 전화 목소리로 오프닝을 연 "헬로 시드니.."를 연상케하는 유명한 공포물 <스크림>시리즈를 보는 듯 하다. 우스운 가면을 쓰고 나타나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이는 살인게임.. 그렇다.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유다. 그 대신 여기서는 우스운 가면대신 '검은 망토'를 쓰고 나와 살인 게임을 즐긴다. 그 살인 게임의 내용은 이렇다.

대학 졸업을 앞둔 여섯명의 여대생은 친구 메건을 내세워 섹스 도중 죽은 척을 하고 남학생을 놀리려는 계획을 짠다. 그러나 실제로 메건이 죽은 줄로 안 남학생은 혼란에 빠져 메건을 정말로 죽여버리자 이들은 급 당황한다. 결국, 여섯 친구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메건의 시체를 지하 갱도에 던져버리고 비밀로 묻어둔다. 이것이 바로 그녀들이 저지른 1년 전 사건으로 시간이 지난 그녀들에게 살인의 그림자가 암습해 오며 하나 둘씩 처참하게 죽어나가는데...



이렇게 본 영화는 미국 하이틴 공포 스릴러물들이 그러하듯 그런 그림들로 클리셰가 넘쳐난다. 즉, 이쯤이면 나타나 누가 죽거나 살고 심지어 반전까지.. 그것은 그녀들이 저지른 살인방조의 현장을 그 누군가가 알고 있고, 그녀들의 휴대폰 문자로 보내며 괴롭힌다. 마치 공포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제목처럼 말이다. 결국, 여섯 명의 젊고 섹시한 처자와 그녀들의 남친들 그 구도속에 범인은 누구일까?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인데..

사실, 결말을 알고나면 좀 허무하기도 하고, 그간에 보인 난도질이 무색케 할 정도로 슬래셔급 장르적 재미를 반감케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런 구도로 간 자극적인 난도질 장면과 젊은 처자들의 섹시한 속살의 눈요기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는데.. 그런데, 이것이 다다. 그래서 나름 히트치며 아직도 회자되는 공포 스릴러물 <스크림>시리즈를 이어가거나 압도하기에 부족해 보이고, 무모하게도 그냥 젊은 처자들만 대거 포진시켜 그린 이류 슬래셔급 아류작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 나오는 처자들의 면면이 나름 화려하다. 영화 <스탭업2>의 댄스퀸도 나오고,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의 딸도 나오고 '루시 리우'를 닮은 한국계 배우도 나오고, 극중 기숙사 사감역으로 나온 나이든 여자는 영화 <스타워즈>의 레이아 공주역의 '캐리 피셔'로 그녀는 "우리 애들에게 손대지 마"라고 소리치며 살인마 앞에서 작렬히? 전사한다. 올드팬들에게는 가슴 아픈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국내에 <여대생 기숙사>라는 나름의 므훗한 제목으로 개봉하며 쭉쭉빵빵 육감적인 젊은 처자들을 대건 포진시킨 그림으로 눈길을 끈 공포 영화는 B급 정서의 슬래셔급 공포영화로 무장했다. 하지만 그런 유의 영화들이 그러하듯 플롯대로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한 아류작에 그치며.. 젊은 처자들의 몸매같은 나름의 임팩트를 못 보여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아니면 어느 영화 평처럼 '알찬 소녀들의 알몸을 전시하는 시대정신에 충실한 영화'라는 반어가 묻어나는 동시에 "깔끔하고 상큼한 난도질에 낄낄거리며 즐길 만한 B급 슬래셔지만 여대생 말고는 볼 게 없다"라는 혹평이 나온 <여대생 기숙사>.. 그래 맞다. 남는건 처자들 몸매들 뿐이니.. 아무리 생각해도 '처자들의 무모한 <스크림>버전'이 딱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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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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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추리 소설계의 대표적 작가이자 거장이다. 이미 국내 팬들에게는 영화로도 유명한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또한 그의 작품 세계는 이런 추리 소설같은 미스터리물 말고도 블랙 유머가 가득한 괴소, 흑소, 독소같은 ’笑시리즈’로 우리네 일상의 풍자단편집과 중단편의 여러 미스터리 소설들이 있다. 이중에서는 난 교통 추리소설 <교통경찰의 밤>과 笑시리즈중 <독소소설>을 읽으며 무언가 패러독스한 매력에 나름 그의 팬이 되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국내에 신간으로 나온 추리소설 <명탐정의 규칙>은 이미 1996년 일본에서 나온 단편집으로 말 그대로 추리소설에서 행해지는 규칙과 형식이라 일컫는 각종 트릭과 패턴을 낱낱히 고발하고 까발린 작품이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고발한 모양새가 아니라 자칫 자신의 밥줄이 끊기는것을 각오하고 쓴 듯한 ’초현실 자학 모드’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또한 그 속에는 작가적 패러디 정신과 블랙 유머가 점철돼 있어 추리소설에서 많이 나오는 트릭과 패턴 즉 규칙과 형식을 분석해 독자들에게 질답하듯 전달해 주고 있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책은 위험한 책일 수도 있다. 왜냐? 이 추리소설을 읽고나면 다른 추리소설의 패턴을 알게되면서 재미가 반감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 책에서 12개의 단편들을 통해서 게이고가 말한 추리소설의 패턴들은 어떤 것일까..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이 책은 특이하게도 주인공이 제목처럼 명탐정이 아니라 바로 경찰로서 어느 지방 경찰 본부의 수사과 경감 출신의 ’오가와라 반조’가 주인공이다.

