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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빛나는 순간 ㅣ 푸른도서관 6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평점 :
누구에게 멋지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학창시절에 어른들의 세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근사하고 편하게 느껴졌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입시 공부에 시달리는 고등학교 시절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그 때는 했었다. 허나 막상 어른이 된 지금은 그 시절이 마냥 그립고 그 때 좀 더 열심히 공부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을텐데... 하는 후회스런 생각을 했었던 적도 있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은 결국 나의 행동과 선택이 불러 온 결과다.
'얼음이 빛나는 순간'은 청소년 소설을 써 온 이금이 작가의 신작소설이다. 현실속 아이들의 모습을 책에서 담아 온 작가의 작품이라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 역시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지오는 학창시절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처음으로 한 방을 쓰게 된 아이들 중 자신과 특별한 시간을 함께 공유했던 친구의 갑작스런 메일을 받게 된다. 잊고 지냈던 친구를 떠올리며 호기심반 여자친구와의 복잡한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반으로 친구가 써 놓은 장소로 향하는 윤지오가 풀어놓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기숙사가 완비되어 있는 태명고등학교에 입학한 장석주는 첫날부터 자신이 배정받은 205호실 아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석주는 자식에게 남다른 열정을 가진 엄마 덕분에 전교 1등으로 태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나름 괜찮은 성적의 아이들만 모였다고 생각했는데 한 방을 쓰게 된 세 명의 친구들의 모습은 자신이 생각했던 분위기와 거리가 멀다.
석주는 지오의 영향으로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나며 처음으로 일탈을 경험하게 된다. 일탈 속에서 우연히 중학생 소녀 은설을 만나게 된다. 과수원을 하는 아버지를 도와주는 착한 소녀 은설에게 남다른 설레이는 감정을 느끼는 석주는 아쉬운 마음을 접고 학교로 돌아온다. 헌데 우연히 은설과 재회하게 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항상 자신을 위해 애써 온 엄마의 기대에 보답 할 수 있는 일류대 합격 통지서를 받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은설에 대한 이야기는 석주를 혼란에 빠트리게 된다.
석주가 일류대에 합격을 했지만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난 것과는 달리 지오는 부모의 이혼과 꽉 막힌 아버지와 결코 편해질 수 없다. 지오는 또래의 청년들이 보여주는 연애관이나 삶에 대한 생활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물이다.
사람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를 안고 살아간다고 한다. 나역시도 마찬가지다. 매순간이 크든작든 선택을 하면서 우리는 살아간다. 지오는 석주의 연락을 무시했어도 좋았지만 다소 건방진 이메일이지만 그가 자신을 만나자는 이야기에 이끌렸으며 석주와 마주한 지오는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석주는 일류대에 입학하지 않은 현재의 생활을 어떤 식으로 들려줄지...
오래간만에 읽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무게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지금 현재도 바로 선택을 하고 있는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당장 내일, 한달 후, 더 멀리 1년, 10년 후의 나의 모습은 어떤 식으로 변해있을지... 이 책을 읽게 되는 분들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하는 순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금이 작가의 책은 많이 접하지 않았지만 이 한권의 책으로 충분히 매력이 느껴졌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