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맨 - 제2회 골든 엘러펀트 상 대상 수상작
이시카와 도모타케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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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가진 맹점을 이용한 사람이나 다른 사람들보다 부와 명예,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해야 할 '법'이 결코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직하고 성실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지지 않는 올바른 삶을 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을 무시히 들으면서 살아왔다. 허나 매일 뉴스를 비롯한 각종매체를 보다보면 정직하고 성실하며 올바른 삶을 이어온 사람보다는 한탕에 목숨걸고 다양한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을 쉽게 보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해지기에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이 너무나 많다.

 

법이, 나라가 잘못된 인간을 처벌할 수 없다면 내가 직접 그들을 심판하러 나선다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그레이맨' 이름없는 존재로 불리던 그가 인간답지 못한 비참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동생을 위해, 살기 위해  다닌 직장을 벗어나고자 택한 방법을 실행하고자 했을때 만난 인물을 통해서 얻게 된 이름이다.

 

그레이맨은 자신이 누구보다도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보았기에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절망을 감지하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끝자락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미는 그레이맨... 그를 중심으로 사람들은 모이게 되고 그들은 직접 올바르지 못한 사회에, 이를 바로 잡지 못하는 국가에 복수의 칼날을 들이댄다. 부와 권력의 재분배를 통해서 억울하고 힘들게 살고 있는 약자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

 

그레이맨처럼 법대신 자신이 직접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인물들은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만난적이 있다. 그레이맨은 결코 영웅은 아니다. 허나 영웅이 될 소지는 충분하다. 지금도 아이들이 빠져드는 애니메이션 만화 나 영화에서 흔하게 만나게 되는 슈퍼 영웅들과는 차이를 보이지만 사회적 약자였던 그가 10년이란 시간동안 복수의 칼날을 칼면서 실행에 옮겼을때 흔히 말하는 교과서적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서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죄책감 없이 벌어지고 있는 윤락, 인신매매와 학교폭력, 여기에 그레이맨이란 남자가 탄생한 계기가 된 모녀 살해사건과 그 속에 숨겨진 음모 등을 통해서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사회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비밀을 아는 자와 그것을 파헤치려는 자, 어린 소녀들을 이용하고 진실이 들어나면 희생자로 만드는 자신이 행한 악행은 잊은체 오로지 억울하다며 복수의 칼을 가는 사람, 사회 기득권층의 치부와 함께 들어나는 어두운 두 얼굴의 모습까지 캐릭터들이 가진 인물이 악하면 악할수록 그와 반대되는 인물들에 대한 안쓰러움이 강해진다.

 

그레이맨은 골든 엘러펀트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솔직히 이 상을 잘 몰랐는데 골든 엘리펀트 상은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양성하기 위해 모인 4개국의 출판 관계자가 모여서 만든 상으로 '그레이맨'은 당당히 많은 작품들을 물리치고 대상을 수상했을 만큼 스토리 구성이나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캐치해 낸 작품이라 느껴졌다.

 

절벽 너머로 사라진 우리의 영웅 '그레이맨' 그의 활약이 이 한 권의 책으로 끝난다는게 너무나 안타깝다. 시리즈로 나와도 충분히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캐릭터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성이 강하고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복수를 위해 탄생한 어둠의 히어로 '그레이맨' 그를 만나 즐거운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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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빵의 위로
구현정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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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너무나 좋아한다.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서 대부분의 한국인이면 밥심으로 산다는 말을 할 정도로 밥을 먹어야만 힘이 난다고들 한다. 허나 나는 하루종일 밥톨 하나 입에 넣지 않아도 전혀 밥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에게 밥은 곧 빵이란 공식으로 성립되어 있다고 할 정도로 밥은 거의 먹지 않아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끼 이상 두끼 정도는 빵으로 해결한다. 빵을 좋아하는 나에게 빵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가득 채운 '유럽, 빵의 위로'는  나에게 더 반갑고 즐겁게 다가 온 책이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저자 구현정씨가 많이 부러웠다. 밥보다 빵을 좋아하지 않던 저자가 남편을 따라 독일에서 4년이란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빵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이나 생활, 이웃나라로 떠난 여행이야기는 평소에 여행을 좋아하고 항상 동경하고 있기에 더 부러운 감정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워냑에 무뚝뚝한 것을 알고 결혼을 했지만 여태 내 생일도 가끔씩 까먹을 정도로 무심한 것은 물론이고 밀가루를 먹으면 소화가 덜 된다는 이유만으로 삼시 세끼 밥과 반찬을 준비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스물스물 짜증이 생길때도 있었고 간단히 한 끼 정도는 그냥 넘어가거나 해결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대한민국 토종 옆지기와 살다보니 이미 익숙해졌다고해도 여전히 마음 한 켠에 아쉬움과 서운함이 자리잡고 있는데 좋아하는 빵으로 아침을 여는 그녀의 일상이 살짝 부럽게 느껴졌다.  