즉, 오가와라의 ’동선’을 따라가며 추리소설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독자들에게 질답을 던지며 패턴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 오기와라 경감이 좀 웃긴 캐릭터다. 자신은 여기 명탐정으로 나오는 ’낡아 빠진 양복차림과 더부룩한 머리 스타일에 동그한 안경을 쓴’ 또 다른 주인공 ’덴카이치’ 그늘에 가려져 그의 보조 역할만 하고, 흔히 추리물들이 그래왔듯 난 뒷북만 치고 헛다리만 짚는 그런 무능력한 형사로 나온다는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마치 ’가제트 형사’ 같다고나 할까.. 그러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ㅎ

그러면서 여기 경감은 소설속 세계와 현실을 오가며 독자들에게 내가 이쯤에서 이렇게 치고 나가야 한다. 원래는 알고 있지만 나의 임무는 여기까지고 명탐정이 알아서 해결할 것이다등.. 또 사건 해결을 푸는 과정에서 용의자 선정부터 심문까지 난 항상 뒷북이라는등.. 스스로 자학모드에 빠지며 독자들에게 유머를 선사한다. 하지만 여기 탐정 ’덴카이치’는 그런 경감님을 나름 존중?하며 둘은 의기투합해 매 단편마다 용의자들을 모아놓고 범인을 잘도 찾아낸다. 물론, 오가와라 경감이 아니라 ’덴카이치’가 말이다.



먼저, '밀실 선언 ― 트릭의 제왕'은 말 그대로 우리가 추리소설에 많이 봐온 트릭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밀실에서 어떻게 사람이 죽었을까 하는 것인데.. 물론, 진부하면서도 교과서적인 추리기법이다. 'Who done it ― 의외의 범인'은 타살인 경우 보통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만 내 안의 또다른 나를 통한 살인도 가능하다는 패턴을 보여준다. '폐쇄된 산장의 비밀 ― 무대를 고립시키는 이유'는 추리소설에서 나오는 깊은 산속 산장이나 별장은 왜 항상 폐쇄되어야만 하는지.. 남들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는 범인의 양태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후의 한마디 ― 다잉(Dying) 메시지'는 말 그대로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왜 메시지를 남길때 제대로 안 남기고 무슨 암호를 풀듯 남기는 것일까..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ㅎ '알리바이 선언 ― 시간표의 트릭'은 보통 범인 검거시 아니 용의자 선상에 오를때 알리바이 성립 유무를 따지게 되는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의 주요 문제가 트릭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사원 온천 살인 사건 ― 두 시간 드라마의 미학'은 소설이 아닌 드라마 대본처럼 펼쳐지는 사건속에서 드라마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조롱?이 담겨져 있다. 특히 여자들 말이다. ㅎ

'절단의 이유 ― 토막 살인'은 엽기적 살인사건의 한 형태로 시체가 토막난 경우 왜 절단했는지의 이유가 보통은 범죄자의 성향으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범죄자의 직업 특성상 강박관념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라진 범인 ― 트릭의 정체' 역시 추리소설의 기본 트릭을 빼놓을 수 없다. 일명 속임수라 일컫는 그 속에는 범인의 1인 2역 변장술이 들어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죽이려면 지금이 기회 ― 동요 살인'은 보통 살인의 이유나 과정을 보면 우리는 어느 고장에서 전해내려오는 음산한 동요속에서 살인의 모색을 찾게 된다.

