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 - 여자의 등산은 정복이 아닌 행복이다
이송이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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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아름답게 가을옷을 갈아 입는 산을 보면 조만간 단풍구경하러 산에 가야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가 생활에 치이다보니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와 날씨가 쌀쌀해지니 이젠 산은 내년이나 가야할까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접고 있었다.
 
한동안 산에 열심히 다닌 적이 있었다. 3-4년 전인가 동네 언니들이 산에 같이 다니자고 모임을 만들기에 생전 산이라고는 남산도 차를 타고 간 기억 밖에 없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우선 체력을 키울겸 뒷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한달간은 정말 산에 왜 가야하는지 후회도 되고 중간에 그만두고 싶기도 했다. 허나 언니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도시락을 싸가지고 산에 올라 먹는 맛이 정말 맛있고 즐거워 어느새 산에 다니는 것이 좋고 산이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산에서 행복을 느끼게 되자 한 낮에는 혼자서도 사방사방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서울 시내에 있는 산을 서너곳 다니기 시작했고 나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다닐 정도로 발전하기도 했었는데 2년 반 전에 집 안에 일이 있어 잠시 쉬면서 산과 멀어지기 시작했더니 이제는 귀차니즘에 빠져 산은 고사하고 근처 공원에도 가뭄에 콩나듯이 갈 정도로 게을러진 나를 보게 되었다.
 
'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의 저자 이송이씨는 남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10년을 여행기자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이 주는 매력에 빠져 들었다고 한다. 저자는 책이 주는 감동보다 더 큰 감동을 한 잔의 차보다 더 좋은 차를 산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녀가 들려주는 산 이야기... 책은 크게 두 개의 파크로 나누고 나눈 파트 속에 세분화해서 서울 근교의 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가 말했듯이 서울에 위치한 산들은 자연스런 맛은 덜하지만 길을 잃지 않도록 표지판부터 시작해서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산행 초보도 부담감 없이 산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산이 좋아 산에 가지만 저자는 무작정 산에 오르는 등산이 아니라 산 속에서 느끼는 자연과 배낭 속에 넣고 간 간식과 도시락이라고 할 정도로 산을 진정 좋아하고 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생각을 가지고 산에 오른다.
 
여럿이서 같이 가는 산도 좋지만 혼자 가는 산도 남다른 느낌을 준다. 저자가 혼자서 찾은 겨울 삼성산의 느낌이 나에게도 전해져 운동부족에 시달리는 나도 겨울 삼성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몇 번 가보자는 이야기만 꺼냈던 서울 성곽길도 걸어보고 싶기도 했으며 바닷길 코스가 환상인 산 반 바다반이라는 호룡곡산은 어떨지 너무나 보고 싶다.
 
무엇이든 규칙적으로 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일주일에 한번 주말마다 서울근교에 위치한 산들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빨리 다시 산에 가야하는데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산이 가지고 있는 모습만큼이나 산마다 가지고 있는 매력도 남다른데 미처 몰랐던 산은 궁금하고 알거나 가보았던 산은 반가운 마음에 재밌게 읽었다. 
 
기본적인 등산복과 장비, 산행 전에 미리 체크해야 할 정보들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다녀 온 산에 대한 느낌과 생각은 물론이고 산에 가는 방법, 루트, 소요시간, 지도, 다른루트까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는 자신이 가고 싶은 산에 대해 미리 참고하고 움직이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은 등산 인구가 너무나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등산용품이나 옷도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비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히말라야도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등산복을 입고 산에 오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산이 좋아서 산에 가지만 겉모습 또한 그에 맞추어 꾸미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역시도 뒷산은 대충 츄리닝을 입고 가지만 조금 떨어진 산에 갈 때는 등산복에 배낭, 등산용품까지 확실히 갖추고 산에 오른다. 어느때는 새로운 등산복을 입고 싶은 마음에 굳이 필요치 않아도 등산용품 매장을 기웃거리기도 했었다.
 
