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객 미식쇼
김용철 글 사진 / MBC C&I(MBC프로덕션)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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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맛있는 음식점에 대한 정보들을 수시로 검색해보며 어디에 무슨 음식이 맛있는지 관심있게 살펴보고 누구랑 만나면 어느 집에 가서 어떤 음식을 먹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 중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만큼 맛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 맛객 미식쇼' 제목부터 나의 관심이 쏠렸으며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지 기대와 함께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 김용철씨는 책의 처음에 이렇게 말한다. 미식이란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에 달렸다고... 재료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서 음식을 제대로 먹으면 그 맛이 두배 아니 세 네배는 더 맛있을거라 한다. 요즘처럼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맛집에 대한 정보들의 대부분은 어떻게 먹느냐의 문제라고 보다 어디서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진짜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 자체부터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어떻게 먹는지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재 계절인 가을부터 맛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부를 만큼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절이다. 그만큼 먹거리 역시 풍성한 이때 '풍요로운 가을 미식 향연'이란 제목하에 우리들을 제철의 싱싱한 재료의 맛으로만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야기에 저절로 입 안에 침이 고여 혼났다. 가을 음식에 대한 이야기 중 특히 나의 마음을 사로 잡은 맛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고등어초절임회'다. 저자는 3시간이 넘는 시간을 들여 정성이 가득 담긴 고등어초절임회를 맛객쇼에 선보였다고하는데 왜 진짜 저자의 맛객쇼를 몰랐을까 싶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얼마전에 내 생일이 지났다. 그 때 친한 친구들 4명이서 만났는데 일본에서 오래 살다 온 친구가 조금 비싸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자며 신논현역에 위치한 일식요리 전문 음식점으로 우리를 불렀다. 그 때 처음으로 고등어초절임회를 먹어 보았다. 친구는 한국에 들어 온 지 2년이나 되었지만 항상 이 음식이 가장 먹고 싶었다고 한다.

 

운이 좋아 소나무 사이에 숨어 있는 버섯을 발견 했을 때나 제철에 나는 싱싱한 재료를 미리 부탁해 두었다가 받는 저자의 노력을 보면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이란걸 저절로 느끼게 된다. 굴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일본에서 알게 된 저자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배고픔에 굴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아마 짜증이 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먹거리 재료를 찾아 자신의 발품을 팔아 재료를 공수하는 모습에 다시한번 놀라게 되고 이런 저자의 노력을 담은 맛있는 음식을 대접 받는 맛객쇼에 초대되어 온 손님들은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으며 그의 요리를 먹어보기 위해 기다리는 대기자의 인원수에 놀라기도 했다. 저자가 들려주는 제철에 나는 신선하고 싱싱한 재료들과 자연 그대로 재료의 맛을 살린 음식에 대한 이야기에 푹 빠져 앞으로는 간편하고 값싼 음식을 선호하기 보다는 조금은 돈이 들더라도 가족의 건강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습에 행복감을 생각해서 제철에 나는 유기농 재료들을 이용해서 천연의 양념을 가미한 요리를 자주 해 먹을 생각이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커다란 즐거움 중의 하나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행복이라 생각한다. 짜증나거나 화날때도 음식을 찾게 되지만 이럴때는 음식을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서 속에 내재되어 있는 나의 화를 없애거나 삭이는 역활을 주로 한다. 허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행복은 정말 커다란 기쁨으로 다가오고 이런 행복을 자주 만들려고 노력하면서도 사는 것에 치우쳐 대충 한 끼 때우자는 식으로 음식을 먹을 때가 많다. 요즘은 사시사철 먹거리가 풍부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것은 값싼 중국산이 대부분이고 나역시도 별다른 생각없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행동들에 대한 반성도 해보았으며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방문해서 재료와 음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얻어 내가 하는 요리에 활용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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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2 밀리언셀러 클럽 129
데이비드 웡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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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들도 다양한 계층에게 사랑을 받는 이야기가 많다. 대표적인 영화로 '맨 인 블랙'을 꼽을 수 있는데 난 이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어디서 웃어야 할지 웃음의 코드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솔직히 갈팡질팡 헤매면서 보았는데 같이 영화를 본 아들은 시종일관 얼굴에 함박 가득 웃음을 머금고 영화를 즐기면서 보길래 내가 쉰세대라서 그런건지 아들이 신세대라서 저런 이야기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있는건지 의문스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솔직히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2권 역시 1권과 같은 형태로 진행 된다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 살짝 있었다. SF가 가미된 B급 호러, 공포 소설이라고 해도 뒤죽박죽 헷갈리는 이야기들로 인해서 정리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다행히 2권을 읽으면서 차츰차츰 내용이 정리가 되면서 주인공 데이비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확실히 이해 할 수 있다.