 

 

 

이렇게 다양한 와플 토핑이 있는 줄 몰랐다.

우리나라 와플보다 덜 달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와플의 세계

 

 

프랑스로 떠난 남자친구가 보내주는 마카롱을 나누어 준 그녀의 회사동료...

거리와 비례해서 멀어지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는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같은 빵이라도 북쪽과 남쪽이 다른가 보다. 부르는 이름도 다르고 맛도 다른 빵이 있다는 것이 의외였다. 아이를 낳아 본 사람이기에 아이를 낳고나면 여자들이 느끼는 힘든 감정을 알고 있다. 독일에는 우리나라처럼 산모가 먹는 미역국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율리아란 이름의 아기를 낳고 저자는 독일식 산후 조리 음식으로 만난 빵 '보로트' 베를린에서 살 때 시큼한 맛에 쾌쾌한 냄새에 익숙해지지 못했던 그녀가 아이를 낳고서 비로써 다양한 보로트를 접하면서 천연 발효 곡물이 주는 풍부한 영양과 에너지를 온전히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에게는 미역국보다 더 힐링이 되는 음식으로 다가왔다는 글을 읽으며 보로트란 빵 맛이 무척 궁금해졌다. 

 

 

저자가 살았던 독일에서 만나는 다양한 빵뿐만아니라 이웃나라의 빵에 대한 이야기 역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다양한 빵, 케잌, 쿠키와 함께 사람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작가들과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프로방스 여행 후 팽 오 쇼콜라를 찾으며 마크 레비의 '그림자 도둑', 내가 좋아하는 작가 에쿠니 가오리 부부의 이야기와 그녀의 책 속에 등장한 문장, 백일 된 그녀의 아이 율리아의 백일상에 놓인 케이크 프린츠레겐텐 토르테를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 한 대목을 들려주고 있다.

 

한식이 건강식이란 인식이 강하게 있어 백색가루인 밀가루로 만든 빵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안좋은 식품이란 인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강하게 갖고 있다. 허나 요즘은 건강을 생각한 다양한 빵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천연곡물을 이용하고 설탕을 최대한 자제한 건강한 빵.... 아무래도 오늘 점심은 빵을 먹어야할거 같다. 보통은 간편히 먹기에 편한 쨈을 바르거나 햄이나 치즈, 오이를 넣어 먹기도 하지만 양상추와 파프리카, 피클 등을 이용해 한 끼 식사로 영양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는 빵을 만들어 먹어 볼 생각이다. 

 

 

다양한 빵에 대한 이야기를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빵과 맥주를 같이 먹고 마시는 독일인의 음식 문화를 비롯해 친구의 결혼식에 등장한 엄청 큰 케이크와 초콜릿을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남은 케이크를 싸주는 이야기와인 애호가인 남편과 함께 마시는 와인 등등 이야기는 굉장히 낭만적이고 분위기 있게 느껴졌다.  다양한 체험을 쉽게 접하기 힘든 이야기라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으며 빵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 빵의 매력에 빠지고 빵을 먹고 싶어할거란 생각이 든다. 빵과 함께 한 행복하고 유쾌한 시간으로 배고플 때나 지금처럼 점심시간을 막 지난 시간에 허기질 때 간식이 땡길 때 이 책은 멀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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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
이지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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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과 사귀다'란 책을 통해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간이지만 특별한 공간으로 느껴지는 여행길에 올랐다. 평범한 일상 속의 공간이 새로운 공간으로 느껴지고 매료 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그 순간 그 장소는 나와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넘어 사귀고 있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그곳은 이미 나의 특별한 일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곳과 사귀다'의 저자 이지혜씨는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무심히 지나치는 공간들을 상대로 사귄다는 표현을 쓰면서 그곳에 얽힌 이야기를 예쁜 사진과 함께 풀어내고 있다. 대부분 내가 무심히 지나치던 곳들이여서 새삼 책 속에 나온 공간들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평소에는 사람이든 장소이든 환경이든 낯선 것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 불편함과 더불어 어색함이 있어 쉽게 잘 관계를 맺지 못하는 면이 나에겐 있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가도 내가 잘 알고 익숙한 커피숍을 주로 찾게 되고 음식점 역시 마찬가지다. 허나 의도하지 않은 공간에 가끔씩 갈 때가 있다. 낯선 곳에서 발견한 아기자기한 이쁜 커피숍이나 홀로 걷는 산책길, 사람이 적은 시간을 이용한 조조영화인데 때마침 보는 사람이 나를 비롯해 두 세명 밖에 안될때 느끼는 묘한 감정은 그 공간이 그냥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시간으로 느끼지기도 한다.

