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1 : 살고 싶은 곳 - 숨겨진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1
신정일 지음 / 다음생각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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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바뀌는 것이 보이고 한쪽으로는 계곡물이 흐르고 아침이면 산새들이 노래하고 동 트는 것이 느껴지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하게 갖고 있었다. 한동안 전원주택이 붐처럼 일었던 시기가 있었다. 내가 아는 친구나 지인 중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이사하신 분도 계시고 그들이 사는 전원주택으로 놀러가서 정말 이런 곳에 살면 근심걱정 없을거란 생각도 들었으며 살짝 땅값과 집 짓는데 드는 비용을 물어보기도 했었다. 허나 아직은 공부하는 학생을 둔 부모로서 전원주택으로 이사는 고사하고 학교와 떨어진 생활권으로 이사하는 것도 쉽지 않아 항상 마음만 있고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딜까? 문화유산답사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의 10대 강은 물론이고 옛길과 400여개의 산을 직접 도보를 다녔다고하니 저자가 우리나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능히 짐작하게 된다. 저자 신정일님의 택리지 시리즈는 총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신정일님의 책은 이번이 두번째이고 택리지 시리즈는 처음이다.

 

책의 초반을 조금 지나면 나오듯이 사람들이 살만한 가장 좋은 땅은 4가지가 충족되어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첫째로 지리가 좋고, 경제적 이익, 즉 생리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셋째 그 고장의 인심이 넉넉하고 풍요로워야하고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산수.. 자연이 있어야 한다. 위의 네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살기 좋은 땅이 아니라고 하며 '택리지'에서 이중환님은 사람이 살 만한 곳 중 가장 좋은 곳을 계거(溪居) 즉 시냇가 근처라고 한다. 물이 그만큼 중요하고 우리나라 지명도 고을 주州가 들어간 곳이 살기에 적합하고 해주, 전주, 청주, 양주, 제주도 등 주자가 들어간 지명에 사람들이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았다고 한다.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책의 문헌들을 예로 들거나 조선후기 학자 이중환님의 택리지가 이야기는 자주 등장한다. 택리지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경치가 유독 좋고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무등산 자리에 위치한 원효계곡일대라고 한다. 계곡일대의 물이 흘러 광주호 주변에 16세기 사림문화의 꽃을 피운 많은 정자들이 존재하였으며 정계에서 물러난 뒤에 후진 양성을 하였던 곳이다. 특히 '소쇄원'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계곡, 연못, 계단, 다리 등을 자연과 적절히 배치하여 자연스러움을 이끌어 낸 정원문화의 최고봉 또는 건축문화의 백미라고 일컬어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예로부터 조상의 묘자리가 좋으면 자신뿐아니라 죽은 후 자손에게 해가 없고 번창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좋은 묘자리를 찾아 조상의 묘를 이장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풍수지리를 보고 따른 것은 그만큼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기에 지금도 이사를 하거나 자손이 번성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점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집을 구할때도 그렇지만 특히 새로 시작하는 사업을 할 때 풍수지리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상권이냐는 결국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몰려 살고 있고 유동인구 역시 계산에 두어야 하는 경제적인 측면이 아무래도 우선시 되어야하는 종목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경제가 워냑에 안좋아 덜하지만 얼마전까지 사람들은 재산 증식의 목적에서 대출까지 끼워서 좁은 땅덩어리에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아파트를 선호하고 살려고 했다. 아파트가 살기 좋은 곳에 적합하고 안하고를 떠나 경제적인 측면이 우선시 되어 살고 있는데 정말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살기 좋은 곳인지 자꾸만 반문하게 된다.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 살고 싶은 곳'를 통해 택리지를 처음 접했지만 내용이 정말 광범위하고 세밀하고 자세한지 새삼 놀라게 된다. 문화는 물론이고 역사까지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막연하게 전원주택을 꿈꾸었던 나는 이제는 진짜 내가 살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다시한번 꼼꼼히 생각해 보게 되었으며 많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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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카니발 율리아 뒤랑 시리즈
안드레아스 프란츠 & 다니엘 홀베 지음, 이지혜 옮김 / 예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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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낯선 작가 안드레아스 파란츠 헌데 그가 독일에서는 미스터리 스릴러계의 거장으로 국민작가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고 한다. 많은 독일작가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쓴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도 들어 있다고하여 기대하고 있던 작가다.