 

 2권의 시작 역시 존이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걸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존은 데이비드에게 빅 짐의 여동생 에이미가 실종 됐다며 그녀가 사라진 자리에 지방이 가득 든 봉지 하나가 덩그러니 있다고 한다. 왜 에이미가 사라졌을까? 혹시 에이미를 그림자 인간들이 데려간 것은 아닐까? 데이비드는 존의 말을 무시하고 싶지만 자신과 같은 학교에 다녔던 그녀를 떠올리며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빅 짐의 부탁도 있고해서 데이비드는 에이미의 집에 간다. 그 곳에서 그녀를 발견 한 데이비드는 그녀의 손을 잡지만 자신의 손에 그녀의 감촉이 없다. 오히려 데이비드를 보고 에이미를 두려움을 느끼는데.. 에이미의 잃어버린 왼손에 대한 이야기나 데이비드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패거리에게 심한 고통을 당하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당하고만 있지 않는 데이비드는 반격을 하는데...

 

왜 데이비드가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매일 뉴스를 통해서 보도되고 있는 왕따, 가혹행위, 자살로 이어지는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라 안타까운 마음도 살짝 들었으며 이 와중에도 그들을 쫓는 그림자 인간, 외계 생물체 같은 것들에 대한 위험을 느끼며 수시로 총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에이미를 통해서 데이비드를 취재하러 왔던 사람 역시 이미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이고 데이비드 또한 죽어 있는 자신을 보는 장면이나 에이미의 몸에서 분출해 내는 벌레들은 결국 또 다른 에이미라는...

 

스토리를 이해하게는 되었지만 어느 부분에서 웃음을 찾아야 할지 솔직히 가늠이 안 되었다. 얼마전에 미국식 유머를 재밌게 보았던 '19급 테드' 때와 달리 존과 데이비드가 쏟아내는 유머는 종잡을 수 없고 유머가 맞는지 자꾸만 되짚어 보게 된다.

 

책의 끝부분에 저자 데이비드 윙은 자신의 B급 소설이 이렇게 까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어낼지 몰랐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연재하기 시작해서 그의 글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늘고 출판까지 하며 5,000부나 팔려 나갔으며 급기하는 감독겸 제작자에게 메일까지 받게 된다. 허나 사기성 메일이라고 단정지어 무시 했었는데 결국 진짜란 걸 알게되고 곧 있으면 영화로 만날 수 있다고하니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이 '맨 인 블랙'처럼 커다란 흥행을 이끌어낼지 궁금한 마음까지 들었다.

 