'내가 그를 죽였다 ― 불공정 미스터리'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을때 어느 경우에는 의외성이 있음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내가 그를 죽였다고 해도 말이다. '목 없는 시체 ― 해서는 안 될 말' 엽기 행각을 벌인 살인사건의 경우 시체 일부가 잘라지는 것은 계획된 살인의 단계에서 일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연찮게 말이다. '흉기 이야기 ― 살인의 도구' 는 살인범행에 쓰인 흉기가 때로는 물리적인 도구가 아닌 무형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법의 트릭인 셈이다. 마지막 '명탐정의 최후 ― 마지막 선택'에서는 여러 유의 추리소설에 빠진 군상들을 통해 명탐정 '덴카이치'의 역할론에 대한 단상으로 맺는다.

이렇게 본 작품은 총 12편의 추리소설 단편집을 통해서 단순히 추리소설적 이야기를 풀어낸 것 뿐만이 아니라.. 사건 해결 과정속에서 드러나는 각종 트릭과 알리바이, 엽기살인과 상투성등을 '오가와라' 경감의 눈과 입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즉, 이 사건의 경우 이런 트릭이 보이고 상투성이 엿보이지만 이런 것을 아직도 쓰고 있는 작가의 역량이 의심스럽다며 심지어 게이고를 '까기'까지한다.ㅎ 바로 작가 스스로의 대한 자학이자 고뇌로 볼 수 있으며.. 어찌보면 싸구려 삼류 추리소설에 대한 메스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전달 방식은 작가적 패러디 정신과 블랙 유머로 점철돼 독자로 하여금 자주 "피식!"케 하는 쓴유머로 전달해 주고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가 인정하든 못하든 말이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진중한 맛이 떨어지고 가벼운 터치식으로 일관된 추리소설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그렇다고 여기 나온 규칙과 형식 즉, 추리소설 패턴들이 모두 진부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12편의 단편을 한 권에 담다보니 이야기 전개시 개연성의 문제일뿐.. 그 외에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아무튼, 나름 소시적에 코난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들, 괴도 뤼팽시리즈등 추리 소설류를 좋아했었는데.. 간만에 다시 집어든 이 책 <명탐정의 규칙>을 통해서 추리소설의 '종합 선물세트'를 만난 느낌이다. 그 선물세트는 추리소설적 이야기는 물론 그 이야기속에서 나오는 각종 규칙과 형식의 패턴을 밝혀내며 독자에게 전달한 추리소설의 가이드같은 책 <명탐정의 규칙>.. 그래서, 이 책을 읽고나면 앞으로 읽게될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물을 볼때 나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아.. 저건 뻔한 트릭이구만.. 범인은 바로 저 놈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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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4주
나잇 & 데이 - Knight &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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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만 보면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가 생각나는 그림이다. 즉, 엣지있는 두 남녀가 총을 자유자재로 쏘며 사방팔방 종횡무진 활약하는 액션 활극 같은 영화 말이다. 그렇다.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유의 영화다. 보는내내 내가 지금 <미션 임파서블>을 보고 있나 싶을 정도다. 정신 없이 질주하고 쏘고 뛰고 날고 하는 액션 블록버스터급 영화다.

더군다나 주인공도 우리에게 익숙한 ’톰 크루즈’이다 보니 그냥 ’미션 임파서블’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지 모르겠다. 그런 ’미션 임파서블’에서는 톰 크루즈가 강인한 액션 스파이 첩보원으로 고군분투했다면 여기서는 고군분투속에 그림자처럼 한 여자가 계속 따라다닌다. 바로 <미녀삼총사>등으로 잘 알려진 ’카메론 디아즈’다. 이 처자 아니 누님이라 해야되나..

