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죽이기
아멜리 노통브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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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버지 죽이기'는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버지를 죽어야 한다는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의 책이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소년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서 더욱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갈망한다.  소년의 이런 모습은 어머니에 대한 애착과 아버지에게 적의를 느끼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색다른 형식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열네 살의 조 위프는 엄마 카산드라가 수시로 남자들을 바뀌어 생활하는 모습에 이골이 나 있다. 조에게 한번도 누가 아버지인지 알려주지 않으면서 남자들이 떠날 때마다 커다란 소리로 불평을 털어 놓는다. 엄마의 등골을 빼먹는 남자가 등장하고 그와 조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느낀 조의 엄마는 아들에게 집에서 나가 혼자서 살아가라고 명령한다.

 

어릴적부터 마술에 남다른 관심과 재능을 보인 조는 마술을 보여주며 생활하던 중에 한 남자가 조에게 접근한다. 그는 조의 마술 실력을 높이 평가하며 진짜 실력 있는 마술사가 누구인지 알려준다. 조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마술 실력을 갖고자 최고의 마술가인 노먼을 찾아가게 된다. 노먼은 혼자서 생활하는 조의 모습에 제자로 삼기로 하는데 같이 사는 아름다운 아가씨 크리스티나 역시 조를 마음에 들어한다.

 

이름만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노면의 마술 실력에 조는 감탄을 하면서도 그를 뛰어넘고 싶어한다. 조의 이런 마음속에는 아름다운 여인 크리스티나가 자리하고 있다. 조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고 그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대하는 노먼이지만 조의 열여덟번째 생일이 지난 날 같이 간 장소에서 마약에 취한 크리스티나와 조의 모습에 마음이 상한다.

 

카드마술로 더 큰 무대인 카지노에서 일하려는 조... 노먼은 이런 조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조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스무 살의 조가 떠나기 전에 돈을 벌어 매번 크리스티나에게 꽃을 선물하는 조에게 크리스티나 역시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고 조가 떠나는 것이 아쉽기만하다.

 

'아버지 죽이기'의 진짜 트릭은 마지막의 있다. 첫 장면에서 카드를 만지는 청년과 청년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중년의 남성...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아버지를 원했던 아들이 자신에게 다가 온 남자에게 아버지란 마음의 자리를 내준것과 아들이라 믿었던 조에게 전혀 의외의 답을 듣게 되는 노먼이 선택 받지 못한 집착으로 인해 커다란 상처를 가지게 되는 이야기는 사춘기 소년 조의 시선과 심리를 감각적인 문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짧은 내용이지만 책을 놓을때까지 흥미진진하고 안심할 수 없는 반전이 숨어 있어 재밌게 읽었다. 혈육으로 맺어지지 않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이란 관계에 대한 집착이 불러 온 안타까운 결말은 책을 놓고나서도 자꾸 잔상이 남게 된다. 가족이 무엇인지, 가족간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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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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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건강하게 자신의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 있어줄거라 믿었던 엄마의 죽음으로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린 26살의 여성이 인생 밑바닥에서 벗어나고자 남자들도 힘들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4285km에 달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타인의 도움없이 자기 혼자서 걸어보겠다는 결심하에 길을 떠난 그녀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주인공 셰릴 스트레이드는 암으로 진단 받고 1년이란 시간적 여유가 있을 줄 알았던 엄마가 두 달도 되지 않는 49일 만에 세상을 떠나자 심한 절망감에 빠져든다. 남동생을 데리러 간 사이에 죽음을 맞이한 엄마의 모습에 망연자실한 셰릴... 그녀는 자신에게 있어 엄마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한번 느끼며 깊은 절망감에 빠져든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5년이란 시간동안 셰릴 망가질대로 망가진다. 남편 폴에게 엄마의 죽은 3년 뒤에 자신이 그동안 저질렀던 실수를 털어 놓으며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지만 여전히 셰릴에게 있어 폴은 사랑하는 사람이다.