간장소스를 통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기 시작 했다는 발상부터 어처구니 한편 신선하게 느껴졌고 스토리 역시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처럼 빙글빙글 정신없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소설이 주는 황당하고 엉뚱한 유머를 즐기며 읽으면 나을거 같다. 저자는 존과 데이비드 콤비의 이야기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하니 그의 다음 작품에서도 두 사람을 만날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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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잔해를 줍다
제스민 워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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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많은 수식어가 붙은 책 '바람의 잔해를 줍다' 전미 도서상 수상에 2011년 미국 최고의 소설부문 1위에 선정 되었으며 무엇보다 한창 대선 경쟁에 바쁜 와중에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읽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세간의 화제를 불러 일으킨 소설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읽기 시작했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십이일 동안 일어난 일 들을 열 다섯 어린 소녀 에쉬의 이야기를 통해서 안타까운 흑인 가정의 현실을 들여다 보게 한다. 에쉬가 거주하는 미시시피 연안의 가난한 마을 부아 소바주... 이 곳에서 에쉬는 아빠와 랜들, 스키타 오빠들과 남동생 주니어와 함께 살아간다. 가족들 모두 가난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에쉬의 바로 위 오빠 스키타는 유달리 강아지 차이나에게 목을 매고 있다.

 

에쉬는 오빠들 틈바구니에서 자연스럽게 오빠 친구들과 어울리며 성에 대해서도 일찍부터 눈이 떠 있다. 에쉬가 여러 남자들과 어울렸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매니 오빠와 관계를 가지고 나서는 모든 남자들과의 관계를 멀리한다. 이런 에쉬의 몸에 새생명이 싹트고 있어 에쉬는 당연히 아이 아빠를 매니 오빠라고 단정하고 있지만 정작 매니는 에쉬가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에 불쾌감을 들어낸다.

 

해마다 불어 닥치는 허리케인을 위해 집을 수리하던 와중에 그만 아버지가 손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고 만다. 바로 곁에서 아버지의 사고를 목격한 남동생 주니어는 엄마를 생각하며 자신이 하나쯤 엄마의 유품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그만 아버지의 잘려 나간 손가락에 있던 반지를 차지하는데...

 

스토리는 에쉬의 일상적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죽은 엄마에 대한 회상이 자주 나오는 편이다. 아내를 잃고 술에 빠져 힘들어 하는 아버지나 집 안에 강아지를 수시로 들이는 스키타 오빠, 농구에 매달리는 랜들 오빠, 여기에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관심을 받기 원하는 막내 주니어까지... 에쉬 역시 아직은 어린 소녀지만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숨기며 모든 것이 잘 해결 될거란 막연히 희망을 가지고 있다.

 

방송을 통해 허리케인의 등장을 알려주지만 에쉬네 가족은 모두 집 안에 숨어 허리케인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허나 생각보다 큰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에쉬 가족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겨주게 된다. 카트리나가 스키타 오빠의 강아지 차이나를 데려가고 에쉬의 임신은 가족들 모두에게 알려지게 된다. 그나마 이 책에서 가장 따뜻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에쉬의 임신 소식에 자신은 해줄게 없다며 부정하는 매니 오빠와 달리 에쉬의 뱃 속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며 손을 내밀어 주는 빅 헨리 오빠의 모습이였다.

 

엄마의 부재와 가난한 흑인 가정의 현실은 생각보다 가혹하다. 좀 떨어진 부자마을에 살고 있는 백인의 집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여전히 어려운 흑인들의 삶의 모습과 비교가 된다. 모든 것을 휩쓸고 간 허리케인이지만 그래도 살아 있다는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느끼게 된다.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에쉬의 처지가 이해되고 그녀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덤덤하고 잔잔하게 끌고 가는 스토리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가끔은 삶이 지겨울 때가 있는데 이런 책을 읽다보면 내 삶의 소중함과 희망을 다시한번 발견하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느끼게 된다. 에쉬네 가족은 가난한 흑인 가정이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어느 가정과 다를바 없으며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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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나의 주인님 - 총천연색 이야기의 아릿한 맛
전아리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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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가학적인 폭력성과 선과 악의 모호한 양면성에 대한 신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주인님, 나의 주인님' 저자 전아리씨를 알게 된 것은 영화와 연극으로 나와 유명한 '김종욱 찾기'지만 영화만 보고 책을 안 읽은 탓에 실질적으로 저자의 책을 처음 접한 작품은 '앤'을 통해서다. 그 때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앤보다 한층 더 음침하고 어두우며 누와르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주인님, 나의 주인님'은 읽는내내 불편하고 왠지 나의 숨겨둔 비밀을 들킨 것 같은 씁쓸한 느낌을 받았다. 

