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 2 - 탐욕 뱅크 2
김탁환 지음 / 살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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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곧 돈과 연결되어 있다. 그 어떤 가치보다 '돈'의 가치가 가장 중요시되고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살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돈을 쫓는 사람들이 많다. 돈을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돈의 흐름을 통해 주인공 세 명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 변해가는지.... 개화기 혼란의 시절에 돈을 향한 그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쓰여 있는 '뱅크'.. 1권에서 철호가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는 여인 인향을 대신해 감옥에 가기로 하면서 끝이나는데.. 뱅크 2권에서는 3년의 시간을 보내고 출옥하는 장철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개된다. 

 

철호가 감옥에 가 있는 동안 인향은 철호에 대한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 인향의 곁에서 그녀만을 바라보는 진태는 인향에 대한 욕망을 철호의 동생이며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수인 권혁필이 범한 여인 현주를 품는 것으로 어느정도 갈망을 해소 한다. 현주는 진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진태는 결코 현주를 쳐다보지 않는 슬픔 관계다.

 

권혁필의 말에 의해 진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실행에 옮기며 서상진 행수의 곁을 떠난다. 진태의 행동에 인향과 철호는 커다란 충격에 빠진다. 인향은 비누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사업에 뛰어들지만 혁필로 인해 여러가지 암초에 부딪힌다. 무엇보다 은행에서 커다란 자금을 끌어다 배를 빌렸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현주는 듣지 말아야 것을 듣게 되고 이로인해 아편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철호를 향한 진태의 끊임없는 악행과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철호... 이런 와중에 현주의 죽음까지...

 

스토리의 전개가 빠르고 재미도 있다. 끝을 향해 갈수록 세 사람을 둘러싼 운명은 더욱 꼬여만 갈 뿐이다. 누구도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지 못하는 시대 상황... 뱅크 1권을 따로 리뷰를 쓰면서 2, 3권도 따로 쓸까하다가 지금도 어느정도 노출이 되었지만 스토리가 더 많이 노출되기에 2, 3권을 한꺼번에 쓰기로 했다.

 

지루하다는 느낌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장철호, 최인향, 박진태란 인물이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될지 대충 짐자기 가는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흥미롭다. 김탁환 소설만이 가진 작품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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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6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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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 한 사람인 '미나토 가나에' 그녀의 책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녀의 책은 '고백'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아니 고백이란 책이 아니라 블라인드 시사회 작품이였던 '고백'을 통해서라고 말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커다란 방향을 일으킨 작품으로 알고 있는 영화 '고백' 나역시도 영화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었는데 책을 통해서 영화에서 미처 느끼지 못한 섬세한 인물들의 심리를 만날 수 있어 그녀의 책에 빠져 들었다. 한 사람의 시점이 아닌 서로 다른 인물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토리가 참 마음에 들어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다. 헌데 '경우'는 기존의 내가 그녀의 책에서 느꼈던 짜릿한 감동은 못느꼈다. 반전의 묘미도 있고 흥미로운 스토리였지만 기존의 작품들이 너무나 강해서 다소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래도 재미는 가지고 있다.

 

절친인 요코와 하루미는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인물들이다. 어릴적에 보육원에 버려진 두 여인 중 한명인 요코는 생후 6개월에 중산층 가정에 입양되어 잘 자라다가 성인이 되어 여권을 발급 받는 과정에서 여태껏 길러준 부모님이 친부모님이 아닌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자신이 버려진 보육원에 가보지만 폐쇄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근처의 다른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하루미와 만나게 된다. 반듯하고 어여쁜 요코에게 처음에 느꼈던 복잡한 심정은 그녀가 자신과 같은 보육원 출신이란걸 알게 되면서 친구의 관계로 발전한다.

 

하루미가 요코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들려준 '파란 하늘 리본'이란 이야기를 동화작가가 꿈이였던 요코는 아들을 위해 그림을 덧붙인다. 요코는 하루미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여 예상외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하자 하루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하루미는 요코의 성공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인다. 하루미는 친구인 요코를 인터뷰 하던 중 요코가 자꾸만 마주친다는 여인을 보고 이야기 하자 흥미를 갖게 된다.

 

인기작가로 성공을 원한적은 없지만 인기작가가 되면서 요코의 일상은 바빠진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 바쁜 남편과 사랑스런 아들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요코에게 그만 불행이 찾아온다. 아들이 그만 누군가에 납치된 것이다. 사무실 팩스로 예전의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만 아들이 돌아온다는 이야기에 요코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긴장하기 시작한다. 아들을 위해 기꺼이 모든것을 포기하려는 요코와 요코에게 힘을 주는 하루미.... 아들을 납치한 범인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들어나는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일까지 겹쳐지는데....

 

우리는 온전히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뼈해 줄 수는 없는 것인가? 오래전 사람들 기억속에서 희미해진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인물이 밝히고 싶었던 비밀 역시 어찌보면 진짜 피해자일지도 모르는 인물에 대한 가슴 밑에 잠자고 있던 질투심은 아닌지....