 

4,285km란 거리 얼마나 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일명 PCT를 걸으며 셰릴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엄마와의 관계, 남편 폴과의 실패한 결혼생활을 회상한다. 난생 처음 싸 본 배낭의 준비물로 인해 장정들도 감당하기 힘든 무게를 등에 짐어지고 작은 등산화로 인해서 발에 심한 부담감과 발톱이 빠지는 고통, 멍이 들어 여기저기 성한 곳이 하나도 없는 상태지만 셰릴은 결코 PCT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셰릴은 PCT를 걸으며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과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였음을 셰릴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녀는 PCT 길을 걸으며 자신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남자와 마약은 물론이고 셰릴에게 야영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고 말하는 엄마의 새로운 남편인 8살 연하의 에디에게 모든 것을 배웠다. 그가 엄마가 죽고 다른 여성과 결혼한 후 그녀의 아이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셰릴과 그녀의 동생들은과 멀어진 인연을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다.

 

젊은 여자 혼자 그것도 남자도 쉽게 혼자서 떠나지 않는 위험스런 길에서 그녀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에게 도움도 받고 도움도 주기도 한다. 개중에는 짧은 로맨스도 피어나는 경험을 하지만 끝까지 자신 혼자서 퍼시픽 크레이트 트레일을 마치려고 노력한다.

 

삶의 지혜를 얻으려면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단체관광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배낭여행은 준비 단계부터 만만치 않다. 완벽한 준비가 이루어져도 여행지를 다니다보면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주인공 셰릴이 걸은 PCT는 사막, 황무지, 인디안 부족의 땅으로 되어 있는 곳으로 곰의 출현, 위험한 방울뱀과의 만남, 사슴 같은 야생동물로 인해 생명의 위험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셰릴 역시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호루라기와 용기있는 행동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와일드' 이 책에 대한 수식어가 이렇게 많은줄 책을 읽고나서 알았다. 2012년 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이란 타이틀이 특히 눈에 띄였는데 자신에게 닥친 온갖 시련을 이겨낸 인간승리의 다큐멘타리를 보는 기분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지만 셰릴을 통해 극한 상황으로 몰고간 배낭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에서 잃어버렸던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찾아나간다.

 

책을 다 읽고나니 험난해 보이지만 PCT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이 허락만 한다면 셰릴과 다른 목적이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고 좀 더 용기있는 삶을 살려는 의지를 테스트 해 볼겸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길 위에서 만난 생생한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고 책장을 덮기 전까지 나도 모르게 셰릴이 도전에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기도 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부딪힌 이야기라 더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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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보이
호머 히컴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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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꿈꾼다. 자신이 만든 로켓이 우주로 날아갈 날을.... '로켓 보이'의 저자 호머 히컴의 로켓에 대한 꿈을 담아낸 열정어린 인생이야기가 회고록이라고 느낄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전개되어 있어 마치 소설을 읽는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저자 호머 히컴의 아버지는 탄광촌 콜우드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 모두 남자라면 탄광촌에서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때 호머 히컴...서니는 선생님과 어머니의 남다른 응원하에 친구들과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로켓 만드는 일에 빠져든다.

 

탄광촌 콜우드의 감독관으로 일하는 아버지는 호머 히컴이 자신의 뒤를 이어 함께 탄광촌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 서니의 형은 콜우드 사람들이 열광하는 미식축구 선수로서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으로 대학교에서도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노력하는 뛰어난 기량의 선수다. 허나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형을 비롯한 미식축구 선수 모두에게 1년간의 출전정지 명령이 떨어지자 아버지를 비롯해서 마을 전체가 술렁이게 된다.

 

서니와 친구들은 로켓 오크 1호를 시작으로 로켓이 발사할 때마다 발생하는 문제점을 비코프스키 아저씨의 도움으로 보완해 나가며 로켓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간다. 서니의 열렬한 후원자인 엄마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히컴이 로켓을 만드는데 여러가지 도움을 아끼지 않으며 히컴에게 로켓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한 라일리 선생님과 나중에 남다른 사이로 발전하는 제이크 아저씨나 오래도록 우정을 유지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서니가 로켓을 발사하는 일에 도움을 주었던 탄광촌에 일어난 사고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비코프스키씨를 비롯해서 콜우드 사람들은 암암리에 서니와 그의 친구들이 로켓을 만드는 일에 크고작은 도움을 준다.

 

초창기 멤버외에 쿠엔틴이 합류하면서도 BCMA 소년들은 더욱 활발히 로켓 만들기에 매달린다. 서니는 누구보다 아버지의 응원을 받고 싶어하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그들이 완성한 로켓 오크 4호가 콜우드 탄광촌 사무실로 직행하며 서니의 아버지가 그동안 몰랐던 로켓을 만들때 쓰는 재료들에 대해 알게 되면서 오히려 아들 보고 도둑놈이란 이야기까지하며 서니를 몰아붙인다.