날씨도 추워지고 계절도 겨울로 접어들고 있어 산에 가고자 하는 마음을 접었던 나지만 책을 읽다보니 이제 다시 산에 다니고 싶고 어느새 늘어난 옆구리살도 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온 산들 중 그나마 내가 가 본 산이 안 간 산보다 많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싶으며 아직 안가본 산은 조만간 한번 오르고 싶다. 산에 오르며 내 안에 쌓여 있던 생활의 때를 벗겨내고 마음의 힐링을 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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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명작 스캔들 - 도도한 명작의 아주 발칙하고 은밀한 이야기
한지원 지음, 김정운.조영남, 민승식 기획 / 페이퍼스토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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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담하고 적나라하게 명작들을 파헤치고 해부한 책이 있었나 싶은 아주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KBS 명작 스캔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학창시절에 한동안 미술,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던 적이 있다. 시, 문학이 더 나에게 가깝게 느껴지고 좋아하는 분야였지만 왠지 미술과 클래식 음악 또한 멀리하면 안될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그때 만났던 명화들은 사실 작품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안다기보다는 단지 화가가 의도했던 것이 어떤 것인지 작품과 함께 외우는 그야말로 공부에 가까운 미술감상이였다. 클래식 음악도 사정은 이와 비슷하다. 솔직히 클래식보다는 팝이나 발라드 음악을 더 좋아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나름 열심히 외우고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그 때 들은 클래식 음악들을 들어도 아는 것보다 헷갈리는 것이 더 많아져서 한편으론 속상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당연하지 하는 마음으로 나를 위로하고 있다. 

 

'KBS 명작 스캔들-도도한 명작의 발칙하고 은밀한 이야기' 제목부터 상당히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다. 더군다나 'KBS 명작 스캔들'을 주도하는 두 남자 역시 남다른 느낌을 팍팍 풍겨주는 사람들이다. 조영남씨야 말할 필요 없는 사람이고 김정운 원장님도 남다른 개성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으로 그의 책을 전부 읽은 나로서는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재밌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궁금했었다. 여기에 'KBS 명작 스캔들'을 기획한 민승식 PD님은 처음이지만 그가 밝힌 기획 의도만 읽어도 남달리 멋진 생각을 가진 분이란게 느껴졌다. '그들만의 향유' 이보다 명작에 대한 더 적절한 표현이 또 있을까? 명작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도 항상 제대로 즐길 줄 몰랐던 나는 명작에 숨겨진 뒷 이야기와 소위 명작들을 즐기는 사람들이 안다고 자부하는 '고급문화'란 울타리를 대중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게 하려는 기획자의 의도를 높이 사고 그로인해 나역시도 조금은 편하게 명작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고 이제는 조금씩 그들이 즐기는 고급문화와 친해질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한마디로 말하면 소설처럼 재밌다. 모든 작품들에 앞서 조영남, 김정운씨가 만담처럼 짧게 이야기하는 부분도 재밌고 명작들에 뒤에 숨겨진 진짜 배경과 진실이 들어나는 묘미 또한 책속에 빠져 들게 하는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책에 나온 명작들은 이미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는 작품들이다. 허나 명작들을 눈과 귀로만 감상하며 스쳐지나가며 잊어 먹었던 것을 하나하나의 작품들을 들여다보고 파헤쳐서 왜 그런지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지 당시만 해도 파격적인 스캔들이라고 불리워도 좋을 내용들이라 흥미롭게 느껴졌으며 연신 그랬구나... 정말이야... 하는 말을 속으로 되내이면서 읽었다.

 

책의 첫장이고 똑같은 여인을 두 개의 버전으로 그린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 궁중화가로 인정 받고 있던 그가 당시에는 누드화 자체가 금지된 상황에서 왜 이런 그림을 그렸으며 그로인해 종교재판에까지 회부되는 결과를 낳았는지 알게 되었으며 이 모든 것이 다 정치적인 사건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계몽주의 신봉자인 그가 한발 앞서간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고토를 겪게 된다. 그는 청력을 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완성해 나간 한발 앞선 위대한 예술가다.

