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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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결국 사람이란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착한 사람이 분명 더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번씩 인간이 가진 무서움에 소름이 끼치는데 소네 케이스케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인간들의 모습 역시 이런 모습을 벗어나지 않는다.  

 

스토리의 시작은 이러하다. 새벽 시간에 한 남자가 사우나에 들어선다. 커다란 가방을 메고 온 남자의 모습에 아르바이트생 칸지는 의아하게 생각한다. 남자는 맥주와 담배 심부름을 청하지만 칸지는 혼자 근무하기에 편의점을 이용하라고 권해줄 수 밖에 없다. 아침에 교대 근무자가 와 퇴근하기 전에 옷장 안을 확인하다가 새벽에 들어 온 남자의 커다란 가방을 발견하게 된다. 칸지는 호기심과 썩는 물건이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하에 가방을 확인하는데 가방안에 는 엄청난 금액의 돈다발이 들어 있다. 경찰에 신고했다가 귀찮은 일이라도 생길까봐 우선 보관하기로 하는데...

 

토막난 시체로 발견된 한 여자와 목격자를 찾는 교통사고를 중심으로 각각 다른 입장에 놓여 있는 인물들이 스토리를 풀어가고 있다. 이미 앞에서 말한 사우나 아르바이트생인 중년의 늙은 남자 칸지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이발소를 물러 받아 운영했지만 손님이 줄어들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되자 결국 문을 닫게 된다. 여기에 치매까지 있는 어머니는 칸지의 아내를 의심하고 엉뚱한 행동까지 하기에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다. 대학원까지 나온 똑똑한 남편을 두었지만 아주 우연한 기회에 손을 댄 것이 잘못되어 남편의 가학적인 폭력 앞에 말 못하고 살아가는 여인 미나는 남자를 소개받는 일과 공장 아르바이트를 통해 겨우겨우 생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형사지만 한국인 애인을 두고 그녀를 통해서 얻어지는 이익에 취해 생활하던 료스케는 애인이 사라짐과 동시에 야쿠자에게 돈 재촉을 받으며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고 사는 인물로서 이 세 사람의 인물들이 서로의 입장에서 스토리를 이끌고 있다.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그들 역시 처음부터 욕망에 굴복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속해 있는 세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변해가며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꼬인 이야기느 연결 고리가 없어 보이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듯 보인다. 허나 서서히 들어나는 진실은....

 

뉴스를 통해서 한번씩 저런 일이 정말 있구나 싶은 사건들이 있는데 책속에 나온 이야기들도 현실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세사람이 마지막까지 놓지 않고 붙잡고 싶었던 지푸라기로 인해 그들은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저자 소네 케이스케는 예전에 코를 읽었을때 느꼈던 인간이 가진 가장 어두운 부분인 폭력성, 잔임함과 이기심을 잘 들어내는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역시 인간이 가진 욕망과 탐욕을 아주 잘 표현해 낸 작품이라 느껴졌지만 좀 더 편한 작품을 읽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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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아들 1 - 마녀의 복수 일곱 번째 아들 1
조셉 딜레이니 지음, 김옥수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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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익숙해져야 하는 유령사냥꾼 - 일곱번째 아들의 일곱번째 아들이 위대한 유령사냥꾼으로의 탄생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다룬 호러 판타지 소설 '일곱번째 아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인 판타지 소설.. 조셉 딜레이니의 작품은 처음인데 잘 생긴 배우 벤 반스가 주연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여기에 일곱번째 아들의 소개글에서 해리포터에게 열광했던 독자라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소설이라는 글에 이끌렸다.

 

해질녁에 한 남자가 방문을 한다. 그의 이름은 유령사냥꾼... 이 남자는 어머니가 톰의 탄생을 편지로 알리며 이제 곧 있으면 열세살이 되는 소년 톰을 그에게 맡겨 유령사냥꾼으로 키우기 위해서 부른 것이다. 집을 떠나는 것에 톰이 불안해하자 톰의 어머니는 남편이 일곱번째 아들이기에 결혼을 했다고 털어 놓는다. 톰을 낳기 위해 앞의 여섯명의 아들을 낳은 엄마... 한 남자의 아내이며 어머니인 그녀는 현명하면서 지혜로운 여인이다. 톰은 그런 어머니를 너무나 깊이 사랑한다.