 

사무실 사고 이후 아버지에게 로켓을 만들지 말라는 경고까지 받는 서니 일행이지만 비코프스키 아저씨의 남다른 응원과 도움하에 그들은 로켓을 발사할때 몸을 피할 수 있는 건물 케이프 콜우드까지 얻게 된다. 서니 일행이 로켓 오크를 만들고 발사하는 과정에서 크고작은 사건들이 발생하기도하며 산을 불태웠다는 이유로 경찰들의 방문까지 받게 되는 일도 생겨난다. 허나 이 일은 인근 공군비행장에서 발사한 조명탄이 원인이 된 것으로 판명나고 나중에 탄광촌 사고로 부상을 입은 아버지와 죽은 비코프스키로 인해 한때 커다란 실의에 빠진 서니에게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라일리 선생님의 진심어린 충고는 히컴을 다시 로켓 만드는 일에 매진하게 만들기도 한다. 여기에 한창 이성에 관심이 많은 나이인데다 아리따운 소녀 도로시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서니... 허나 첫 눈에 반한 소녀 도로시는 서니의 형이나 다른 형과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에 히컴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BCMA와 학교를 대표해서 과학경진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서니는 자신의 우상에게까지 칭찬을 듣게 된다. 이후 서니와 BCMA 회원들이 각자 원하는 대학으로 진학을 하며 꿈을 찾아가는데....

 

서니 일행이 자신들의 꿈을 담아 로켓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부모님을 비롯한 학교 생활이나 사회를 덤덤하지만 세밀하고 자세히 기술하고 있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요즘 우리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설령 자신의 꿈을 알아도 공부에 쫓겨 제대로 펼쳐보기도 힘들다.

 

서니는 오크 31호 발사를 통해서 아버지에게 그의 꿈을 인정받는 대목에 뭉클한 감동을 느끼도 했다. 아버지에게 형처럼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하는 서니의 모습을 몰라봐 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나중에 결국 서니를 인정하고 서니가 꿈을 잊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말없이 응원해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어진 환경과 상관없이 남과 다른 꿈을 꾼 소년의 성장이야기는 읽는 독자로하여금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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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시크릿 - 전세계 와인업계 거장들이 들려주는 와인의 비밀
마니 올드 지음, 정현선 옮김, 김주완 감수 / 니케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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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위에서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나역시도 가끔씩 주류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가면 와인 판매대에서 이런저런 와인을 구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끔씩 시음회도 겸할 때는 마셔보고 괜찮으면 단번에 사기도 한다. 허나 와인의 깊은 맛이나 향미를 알고 와인을 즐기는 것이아니라 와인 한두잔씩 매일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말에 드라이한 와인보다 스위트한 와인을 선택해서 가끔씩 마시고 있다. 내가 제대로 와인을 즐기고 있는건지 알수도 없고 와인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고 있지도 못하다. 와인에 대한 궁금증은 많고 와인을 즐기는 법을 모르고 있었는데 '와인 시크릿' 책을 통해 와인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거라 생각했다.

 

'와인 시크릿' 이 책에 참여한 사람이 무려 40명.. 하나같이 다 와인과 관련해서 전문가라는 이름을 듣고 있는 분들이고 와인과 함께 평생을 해 온 분들이 나처럼 와인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부담감 없이 와인을 즐길 수 있게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꼼꼼히 알려주고 있다.

 

포도가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와인의 특징, 와인을 구매하는 방법, 와인과 함께 먹으면 좋을 음식, 다양한 장소에서 와인을 즐기는 방법까지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얼마전에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들은적이 있다. 그때 강사분이 와인에서 따온 말로 좋은 커피 열매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테루아의 영향이 크다고 했는데 커피에서처럼 와인에서도 테루아... 지형적인 특수성과 밭의 상태를 가르쳐 테루아라고 하는데 와인도 어느 밭에서 생산된 포도로 와인을 만드냐에 따라 와인 맛이 다르다고 한다.

 

와인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은 스위트한 와인보다 드라이한 와인을 선호한다. 자꾸 마실수록 드라이한 와인의 참맛을 알게 된다고하는데 지나치다 싶을 만큼 신맛이 강하게 나는 드라이한 와인은 조금 짠 음식과 곁들여질때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라 다소 교과서와 같은 느낌이 풍기기도하지만 초보자들이 와인을 배우는데는 오히려 더 전문가적인 느낌이 풍겨 좋다고 느껴졌다. 와인 전문가들이 와인을 즐길때 초보자보다 소몰리에한테 더 많이 묻는다고하며 와인에 대해 묻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 없으며 와인 판매점을 활용해서 와인에 대해 묻으며 배우라고 권한다.