이젠 40을 바라보는데도 미모와 몸매는 여전하시다. 대신 큰 화면으로 보다보니 얼굴에 잔주름이 자글자글..ㅎ 뭐.. 크루즈 형님도 만만치않게 내일모레 50이니.. 아무튼, 둘이서 대단한 노익장?을 과시했다. 사실, 둘은 묘한 매력을 발산한 2001년작 <바닐라 스카이> 이후 9년만에 재회해 찍은 것으로 둘 몸값만 해도 수백억이 넘는다는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평범한 커리어 우먼 준(카메론 디아즈)은 우연히 공항에서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 밀러(톰 크루즈)를 만나 함께 비행기에 탑승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잠시 화장실 다녀온 사이 비행기 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밀러. 자신을 스파이라고 소개하지만 준은 그의 정체를 믿을 수 없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 그녀를 위협하는 의문의 사람들, 그리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는 밀러로 인해 더욱 혼란에 빠져드는 준.

예측할 수 없는 사건, 암살과 배신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녀는 밀러를 믿고 따라가야 할지 정보기관의 배신자로 치부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들지만, 이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비밀 프로젝트에 깊숙히 휘말리게 된 준은 밀러와 함께 전 세계를 누비는 목숨을 건 질주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렇게 줄거리는 길지만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비밀요원이자 첩보원이자 스파이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밀러에게 아주 지극히 평범한 여자가 꼬여들면서 벌어지는 액션 활극이다. 그속에는 보통의 스파이물이 다 그렇듯.. 팀내 배신자로 몰리는 주인공과 그 주인공이 갖고 있는 값비싼 물건, 보통은 지구 평화를 구할 물건이거나 엄청난 액수를 줘야 살 수 있는 물건이 보통이다. 여기서도 지구 에너지를 대체할 조그만한 배터리가 주인공 이야기 소재의 중심에 있다.

즉, 이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서 미국 CIA정보국과 유럽 무기상 그리고 그것을 쥐고 안주려는 주인공 밀러와 그 물건의 정체를 알고서 갈팡질팡하는 여자 주인공 존.. 그런데, 여기서 카메론 디아즈가 분연한 ’준’이라는 캐릭터가 참 볼만하다. 보통의 여자 주인공들은 남자 첩보원의 켵가지로 묻어가는 케이스가 많은데.. 물론, 여기서 ’준’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른채 그가 이끄는대로 묻어간다. 언제 총이라도 쏴봤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알이 빗발치는 질주속에 생과사를 오가는 현장에서 마냥 있을 수만은 없는 법.. 밀러가 이끄는 대로 서서히 적응하며 그의 비밀 업무에 동참하면서 그녀만이 숨겨온 액션 본능을 발휘하게 된다. 저 포스터처럼 말이다. ㅎ 그래서 어떻게 보면 007시리즈의 ’본드 걸’과는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그녀가 꿈꾸던 이상형이 하필이면 비밀요원을 러브?하게 되면서.. 특유의 코믹하고 섹시한 매력을 발산하며 톰 크루즈가 분연한 액션 활극에 최강 커플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초중반은 많이 헤맨다. 그런 액션의 그림들은 도심속 자동차 액션의 역주행 곡예를 거침없이 보여주고, 하늘을 날고, 시원한 해변가에서 한바탕 융단 폭격을 받고, 알프스 산맥을 넘나드는 기차안에서 액션과, 오스트리아 도심속 추격씬과 스페인에서 투우 행사속에서 벌어지는 오토바이 추격씬등.. 볼거리는 풍성하다. 마치 ’007’과 ’미션 임파서블’을 합쳐 놓은듯 유머와 액션이 가득한 활극이다. 그 속에는 진중한 맛대신 코믹하면서도 알싸한 로맨스까지 집어넣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또 다른 맛을 풍겼으니..

과연, 둘은 위기를 탈출하고 그 배터리를 온전히 고수할 수 있을까.. 또 주인공 밀러는 누명을 벗고 그녀와 러브에 골인 할 수 있을까.. 그 답은 결말에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렇게 본 영화는 톰 크루즈가 그동안 <미션 임파서블>시리즈에서 열연했듯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액션을 보여줌과 동시에 나름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카메론 디아즈"가 가세하면서 어찌보면 번외편의 느낌으로 관객들에게 서비스한 ’에피타이저’같은 영화 <나잇 & 데이>..

