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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로 가다 1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유럽 여행을 꿈꾸는 사람중에 7-80% 이상이 가보고 싶은 도시가 파리라고 생각한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평해도 과하지 않은 곳으로 나역시 파리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항상 가지고 있지만 금전적, 시간적 여유를 고려하면 쉽게 여행길에 오를수가 없는 것이 늘 아쉽다.
아사다 지로의 '파리로 가다' 책의 표지에서 나온 것처럼 유쾌하고 경쾌하며 코믹스러우면서도 인간미가 흐르는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책이다. 이 소설이 나온지가 꽤 오래되었는데 여태 발견하지 못했다가 우연히 도서관에 가서 일본소설 책을 둘러보다 발견한 책이다.
간단히 내용을 요약하자면 여행사에서 이런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를 위험에서 구해줄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프랑스 파리로 9박10일의 여행기간 동안 유명한 호텔 '왕비관'에 머무르는 투어를 기획한 것이다. 백사십구만팔천 엔이라 어마어마한 가격에 여행을 신청한 팀과 단지 십구만팔천 엔으로 여행을 신청한 두 팀을 교대로 가상의 최고급 호텔 '왕비관'에 투숙한다는 이중 투어를 기획한다는 것부터 재밌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149만 8천엔의 돈을 내고 여행에 참가한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와 편집자, 10년 동안 회사 상사와 불륜 관계를 맺어오다 상사의 승진문제로 인해 헤어지고 회사까지 그만두며 퇴직금으로 여행에 참가한 38살의 여자,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늘어만 가는 빚 때문에 결국 타국에서 동반 자살을 시도하려는 중년의 부부, 다른 사람들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을때 운이 터져 돈을 무진장 벌어들인 남자와 그를 따르는 여자다. 19만 8천엔으로 여행길에 오른 전직 형사이며 오래도록 좋아하던 여자에게 퇴자 맞고 여행길에 오른 남자 곤도, 트랜스젠더로 떠나간 프랑스 애인을 찾기 위해 여행길에 오른 크레용, 베스트셀러 작가를 따라 온 다른 출판사 직원 두명과 다른 사람의 신용카드를 이용해서 사기를 치려는 남녀와 애정이 돈독한 노부부... 이들을 이끌고 여행길에 오른 여행사 직원인 이혼한 아내와 남편... 어느 누구하나 사연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 강한 캐릭터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가격이 저렴한 여행팀을 맡고 있는 여행사 직원인 남자는 결국 팀 사람들에게 이중 투어의 진실을 밝히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한쪽은 알고 있는 비밀이 다른 쪽이 모르도록 막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비롯해서 스토리 자체가 재밌다. 여기에 소설가에 의해 쓰여진 '태양왕 루이'에 대한 이야기 역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어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이중투어에 대한 비밀이 어떤 식으로 밝혀질지, 출판사 직원들끼리의 재회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노총각 전직 경찰이 보지도 못한 여자에게 빠져든 이야기는 어떻게 풀려갈지... 하나같이 전부 다 궁금하다. 지루하다는 느낌없이 유쾌하면서 재밌다. 이런저런 생각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빨리 다음편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