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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우리가 알지 못한 유럽의 속살
원종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세계사를 이렇게 재밌게 읽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했는데 참으로 오래간만에 읽는내내 정말 재밌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은 책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유럽편)' 누구나 알고 있듯이 역사란 것이 어쩔 수 없이 승자에 의해서 쓰여질 수 밖에 없고 그로인해 어느정도 아니 상당부분 사실과 왜곡되어 후세에게 전해진 내용 또한 적지 않은데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는 말 그대로 학교에서 익히 배웠던 세계사에 한꺼번 더 깊숙이 들어가 세계사의 이면 속에 감추어진 숨은 진실은 무엇인지 유럽편을 읽으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저자가 책의 처음에 말했듯이 서양사를 말하면서 기독교를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지금은 아주 많은 나라에서 믿고 있는 종교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기독교라는 것이 유대교에 뿌리를 두고 유일신을 믿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타 종교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기독교가 유대인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널리 전파되고 발전하며 역사와 가치관이 로마와 유럽인들의 의해서 세계 여러나라에 뿌리 내리고 번성할 수 있었던 기반 역시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면이 큰 일조를 한 것 역시 사실이다. 막강한 권력과 영토를 가지고 있던 로마는 기독교를 로마의 종교로 공인하기 이전에는 다신교를 믿었으며 다른 나라들이 믿는 종교에 대해서도 너그러운 면을 보였던 로마가 유일신을 섬기는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타종교를 믿는 민족에 대해서도 강압적인 면을 보이기 시작한다.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하나의 신에게 복종하는 종교로서 '아브라함의 종교'라고 불리우고 있다. 유대교는 천지만물의 창조자인 유일신 '야훼'를 믿고 모세의 율법을 근간으로 하여 발달한 유대인의 고유 종교다. 기독교야 원래는 카톨릭을 뜻하는 말이였지만 아우구스티누스회의 수도사이자 대학에서 신학교수였던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하면서 개신교(改新敎)가 카톨릭에서 분리되어 나온 것이다. 이슬람교 100년이란 아주 짧은 역사 속에서 서쪽의 이집트와 동쪽의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광대한 땅에 뿌리 내리고 그 땅의 인물과 역사와 함께 자라난다.
책 속에는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흥미를 끄는 몇몇 인물이 있었다. 태양양으로 불리우는 루이 14세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비운의 왕 루이 16세... 허나 정작 루이 15세에 대해서는 나역시도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특별한 존재감 없이 사라진 인물인데 그의 재임기간이 결코 짧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웠다. 루이 14세부터 루이 16세까지 장장 6대의 격차가 벌어질 만큼 차이가 난다는 것도 새삼 놀라웠으며 루이 14세는 태양왕으로 프랑스 문화의 개화기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영토확장, 행정과 경제 조직을 합리화, 왕의 권위와 왕국 번영을 추구했던 화려한 시기를 만들어냈다. 루이16세가 정권을 물러 받았을때는 할아버지 루이 15세가 영국과의 7년 전쟁에서 패했고 미국과의 관계까지 루이 16세는 여러가지 면에서 어려움에 봉착해 있게 된다. 순조로운 입헌군주제를 준비하던 와중에 불안감을 느낀 루이 16세가 군대를 소집하면서 이를 본 국민회의 지지자들 사이에 퍼진 유언비어가 결국 그의 죽음을 촉발시키는 역활을 하게 된다.
또 한 명의 인물로 서양사를 다룰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꼽히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일명 시저와 비견될 인물로 알려진 '나폴레옹'이다. 나폴레옹과 왕비 조세핀과의 짧지만 열정적인 사랑과 죽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무나 유명하다.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 중에 프랑스로 돌아가 정권을 장악하여 통령정부를 세우고 1대통령이 되며 '나폴레옹 버전'을 제정하며 혁명으로 차지한 국민들의 권리를 법으로 지키려고 한다. 적군들에게도 호감을 이끌어 낸 인물 나폴레옹이지만 주변국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며 고립되고 두 번의 유배생활 중에 결국 쓸쓸한 죽음을 맞게 된다. 특히 카이사르와 나폴레옹... 짧지만 두 인물을 서로 놓고 비교해서 알려주는 부분 역시 흥미롭게 느껴졌다.
십자군 원정대 속의 '성당기사단'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던 '프리메이슨' 조직 풀이하면 '자유석공조합'이다.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특히 관심있게 읽었는데 이미 2,300년 전부터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백인 사회를 중심으로 퍼져 있던 세력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인물들은 물론이고 미국의 다수의 전직 대통령들까지 포함된 이 조직이 비밀결사는 아니지만 비공개로 인종, 직업, 종교에 상관없이 폭넓게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현자의 돌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이집트뿐만아니라 워싱턴 기념비, 파리의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미국 화폐 1달러 안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석판화에서 프리메이슨을 상징하는 공식 문양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프리메이슨 단원인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세례 요한과 모나리자의 인물이 같을지도 모른다는 암시와 신비주의 사상, 현자의 돌 특성 중 하나인 여자인 동싱에 남자이고 남자인 동시에 여자인 양성구유에 대한 부분 역시 흥미롭다.
이슬람교에 빼앗긴 성지 에루살렘을 되찾고자 일으킨 '십자군 전쟁' 유럽그리스도 교회의 주도하에 약 361년이란 오랜 시간동안 계속되어진 원정 전쟁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십자군 전쟁의 원래 취지와 상관없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 현재는 미국이 악의 축이라는 이름으로 감행되는 전쟁의 본질은 알고보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벌인 무모한 전쟁이라 극우 이슬람교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 같다고 보아도 좋다.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다. 인간이 가진 선함과 위대함이 아닌 힘과 운이 많은 부분 역사의 승자로 자리잡고 또 그렇게 되고 있다.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유럽편'을 통해 과거의 역사 속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게 앞선 역사에서 지혜를 배워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오히려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까? 궁금증을 유발시켰으며 저자가 북미와 유럽에서 6년 반을 생활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선진국이란 이름으로 불리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만 생각을 전환하면 그들의 느리고 여유있는 행정처리는 물론이고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이 읽어도 좋지만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거나 새로운 역사적 시각을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무엇보다 재밌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