 

유령사냥꾼을 따라 나선 톰은 한달간의 견습생인 도제로서 생활해 보기로 한다. 유령사냥꾼으로서의 능력을 확인해야 하고 유령사냥꾼의 마음에도 들어야함은 물론이고 톰 워드 본인도 유령사냥꾼으로 살아가기를 결정하기 위한 시험에 들어선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며 어둠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그들의 운명... 어느날 톰은 유령사냥꾼의 심부름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낯선 동네 아이들의 공격을 받는다. 이때 그를 도와주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녀의 이름은 앨리스... 그녀는 도움의 댓가로 톰에게 자신을 필요할 때 도와줄 것을 약속 받는다. 허나 이 약속은 결코 해서는 안되는 약속임을 톰은 나중에서야 깨닫게 된다. 앨리스와의 약속을 이행한 톰은 유령사냥꾼에 의해 땅 속에 파묻힌 마녀의 기운이 달라졌음을 알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마녀가 죽었다고 생각을 했지만......

 

아직은 1편이고 정식으로 유령사냥꾼이 되기 전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라 다소 약한 느낌이 조금 있지만 스토리 자체는 신선하고 재밌다. 책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판타지적 요소들을 영화에 담아내면 더 흥미진진한 재미를 선사할거란 생각도 들기도 했다. 유령사냥꾼으로서의 톰의 활약이 기대되는 다음이야기가 궁금한데 마녀의 피를 이어 받은 앨리스와 톰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어느 나라나 오래전부터 내려져 오는 민담이나 신화는 있다. 일곱번째 아들 역시도 영국의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토대로 작가의 상상력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건국신화는 물론이고 성씨에 해당하는 씨족신화나 마을에 내려져 오는 신화들이 있으며 민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민담으로는 죽은 사람들을 인도하는 '바리데기'란 공주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 이야기 역시 살짝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하면  '일곱번째 아들'처럼 근사한 작품이 될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곱번째 아들의 다음편도 기대되지만 책과 함께 영화 역시 개봉을 한다면 톰 역활을 맡은 벤 반스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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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비극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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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고전 추리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를 제대로 느끼고 읽은 앨러리 퀸의 'X의 비극'...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치 않는 엘러리 퀸은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 이 두 사촌 형제가 사용한 공동 필명이라고 한다. 셜록 홈즈와 견주어 전혀 떨어지지 않는 명탐정이 이름이기도 한 앨러리 퀸... 20세기 미국 미스터리를 상징하는 말로도 표현되고 있는 앨러리 퀸은 미국 탐정 소설의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앨러리 퀸의 비극시리즈 중 X의 비극의 이전에 Y의 비극을 읽은 독자들이 많은걸로 알고 있다. 나의 경우는 X의 비극을 통해 앨러리 퀸의 작품을 처음으로 만났다. 처음 읽어 내려갈때부터 마치 주인공이며 탐정 역활하는 은퇴한 연극배우 드루리 레인이란 인물로 인해서 마치 한 편의 연극공연을 보는듯한 기분에 휩싸여 읽었다.

 

햄릿 저택을 두 명의 남자가 방문을 한다. 그들은 브루노란 이름의 지방 검사와 섬 경감이다. 그들이 방문한 고풍스런 영국식 저택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햄릿 저택의 주인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주로 공연한 연극배우 드루리 레인이다. 드루리 레인에게 예전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기에 자신들이 맡게 된 사건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드루리 레인의 조언을 듣고 싶어한다.

 

사건의 스토리는 이러하다. 허세와 자기만족에 취해 있는 주식 중개인 할리 롱스트레트란 인물이 매력적인 애인을 비롯한 사람들과 흥겨운 파티를 벌인 후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전차 안에서 무수히 많은 바늘에 왼손이 찔려 사망한 것이다. 그의 사인은 수십 개의 바늘이 박혀 있는 코르코 공에 의한 독살이다. 분명 롱스트레트란 인물은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인물이 아니라 전차 안에 있던 상당수의 사람들이 용의자로 지목이 될 수 밖에 없다.

 

범인을 잡기 위해 전차의 상태를 비롯해서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참고인으로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뜻밖에도 전차의 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붉은머리의 홀로 사는 남자 찰스 우드란 인물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모습으로 살해를 당한다. 사건 현장에는 이미 할리 롱스트레트 독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존 드위트란 인물이 있다. 그의 서투린 거짓말은 오히려 범인이란 심증만 더욱 굳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되고 이는 곧 브루노 지방 검사와  성 경감에 의해....

