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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션 1
고어 비달 지음, 권오숙 옮김 / 치우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한 인간의 삶이 이토록 파란만장하고 장엄할 수 있다니... 솔직히 읽는내내 광범위한 내용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할지 고민스런 마음을 안고 읽었다. 드넓은 대륙과 서로 다른 나라간의 문화차이, 역사관과 삶의 모습을 통해서 역사 속 숨은 비밀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른살이 넘는 성직자 키루스 스피타마는 지금은 살해되어 죽은 친구 크레르크세스 대왕에 이어 왕위에 오른 그의 아들이 지배하는 시간까지 살아 남아 아테네에 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진실을 왜곡하는 이야기를 듣고 사랑하는 조카 데모크리토스가 알고 싶어 했던 페르시아 전쟁이 어떻게, 왜 일어났는지 진실을 알리고자 이야기를 시작한다. 키루스는 페르시아인이다. 허나 그는 순수 페르시아인은 아니다. 아버니는 페르시아인이고 어머니는 그리스인이기 때문이다. 키루스의 아버지는 그리스인 어머니와 결혼하는 대신에 또 한명의 페르시아 아내를 얻으라는 다리우스 대왕의 명령을 받았지만 그만 너무 이른 죽음을 맞게 된다. 여기에 선지자로 있던 할아버지마저 제단에서 의식을 거행하던 중 마기... 유일신을 믿는 그들의 종교가 아닌 타종교를 믿는 페르시아와 메디아 지역에서 조상 대대로 세습되어 성직자로 살아가는 계급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는 현장에서 일곱살의 어린 나이로 살아 남는다. 무슨 일이 벗어졌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키루스와 그의 어머니를 페르시아의 궁전에 데려다 주면서 그는 눈부시게 찬란한 도시에서 최고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키루스는 원치 않았지만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는 선지자로 인식하게 되고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키루스의 평생의 친구인 크세르크세스 대왕은 키루스가 페리시아 궁전에 들어 갔을때는 사실상 아직은 불투명한 왕의 계승자 주 한 명이였다. 다리우스 대왕에게는 여러명의 아내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첫째 부인과 사이에서 낳은 자식과 왕조의 정통을 이어받은 크레르크세스를 왕 위에 앉히려는 그의 어머니 아토사를 중심으로 한 암투가 치열했는데 사실 이 모든 상황을 교묘히 이용한 사람은 다리우스 대왕이고 키루스 엄마 역시 이 때에 아토사와 손을 잡는다.
장교로 대사로 키루스의 활약은 계속된다. 그는 인도 공략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라는 다리우스 왕의 명령을 받고 인도 원정길에 오르며 그곳에서 인도내에 존재하는 문화차이는 물론이고 서로 다른 두 개의 종교와 부처, 고살라를 만나며 그들이 가진 종교에 대한 이해와 철학적인 문제들을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키루스가 젊은 석공 소크라테스를 외모만큼 현명하지 않은 사람으로 보았다는 것도 놀라웠고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키루스가 스무 살 때 스스로 굶어죽을 때까지 방문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윤회를 이야기할 때마다 철학자이며 수학자였던 피타고라스를 연상하며 그의 이야기가 수시로 등장한다.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은 고대 그리스 연합국과 페르시아란 강대국이 격돌하여 대에 걸친 전쟁에서 결국 패하고 만 전쟁이다. 허나 역사 속에서 사라진 페르시아 왕국에 대한 실감나는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은 주인공 키루스 스피타마가 아테네 오데온 극장에서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왜곡을 이야기한 헤로도토스란 역사가를 비롯한 로마인들에 의해 쓰여진 글들을 통해서 알게 된 것들이지만 그리스와 페르시아 두 민족의 핏줄이 흐르는 페르시아인 키루스 스피타마를 통해서 들려지는 페르시아 전쟁은 조금 달라 신선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아직 1권 밖에 안 읽었지만 광활한 영토를 중심으로 매력적인 인물들과 성인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2권에서는 인도에 이어 중국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올지 궁금하고 기존의 인물들과 더불어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을 통해 다양한 문화, 풍습, 종교, 삶의 의미 등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될거란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