 

신윤복, 김홍도와 같은 화가는 알았어도 김명도란 이름은 처음 들었다. 허나 이 분이 그 유명한 '달마도'를 그리신 분이란걸 알았으며 그가 당시 당파싸움에 물든 조정과 집권 세력이 보여주는 모습에 환멸을 느껴 세파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술에 의지해서 그림을 그린것은 아닌가 하는 이야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라 생각하며 그의 그림을 일본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였고 대담하고 아름다우며 섬세하고 정교한 그림을 그린 김명도란 화가를 몰랐다는게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이제라도 그를 알게 되어 반가웠다.

 

세기의 사랑, 변치않은 아름다운 연인.. 등등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슈만과 클라라... 나역시도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뒤집어 보고 파헤쳐 보며 이들의 진짜 사랑에 대한 모습을 들여다 보는게 결코 편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명작마다 마지막에 김정운 교수의 날카로운 이야기는 흥미롭고 재밌는데 슈만과 클라라의 결혼에 대한 그의 지적이 맞느냐 틀리느냐를 떠나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 안타깝게 느껴졌다.

 

매혹적인 그림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네덜란드가 국가적 보물로 여길 정도로 아끼는 작품 속 소녀는 상상속 인물이라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흐..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라고 알려진 '까마귀가 나는 밀밭'에 대한 다양한 추론과 동생 테오와의 이야기, 스물다섯 살이란 이른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가 그의 데뷔작이고 유작이 되어버린 노래, 주옥같은 노래로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비틀즈' 그들의 대표곡이라고 말해도 절대 손색이 없을 '예스터데이'가 감상적이라 자신들의 음악과 맞지않는다며 외면당했던 곡... 이 곡에 대한 폴 매카트니의 열정이 없었다면 여자친구와 함께 휴양지로 놀러가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아름다운 명곡을 영원히 듣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존 레논의 죽음과 두 사람의 상반된 평가 등이 흥미로웠다. 이외에도 책에 담겨진 모든 이야기는 다 재미있다. 명작을 만들어 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시대상과 배경, 왜 그런 명작이 탄생하였는지 여기에 김정운 원장님의 재치 넘치는 이야기까지 한번을 읽어도 좋지만 두고두고 읽으면서 명작을 감상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요즘 신세대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게임과 검색, 서핑을 주로하지 정작 마음을 풍성하게 해 줄 명작들과 같은 작품에 대해 궁금해하지는 않는다. 나의 아들 역시도 이들과 똑같은데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을 보여주며 명작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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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 행복한 꿈 사용설명서
하지원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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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을 사랑하는 그녀 '하지원' 난 사실 그녀의 팬이다. 조금 자세히 말하면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중 한 명이고 더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팬카페에 가입해서 그녀에게 힘을 실어주는 팬으로 오래도록 남고 싶은 조금은 소심하지만 오래도록 배우 하지원을 응원할 마음을 가지고 있는 팬이라고 자부 한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 '하지원'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지금 이 순간' 이미 팬카페를 통해서 그녀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접해 알고 있지만 책으로 만나는 그녀는 다른 느낌이다. 배우란 직업이 항상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공인이고 연기하는 일 뿐만아니라 개인적인 일까지도 일일이 신경쓰면서 생활해야 하는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사랑받는 만큼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는 힘든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하지원이란 배우는 한마디로 말하면 모범연예인이라는 말이 딱 맞을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한 배우다.

 

'지금 이 순간'은 배우 하지원도 존재하지만 전해림이란 여성도 존재한다. 전해림이란 이름 대신 하지원이란 이름을 달고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그녀... 평범한 모범생으로 살다가 우연히 사진관에 걸린 그녀의 사진을 보고 연예기획사에서 연락을 해 온 것이 계기가 되어 배우로서의 꿈을 꾸게 된 그녀... 한달이란 시간동안 끈질기게 그녀에게 콜을 보낸 곳에서는 그녀에게 대학에 입학하라는 말을 하고 그녀 역시 이제는 연기자란 직업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난생처름 연기도 제대로 해 본 적 없이 실기시험을 치러 당당히 대학에 입학을 한다. 기쁨으로 다시 연예기획사를 찾아가지만 1년이란 시간동안 무수히 많은 오디션에서 낙방을 하며 오히려 독기를 품고 배우로 성공하기로 결심한 그녀의 이야기는 연예인들 중에 가끔 듣는 이야기지만 하지원이란 배우가 들려주니 남다르게 느껴졌다.