 

 

책에 소개된 50개의 이야기 중 내가 가지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산후조리원이다. 난 학교를 졸업하는 해 24살에 결혼을 해서 바로 그 해 말에 첫 아이를 낳았다. 우리때는 산후조리원이 없었기에 당연히 친정에 가서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야하지만 일을 하고 계셔서 우리집에 오신 시어머님의 도움을 일주일 정도 받았다. 환갑을 막 넘긴 시어머님의 보살핌을 받는다는 것이 그 때는 왜 그리 송구스럽고 죄송했던지... 충분한 수면은 고사하고 아이조차 제대로 맡기지 못하는 서툰 초보엄마는 이제 막 직장에 취직해 자신의 일로 바쁜 옆지기에게 한 없는 서운함과 야속함을 느꼈던 시기이기도 했다. 헌데 저자는 아기를 출산한 분을 축하해주러 산후조리원을 찾았는데 아기를 출산한 여자분은 매일 같은 문장을 읽어주며 아기에게 나쁜 말, 슬픈 말이 전해질까봐 전화까지 조심히 받았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한 남자에게 매일 시를 읽어주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의 곁에 있는 그에게 따뜻하고 진실한 한 마디를 선물해 주고 싶다고 털어 놓았는데 난 살면서 서운함과 아쉬운 감정만을 옆지기에게 더 느끼고 산 것은 아닌지 나를 돌아보며 내 곁에 있는 아들의 아빠인 옆지기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하고 싶어졌다.

 

 

 

 

간단히 축하할 일은 빠른 전화나 이메일, 문자로 해결하는게 요즘 세태다. 멀리 사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고 오래간만에 편지를 받아 본다는 친구의 말에 그 이후로는 편지를 꽤 자주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 오래된 책이 더 비싸고 소중한 이유로 자신이 쓴 일기장을 빗대어 한 이야기, 공연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 '인터미션' 이 시간이 단순히 화장실을 다녀오고 잠시 쉬는 시간이 아니라 공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란 이야기, 소중한 사람이 타국으로 떠나 그와 자신과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사찰'이란 공간에 털어 놓는다.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떨어져 있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 내가 연애할 때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불러 일으켜 한동안 추억의 시간속을 헤매게 했다. 자신의 파리 여행에서 묵은 민박집과 학창시절 미술 시간에 얽힌 이야기 등등 참으로 다양하고 소소한 이야기가 잔잔하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이라 나도 모르게 추억 속에 빠져 들었으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사진과 글 모두 이쁘다. 공간들 속에 담겨진 이야기도 좋지만 공간들과 관련된 일반인들의 사연 또한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유쾌하다. 빨리빨리가 생활화 되다시피한 우리네 일상과 다르게 조금 느리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아도 충분히 행복하고 여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일상의 공간들이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귀 기우리며 추억에 빠져 느림의 미학이 무엇인지 평범한 일상이 주는 소박한 행복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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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회 밀리언셀러 클럽 49
제임스 패터슨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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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스 머더 클럽을 이끌고 있는 네 명의 여성 중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샌프란시스코 강력계를 맡고 있는 린지 박서 부서장이다. 범인을 체포할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린지의 대활약이 그나마 책을 읽는 즐거움을 어느정도 느끼게 해 주고 있지만 솔직히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가 커다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마흔여덟 명이나 되는 어린이들이 리허설 공연을 마치고 교회 밖으로 나간 그 틈을 이용해서 괴한이 이들을 노리고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한다. 단 한명의 소녀만 총에 맞아 죽음을 맞게 된다. 누가, 왜, 범인에 대한 단서는 흰색 밴에 그려진 머리가 두 개 달린 그림뿐이다. 곧이어 다른 곳에서 의문의 살인이 발생하고 죽은 피해자의 손톱 밑에 가해자의 피부로 추정되는 조직이 발견된다. 허나 린지는 두 사건의 공통점으로 떠올린 흑인이며 형사가족이라는데 주목하게 되는데....

