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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으로 시작하는 스무 살
차병직 지음 / 홍익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부모님들이 자식에게 원하는 최고의 직업 중 하나인 변호사... 변호사가 들려주는 책이야기는 어떨지... 프롤로그에 쓰여 있던 글처럼 중학교 2학년 학생 재은이의 질문으로 가졌던 의문점을 저자 차병직 변호사는 흘려 보내지 않고 질문지를 프린터해서 주머니에 2년씩이나 넣고 다녔다. 재은이가 질문했던 대답을 저자는 책에서 찾는다. 살면서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해서 얻어지는 삶에 대한 지식이나 융통성, 가치관 등을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데 이렇듯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세상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 책을 읽는 것이다.
갈수록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일년내내 책 한권 읽지 않고 세월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사회와 첫 만남을 가지는 스무살의 젊은이들마저도 대학교에 진학해도 좋은 직장에 취직할 정보를 얻기 위한 책은 읽지만 마음의 양식을 쌓고 자신을 성숙시켜줄 다양한 종류의 책과의 교류는 생각처럼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책속에 소개된 책들 중 읽은 책보다 안 읽은 책이 더 많았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사람들 중에서도 책을 가려서 읽는 사람들이 많다. 나역시도 꽤 많은 종류의 자기계발서를 읽고서는 이제는 자기계발서는 거의 다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일부러 자기계발서를 찾아서 읽지는 않는다. 여성이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설류나 여행책, 인문학 서적들을 좋아하고 즐겨 읽지만 조금 딱딱한 철학서나 난해한 책들은 일년에 열 권 정도 읽기도 힘든 경우가 많다. 그만큼 책에 대한 편식이 심한 편이였는데 저자의 책에 대한 깊이 생각을 만나 고전, 동식물, 역사, 사회, 종교, 경제학 등 다양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왜 책을 읽어야만 하는지 책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IQ84'는 안 읽은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저자가 'IQ84'를 읽기로 작정하면서 먼저 떠올린게 조지 오웰의 '1984'이고 영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을 넘어 '슬라이딩 도어스'를 떠올린다. 이처럼 저자는 제목 하나를 놓고서 다양한 시선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한편 그것을 좀 더 쉽게 느끼고 받아들이도록 다른 책이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권의 책 이야기를 마무리 지우면서 자연스럽게 연관성 있는 다음에 소개할 책을 알려주고 있고 제목에 해당하는 뒷부분에 '함께 읽을만한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또한 안 읽은 책들이 많이 눈에 띄어 관심을 가지고 어떤 책을 읽는게 좋은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인 먹는 것.. 생존을 위해 먹는 것 말고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들이 즐기는 놀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경제학이 역사를 다루고 있는 무엇으로 사느냐고 묻는 사람들에 나온 '세속의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경제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더 경제학을 재밌고 즐기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에게 아직까지도 독서량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는 독서의 깊이를 새삼 느끼게 한 책 '한 권의 책으로 시작하는 스무살' 앞으로는 굳어 있는 책 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류의 책을 통해 만나고 배워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