 

사람의 악함이 어디까지인지 그 끝은 정말 알 수 없는거 같다. X의 비극의 초반에는 할리 롱스트레스란 인물이 가진 추악한 면이 들어나면서 그의 동업자인 존 드위트를 둘러싼 가족내부의 문제까지 겹쳐져 사건을 발생한 것으로 느껴진다. 허나 진짜 진실은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커다란 음모에 의한 일이라는 것이 연극배우이며 탐정인 드루리 레인에 의해 밝혀지게 된다.

 

이미 알고 있던 미스터리의 고전들과 견주어도 전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다. 사건 해결의 심장부를 파헤쳐 가는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그 과정에서 연극배우란 이름과 상황에 맞게 셰익스피어의 명대사들을 뱉어내는 트루리 레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된다.

 

고전 미스터리의 재미를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였으며 아직 못 읽은 Y의 비극을 비롯해 앨러리 퀸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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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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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역시나 속고 말았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우타노 쇼고의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재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구매한 책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책장에 꽤 오랫동안 꽂아 두었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는데 좀 더 빨리 읽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간혹 TV 뉴스를 통해 나이드신 어르신들을 상대로한 물품구입 판매에 대한 것을 보게 된다. 터무니 없는 비싼 각격의 형편없는 물건들을 사게 되는 노인분들... 본인의 연금이나 자식들의 용돈을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즐겁게 지내시지 않고 저런 형편없는 사람들의 속임수에 넘어가는지 한숨 섞인 탄식을 하게 되지만 알고보면 노인분들이 너무나 외로워서 그런 곳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는 이런 악덕업체의 악랄한 상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마지막에 들어나는 반전은 분명 앞에서 충분히 힌트를 주었음에도 그냥 지나쳐 버렸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나란 인물은 우연히 자살을 시도하려는 한 여성을 구하게 된다. 그는 평소에 여자들의 몸을 탐하면서도 여자들의 속보이는 행동에 질려하며 어디에선가 있을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인물이다. 헌데 자신이 구해준 사쿠라란 여자가 남자에겐 바로 그런 여자란 느낌이 오게 된다.

 

사쿠라와의 만남 이전에 나는 같은 고등학교 후배인 기요시가 남몰래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서  할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아봐 달라는 이야기를 부탁받게 된다. 나는 지금 경비로 일하고 있지만 이전에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으며 한때는 탐정 사무소에서 잠깐 일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부탁을 받게 된 것이다.

 

스토리는 나란 인물이 예전에 탐정사무소에서 일할때 우연히 야쿠자가 개입된 사건의 진상을 알고자 직접 그 세계에 몸을 담았던 이야기와 기요시와 그가 좋아하는 여자의 부탁으로 죽음의 진실 안에 호라이 클럽이란 물건 강매를 넘어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돈을 갈취하는 집단에 대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사쿠라와 작은 의심과 오해도 생기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의 성격을 뻔히 알면서 호라이 클럽이 처 놓은 함정에 빠져들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며 애써 모른체 하는 후루야 세쓰꼬란 여성의 자기 합리화에 대한 이야기 역시 스토리의 커다란 축을 가지고 있다.

 

미스터리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재미가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책의 끝부분으로 다가 갔을때 전혀 예측하지도 못한 한방이 기다리고 있다. 여러가지 복선이 깔려 있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면서 읽다가 매서운 맷집 한방에 다운 되었는데 그 기분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유쾌하게 다가온다.

 