그런 그림은 첩보물의 나름 본좌인 본 시리즈의 1편 <아이덴티티>와 서부 액션극 <3:10 투 유마>를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역량이 그대로 반영되었고, 이제는 더이상 청춘남녀가 아닌 그 둘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마냥 즐겁고 유쾌, 상쾌, 통쾌하게 좌충우돌하며 목숨을 건 질주를 했으니.. 보는 이들은 그들의 질주를 마냥 즐기면 되는 것이다. 또, 그것이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이자.. 내년 2011년에 개봉할 <미션 임파서블4>의 전조를 알리는 번외편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음이다.


PS : 여기서 디아즈 누님.. "레드 썬~~"으로 한방에 훅간게 많다는 사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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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 전3권 세트 - 한국만화대표선
박흥용 지음 / 바다그림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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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동명의 영화 <구르름 버서난 달처럼>(이하 구버달)이 나오면서 인기를 끌게된 ’박흥용’ 원작의 만화 책이다. 물론, 원작이 훨씬 전에 나온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단순 만화라고 보기에는 그렇고 ’그래픽 노블’수준으로 대사가 적잖이 있는 책이다. 물론 영화로도 이 작품을 접하면서 나름 재밌게 봤지만.. 역시나 영화보다는 호평이 많이 나온 원작인지라 기대하며 책에 몰입해 세 권을 단박에 읽었다. 역시나 원작이 더 디테일하고 제목이 주는 의미처럼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느낌이다.

즉, 세상에 맞선 두 사내의 진검 승부를 담은 그림은 비슷하나 그 진검 승부의 초점을 영화는 ’이몽학’을 중점으로 그가 세상을 향해 던진 반란의 몸부림을 그렸다면, 원작은 ’이몽학’이 아닌 ’견자’를 중심으로 그리며 ’칼의 자유’를 노래하고 있다. 우선, 줄거리는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 권이 그려낸 모습은 뼈대가 다소 다르다. 여기서는 서자출신의 댕기머리 총각 ’견자(犬子)가 주인공으로 그는 썩어빠진 사회와 신분을 차별하는 세상에 맞서 사고를 일삼는 분노에 가득찬 모습의 젊은이다. 

그러면서, 그는 맹인 검객으로 일가견을 이룬 스승 황정학 소위 ’황처사’를 만나면서 긴 여정을 떠난다. 바로 로드 무비식으로 그는 스승을 통해서 검술을 배우고 인생을 배우기 시작한다. 특히 방짜쟁이로 통하는 그릇 만나는 과정속에서 도를 배우며 인생의 깊이를 알게되지만 어려움의 연속이다. 그럴때마다 황처사는 견자에게 무언의 은유적 도를 계속 말하며 그에게 마음속 깊이를 일깨우는 도정을 펼친다. 바로 영화가 줄 수 없는 매력이자 이 책 1권이 주로 펼친 그림들이다.

이렇게 둘의 여정속에서 관군과 부딪히게 되면서 일은 꼬여만가고, 우연찮게 백지라는 기생을 만나면서 견자는 그녀에게 흔들린다. 마음속에 내재된 욕망이 꿈틀거리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런 그들을 바라보는 황처사는 그들을 갈라 놓으려 하고.. 결국, 견자는 백지를 다른곳에 떼어놓게 되는 여정속에서 스승 황정학과 헤어지게 된다. 그러면서 견자는 홀로 여정을 떠나며 어느 산채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칩거하며 굳건히 자신의 입지를 굳힌다.

바로 그 산채의 우두머리가 되고, 자신이 그간 배운 칼잡이 실력의 화룡점정을 찍는 순간이다. 이때부터 그는 더이상 예전의 개망나니 견자가 아니었다. 실력은 둘째치고 칼날의 몸부림속에 자신만의 도정속에서 자유를 찾아든 견자.. 다시 스승 황정학을 찾아나서게 되고 그 속에서 백지와는 또 다른 매력의 어느 세도가의 손녀딸을 알게된다. 그런데, 이름도 모를 그 여자는 견자에게 접근하는데 견자는 그녀를 옆에 두려 하지 않는다.

드디어 다시 찾은 스승 황정학.. 하지만 그는 이제 노쇠해 생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었다. 이제는 견자가 배운대로 그에게 침술을 놓으며 그 둘은 그들이 걸어온 여행길에서 여담을 회고한다. 하지만 견자는 이미 스승의 죽음을 예견한듯 황처사는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스승의 무덤켵에서 몇날 며칠을 지킨후 다시 산채의 그곳으로 간다. 그런데, 이때는 이미 세상에 왜구들이 이 땅을 짓밟고 있었으니.. 헤어졌던 백지도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이에 견자는 산채 무리들과 나서서 왜구들을 자신의 칼날로 추풍낙엽처럼 보내버린다. 