 

와인은 오래될수록 좋은 와인인줄 알았다. 오히려 10년 이상 숙성된 와인은 코르크 마개를 개봉하는 즉시 다 마셔야하며 개봉과 동시에 빠르게 향과 맛을 잃기 때문이라고 한다. 와인을 오래 보관하려면 수직으로 세워서 얼리는게 가장 좋다고 강조하며 화이트 와인보다는 레드 와인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한번씩 친구들과 부페나 근사한 식당에 가면 와인 한잔씩 마신다. 모르고 마실때와는 달리 와인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와인을 마시는 느낌부터 확실히 다를거라 생각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와인 한잔씩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가끔씩 만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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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하일지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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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만 봤을때는 추리소설인줄 알았다. 양복 바지에 반질반질 윤이 나는 구두가 앞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책 '손님' 이 책의 저자 하일지씨는 '경마장 가는 길'로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사실 내가 경마장 가는 길을 읽어보지 못해 하일지라는 작가에 대해서 잘 모른다. '손님'을 읽다보면 모호하고 독특한 느낌을 받았으며 책을 읽고난 후 오래도록 씁쓸한 기분에 휩싸였다.
 
해질 녘 한적한 시골 '하원'이란 마을에 중절모를 쓴 신사 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를 제일 먼저 본 사람은 폐결핵을 앓아 앙상하게 여윈 모습에 허도라는 남자다. 허도는 얼마전에 목사가 사라져 없는 교회를 찾아 온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중절모의 남자는 춤선생... 허도의 누이 허순을 찾아온 사람으로 우리말을 잘 못하는 외국인이라 밝혔다.
 
허도의 누이 허순은 인문계 학교에서 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그녀가 제대로 배운적이 없는 춤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이 영 이상하고 아리송한 허도지만 누이가 가르친 학생이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학교내에서 전폭적인 후원하에 허순의 무용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중절모의 외국인 슈... 그는 허순이 학생들을 데리고 서울에 올라갔을때 알게 된 인연으로 허순을 찾아 온 것이다. 허순이 아들 두명과 택시 운전을 하는 남자 석태와 동거를 하는 집으로 인도한 허도... 허도와 슈의 방문이 반갑지 않은 그녀의 아들들과는 달리 허순과 석태는 슈를 반갑게 맞이 한다. 허순은 외국인인 슈와의 대화를 위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다 불러 모으는데....
 
처음에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몇 장을 넘기면서 이 사람은 왜 하원이란 마을에 내려와 허순과 학생들을 만나는 목적이 뭘까? 궁금증이 생겼다. 허순, 석태, 그녀의 두 아들은 물론이고 고등학교 여학생이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의외성을 가지고 있는 무용을 배우는 허순의 제자들...
 
허순과 석태는 슈의 등장을 너무나 반겼던 이유는 그가 부자이기 때문이다. 선의를 가지고 내려 온 슈에게 석태와 허순의 너무나 당연히 금전적인 부담감을 주고 뻔뻔스런 요구까지 한다. 거기에 아직은 때가 덜 묻어야 할 여학생들 역시 아버지뻘 되는 돈 많은 슈에게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모습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누나와 그녀가 동거하는 남자 석태, 여기에 슈의 지갑을 넘보던 조카와 여학생들의 모습과 상반되는 인물인 허도는 이들의 모습에 부끄러워 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슈가 허도에게 커다란 돈을 준 것을 알고 자기도 먹고 살기 힘들다며 돈을 요구하는 허순의 모습에 마냥 미소만 짓는 슈... 슈가 허순을 보며 던진 한마디는 슈의 존재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결정적 힌트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솔직히 좋지 않다. 사람이 이럴수도 있구나 싶은게 영 찝찝하다. 인간 본성이 가지고 있는 가장 추악한 면까지 다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에 공감하기보다는 어쩜 저럴까하는 오히려 안쓰런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블랙코미디가 가지고 있는 유머와 위트를 느끼기보다 우리네 삶의 단면이 드러나는 이야기로 인해 씁쓸한 기분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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