 

저자 안드레아스 파란츠가 만들어 낸 '율리아 뒤랑' 시리즈의 열두번째 작품이면서 그의 유작이 된 '신데렐라 카니발'로 우리에게 첫 선을 보이는 작가다. 사실 국민작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그의 미스터리 소설은 어떨지 많이 궁금했고 그만큼 기대감도 컸다. 솔직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살짝 실망스런 부분과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만들어낸 율리아 뒤랑 시리즈가 또 국내에 선보인다면 찾아 보게 될거 같다.

 

같은 사는 룸메이트들과는 달리 자기를 절제하고 통제할 줄 알았던 아름다운 여대생 제니퍼 메이슨이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를 당한다. 극소수의 사람만이 초대되어 있던 파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양의 술과, 마약이 넘쳐났고 더군다난 살해된 피해자의 몸에는 여러명에게 강간을 당한 흔적까지 남아 있다. 파티에 있던 사람들 중 누가 이런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수사가 시작되는데....

 

우리의 주인공 율리아 뒤랑은 바로 전 시리즈의 사건 속에서 납치되어 끔찍한 시간을 보낸 악몽에서 이제 겨우 제대로 설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허나 아직은 그녀가 현장에 투입되어 사건을 맡는 것에 다른 동료 경찰이며 그녀의 한 때 연인이였던 프랑크를 비롯한 사람들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인데.....

 

사건의 시점은 2년이란 시간 차이를 두고서 전개된다. 제니퍼 메이슨의 사건과 익명의 제보자에 의해 찾아간 장소에서 발견된 끔찍한 남자의 시체.. 두 사건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듯 보였지만 예리한 청각을 가지고 있는 형사의 귀에 익숙한 음악이 흘러 나오면서 두 사건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암시를 보여준다.

 

범인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려주고 시작하는 소설이다.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행위을 즐기고 급기야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주는 범인이 감쪽같이 사람들을 속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평범함을 가장한  모습속에 숨어 있는 잔인성에 놀라게 된다. 범인이 활개를 치며 살인을 저지르는 와중에 우리의 주인공 율리아 뒤랑은 서장직무대행으로 사건을 지휘한다. 그녀는 순간순간 자신의 나이보다 한참 어린 피해자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아픔 과거를 떠올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와중에 2년 전 사건 속에서 용의자로 주목된 남자의 아버지가 내민 영수증으로 알리바이를 입증했던 남자가 다시 등장하면서 그에 대한 수사를 벌여나가는데... 용의자는 자취를 감추고 그가 집 안에 몰래 만들어둔 장소에서 발견되는 무수히 많은 CD들은 다....

 

한 사람의 사이코패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역활이 얼마나 큰지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책이다. 시간차이를 두고 일어난 사건들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경찰들의 모습을 통해서 밝혀지는 범인의 윤곽을 통해서 어느순간 우리네 경찰들도 이런 수사 방법을 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으며 돈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는 인간의 어두운 면이 무섭게 느껴진 책이다.

 