 

기존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심리묘사를 기대하고 읽는다면 실망할 수 있는 작품이다. '경우'는 드라마로 이미 일본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드라마를 위해서 쓰여진 작품이라 부족함이 느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며 미나토 가나에씨가 다음 작품에서는 이전처럼 좀 더 강하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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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 1 - 부익부 빈익빈 뱅크 1
김탁환 지음 / 살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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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의한 힘의 지배를 실감나게 그려내는 김탁환의 새로운 책 '뱅크'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제목에서 이미 보여주듯 '뱅크'는 돈에 대한 이야기다. 당시에는 자본주의란 것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 자체도 미미했던 시절에 자본주의란 경제체제 속에 던져진 핵심적인 세 명의 주인공들을 통해서 돈의 흐름과 그에 대한 인간의 무서운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고 있다.

 

세 명의 주인공 장철호, 박진태, 최인향은 9살의 나이를 너무나 다르게 보내고 있다. 장철호는 아버지가 영향력이 있는 행수였기에 아버지를 보면서 스스로 공부도 하지만 장사꾼의 자세와 장사란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박진태는 남다른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기에 그가 가진 독기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아버지 나름 노력을 기울이지만 가지고 태어난 운명은 어쩔 수 없다고 진태는 자신의 운명이 이끄는대로 마음속에 독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로 커 간다. 철호와 진태 두 사람에게 연모의 정을 갖게 하는 최인향은 당시 여자들이 살아가는 운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여인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장철호와 그의 여동생 현주다. 한 사람의 섣부른 행동이 어린 진태의 가슴에 독을 품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진태 역시 어리기에 잘못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진태는 장터에서 철호와 인향과 우연히 마주치고 철호의 집에서 보게 된 상황만으로 오해를 갖게 된다. 복수를 위해 진태는 그만 철호의 집에 불을 지르고 만다. 이로인해 인향의 목숨이 위험에 상황에 빠지게 되고 철호는 인향을 구하기 위해....

 

어린 시절의 세 명의 인물이 급변화는 상황을 알려주었다면 세월이 한참 지난 후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목적을 위해 서상진 행수의 밑에서 일하는 진태 앞에 철호가 나타나고 철호의 등장과 함께 곧이어 인향 역시 등장한다. 진태와 철호는 새로운 책임자를 결정 짓는 위치에 놓이게 되고 이런 와중에 철호의 여동생은 여자로서의 수모를 참으며 겨우 목숨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오빠와 극적인 해후를 하게 된다. 인향이 또 한번 위험에 빠지자 그녀의 아버지는 철호에게 거부할 수 없는 딜을 제시하는데....

 

19세기말의 선진문물을 먼저 받아들인 일본과 프랑스, 러시아, 미국, 영국 등을 비롯한 세계열강들의 영향으로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 인천을 중심으로 한 상인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저마다 먼저 패권을 쥐기 위해 벌이는 암투와 거짓, 속임수 등이 남무하는 시대.... 그 속에서 운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세 인물이 서로에게 가진 마음과 운명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라는데 이들에게도 이것이 통했는지 궁금해진다.

 

지난 역사를 보면서 만약에란 말로 이런저런 상황을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일본보다 먼저 개항과 개방을 했다면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지나간 역사를 이런 식으로 뒤돌아 보는 것이 분명 쓰잘데기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일제의 지배하에 서서히 빠져 들어가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한번씩 떠올려 보게 된다.

 

아직 '뱅크 1' 밖에 읽지 못했지만 빠른 스토리 전개와 재미에 순식간에 읽었다. 2권에서는 철호의 운명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궁금하기에 서둘러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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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소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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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너무 예쁜 소녀'의 마농이란 열여섯 살의 너무도 예뼈 말을 잃게 만드는 소녀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죽음이 남아있다.

 

한 번이라도 이 소녀를 보면 소녀의 아름다움에 빠져 무조건 보호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녀가 있다. 소녀의 이름은 마농....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소녀다. 그녀가 누구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게 하는 처음부분을 돌이켜 볼 때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추청되는 사고로 소녀는 전직 교사인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은 죽고 만다. 차 안에 분명 열 여섯살의 딸이 함께 탑승하고 있었던 걸로 추정되지만 그녀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사라진 딸이 마농이라는 추측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의문의 소녀 마농은 아름다운 소녀란 것 말고도 타인의 시선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면을 보여준다. 배고픔에 낯선 집에 들어가 허기를 달래고 그 집 여주인의 도움으로 함께 생활하기도 한다. 타인에게 도와주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하는 아름다운 소녀 마농은 남자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녀를 향한 마음을 들어내는 사람도 있다.

 

어느날 숲에서 한 구의 시체가 발견되고 이 시체를 둘러싼 강력반 형사 마탈러의 추적은 차에 동승한 두 명의 남성과 의문의 소녀에까지 닿게 된다. 허나 정작 범인으로 몰린 사람은 죽은 남자의 사업 파트너이고 그의 소유차량에서 새로운 시체가 발견되면서 스토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는데.....

