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랄라 심리 카페 - 온 국민 멘붕 방지 고민 상담소
김현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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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크고작은 고민들을 안고 살아간다. 내놓고 말할 수 있는 고민도 있지만 가슴속에 꼭 감추어두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고민도 있다. 예전보다는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하지만 여전히 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정신과를 찾는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눈도 무섭지만 우선 나 자신부터 내가 정신과를 찾는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야기를 만났다. '울랄라 심리 카페' 책의 제목도 우울하고 침울함을 느끼기 보다 기분 좋게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한다. 여기에 심리상담을 해주시는 정신과 원장님 사진이 꽃미남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사진 속 인물이라 너무 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다가도 젊은만큼 부담스럽지 않게 톡톡 튀는 말로서 고민을 풀어주실거란 기대까지 갖게 한다.

 

책은 총 5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주제들이라 현실감이 먼저 느끼졌으며 실제 사례를 예를 들면서 문제점과 해결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사례들이 대부분이라 충분히 공감을 하면서 나도 사례로 삼은 이야기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하는 생각도 했다. 자신이 내린 결정도 알고보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행동했던 것이 너무나 많다. 남과 가족,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이 무서워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이기에 문제가 생긴다.

 

남자를 만날때마다 사주집을 찾아다니는 여성의 내면은 현실에 대한 불확실하고 불안한 마음을 사주를 통해 상대와의 관계는 물론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다른집 자식과 비교과는 부모님의 기대를 부담스럽게 느끼면서도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하나를 고민하는 사례는 내 사촌조카의 경우와 같아서 나도 모르게 빠져서 읽었다. 현실을 바로 보고 자신을 정비하라는 저자의 말에 나역시도 같은 말을 조카에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요즘 대세라는 연하남과 결혼한 여성은 결혼 후 변한 어린 남편의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닌지 고민한다. 결혼을 했지만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역활을 모르는 남자가 가진 문제점이나 여성, 남성, 아이와의 관계 대한 이야기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너무나 다양한 사례들은 현실속 이야기라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거라 생각한다.

 

 나를 바로 잡고 굳건한 마음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 젤 중요하다.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약한 부분이 있다. 이름만 되면 알만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김현철 원장님이 속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았던 이야기들을 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속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얻은거 같아 속이 시원해졌다. 중심을 잡고 바로 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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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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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미스터리 소설이라니... '어나더'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었고 재밌다는 이야기에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저자에 아야츠지 유키토는 관시리즈로 우리에게 알려진 작가다. 저자의 관시리즈 중에 세 권을 읽어지만 내가 읽은 관시리즈 보다는 훨씬 재밌게 읽었다.

 

아버지와 단 둘이 살던 사카키바라 코이치는 올 해 중 3에 올라간다. 유명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던 아버지가 인도로 떠나게 되자 오래전에 죽은 어머니의 고향 요미키타에서 학교를 다니기 위해 내려왔다. 헌데 등교를 앞두고 왼쪽 폐에 문제가 생겨 정상적인 학교 등교를 못하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사카키바라를 위해 같은 반이라며 두 명의 남녀 반장이 문병을 온다. 병원에서 또 한 명의 여학생과 우연히 마주치고 이상하게 그 여학생에게 묘하게 끌린다.

 

사카키바라는 퇴원 후 학교에 간 첫 날부터 묘한 반 분위기를 느끼는 된다. 그런 그의 한 여학생이 눈에 띈다. 병원에서 마주쳤던 소녀 미사키 메이... 허나 자신의 눈에는 보이지만 다른 친구들 눈에는 미사키 메이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란걸 어렴풋이 느낀다. 왜, 내 눈에만 보이는 것일까? 3학년 3반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괴이한 소문이 나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선의를 가지고 시작한 행동이 같은 반 학생들을 중심으로 계속적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이 일어난다. 25년이란 시간 동안 암암리에 비밀처럼 존재하는 사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으려면 진실을 알아내야 한다.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오래도록 한 반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초자연적인 현상은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보았던 영화나 다른 책이 저절로 떠오른다. 진실이 밝혀져도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기에 어느 한 사람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못한 진실을 알아내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지... 여기에 묘한 매력과 인형의 눈을 가진 소녀 미사키 메이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 가고 있는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한다고 느껴졌다.