 

이미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그녀의 진가를 입증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배역에 빠져 연기하고 살다보니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악역이 겁나 아직도 도전을 못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보며 그녀가 얼마나 섬세하고 여린 사람인지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처음 배우의 길을 걸을 때 아버지가 그녀에게 당부했던 말씀을 지금도 잊지 않고 지켜오는 그녀... 그녀의 이런 모습이 지금의 그녀를 있게 했고 그녀를 선후배는 물론이고 대중들마저도 사랑하게 만든 원동력이 된 요소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들으면 뭐~ 저게 일탈이야 싶은 정도로 바르게만 살아 온 그녀... 한창 이쁘고 사랑스러운 그녀가 원하는 행복을 느끼며 오래도록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도 좋지만 그녀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 역시 보는 재미가 있어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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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컨스피러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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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많은 작가중에 특히 이 분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이 많을거라 생각한다. 나역시도 김진명이란 이름만 보고서 두말없이 책을 집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였을 정도로 김진명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남달리 크다. 김진명 작가님의 책은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하나같이 우리가 가벼히 지나치고 무시할 수 없는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책을 읽고나면 다시한번 되짚어 생각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좋아한다.

 

김진명 작가님의 신간소설인  '삼성컨스피러시' 구입한지는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이런저런 이유로해서 이제서야 읽었는데 역시나~ 처음 책 장을 넘길때부터 시작해서 끝날때까지 손을 놓지 못하는 빠른 전개와 강한 흡입력에 빠져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면 단연코 삼성, 현대라고 누구나 생각하고 인정한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삼성이 세계 최고라고 말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인정하는데.. '삼성컨스피러시'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끼어들게 된 스토리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 사업들을 책임질 과학기술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인재들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나라의 과학현실의 문제점을 낱낱히 들여다 보게 해 주는 책이다.

 

책의 커다란 뼈대는 삼성의 창업회장인 고古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과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미래 타당성을 논하면서 시작한다. 뒤이어 신문사 기자 정의림에게 전화를 건 공군장교가 차기 전투기에 구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군에 근무하는 조대령의 이야기를 신문에 실자마자 그가 말한대로 바로 뇌물로 오인하는 부분으로 인해 그의 말에 대한 신빙성은 추락하게 된다. 허나 조대령이 같은 신문사에 근무했던 동료에게 전해주라던 말을 동료에게 전하기도 전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동료가 죽게 되고 그의 죽음에 의혹을 품은 정기자는 후배 여기자와 함께 그가 캐고 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스위스 은행에 예금한 돈의 행방을 캐기 시작하는데....

 