우타노 쇼고란 이름만 가지고 선택해도 좋을 책으로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실과 전혀 다르지 않는 일본 노인분들의 모습이 자꾸만 겹쳐져서 안타깝게 느껴졌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지금은 젊어 노인분들의 외로움을 다 헤아리지 못한다고하지만 한번씩 쓸쓸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부모님과 할머니의 눈빛이 생각이 나 오늘 저녁에는 부모님과 따뜻한 밥을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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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키토키 유럽 - 네 남자, 유럽인들과의 대화여행
최규동 외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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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사람들이 가장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대륙이 유럽일 것이다. 나역시도 유럽으로의 여행을 항상 꿈꾸면서 살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다. 여행하면 자연스럽게 문화유산과 그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다는 아주 단순한 소망을 가진 여행을 생각하게 되고 또 그런 여행을 꿈꾸어 왔다. 헌데 '워키토키 유럽 Walkie Talkie Europe'은 기존의 여행에세이와는 많이 다른 느낌을 준다. 여행에세이를 넘어 유럽의 나라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현실적인 문제까지 들여다 보는 심층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이런 시민단체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행복한 문화동네 만들기 운동'에서 알게 된 남자 두 명가 80일간의 유럽여행의 첫발을 내딛는 독일을 시작으로 전개된다. 생활은 함께 해 보았지만 여행은 처음이라는 두 남자... 배낭을 지고 다니는 자유여행도 힘이든데 그들은 좀 더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자 자전거를 이용해 여행을 한다. 처음부터 어려움에 봉착한 두 남자.... 잘못 알고 온 캠핑장 대신 나이 지긋하신 홀로 넓은 농장을 관리하는 할머니의 헛간에 하룻밤을 묵게 된 사연이나 그 할머니의 안타까운 생활 모습이 복지국가하면 떠오르는 유럽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지금도 선거때마다 부르짖는 복지국가란 이름에 숨겨진 두얼굴의 실체가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노력이나 땀이 없이도 복지국가는 다만 허울 좋은 그림일뿐이다. 그런 노동력을 제공할 젊은이들이 노인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우리나라의 복지국가로의 꿈은 어찌보면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 통일이 가진 문제점은 곧 언제일지 모르지만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의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어쩔 수 없이 돈이 문제다. 돈과 관련된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이 갔으며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지 않는 교회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었다. 자유여행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여권과 돈, 핸드폰 같은 것을 잃어버리면 순식간에 공황상태에 빠지게 된다. 잃어버린 사람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와 비슷한 취급을 받는 이야기는 나도 예전에 이런 경우를 옆에서 본 적이 있기에 그 난감함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얼마전에 여행을 통해서 본 네덜란드... 그나라 국민들은 네덜란드란 말을 쓰지 않고 홀랜드로 칭하는데 네덜란드 나라의 이야기가 한번 다녀와서인지 새삼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검사를 꿈꾸었지만 범죄자들을 보면서 정신적, 육체적 변화를 꿈꿀 수 밖에 없었던 남자가 바라보는 유럽의 이야기 역시 흥미로웠다. 아직은 여행해보지 못한 도시 런던의 모습이 책을 통해서 내가 기존에 느끼고 있던 이미지와 살짝 다른면이 느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간다 출신의 무역상으로 살고 있는 조세핀이란 여성과의 만남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녀의 나라가 속한 아프리카의 가난의 중요 원인에 대해 알고 있던 이야기지만 그녀를 통해 아직도 현실속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에 과거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앙금처럼 남아 있는 일본과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는 우리의 처지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해야하기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간 농대.. 좋아서 선택하지 않았기에 힘든 대학생활과 취업... 이런 남자에게 어느날 불연듯 농업이 새롭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으며 어머니와의 충격적인 통화를 통해 4개월간의 여행을 떠난 계기가 되었다. 농부 홍씨를 다른 인종에 대한 대책없는 오인으로 빚어진 두 건의 사건 이야기는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씁쓸한 기분이 들게 했다. 또 이미 들어 알고 있었지만 동성간의 결혼, 마약, 매춘이 합법화 되어 있는 나라 네덜란드의 모습은 기독교의 용인하에 이루어진 일이라며 여기에는 포기와 체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한다. 여기에 오지랖이 넓다는 말로 표현하면서도 개척정신이 뛰어난 나라라고 강조한다. 천혜의 자연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은 물론이고 이스라엘의 농업까지... 전혀 모르던 공동체와 농업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담겨 있다.

 

정말 기발하고 유익한 여행을 네 남자는 했다고 본다. 중년의 나이든 외국 남성이 오랜기간 자유여행을 하는 것은 보았지만 우리나라의 남성들이 이런 여행을 하는 이야기는 본 적이 없기에 흥미롭게 보았다. 기회가 되어 다음에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보고 듣고 하는 여행을 넘어 경제, 사회, 문화까지 좀 더 체계적으로 바라보고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진짜배기 여행법을 배울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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