 

명쾌하게 진실은 밝혀져도 끊임없이 이야기는 계속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책이다. 피가 낭자한 무섭고 섬뜩한 내용이 아님에도 책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로 오싹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 준다는 것에 만족하고 읽었다. 아직까지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시리즈를 많이 못 읽었기에 그의 관시리즈 작품을 빨리 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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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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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거 같다. 나만해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만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주로 하고 살았고 그런 것들을 소유하려는 마음만 앞서 생활 했었으니까... 살다보면 정작 필요치 않아도 자꾸만 사거나 갖으려고 하는 것들이 생겨난다.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한번 가지면 나누기 보다는 나만의 것으로 채우려는 욕심 때문에 늘 허기지고 상처받으며 자신과 가족, 타인까지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 모모씨는 '사랑을 배우다'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작년 말에 사랑을 배우다를 읽으면서 너무나 감동받고 좋았기에 내 주변에 있는 분들에게 권했을 정도로 사랑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은 읽는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나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모모씨의 신작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졌다. 전작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사랑이야기라면 '오늘, 뺄셈'은 살면서 무수히 많은 욕심들로 인해 정작 중요한 것을 잃고 지내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현대사회는 경쟁사회다보니 사람들간의 인정은 나날이 메말라지고 상대방을 이기지 못하면 내가 낙오되는 상황이라 악착같이 상대를 밟고 일어서려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과 달리 평생 직장이란 말이 없어진 시대에 살고 있는 직장인들은 더 좋은 연봉과 높은 자리를 위해 학창시절부터 스펙 쌓기에 바쁘다. 남보다 좋은 스펙을 갖고 취직을 했지만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지 않는 회사 분위기에 불만을 가진 남자는 자신이 감기에 걸리 두 명의 의사를 만나면서 비로써 그동안 회사에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선배들이 왜 그에게 하찮은 일처럼 보인 일을 시켰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남들보다 능력이 있어 당연히 재계약이 성사될거라 믿었던 사람은 예상밖의 복병을 만나 계약이 무산되자 자신의 멘토를 찾아가 상담하게 된다. 멘토는 먼저 계약을 놓친 상대방의 약점을 찾기 보다는 철저한 준비와 상대방이 깔보지 않을 위치를 만들라는 충고를 듣고서 진정 무엇이 먼저이고 중요한지 느끼게 된다. 너무나 잘 나가는 위치에 있지만 스스로를 낮추어 자리를 옮긴 남자의 선견지명을 알아 본 이야기를 비롯해 직장에서 더 좋은 위치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먼저인지 뺄셈의 교훈을 생각해 보게 한다.   

 

처음에 설레이던 마음과는 다르게 익숙한 생활이 되어 버린 결혼... 남편의 순수하고 정직한 마음을 사랑했던 여자는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현실을 비참하게 느끼는 계기가 생긴다. 바로 동창회가 그것이다. 오래간만에 동창회에 갔다가 친구들이 늘어놓는 애인, 남편 자랑에 기가 죽은 여자는 남편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그런 아내의 마음과는 달리 혼자서 스프를 끊이며 불을 낸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잊고 지냈던 자신이 사랑했던 남편의 본모습에 한없은 애정을 느낀다. 자신이 원하는 와이셔츠가 세탁되지 못한 것을 보자 남자는 갑자기 화가 난다. 도저히 아내와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싶지 않아 가장 근사한 장소에서 이혼 이야기를 꺼내지만 여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번도 그 자신이 아내의 고충을 몰랐다는 것에 놀랐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서운함 , 불편함은 아내 역시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단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공간이라 무던히 참고 이겨내려고 노력했던 것인데 이혼을 통보한 그 순간에 털어 놓는 아내의 말을 듣고 자신을 반성하고 진정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게 된다.

 