중간에 작가가 심장마비로 사망을 해서 다른 분이 이어받아 쓴 책이라서 그런가 율리아 뒤랑 시리즈란 이름이 무색하게 그녀의 역활이나 활약이 크게 다가오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에 대한 다양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살짝 많이 아쉬운 느낌을 어쩔 수 없이 든다. 율리아 뒤랑 시리즈의 처음부터 읽어 본다면 다른 느낌을 받을지... 안드레아스 파란츠가 쓴 율리아 뒤랑 시리즈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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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민은 안녕하세요
KBS <안녕하세요> 제작팀 지음 / 휴먼큐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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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하다보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크고작은 고민들을 TV에 공개를 하면서 해결점을 찾아가는 kbs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 사람들이 보낸 사연들을 보면서 아~ 저건 좀 너무 심하다. 저럴수가 있나? 싶은 사연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감하게 되는 내용들이라 이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텔레비전에서 방송되었던 사연들이 책으로 나왔다. 내가 TV이를 통해 본 내용도 있었지만 모르고 있던 내용들도 있어 재밌게 읽었는데 '당신의 고민은 안녕하세요'는 총 6개의 파트로 고민이 나누어져 있다. 수긍이 가는 고민들이 대부분이였지만 황당하고 어이없는 고민들을 보면서 저런 사람도 있구나 싶어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여자라면 자기 남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사연의 주인공 역시 뚱뚱한 자신의 몸을 46kg까지 빼고서 결혼에 성공한다. 헌데 결혼 한 이후에도 남편은 아내가 46kg을 벗어나지 못하게 항상 식단은 물론이고 음식에 대한 감시를 하고 있다. 탈모에 아이 갖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연을 보면서 너무한다 싶으면서도 남편의 이야기에 어이없으면서도 그 마음이 이해도 되었다. 자신이 배출하는 용변은 냄새를 맡을 수 없지만 딸과 남편이 배출하는 용변에는 냄새가 난다면 집에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하는 가장의 사연은 텔레비전에서 보았지만 책에서 다시보니 여전히 한심하고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 예민하고 비위가 약했다고하지만 커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으면 이겨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지금도 엑스포 화장실로 달려가게 하는 가장의 이야기에 이 남자 이러고 평생 잘 살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내 아들이 만약 저런 마누라를 얻어 산다면 당장에 이혼하라고 할 것 같은 마음도 살짝 들었다. 이외에도 자신의 물건은 말을 하지 않고 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가족들의 물건은 너무나 당연히 가져가는 큰 딸을 가진 아버지의 사연이나 한 달 생활비를 15만원 주는 짠돌이 중에 왕 짠돌이 남편을 둔 아내의 사연, 성형에 중독된 가수를 꿈꾸는 고등학생의 사연은 갈수록 외모를 중시하는 우리네 현실이라 많이 안타까웠으며 자신의 꿈인 가수로서의 길을 차곡차곡 밟아가는 와중에 있으며 악성 댓글들로 인해 힘든었다는 이야기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마음이 안 좋았다.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사연들과 방송 후 달라진 이야기, 간단하지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내용과 사연에 맞는 명언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하고 많이 웃으며 읽었다. 네 명의  MC가 적절하게 수위조절을 하면서 이야기를 재밌게 이끌어내어 방청하는 방청객은 물론이고 TV이를 통해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공감을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본방송 보다는 재방송으로 안녕하세요를 더 많이 보고 있지만 TV 속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니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알게모르게 크고작은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나역시도 밖으로 들어낼 고민은 아니지만 일상속에서 생기는 고민들로 속상할 때가 종종 있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 '안녕하세요' 오래도록 장수하는 프로그램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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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해피 브레드
미시마 유키코 지음, 서혜영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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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는 어릴적 동화속 소년 마니를 사랑한다. 그런 소녀는 성장하고 그녀를 바라보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소녀는 성인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그녀의 마음은 마니에게 가 있다. 소녀의 마음이 누구인지 짐작하면서도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마음은 멈추어지지 않는다. 

 

음식을 통해서 힐링을 접하는 소설들이 간간히 나왔다. '해피 해피 브레드'는 따뜻하고 진한 커피와 갓 구워 낸 맛있는 빵이 있는 이야기다. 몇 번 마주치지도 않은 상대방의 아픔을 저절로 눈치 챈 남자의 뜻밖의 제안... 분명 황당하고 어이없을 제안이지만 여자는 자신이 하루하루 지쳐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남자와 함께 전혀 낯선 장소에 정착하게 된다. 이런 그들이 터전을 잡고 만든 곳이 '카페 마니'다.

 

'해피 해피 브레드'의 이야기는 총 4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무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삶이 지겹거나 따분할 수 있지만 그런 삶의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한 없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별의 구겔호프'의 주인공 사이토는 비정규직 백화점 여직원이다. 능력있고 부자인 남자의 넥타이를 골라주면서 만남을 시작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의 직업을 속이고 자신의 감정까지도 속이려는 사이토... 남자와 둘 만의 멋진 휴가를 계획 했지만 남자의 거부 행동에 순간적으로 계획했던 여행지와 반대의 장소로 무작정 여행지로 선택하고 그곳에서도 자신만의 공간에 숨고자 찾아든 곳이 '카페 마니'다. 이곳의 주인장 내외 리에씨와 미즈시마, 도키오를 통해서 사이토는 자신 안에 쌓아 두었던 거짓을 내려 놓게 된다. 갓 구워 낸 따끈따끈한 빵과 정성과 맛의 깊이를 느끼게 해 주는 커피는 이 세상 그 어떤 음식보다는 사이토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역활을 한 것이다.

 

엄마가 집을 나가버리고 아빠와 살게 된 소녀 미쿠는 부모님의 이혼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에서 학교와 친구들 사이에서 뿡 떠 있는 상태로 지내게 된다. 여기에 선생님이 내 준 숙제는 미쿠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기에 학교에 가기도 싫어진다. 이런 미쿠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리에씨의 섬세하고 깊은 마음씨는 결국 어린 미쿠가 아빠의 품에서 이미 했어야 할 울음을 토해내게 만들며 아빠와 화해의 손을 잡게 한다.