이 활약상을 알게된 이몽학은 견자를 만나며 세상을 뒤엎자는 모종의 거래를 하지만.. 견자는 이를 거부하고 둘은 시대의 최고의 진검 승부를 갖는다. 하지만 용화상박의 승부는 쉽게 나지 않는 법.. 결국, 이몽학은 견자가 자신의 적도 아니요, 동료도 아니라는 말을 뒤로한채 쓸쓸히 물러난다. 그리고, 견자는 이름도 모른채 계속 자신을 따르던 그 여자와 다시 여정을 떠나는데.. 마지막에 여자는 견자가 지내온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다 말한다. 제목은 바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말이다.

이렇게 본 작품은 영화와는 다르게 ’견자’가 주인공이다. 이몽학은 첫 1권에서 조금 2권은 아예 안 나오고, 3권 마지막에 견자와 겨룰때 나온다. 즉, 영화가 이몽학에 초점을 둔 반란을 그리며 당시 정여립의 역모사건 이후 임진왜란이 일어나 왜구의 침략앞에 속수무책이던 조정을 두고 대동계 세력을 이끈 이몽학과 그에게 아비를 잃은 견자의 복수를 스승 황정학이 도와주는 그림으로 연출됐다. 하지만 원작만화는 오롯이 견자와 그의 스승 황정학이 주인공이다.

즉, 이 둘의 로드 무비식 길떠나는 여정속에서 예기치않게 관군을 해하고 쫓기면서 기생 백지를 만났다가 견자는 스승과 헤어지고, 견자가 산채의 우두머리가 됐다가 스승을 잃고 칼잡이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왜구를 물리친후 이몽학과의 엣지있는 한판대결.. 그리고 다시 떠나는 여정으로 마무리된 세 권의 ’구버달’.. 그런데, 이렇게 줄거리식 나열이 아닌 이 속에서는 무던히도 계속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것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시대의 광기에 맞선 광대로 태어난 ’견자’.. 그 견자가 세상을 향해 외치고자 했던 칼날의 몸부림.. 그 속에서 자아를 찾고 자유를 찾으며 알게된 또다른 한계와 진정한 자유의 의미.. 그것은 바로 ’칼의 자유’라 깨닫지만 또다시 짓누르는 비뚤어진 권력과 계급에 대한 현실의 무게감까지 표출되며 어느 것 하나 쉬운게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다스리면서 자신을 제대로 찾을때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게 됨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황처사가 견자를 통해서 투영시킨 그림들이었고, 바로 ’세상을 엎어야 바뀌는가? 나를 베야 바뀌는가?’라는 큰 주제 의식속에 세상에 맞선 두 사내의 진검 승부를 ’견자’ 중심으로 그린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런 이야기의 울림은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적 연출로 조화를 이루며 그림과 글속에는 철학적 메시지를 매 순간 담아냈고, 깊은 만화 언어의 도정을 펼쳐보이며.. 시대의 어둠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고자 하는 어느 한 광대의 ’칼의 자유’를 마음껏 표출한 ’정중동의 미장센’이 아니었나 싶다. 

이래서 영화보다 뛰어난 원작 아니 걸작이라 평가받는 세 권이라 감히 말하며.. 소위 어떤 만화는 한 번읽고 그만이라지만 이 작품은 한 두번은 더 봐야 시대의 광대로 나선 ’견자’가 비로소 내안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그가 휘두른 칼날의 몸부림속에 외친 그 ’칼의 자유’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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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영화는 나온지 좀 됐지만.. 바로 영화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으로 국내에 유명한 일본 미스터리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원작소설 <호숫가 살인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물론, 히가시고 게이고 작품은 그전의 영화와 함께 교통 추리소설 <교통경찰의 밤>과 블랙 유머 시리즈 <독소소설>을 읽으며 나름 그의 팬이 됐다. 무언가 사회 풍자가 깃든 패러독스한 메시지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영화 <호숫가 살인사건>도 많이 비켜가지 않는다. 아니 제대로 사회 고발을 담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은 원작소설로 접하지 못하고 비주얼로 만나봤지만.. 충분히 그만의 매력이 풍기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제목 ’호숫가’가 주는 의미처럼 아침 물안개가 피어나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스멀스멀 전개되는 살인사건의 전모와 결말.. 사실, 내용은 간단하다. 자신의 아이를 명문 사립 중학교에 입학시키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가 된 세 그룹의 부모들.. 그 부모들과 자식들은 유명한 사립 학원 강사의 입시 과외를 받기 위해서 어느 한적한 호숫가 별장으로 찾아온다.