이외에도 현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게 된 이야기, 사막 한 가운데서 며칠만에 발견한 물 한통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의 관계는 결국 돌고 돌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의 교훈 등등...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은 인생, 직장, 사랑에 대해 더하기가 아닌 뺄셈을 통해 얻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유독 나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다. 자신이 사랑했던  첫번째 남편과 자신이 아끼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여자... 그녀는 그들이 사고로 죽자 남겨진 아이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재혼을 했지만 아내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남편이 갖게 되는 이중적인 마음은 우리 주변 누구에게서나 볼 수 있는 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인 모습이다. 남편은 자신이 다녔던 학교의 지도교수를 만나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조언으로 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교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사랑은 자신안에 존재하는 미운점을 빼어낼 수 있는 마음이였으며 그로인해 남자는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족을 얻은 이야기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 한 켠이 먹먹하고 눈물이 핑 돌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사랑이 아름다운 결과로 나타나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폭풍우가 치는 날에 만난 급한 사정에 놓인 세 명의 이야기다. 급하게 병원에 가야하는 노부인과 의사를 자신의 차에 태워 먼저 보내고 이상형의 사람과 남는 것이 정답이란 생각이 든 이야기로 나의 생각과 같은 결론을 자동차 주인은 내렸을지... 그랬다면 그들의 결말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살면서 더하기는 쉬워도 뺄셈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처녀적부터 여태껏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 물건이 있을 정도로 잡동사니라고 칭해도 좋을 것들마저도 버리지 못하고 자꾸만 쌓아 놓고 살고 있다. 물건도 이런데 사람에 대한 감정은 더하다. 나의 감정을 조금씩 빼서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본다면 좀 더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내용이 부담스럽지 않게 쓰여 있다. 뺄셈이 주는 인생 교훈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책이기에 더하기로 인해 힘든 인생이 아니라 뺄셈을 통해 행복한 인생이 가능하다는 진리를 발견하는 있는 유익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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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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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책의 제목만 보면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작은 카페가 연상된다. 대형 체인점 커피숍이 아니라 작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커피맛이 정말 좋은 카페를 알고 있다. 내가 떠올리는 이 곳과 책에 나온 카페가 서로 비슷하다는 느낌을 살짝 받았다.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의 이름은 많이 들었다. 희대의 스캔들 메이커라고 불리워질 정도로 그녀는 크고작은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나는 나를 파멸시킬 권리가 있다"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주장을 펼쳤던 작가로 깊은 인상을 받았음에도 그녀의 작품은 여태껏 접해보지 못했다. '길모퉁이 카페'가 그녀를 만나는 첫 작품이고 주로 장편을 많이 썼다는 그녀의 글보다 단편소설 집을 먼저 만나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는 느낌을 받았다. 

 

 

 

열아홉 편의 단편들을 하나같이 삶보다는 죽음, 만남보다는 헤어짐, 사랑보다는 결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내용과는 다르게 전혀 무겁지 않고 오히려 냉소적이며 차갑우며 시크한 느낌을 준다. 단편소설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먹고사는 것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유한 사람들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어도 그들의 마음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남자가 의도하지 않던 위험에 빠졌다가 나오면서 다시 사랑하는 아내로부터의 애정을 되찾게 되는 '비단같은 눈', 구속받지 않는 자유를 위해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하기 위해 가던 기차 안에서 그만 화장실 문이 고장나 그 속에 갇히 된 여자.. 그녀는 처음의 생각과는 다른 말을 던지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 '왼쪽 속눈썹',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어 자신보다 배나 어린 젊고 매력적인 애인을 얻을 수 있었던 여자는 자신이 소유하고 버렸던 다른 애인들과 다른 한 남자로 인해서 심적 갈등을 겪는다. 그녀를 진심으로 대했던 젊은 남자와 그런 남자를 소유할 수 있는 하나의 물건같은 존재로 여긴 '지골르', 건강에 대한 생각없이 삶을 살았던 한 남자... 살면서 한번도 용기란 것을 내어 본 적이 없는 남자는 죽음을 선고 받은 시점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늘 가던 카페에 갔다가 자신에게 익숙한 장소이며 사람들이 갑자기 낯선 존재로 다가온다. 냉소적인 미소를 머금으며 자동차에 오른 그가 자신의 삶에 대한 결단성을 내보이는 '길모퉁이 카페' 등등.. 열아홉 편의 단편소설들은 침울하고 시니컬한 분위기가 책의 전반적으로 깔려 있어도 무척 세련되고 감각적이란 느낌을 준다.

