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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거 같다. 나만해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만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주로 하고 살았고 그런 것들을 소유하려는 마음만 앞서 생활 했었으니까... 살다보면 정작 필요치 않아도 자꾸만 사거나 갖으려고 하는 것들이 생겨난다.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한번 가지면 나누기 보다는 나만의 것으로 채우려는 욕심 때문에 늘 허기지고 상처받으며 자신과 가족, 타인까지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 모모씨는 '사랑을 배우다'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작년 말에 사랑을 배우다를 읽으면서 너무나 감동받고 좋았기에 내 주변에 있는 분들에게 권했을 정도로 사랑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은 읽는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나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모모씨의 신작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졌다. 전작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사랑이야기라면 '오늘, 뺄셈'은 살면서 무수히 많은 욕심들로 인해 정작 중요한 것을 잃고 지내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현대사회는 경쟁사회다보니 사람들간의 인정은 나날이 메말라지고 상대방을 이기지 못하면 내가 낙오되는 상황이라 악착같이 상대를 밟고 일어서려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과 달리 평생 직장이란 말이 없어진 시대에 살고 있는 직장인들은 더 좋은 연봉과 높은 자리를 위해 학창시절부터 스펙 쌓기에 바쁘다. 남보다 좋은 스펙을 갖고 취직을 했지만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지 않는 회사 분위기에 불만을 가진 남자는 자신이 감기에 걸리 두 명의 의사를 만나면서 비로써 그동안 회사에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선배들이 왜 그에게 하찮은 일처럼 보인 일을 시켰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남들보다 능력이 있어 당연히 재계약이 성사될거라 믿었던 사람은 예상밖의 복병을 만나 계약이 무산되자 자신의 멘토를 찾아가 상담하게 된다. 멘토는 먼저 계약을 놓친 상대방의 약점을 찾기 보다는 철저한 준비와 상대방이 깔보지 않을 위치를 만들라는 충고를 듣고서 진정 무엇이 먼저이고 중요한지 느끼게 된다. 너무나 잘 나가는 위치에 있지만 스스로를 낮추어 자리를 옮긴 남자의 선견지명을 알아 본 이야기를 비롯해 직장에서 더 좋은 위치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먼저인지 뺄셈의 교훈을 생각해 보게 한다.
처음에 설레이던 마음과는 다르게 익숙한 생활이 되어 버린 결혼... 남편의 순수하고 정직한 마음을 사랑했던 여자는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현실을 비참하게 느끼는 계기가 생긴다. 바로 동창회가 그것이다. 오래간만에 동창회에 갔다가 친구들이 늘어놓는 애인, 남편 자랑에 기가 죽은 여자는 남편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그런 아내의 마음과는 달리 혼자서 스프를 끊이며 불을 낸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잊고 지냈던 자신이 사랑했던 남편의 본모습에 한없은 애정을 느낀다. 자신이 원하는 와이셔츠가 세탁되지 못한 것을 보자 남자는 갑자기 화가 난다. 도저히 아내와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싶지 않아 가장 근사한 장소에서 이혼 이야기를 꺼내지만 여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번도 그 자신이 아내의 고충을 몰랐다는 것에 놀랐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서운함 , 불편함은 아내 역시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단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공간이라 무던히 참고 이겨내려고 노력했던 것인데 이혼을 통보한 그 순간에 털어 놓는 아내의 말을 듣고 자신을 반성하고 진정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게 된다.
이외에도 현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게 된 이야기, 사막 한 가운데서 며칠만에 발견한 물 한통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의 관계는 결국 돌고 돌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의 교훈 등등...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은 인생, 직장, 사랑에 대해 더하기가 아닌 뺄셈을 통해 얻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유독 나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다. 자신이 사랑했던 첫번째 남편과 자신이 아끼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여자... 그녀는 그들이 사고로 죽자 남겨진 아이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재혼을 했지만 아내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남편이 갖게 되는 이중적인 마음은 우리 주변 누구에게서나 볼 수 있는 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인 모습이다. 남편은 자신이 다녔던 학교의 지도교수를 만나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조언으로 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교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사랑은 자신안에 존재하는 미운점을 빼어낼 수 있는 마음이였으며 그로인해 남자는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족을 얻은 이야기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 한 켠이 먹먹하고 눈물이 핑 돌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사랑이 아름다운 결과로 나타나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폭풍우가 치는 날에 만난 급한 사정에 놓인 세 명의 이야기다. 급하게 병원에 가야하는 노부인과 의사를 자신의 차에 태워 먼저 보내고 이상형의 사람과 남는 것이 정답이란 생각이 든 이야기로 나의 생각과 같은 결론을 자동차 주인은 내렸을지... 그랬다면 그들의 결말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살면서 더하기는 쉬워도 뺄셈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처녀적부터 여태껏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 물건이 있을 정도로 잡동사니라고 칭해도 좋을 것들마저도 버리지 못하고 자꾸만 쌓아 놓고 살고 있다. 물건도 이런데 사람에 대한 감정은 더하다. 나의 감정을 조금씩 빼서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본다면 좀 더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내용이 부담스럽지 않게 쓰여 있다. 뺄셈이 주는 인생 교훈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책이기에 더하기로 인해 힘든 인생이 아니라 뺄셈을 통해 행복한 인생이 가능하다는 진리를 발견하는 있는 유익한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