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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2 : 진중권 + 정재승 - 은밀한 욕망을 엿보는 ㅣ 크로스 2
진중권.정재승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평점 :
동양대학교 교수이며 비평가로 사회전반에 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진중권씨와 카이스트에서 뇌공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정재승씨가 다시한번 만나 은밀한 욕망을 엿보는 '크로스 season 2'를 내놓았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열광하고 매달려 있는 여러가지 현상들에 대해 숨은 욕망을 서슴없이 들어내 놓고 이야기 하고 있어 속 시원하며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이 있지만 한편으로 두사람이 말한 것처럼 정말 그럴까하는 생각이 드는 면도 있었다.
적어도 하루에 한번 이상 사람을 만나면 요즘처럼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은 적이 없었던거 같다. 나역시도 하루하루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으며 명퇴, 노후대책 문제 등 여러가지로 머리속이 복잡해져 이제는 '로또'만 맞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분명 확률적으로 따지면 로또에 당첨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이성으로 알고 있다. 허나 매주 5-6명의 로또 1등 당첨자가 나오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거 같고 도대체 어떤 복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로또에 당첨되는지 궁금하기까지하다. 책을 통해 중국에서도 우리의 로또와 비슷한 '포천쿠키'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로또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로또 추첨을 하기 전까지 설레이고 기대하는 심리와 행복감을 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전히 로또를 산다.
아이들에게 있어 뽀통령이라고 말할 정도로 '뽀로로'는 아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뽀로로 그림이 들어간 캐릭터 한두가지는 필수적으로 샀을 것이고 엄마, 아빠보다 뽀로로가 더 좋다는 아이들도 많다. 단순한 그림에 강한 색감을 사용하고 있는 뽀로로 캐릭터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고현정씨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녀는 분명 야리야리하고 연약한 스타일의 여배우는 아니다. 자기 말은 하고 여배우로서 여자로서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는 그녀의 모습이 개인적으로 거부감이 든다기보다 나와는 달리 시원시원한 그녀의 성격이 부럽기만하다. 자신만의 시원한 대화법으로 시청자와 만나는 '고쇼'를 통해 그동안 베일 속에 가려졌던 고현정이란 배우가 아니라 좀 더 가깝고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고현정씨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좋게 느껴졌다.
일반 사람들이 열광하는 다양한 문화 키워드에 대한 정재승씨와 진중권씨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흥미롭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세상의 변화에 대응력이 떨어지는 나에게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동안 내가 미처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아 여러가지로 즐겁게 읽었으며 딱딱하고 어렵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여전히 '나는 꼼수다'의 열렬한 팬으로서 방송을 청취하고 있는 나에게 '나꼼수'에 대한 현상을 풀어놓은 부분을 읽으며 공감도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책에는 나꼼수외에도 종말론, UFO, 육식, SNS, 4대강 사업 등 지금 현재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솔직히 진중권씨는 평소에 좋아하지 않았다. 여러군데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기보다는 왜 그런 말을 할까?하는 생각을 먼저 했던 적이 더 많았다. '크로스 season 2' 는 진중권씨의 이야기도 있지만 정재승이란 또 한명의 이야기도 있으며 이 시대에는 나꼼수와 더불어 두 사람 역시 존재해야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