 

8편의 단편들은 다 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불편하지 않은 작품이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나의 신경을 건드리며 불편하게 느껴졌던 작품은 '오늘의 반성문'이다. 폭력성이 남무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나중에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게 된다는데... 주인공인 정필은 5살이란 어린 나이에 야쿠르트를 거꾸로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버지에게 따귀를 맞는다. 이 후로 아버지는 시시때때로 별다른 이유없이 정필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이런 동생을 감싸기 보다 아버지가 왜 정필을 때리는지 알게 되었다는 누나의 말이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정필은 집에서 뿐만아니라 학교 생활에서도 무방비 상태로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다. 단지 매를 부르는 얼굴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어 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는 우리가 말하는 소위 좋은 집안에 공부도 잘 하고 잘 생기기까지 한 한마디로 말하면 엄친아다. 정필은 자신이 맞는다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한다. 정당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맞으면서 쾌락을 느끼려는 정필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런 정필을 보면서 안타까워 하기 보다는 정필을 더욱 마조히스트에 제대로 다가서라며 반성문을 쓰게 하고 응원하는 선생님의 모습 또한 이해하기 힘들었다. 결국 선생님도 집 안에서 폭력의 피해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왠지 씁쓸한 뒷 맛을 남긴다.

 

자신의 인생을 담은 소설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여자의 예상치 않은 반격이나 여자에게 기생해 살다가 여자가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가게에서 대학 동창생을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녀의 기생충 남자 친구인 재호는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가지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그녀의 직업에 대해 실망한 것인지 아님 그녀가 힘겨운 세상사에 찌들어 부폐해 버린 모습에 떠난건지.. 그마저도 아님 그녀가 매일 주절이는 나가란 소리가 듣기 싫어 너 한번 당해봐라 싶은 마음에 그녀의 전 재산을 들고 떠난건지 지금도 아리송하다.

 

거울에 비친 여인을 사랑하는 은둔형 남자나 아버지와 한 남자를 공유할 수 없었던 여자가 자신이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를 온전한 남자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해야 할 상황 등등 여덟 편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예상치 않은 반전이 숨어 있다. 특히 읽으면서 결코 잡히지 말아라 하고 말하고 싶었던 '재이'에 관한 이야기는 특히나 가슴이 아팠다. 이야기의 화자는 재이가 사는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다. 그녀는 재이가 어릴적부터 사람이라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보면서도 모른체 한다. 어린 그를 각가지 방법으로 학대하는 부모라는 이름의 남자와 여자... 여기에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잘 난 아들 역시 재이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인간이 맞나 싶을 정도다. 재이에 의해 이루어졌을거라 생각되어지는 방화... 그 방화의 진실은 무엇인지 재이에게 관심을 보인 아빠의 회사에 근무하던 남자의 죽음이 재이의 심정에 변화를 일으킨 것은 아닌지 싶기도하고 오랜 시간 동안 가해지는 폭력에 시달리면서 어느새 자신 안에 존재하는 폭력성을 발견하게 되었는지 모를 재이의 생각과 모습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유쾌하다고 말 할 수 없는 내용들이지만 책을 손에서 결코 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책 속에 있다. 벌써부터 전아리 작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진다. 다음번에는 김종욱 찾기처럼 조금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으면 개인적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며 인간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잔혹한 폭력성과 집착에 대한 이야기 담은 '주인님, 나의 주인님' 개인적으로 전아리란 작가를 각인시켜 준 작품이란 생각이 드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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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빈티지 마켓
심진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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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빈티지 하면 낡고 오래된 것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던 적이 있었다. 허나 어느샌가부터는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예전에 입었던 옷도 현대에 맞게 간단히 리폼으로 새 옷처럼 입을 수 있고 그냥 입어도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옷이나 생활용품, 악세사리를 비롯한 소품들이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역시도 이제는 새 것보다 조금은 오래된 느낌의 앤티크, 빈티지 소품들을 보면 한 두개씩 사거나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세계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도시라고 알고 있는 런던, 파리, 밀라노.... 항상 가고 싶은 여행 우선 순위에 있는 도시이고 많은 문화유산을 비롯해서 볼거리 먹을거리외에도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며 패션 모델 같은 매력이 풍기는 선남선녀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이 곳에 현지인이거나 여행의 고수가 아니면 쉽게 찾을 수 없는 빈티지 매장들에 대한 정보가 담겨져 있는 '유럽 빈티지 마켓'은 책 장을 넘기면서 계속해서 이 옷 너무 이쁘고 저 가방은 저 구두를 매치해서 신으면 이쁠거 같고 혼자 있는 커피 마시는 시간을 위해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나도 모카 포트에 커피를 마시면 커피가 더 맛있을거 같은 느낌을 받았으며 저 브로치에 저 옷을 매치해서 입으면 환상이겠다 혼자말로 중얼거리며 읽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켓 중 하나이며 런던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가장 로맨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곳으로 영화 '노팅 힐'의 배경이 된 포토벨로 마켓과 거리... 주중에 상점이 문을 열지 않아 과일과 채소를 파는 장이 열려도 조용하다고 한다. 헌데 토요일 주말에는 엄청난 인파와 상점들이 문을 열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어도 많은 볼거리로 인해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니 노팅 힐을 너무나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찜해 두었다. 캠든 패시지 마켓에서 빈티지와 앤티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릇들과 중고 시계는 시계를 평소에 좋아하는 내가 관심 있게 본 품목 중 하나다.