 

마농은 아버지뻘 되는 새로운 남자의 아내란 이름으로 그의 보호속에 다시 모습을 들어낸다. 남자는 분명 아내와 자식이 있는 나름 행복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오던 남자지만 마농의 아름다움에 빠져 그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전부를 걸어도 좋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마농을 향해 조여오는 경찰들의 추적과 남자와 마농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독특한 스토리가 이어져 무척 흥미롭다. 마농.. 너무나 아름다운 소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보호본능은 그들 자신을 위험 속에 빠트리는 역활로 작용한다. 형사반장 마틸러 역시 마농을 보고 그녀가 범인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고 그녀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안쓰러운 마음을 통해 그녀를 보호하고 싶어한다.

 

명확한 진실은 결국 의문으로 남게 된다. 이 모든 일들은 마농의 가족 중 한 사람으로 인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지만 그것 역시  진실인지 의문점으로 남겨진다. 마농... 그녀가 가진 진짜 진실의 여부를 떠나 그녀가 행복해져야만 더 이상의 불행은 일어나지 않을거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저자 얀 제거스는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너무 예쁜 소녀'를 통해서 처음 접한 작가지만 마틸러 형사 시리즈를 통해서 앞으로 계속 만날 수 있을거라고 한다. 마틸러 형사의 다른 활약이 기대하며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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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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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는 우선 무게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집필 기간이 10년이나 걸렸고 14년 전에 발생한 어린이 유괴사건을 둘러싼 D현경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이 사회성 짙은 메시지에 짜임새가 좋은 것은 느끼게 한다. 누구나 원하든 원치 않든 먹고 살기 위해서 여러사람들이 속한 사회생활 속에서 살아가기에 조직이란 집단 중에서도 경찰이란 특수한 집단의 이야기 안에 들어난 인물들의 이야기에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친구들과 한번씩 만나 동창 이야기를 할 때 예전에 학교 다닐때는 안그랬는데.. 사람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물론 친구들 사이의 인물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변한다. 부모님에게 학비와 용돈을 받아 생활할 때는 자신의 신념대로 살았던 사람들도 사회에 진출하고 처와 자식을 부양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사회란 조직에 속해간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뜻과 달리 신념을 꺾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64'의 주인공 미카미 역시 그런 인물로 그는 24년을 현장에서 뛰었던 경찰이다. 나름 능력을 인정받았기에 그의 승진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어떤 힘에 의해서 그는 여태 해오던 일과는 다른 경찰내 홍보실 담당관으로 발령을 받는다. 사건을 다루는 경찰내부의 입장을 기자들에게 적당한 선에서 알려주어야 하는 일에 나름 신념을 갖고 일하다가 딸의 가출로 인해서 모든것이 바뀌게 된다.

 

술에 취해서 무단횡단을 한 노인을 친 사건이 발생한다. 8개월의 임산부가 그만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경찰내부에서는 끝까지 가해자의 신분에 대한 노출을 막으려하고 기자들은 가해자의 이름 정도는 당연히 알아야한다는 식으로 맞서게 된다. 이들의 사이에서 미카미는 상사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무엇인가 석연치 않지만 진실을 원하는 기자들에게 그 자신은 아무말도 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경찰청장이 사건 '64'의 피해자 가족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견이 내려오자 경찰에게 등을 돌린 14년 전 사건의 피해자 가족을 찾아가 허락을 받아야 하는 일이 미카미에게 떨어진다.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는 '64' 미카미는 지금은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지만 동창이 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찾아다니는 것을 알게 된다. 64와 관련해 무엇인지 석연치 않은 진실이 숨어 있다는 것을 그는 느끼게 된다.

 

미카미는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에 휩쓸려 가는 자신의 모습에 좌절감에 빠져 들면서도 어쩔 수 없다. 조직이 정한 선택에 따라야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끊임없이 자신을 다독거리며 조직에 순응하며 버티고 있는 그.... 하루하루 버티어 내는 삶이지만 언젠가 딸이 돌아올거란 희망에 스스로를 최면에 걸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무엇보다 조직이란 단체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상황을 아주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여기에 홍보담당관 미카미가 가지고 있는 표현에 서툴고 사랑한다는 부정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여쁜 모습의 엄마가 아닌 자신을 포함 다른 사람의 눈에도 조금 투박하고 못생긴 얼굴을 가진 미카미.. 아빠를 닮은 것에 창피해하고 괴로워하던 딸이 가출한 것이 한없이 마음이 아픈 아빠라 딸의 가출로 인해 아내와의 사이도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힘들다. 사랑하지만 방식에 서툰 미카미의 모습이 마치 내 아버지의 모습 같이 느껴지는 면이 많아 더 공감하면서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결코 들어나서는 안되는 진실의 문에 다가서는 미카미나 64 사건의 피해자 가족으로써 범인을 잡고 싶어 한 인물의 눈물겨운 노력을 담은 이야기가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을 통해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소설에서 알 수 없었던 경찰내부의 서로 다른 부서끼리의 대립도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다.

 

책표지에서 작년과 올해 일본내 반응이 얼마나 뜨거운지 짐작케 하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 왜 이런 반응이 나왔는지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다. 경찰소설이 주는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경찰소설 대가라고 불리우는 저자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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