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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ㅣ 문학의 즐거움 41
후쿠다 다카히로 지음,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 폭력의 심각성으로 인해서 자살하는 아이들에 대한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정도로 우리 주위에는 학교 폭력이 심각하게 자리하고 있다. 집단 따돌림, 왕따는 가해자, 피해자가 한순간에 바뀌어 있는 상황 역시 흔하게 발생한다. 내가 집단 따돌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를 따돌려야 하는 상황... 학교에서만 집단 따돌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직장은 물론이고 소소한 모임에서도 왕따는 암암리에 존재한다. 집단 따돌림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더 일깨어주는 어린이 창작동화 책 '비밀'.. 집단 따돌림이 가지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책으로 현직 교사가 써서 더 실감나게 느껴졌다.
오카자키 아카리는 컴퓨터 엔지니어로 나름 탄탄한 직장에 근무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회사를 퇴직하면서 작은 시골 마을 학교에서 도시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중앙초등학교' 이제부터 아카리가 다닐 학교로 미리 학교를 둘러 보러 갔다가 도서실에서 '히가시카와'란 소녀를 만나게 된다. 호빗 책 속에 골롬을 좋아한다는 소녀의 말에 처음부터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하는 아카리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도서실을 벗어나는데...
아카리는 자신이 다닌 자그마한 시골 학교와 달리 중앙초등학교 5학년에 새로 들어간 반 친구들이 하나같이 친절해 내심 마음이 놓인다. 특별활동 시간 회의중 같은 반 친구 '에미코'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말에 얼마전에 도서실에 마주친 히가시카와란 것을 알게되면서 왠지 마음에 불편해진다. 혼수상태의 친구를 병문을 하러 간 친구들의 밝은 모습에 불편해진 아카리는 에미코가 떨어졌다는 장소를 찾게 되는데....
항상 집단따돌림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선생님과 학교의 모습은 비슷하게 그려진다. 아카리는 에미코가 반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해 사고가 아닌 자살을 시도했다는 이야기를 하자 담임 선생님은 화가 난 모습을 보이며 증거를 내보이라는 말로 응수한다. 아카리는 하나하나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에미코가 자살을 하게된 경위를 찾아가는데.. 그 끝에서 만나는 진실에 선생님은 물론이고 학교 전체는 발칵 뒤집히고 만다.
마냥 순진하고 천진난만하게 보이는 어린 초등학생 아이들 사이에도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모는 나쁜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섬뜩했다. 선생님들도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 나가려는 모습보다는 우리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안이한 생각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된다.
집단따돌림은 한 학생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작은 계기로 인해서 왕따의 표적이 되어버리면 내가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다른 누군가를 왕따시켜야 한다. 이미 아카리는 자신이 다닌 예전 학교에서 이런 경험을 했기에 에미코의 마음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항상 가해자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가 자신이 피해자가 되고보니 왕따를 당했던 친구 가나의 모습에서 에미코의 마음을 느끼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들과 함께 있을때랑 다른 사람이랑 있을 때랑 다른 경우가 많다. 자신의 아이만은 절대 다른 아이들에게 나쁜 행동을 하는 아이가 아니라는 믿음은 부모이기에 어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믿는만큼 수시로 아이와 함께 집단따돌림을 비롯한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 처음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집단따돌림은 아닌 모습으로 편해진 아카리의 반 아이들을 보며 안심이 된다.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집단따돌림에 대한 현실감 있는 이야기라 더 공감하고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