바로 저 사진 속 사람들이 모두 주인공이다. 그들은 호숫가 별장에서 같이 합숙하며 자신들의 아이가 사립 명문에 들어가길 기대하며 손수 수발을 든다. 그러면서 그들은 친해지고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이 사회가 요구하는 틀속에 갇혀가는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바로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는 아이들의 사립 명문학교 입성을 위한 몸부림들.. 예의 일본만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바로 우리들도 만만치 않은 그림들이다. 왜.. 우리도 깊은 산속에 사설 기숙사를 차려놓고 몸부림치지 않는가..

대신 여기서는 부모들이 직접 나서서 아이들의 의식주를 책임지며 산속에서 칩거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 중년의 남자 주인공에게는 젊은 내연녀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내연녀가 이 호숫가 별장을 찾아온다. 당황한 남자는 그녀를 멀리하려 하지만 이미 그런 분위기를 눈치챈 아내.. 급기야 남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내연녀는 살해되고 만다. 바로 그 남자의 아내에게 말이다. 하지만, 학부모 여섯은 모의하며 내연녀의 시체를 깊은 호숫가 물속으로 버리고 만다. 



이때부터 극은 긴장의 연속으로 흐른다. 내연녀가 이곳에 오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 또 아이들에게 살인의 비밀을 숨기기 위해서, 부모들은 그렇게 자신들은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헌신했다고 자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은 무언가 의심스럽기 시작한다. 내연녀가 아내의 단순 질투심으로 죽었을까.. 혹시 자신이 없는 사이 다른 사람이 죽인게 아니었을까.. 그 속에서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강사를 의심한다.

왜냐면 사진작가였던 내연녀가 갖고 있는 사진속에 그 강사가 모종의 부당교육 거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알게된 강사가 내연녀를 죽였다고 믿기에 이른다. 하지만, 강사는 이런 주장에 대해서 부인하는데.. 그렇다면, 단순히 치정에 얽힌 부인의 살인이었단 말인가.. 남자는 거듭된 고민을 하는데.. 결국, 그들은 사건의 전모를 남자에게 밝히며 그는 충격을 먹는다. 과연, 내연녀를 누가 죽였을까.. 

이렇게, 이 영화는 입시지옥에 내몰린 아이들과 그 부모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다. 그렇다보니 사회 교육적 문제에 대한 고발이 담겨져 있다. 아이들의 가치와 자유는 무시한채 획일화된 교육과 몰가치 또 그것을 부추기고 자신들도 그렇게 적응하며 살아온 부모들.. 바로 그 부모들의 추악한 진실이 이 영화의 모토이자 플롯이자 살인사건의 범인이다. 그것은 어찌보면 인간에 내재된 자기 편의적 헛된 욕망의 분출이기도 한 셈이다. 

즉, 사회가 만들어낸 경쟁적 입시지옥이 부른 포괄적 살인교사로 귀결되는 이 영화의 주제는 바로 게이고만의 사회 풍자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비주얼적 연출은 ’호숫가’가 주는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속에서 적절한 음향효과와 살떨리는 시체 유기의 리얼한 현장으로 이목을 끌고 또한 아이들의 무미건조한 표정들까지.. 충분히 스릴러적 요소를 담고 있는 공포영화 <호숫가 살인사건>..

정말 범인은 누구였을까.. 아니 여기 나온 모든 이들이 범인일지도 모른다. 살인을 방조하고 포괄적으로 교사했다면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실제 범인은 한 명으로 지목하고 마는데.. 바로 시체 유기현장에 남은 증거물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임팩트있는 스릴러는 아니었지만, 간만에 일본식의 잔잔하게 조여드는 맛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물론, 마지막 반전식 결말은 항상 보너스.. 그런데, 이 원작소설은 어땠을까.. 영화가 못 보여준 나름의 디테일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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