 

모든 것에 싫증을 느낀 여자가 클럽에서 신나게 놀다가 자신을 늦은 시간까지 기다린 어린 문지기 소년의 감탄어린 눈빛에 마음이 끌려 한동안 잊고 살았던 장소를 찾게 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충동적인 감정에 이끌려 말에 올라타게 탄 그녀.. 허나 그녀는....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의 대표작은 '슬픔이여 안녕'이라고 한다. 얼핏 다른사람의 글을 통해 잠시 보았던 기억은 있는데 정확한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녀의 이름을 드높이는 계기가 된 책이라고하니 조만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길모퉁이 카페'를 통해서 프랑수아즈 사강이 가진 문체의 매력이 무엇인지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문체를 그녀의 다른 책을 통해서 또 만나고 싶을 정도로 길모퉁이 카페는 프랑수아즈 사강이란 작가를 나에게 확실히 인식시켜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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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박영택의 마음으로 읽는 그림 에세이
박영택 지음 / 지식채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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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그림으로 만난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 보았다. 왠지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특별한 날처럼 느껴질거란 생각이 든다. 나의 하루를 가만히 돌여다보면 너무나 평범하다 못해 왜 이리 시시하다는 생각이 문뜩 들 정도로 특별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가끔씩 푸념처럼 가족들에게 털어 놓는 말처럼 밥 준비하고 먹고 다시 준비하고 밥을 먹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지나가 버려 난 밥 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일상은 부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많은 시간을 부엌에서 보내고 있다. 때론 허무하고 때론 쓸쓸하고 때로는 따뜻한 말 한마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문뜩 들 정도로 재미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하루 : 박영택의 마음으로 읽는 그림 에세이'를 통해서 부엌에 있는 여자의 시간이 왠지 포근하게 느껴졌다.  

 

가장 부지런하게 삶을 살아간다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이른 새벽시간을 시작으로 다음날 새벽까지의 시간대를 책 안에 담아냈다. 매일의 일상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는 시간대에 맞는 그림을 놓고서 그림에 얽힌 이야기와 저자의 생각과 느낌이 어우러져 평범한 일상이 왠지 특별하고 소중한 순간처럼 다가왔다.

 

유달리 쓸쓸함이 느껴졌던 김수강님의 '코트 행거' 홀로 남겨진 옷걸이에 대한 이야기는 어떤 옷을 선택해서 입고 나간 뒤에 남겨진 옷걸이를 보면서 옷 주인의 빈자리와 기호를 풀어내며 홀로 남겨진 공간에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들여다 보고 있다. 쓸쓸함과 우울함을 느끼게 하는 사진 한 장으로 남겨진 사람과 자리를 비운 사람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우리의 인생까지도 생각해 보는 작가의 깊은 생각까지도 볼 수 있다.

 

정신없이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도심 속 한 모습을 그려 낸 박강원님의 '서울 37'은 마치 내가 같은 거리속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스쳐가는 도심속 일상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조금은 투박한 느낌의 붓터치는 오히려 경쾌한 느낌을 받게 하며 전혀 모르는 타인인 스쳐가는 사람들은 같은 공간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우연을 넘어 스치는 인연으로 보아도 무방할듯 싶다.

 

사람들을 만나면 식사 후에 으례 찾게 되는 커피숍의 한 풍경을 담아낸 아이스크림을 먹는 시간이란 이름이 붙은 '행복한 시간'은 내가 사람을 만나면 하는 행동이라 더 친숙하게 느껴졌고 가족을 위해 맛도 있고 영양가도 높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부엌에서 시간을 보내는 여인을 담아 낸 '부엌, 여자'는 바로 나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여자와 부엌의 관계를 생각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나역시도 많은 시간을 밥 짓는 일로서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더불어 바로 다음에 나온 엄마 그리고 고독한 낙원이란 이름이 붙은 '엄마의 정원'은 대부분의 엄마들이 저녁 늦은 시간 가족을 기다리며 TV 앞에 앉아 혼자서 시청하는 모습이라 왠지 모르게 가슴이 싸하게 안타까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가족과 달리 가족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나이 든 여자는 외로움과 고독감, 쓸쓸함을 넘어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며 푸근하고 따뜻해야 할 집이 어디로든 떠나지 못하고 지켜야 하는 고립된 공간인 강제된 정원으로 표현했는데 어머니들의 고독한 생애가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는 글에 나역시 무척 공감하게 된다. 이외에도 일상을 시간 안에 담아 낸 이야기들은 대부분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들이다.

 

일상의 모습을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라 신선함과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미술평론가가 쓴 그림에세이는 처음이였는데 책에 나온 그림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다. 한동안 미술 전시회에 가지 못하고 있다. 다른때보다 더 심한 귀차니즘에 빠져 있던 나를 다시 미술에 대한 흥미와 미술관 나들이를 생각하게 만들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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