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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
스콧 허친스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에 그 어떤 것보다 으뜸으로 치는 소중한 것이 '사랑'이란 감정이다. 사랑은 단순히 남녀간의 관계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 형제, 친구, 동료 등 다양한 인간관계를 놓고 볼 때 사랑을 바탕으로 한 관계가 가장 옳은 관계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랑하기 때문에 더 많은 상처와 아픔을 주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
'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 책의 제목이 무척 아리송하면서 이쁘게 느껴졌다. 사랑에 대해서 어떤 이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지 호기심과 궁금증을 갖게 했는데 흔히 생각하던 것과는 다르다. 주인공인 40대 남성 닐 바셋 주니어는 자신의 죽은 아버지가 남기신 이십년의 세월이 담겨진 일기장을 토대로 인공지능 컴퓨터를 가진 로봇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허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닐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마치 아버지처럼 느껴지는 것에 대해 놀라우면서도 혼란스러운 감정을 갖게 된다.
닐 바셋 주니어는 한번의 이혼을 경험했다. 그는 전처 에린과 남녀간의 애뜻한 연애의 감정을 가졌다기보다는 조금은 서툴고 순수한 연애시절의 모습을 회상하고 현재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게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우연히 마주친 두 명의 젊은 여성 중 한명인 레이첼이란 아리따운 여성과의 관계에 점점 빠져드는 그의 모습을 보게 된다.
닐이 레이첼과 보여주는 연애의 감정은 솔직히 공감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처음에 여자들과의 가벼운 만남을 원했던 닐이 사랑을 원했던 모습이 아니면서도 자신의 곁에 없는 레이첼에 대해 느끼는 불안함과 조급증, 혼란스런 감정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레이첼 역시 닐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그와 비슷한 감정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오래전에 자살로 가족들에게 커다란 아픔을 남겨준 아버지... 닐은 인공지능 컴퓨터와의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이미 죽은 아버지에 대한 생각들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에게 커다란 의미가 있는 유일하게 알고 싶어했던 년도와 닐이 아버지에게 알려주어야 할 년도... 그 후의 선택까지....
닐은 진실과 오해가 얽히면서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사랑에는 용기와 책임, 신의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닐의 아버지는 이러한 마음이 조금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으며 닐 역시 아버지와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이였다가 아버지의 마음과 생각을 가진 인공지능 컴퓨터와의 대화를 통해서 점차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아프고 힘들다고 한다.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볼 때 만족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허나 자신을 믿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가족이란 든든한 기둥이 버티고 있다면 설령 잠시 흔들리고 아파해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길거라 믿는다.
'쓸 만한 사랑 이론은, 결국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적자생존의 세상에 갇혀 있거나 아니면 위대한 신이 강림할 그릇일 뿐이다. 아니면 시장에 조종당하고 있는 수벌들일 뿐이거나. 사랑은 자기실현이다. 사랑은 자력이다. 이 모든 것이 도움이 되지만 불완전한 설명이고, 서로 상충되는 결국에 어떤 결론도 내놓지 못한다.' -493-
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사랑이란 것은 결국 변화하는 모습 속에서 스스로가 완성하고 만들어 가야할 깨달음으로 얻어지는 감정이기에 사랑으로 인해 발생할 실패를 미리부터 걱정 할 필요가 없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사랑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