 

파리에서는 우리나라의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베흐나종이란 곳을 저자는 추천하고 있는데 이 곳 역시 많은 영화인들이 찾는 곳이라고하며 한번씩 기분 전환으로 아이쇼핑을 할 때가 있는데 베흐나종에서 본 샤넬중고샵, 앤티크와 빈티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 소품들이 특히 눈을 사로 잡는다.

 

커피를 엄청 좋아하고 하루에도 서너잔씩 마시다보니 언제부터인가 내가 직접 로스팅해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잠깐 한 적이 있었는데 이탈리아 세니칼리아 마켓에서 모카 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뽑아 마실 수 있다니 왠지 TV에서 선전하던 커피머신과 달라 운치도 있으며 멋스럽게 느껴져 자꾸 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더불어 커피 그라인더 역시 갖고 싶어졌다. 이외에도 직접 쓰는 것보다 장식용으로 많이 보이던 푸른색의 무늬가 있는 도자기 그릇과 알루미늄 상자인 틴 케이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을 가진 빈티지 상품이 있을 정도이고 그것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니 평소에 과자를 사서 먹고나면 무심히 버렸는데 이제부터는 틴 케이스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생각도 해 보았다.

 

마켓이 생겨난 연도와 주요 상품들과 볼거리, 분위기, 마켓을 찾아가는 방법과 찾는 주대상들층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실려 있어 보기가 훨씬 좋았다. 마켓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면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음식점에서 파는 먹거리에 대한 정보 역시 마켓을 찾는 사람에게 아주 유용한 정보다. 책의 뒷 부분에 빈티지가 무엇인지 빈티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페이지가 따로 되어 있어 빈티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도움이 되었다.

 

해외여행을 할 기회가 거의 없지만 어쩌다 한번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사람들에 대한 선물이 은근 고민거리였다. 헌데 저자처럼 1유로의 행복과 선물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열쇠고리를 사서 선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빈티지의 매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았으며 한번도 해 보지 않은 특별한 여행이 될거란 생각이 들게 한 빈티지 마켓으로의 여행...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파리, 런던, 밀라노로 여행을 떠난다면 책 속에 나온 장소 중 찜해 놓은 곳에 꼭 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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