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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간다. 허나 행복이란 것을 느낄 사이도 없이 바쁘게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진짜 행복한 시간은 지나고 나서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살다보면 인생에서 가장 아프고 힘든 시기와 한번쯤 맞닥드리게 된다. 그럴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원한 아군인 가족에게서 위로와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허나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의 주인공 테쓰지는 은행원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능력 있는 아내와 딸에게서 위로 받지 못하고 더욱 더 마음만 황폐해지고 치유하기 힘든 지정에까지 내몰리게 되는 인물이다.
자신이 원하던 꿈과는 상관없이 어머니의 뜻에 따라 직업을 선택한 남자 테쓰지.. 그는 아내에게 일어난 변화를 알게 되고 마음의 상처로 인해 더 이상 자신을 지탱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자 돌아가신 어머님의 집으로 휴식 겸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첫인상부터 남다른 여인을 히치하이킹으로 태우게 된다. 그녀의 남다른 이력을 듣고서 호기심보다는 오해를 하게 되지만 천성적으로 사람을 허불없이 대하는 그녀... 키미코와의 만남은 테쓰지를 서서히 변화시킨다.
누구 못지 않은 상처를 간직한 여인 키미코는 테쓰지가 앓고 있는 마음의 감기를 그냥 모른체 외면할 수가 없다. 그의 집 정원을 돌보아 주는 일을 하는 대신에 그녀는 사랑한 아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아들이 사랑한 클래식 음악을 배우고 싶어한다.
세상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분명 테쓰지와 키미코는 신분의 벽이 높다. 한 사람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중졸에 이발사로 떠돌이 생활을 한다고 표현해도 좋은 여인이다. 허나 배움이 많고 적고 사회적 지위가 높고 낮음을 떠나 테쓰지와 키미코는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공유하면서 서서히 서로의 마음에 녹아들고 치유해 간다.
평온한 일상의 행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키미코는 테쓰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우린 어느새 TV이 속 막장드라마에 너무나 익숙해져 순수하게 사람들을 보기 보다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더 많다. 나역시도 그들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내 앞에 테쓰지와 키미코가 있다면 그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싶은 마음에 살짝 반성도 하게 된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사회적 지위를 위해 다시 예전의 생활로 테쓰지는 돌아가서 행복할 수 있을지... 테쓰지의 용기있는 행동이 분명 감사하고 좋으면서도 테쓰지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키미코는....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라 트라비아타... 춘희... 키미코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해 가는 과정을 통해 아들을 이해하고 음악을 사랑하게 되고 한 남자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를 심어주는 마음이 전해지는 이야기다.
난 공연을 좋아하는 편이라 시간이 되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오페라 역시 한번씩 보려고하지만 좋아한다고해서 즐길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 항상 아쉽고 안타깝고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하루 아침에 제대로 감상할 정도의 수준에 오를 수 없기에 항상 수박 겉핥기 식으로 끝나게 된다.
사실 저자 이부키 유키의 작품은 처음이다.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를 통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는데 책을 읽으며 주인공 남녀의 치유의 과정이 잔잔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져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