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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슈브니르 - 다시 파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ㅣ 두 번째 티켓 1
이영지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월
평점 :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파리' 여행자들의 로망의 도시로 나역시도 파리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번씩 하고 있다. 정보가 없이 떠나는 여행보다는 이런저런 알짜배기 소소한 정보를 가지고 진짜 파리지엔처럼 느끼고 싶은 것들이 많기에 파리에 대한 여행책을 보면 그냥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면이 많다.
'파리 슈브니르'는 남편이 파리로 발령이 나면서 파리에서 생활하게 된 저자가 살면서 느끼고 보았던 파리의 모습의 모습을 들려주고 있다. 다른 여행에세이에서 느꼈던 점들보다 조금 더 친숙하고 정감있게 파리가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저자가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들려주는 이야기란 느낌 때문이다.
책은 총 네 개의 chapter로 나누어져 있다.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가 음식이다. 파리하면 세계 패션과 예술의 중심지면서도 미각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들을 연상하면 자연스럽게 파리가 생각이 난다. 책의 첫번째 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파리의 먹을거리다. 하나의 가격이 몇 천원씩 하는 색깔도 이쁜 마카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삼시세끼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재료들을 이용한 요리를 먹는 파리 사람들.. 그들이 하나같이 날씬하고 이쁜 이유가 한상 가득 음식을 차려서 먹는 우리와 달리 크레페나 시리얼에 요거트, 수프 등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 그야말로 소식을 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실질적으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이지만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수업시간에 받아쓰기를 통해서 잘못된 표현이나 문법적 오류를 교정해 준다는 글을 보면서 단지 자신들의 언어라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내는 수업을 한다는 것이 입시 위주의 공부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것이 또한 부럽게 느껴졌다. 대대로 이어진 자신들의 일에 대한 높은 긍지는 노후에 대한 걱정이 없기에 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것 역시 갈수록 심각해지는 은퇴 후 노년의 노후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우리의 처지와 비교해 볼 때 마냥 부러운 면이다. 으리으리한 백화점도 좋지만 파리지엔들이 찾아가는 전통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평소에 시장을 좋아하고 자주 찾는 나에겐 즐겁게 읽은 부분이기도하다. 책을 통해 저자도 처음으로 알게 된 화가라고 밝혔지만 나역시도 몰랐던 화가 '로트렉' 이 화가의 그림이 오르세 미술관은 물론이고 간판이나 엽서 등의 파리 사람들과 아주 가깝게 만나고 느낄 수 있는 여러가지에 응용되어 있다는 것, 아름다운 에펠탑을 구경하기 가장 좋은 자리는 미라보 다리, 친구가 놀러오면서 가게 된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 지방으로의 휴가에 얽힌 이야기 역시 재밌게 읽었다.
선진국하면 무엇이든 일사천리 일처리를 생각하게 되는데 가끔씩 책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선진국의 행정처리는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다. 빨리빨리가 생활화 되어 있고 익숙한 우리들에게 예를들어 간단한 전화개통 같은 일이 담당자의 그 날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나 간단한 일처리도 한 두달은 기본인 그들의 행정처리는 답답한 면이 분명 있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며 우리도 배우고 활용해야 할 부분으로 느꼈던 것은 파리란 도시를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서 파리란 도시가 이야기를 갖게 하고 그로인해 세계 사람들에게 인식을 심어준 결과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여행지의 겉모습만 훓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파리가 가진 진짜 모습과 파리 사람들의 삶까지 엿 본 아주 유용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으며 자국의 나라, 자국의 언어, 문화에 자부심이 강한 그들의 모습은 국가와 파리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모습이며 갈수록 우리것보다는 선진국의 것을 좋아하고 모방하기에 바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파리로 여행을 간다면 이야기가 있는 파리의 커피숍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