가장 중심에 있고 모든 것을 총괄하면서 뛰어난 정보력과 상황판단, 여기에 책이 끝날때까지 들어나지 않는 의문의 남자 '북학인' 마지막에 삼성의 주식을 파악하고 매수하여 주주들을 설득 이용하여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미국 기업의 음모를 미리 알고서 삼성이 와해되지 않으면서 반도체 세계 정상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가 누구인지... 이동우의 친구인 민서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은닉된 재산의 행방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을 애증의 관계로 보고 있는 남자, 우수하지만 제반기반이 열악하여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과학분야의 사라지는 뛰어난 인재들, CIA 요원들과 이들이 벌이는 일... 책은 시종일관 빠른 전개와 흡입력 여기에 재미까지 완벽한 삼박자를 이루고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유달리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사'자가 들어간 직업을 선호하고 거기에 매달리는 고급 인력들이 엄청나게 많다. 전공과 상관없이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물론이고 돈에 좌지우지 되어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우리나라는 인재를 키우기 보다는 만들어진 인재를 선호한다. 책에서 나왔듯이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을 미리부터 점찍어 금전적인 도움을 쏟아 부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어느정도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도록 도움을 준 다음에 높은 가격을 받고 다른 기업체에 팔아 넘겨주는 방법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인재사업을 벌이는 기업체... 우리에게는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이런 인재사업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책을 통해서 다시한번 알게되니 불편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이란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 있는 부분에서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을 들여다 볼 때  갈수록 지원자가 없어지는 순수학문이나 이공계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고 이들 학문을 연구해도 충분히 경제적 여유가 보장된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좀 더 이 쪽에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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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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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가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일본 작가의 책을 많이 읽기도 했으며 좋아하는 작가도 많다. 허나 '소울 케이지'의 저자 혼다 테쓰야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이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지만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로서 '스트로베리 나이트'에 이어 '소울 케이지'가 두번째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토리는 강 둑 위에 방치된 박스형 경승용차 안에서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목이 발견이 된다. 혈액형으로 판명된 손목의 주인은 다카오카 켄이치란 남자의 것으로 그는 개인회사를 운영하며 목재공사의 도급을 맡아 일을 하는 사람이다. 다카오카 켄이치의 죽음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그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소속되어 있는 직원으로 스무 살의 미시마 코스케다. 사실 미시마 코스케는 자신을 방치하다시피 한 아버지가 죽자 그를 안쓰럽게 여긴 다카오카와 인연을 맺게 되고 다카오카의 권유로 같이 그의 사무실에 근무하게 된 인물이다.

 

사건의 심각성과 개성이 강한 사건 책임자들로 인해서 두 개의 팀으로 나누어서 사건의 진실 속으로 접근해 나간다. 우리의 주인공 히메카와 레이코는 형사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냉철한 느낌의 쿠사카 팀이 자꾸만 신경이 쓰이지만 자신이 데리고 있는 부하들과 함께 탐방수사에 전력하는데....

 

사실 긴장감 넘치거나 빠른 전개가 이어지는 스토리는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 속 이야기가 더 공감이 되고 진실되게 다가온다. 자신이 가던 길 바로 앞에 걸어가는 여자가 낯선 남자에게 당하는 강간에 모른체 한 것이 내내 마음속에서 털어낼 수 없었던 남자는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경찰이 되기로 하고 자신이 본 피해자와 같은 이름을 가진 레이코 경위에게 끌리는 마음을 갖게 되며 그녀에게는 자꾸만 마음이 약해지는 면이 있는 남자, 자신이 당했던 강간보다 자신과 함께 있던 동료의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여자, 여기에 냉철하고 자칫 이기적인 인물이라고 느껴졌던 남자 역시도 냉철해지고 확실한 사실에 입각한 진실만 추구하게 된 이유나 그도 역시 한사람의 남편이고 아빠라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 피해자?인 다카오카 켄이치란 인물에 마음이 아팠다. 자신으로 인해 아내는 죽고 아들은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식물인간으로 살아간다. 여기에 자신의 아들에 대한 애틋한 부정이 미시마 코스케에게 이어져 그를 자식처럼 아끼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허나 항상 이런 착한 사람들 주변에는 결국 인간쓰레기 같은 인물이 존재한다.

 

빠른 전개나 긴장감, 범인에 대한 궁금증이 별로 일지 않아도 책은 읽을수록 빠져든다. 아버지로서 딸의 아픔과 슬픔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자책감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사람을 증오하게 만드는 심정, 지켜줄 수 없는 아들이기에 더욱 애틋하고 보고 싶어도 참으며 다른 아들을 사랑하는 부정,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란 이유로 서로의 아픔을 알고 끌리고 위해주고 싶은 마음과 사랑에 대한 확신도 마음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무엇보다 자신의 손목을 끊어내면서까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였던 남자가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범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그런 마음보다 앞서야 할 부모란 존재에 대한 쿠사카 형사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혼다 테쓰야의 책은 처음이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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