 

범인은 20년 전 사건 현장에 있었던 인물로 자신의 억울함을 이유로 복수에 나선 것이다. 흑인을 향한 인종범죄라는 심증이 점차 짙어지는 가운데 오래전에 린지와 그녀의 엄마를 두고 떠난 경찰이던 린지의 아버지가 돌아오면서 과거의 사건과 아버지와의 깊은 연관성이 수면 위로 나타난다.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지 않고 손에 잡히는대로 읽다보니 내가 읽은 책은 전반적으로 린지 박서란 인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허나 '두 번째 기회'에서는 신문기자인 신디나 경찰소속 검시관 클레어, 시 소속 변호사 질까지 고른 배분을 의도적으로 나누어서 스토리를 끌고 가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재미가 없다기보다 무엇인가 살짝 빠진 느낌이 든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팽배해 있는 인종차별을 다루고 있어 현실감은 느껴지지만 긴장감이 조금 떨어진다는게 무엇보다 아쉬웠고 비슷한 패턴의 사건 해결 모습도 책에 대한 흥미를 살짝 저하시키는 요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가 읽은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보다 아직까지 안 읽은 책이 더 많기에 다른 시리즈는 조금은 다를거란 기대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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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맨 - 기계가 된 남자의 사랑
맥스 배리 지음, 박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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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보다는 기차 자체가 되고 싶었던 남자 찰스 뉴먼... 그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는 불편하고 어색하게 느껴지만 생명체가 아닌 기계를 대할 때는 한없는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머신맨'은 현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SF소설이다.

 

주인공 찰스 뉴먼 는 '더 나은 미래'란 기업체에서 공학박사로 일하고 있다. 그의 모든 생활과 관계는 핸드폰에 의존하며 사는 사람이다. 회사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던 도중 뜻밖의 사고가 발생하는 와중에도 그는 잃어버린 핸드폰 생각에 매달려 있을 정도로 사람보다는 기계와 더 친밀하다.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은 찰스는 재활치료 과정중에 아름다운 여인 롤라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녀와 친밀한 관계에 미쳐 빠져들새도 없이 조기 퇴원과 함께 다시 직장에서 일하게 된 찰스는 일을 하는 틈틈이 자신의 발을 대신할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다. 완벽한 한쌍의 새로운 다리.... 그것은 곧 한쪽 다리를 잃은 찰스에게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찰스는 완벽한 다리를 갖고 싶어 온전한 자신의 자리를 자르려고하는데.....

 

미래를 다룬 SF 영화에서는 흔히 기계와 인간이 결합되어 있는 것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미래 사회가 어떤 식으로 흘러 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기계와 인간이 결합되어 새로운 인간이 탄생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섬뜩하고 무섭다.

 

찰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롤라가 기계와 하나가 된 자신의 모습에 반했다는 착각을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더욱 기계화 시키려고 노력하고 자신의 다른 부분 역시도 기계로 교차할 생각까지도 갖게 된다. 허나 이런 그의 생각을 회사에서 차단을 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찰스가 자신을 위해 만든 완벽한 한쌍의 팔은 자발적으로 온전한 팔을 기계팔로 교차하려는데 참여한 경비원에게 부착되고 이는 찰스를 격분하게 한다. 여기에 회사는 찰스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을 더욱 발전시켜 커다란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허나 회사가 원한 것은 뜻밖에도.....

 

현대사회는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생명연장은 물론이고 좀 더 젊어지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성형수술이 결코 흉이 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보니 TV이에 출현하여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아직 신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성장기 어린 소년, 소녀들까지 성형에 대한 환상과 기대를 가지고 무분별하게 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사람이 가진 내면적인 아름다움보다는 겉모양이 더 중요하고 사람들간의 정이 흐르는 관계보다는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관계에 더 친숙하고 편한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가까운 미래 사회의 우리의 모습을 소재로 한 SF소설이지만 갈수록 삭막해지고 메말라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들여다 볼 때 결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다. '머신맨'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염두해 만들어진 작품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스토리의 이야기가 저절로 영상처럼 머리속을 맴도는데 이미 이 책이 영화화 되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블랙스완'이런 아주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 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다고하니 얼마나 사실감 있게 그려질지 벌써부터 기대하게 된다. 또 한명의 기대되는 SF작가를 만난 작품 '머신맨' 저자 맥스 배리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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