 

세번째 이야기는 자신의 목욕탕을 지키고 있는 한 노인의 회상이 담긴 이야기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만남부터 대지진으로 사랑하는 딸을 잃고 뜨거운 물이 담긴 욕탕만 남겨진 목욕탕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노부부는 마음속에 감추어둔 결심을 실행하고자 떠난 여행지에서 '카페 마니'에 묻게 된다. 그곳에서 생전 빵이란 것을 좋아하지 않던 아내가 맛있게 먹는 빵을 통해 다시 남은 생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노인은 카페 마니의 부부 리에씨와 마즈시마씨의 보이지 않는 거리를 눈치 챌 만큼 섬세한 분이시다.

 

마지막은 카페 마니의 부부으로 살아가는 리에씨와 미즈시마씨의 이야기다. 진짜 부부가 아닌 그들이 서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줄 알지만 굳이 들어내어 말하지 않는다. 다 큰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 속 존재가 동화책이라는걸 알고 질투심을 느끼다는 것에 부끄러워하는 그 마음이 느껴져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카페 마니'처럼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커피와 빵, 음식이 있는 카페가 내 주변 가까이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 마음이 울쩍하거나 속상할 때 맛있는 커피 한 잔이 마시고 싶을때 찾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책 속에 나온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 상처나 고민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감싸주는 리예씨와 미즈시마의 모습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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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22
멜라니 기데온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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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히 사랑했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 사랑보다는 정이란 감정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나역시도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기혼여성이다. 항상 활기넘치고 열정적인 결혼 생활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기에 과거의 내 열정을 되짚어 보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와이프 22'의 주인공 앨리스 버클 역시 그렇다. 일류대학을 나온 엘리트 남편 월리엄의 아내로 살아온지 20년이란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나이 마흔네살.. 얼마남지 않은 마흔다섯살이란 자신에게 있어 남다른 나이에 대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중년여성.... 그녀의 어머니는 마흔다섯 살이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에 앨리스의 머리 속에는 항상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엄마가 존재했는데 막상 마흔다섯 살을 코 앞에 두고 보니 돌아가신 엄마보다 자신이 더 나이가 많아진다는 것에 기분도 이상하고 묘하다.

 

우연한 기회에 공신력이 있는 회사에서 조사하는 기혼여성의 결혼생활에 대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앨리스는 '와이프 22'란 익명으로 불리우며 그녀를 담당한 '연구원 101'과 이메일을 통해서 조사에 응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남편과의 만남부터 되짚어 보게 된다. 지금은 소원해진 남편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호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아들에 대한 생각, 착실하고 착한 딸이라고만 생각했던 딸은 앨리스의 친구가 알려주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던 딸의 황당한 구글계정까지... 앨리스는 남편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지만 마음과 달리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연구원 101과 이메일을 넘어 페이스북까지 하면서 그녀는 점점 더 그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털어 놓으며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된다.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빠져들수록 남편과의 관계는 삐그덕거리고... 남편의 실수로 인해 회사에서 명퇴란 이름으로 쫓겨나게 되자 앞으로 6개월이 지나면 닥쳐올 경제적 어려움도 앨리스를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자리잡게 된다. 급기야 연구원 101의 만나자는 제의에 앨리스는 설레이는데....

 

앨리스의 모습이 공감이 가면서도 귀엽게 느껴졌다. 여자들은 부부간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앨리스 역시 자신들만의 비밀스런 성에 대한 것까지 들어내기도 한다. 남편 이외의 남자에게 느끼는 남다른 감정에 대한 죄의식도 잠시... 이윽고 밝혀지는 연구원 101의 진실은 그녀를 화나게 하는데....

 

'와이프 22'은 해피엔딩으로 끝이난다. 우리내 정서와 달리 동성커플끼리의 결혼식을 통해 서로에게 가졌던 마음을 털어 놓으며 남편, 아내란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그들을 보면서 나의 결혼 생활을 돌아본다. 누구나 완벽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로의 부족한 면을 받아들이고 채워주려고 노력하면서 부부로 살아간다. 결혼 생활이 어느정도 되고나면 사랑은 저 멀리에 있는 감정쯤으로 치부하기 쉽다. 허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물론이고 가장 중요한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에 대한 노력은 결코 시들거나 누추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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