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스트, 노사라의 도쿄 플라워
노사라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여자를 꽃에다 비유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마다 풍기는 향기가 다르기에 꽃에다 비유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인정하는 편이다. 학창시절에는 나름 꽃을 좋아해서 꽃을 한번씩 사기도 하고 친구에게 꽃선물을 하거나 다른 사람이 주는 꽃도 좋아했었다. 헌데 어느순간부터 꽃선물 보다는 현물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유달리 무뚝뚝하고 표현을 안하는 옆지기랑 연애하고 살다보니 꽃선물 받을 기회가 없어서란 변명을 하고 싶지만 나역시도 꽃은 받을땐 기분이 좋은데 처리할 때 불편함에 자연스럽게 꽃을 안사게 된 것이다.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친구중에 유달리 꽃을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 친구에게 한번씩 꽃이나 작은 화분을 선물 받게 되면서 이젠 조화보다는 생화를 집 안에 꽂아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못하는 꽃꽃이지만 한번씩 해보기도 한다. 학원을 다니면서 배운 꽃꽃이가 아닌 내맘대로 꽃꽃이라 투박하고 볼품이 있지는 않지만 집안에 꽃을 보면서 감성이 한창 풍부할 때 여리고 순수했던 나를 한번씩 떠올리곤 한다.

 

꽃에 관심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플로리스트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도 관심이 간다. 꽃과 함께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간혹 읽을때가 있다. 그들 역시도 플로리스트란 직업을 선택하고 이름을 알리기까지 남다른 노력과 연구, 애정 등을 볼 수 있다. 새로이 각광받는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플라워아티스트...일명 플로리스트는 아직은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플로리스트의 활동이 활발한거 같다. 꽃의 도시라고 불리우는 일본 도쿄의 아름다운 꽃 이야기를 보기만 해도 즐거운 아름다운 꽃블로그 '사라스가든'의 노사라씨가 알려준다고해서 관심이 갔다.

 

처음에는 노사라씨가 플로리스트가 되기까지 간단히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꽃과 함께 하기 위해 일본의 커다란 체인점이 운영하는 플라워 스쿨에 들어간다. 언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는 실력으로 극복해낸 이야기를 풀어낸 후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 도쿄 속.. 꽃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에 플라워 마켓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양재동이나 고속터미널의 새벽 꽃시장을 아는 정도가 전부다. 일본은 다양한 플라워 마켓이 존재한다. 그만큼 꽃을 사랑하고 집을 장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나온 플라워 스쿨을 운영하는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은 너무나 많은 플라워 마켓들과 차별화를 갖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꽃을 편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저렇게 아름답게 꾸며진 꽃을 구입해 집안에 꽂아두면 꽃꽃이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 편하고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술작품을 보는듯한 백화점내에서 열리는 꽃전시회... 꽃꽃이를 넘어 예술작품이라고 느껴지는 소게츠의 이케바나 꽃전시회는 나역시도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희긋한 머리카락의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 플라워샵은 어떤 느낌일지... 지역적 특색에 맞는 식물로 가득한 수직공원의 웅장함과 녹색이 주는 싱그러움을 느껴보고 싶고 거기서 파는 아이스크림과 조각케잌은 어떤 맛일지... 사진을 보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일본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샵이나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작품이 돋보이는 샵도 구경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일상에서 꽃과 만날 수 있는 날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특히 일본 남성들은 꽃 선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게 의외였고 일본하면 벚꽃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벚꽃보다 수국이 더 이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알록달록 다양한 색상의 수국을 만날 수 있는 가마쿠라에도 가보고 싶다.

 

언뜻 생각하면 꽃을 다룬다는 직업이 낭만적일거 같다. 허나 꽃꽃이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거지만 꽃을 다룬다는 것이 생각처럼 낭만적이지만 않다. 직접 꽃을 구입하려 꽃시장에 가면 정신도 없고 마음에 드는 꽃을 골라 가져오는 과정이나 꽃꽃이 중에 가시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흔하다. 노사라씨 역시 꽃으로 인한 상처를 달고 산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사랑하는 꽃과 함께하는 일이기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모습이 연상이 된다.

 

일본 도쿄의 꽃이야기를 읽다보니 여행가방을 싸고 싶어졌다. 도쿄속 플라워샵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향을 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자제하고 장마철이라 계속 내리는 비가 지나면 조만간 양재동이나 고속터미널 꽃시장으로 나들이겸 꽃을 사러 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은 자의 꿈
정보라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은자들이 살아나는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들어 왔다. 어릴적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보았던 전설의 고향을 비롯해서 몇 년 전부터 죽은자들이 다시 살아나는 좀비이야기 역시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많이 보고 있다. 무서운 이야기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책은 읽으면서 시원함을 느껴 좋지만 영화는 무서워 꺼리는데 그 중 차태현씨가 나온 '헬로우 고스트'는 오히려 웃으면서 보았던 영화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죽은자의 꿈' 어떻게 죽은자가 꿈을 꿀 수 있는지.. 제목도 흥미로웠지만 정보라란 이름의 작가 역시 생소해서 궁금증이 일었다. 저자의 약력이 참으로 화려하다. 우리나라의 일류대를 나와 미국의 예일대와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으로 2008년에 디지털작가상 공모전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타면서 등단했다는 것과 나는 읽은적이 없지만 이미 여러권의 책을 내놓은 작가란 것을...

 

우선 한마디로 이 책을 말하자면 괜찮다. 스토리도 나름 신선하고 재미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요즘의 핫한 정유정 작가의 데뷔 작품과 비교해도 나의 생각에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자와 죽은자의 경계를 교묘하게 허물어버리는 스토리 전개나 처음에 누구누구인지 다소 헷갈리는 면이 있지만 이 역시 스토리를 조금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

 

태경이란 남자의 꿈에 학창시절 친구 문석이 나타난다. 꿈 속 문석의 약혼식 현장에 모인 친구들과 공허한 눈의 문석의 약혼녀... 개꿈이라고 치부하기엔 자꾸만 꿈속에 나타나는 문석으로 인해 태영은 기분이 영 개운치가 않다. 헌데 며칠 후 문석이 교통사고로 그만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의 장례식장에서 차분한 미모의 매력을 지닌 문석의 아내를 보게된다. 자신의 죽음이 우연한 교통사고가 아닌 고의적인 사고라며 사고의 진실을 밝혀줄 것을 부탁받는다. 태경의 마음과는 달리 기이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친구의 부탁대로 사건을 조사하면서 문석에게 아내 말고 또 다른 여인이 존재했음을 알게 되는데.....

 

태경이 귀신을 볼 수 있게 된 사연이 섬뜩하다. 태경의 여자친구인 성연은 태경이 겪는 심적 고통을 이해하기에 그가 주는 육체적 고통을 감수하려고 한다. 성연이란 여성 역시 남다른 존재다. 살아있는 존재라고 보아야할지 아님 죽어있는 존재라고 보아야할지...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로를 사랑하는 태경과 성연... 일류대 법대를 졸업하고 부잣집 딸과 결혼해서 떵떵거리며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는 철저하게 나쁜 인간으로 살아왔던 친구 문석의 동거녀의 귀걸이로 인해 두 사람은 자꾸 다툼을 하게 된다. 서서히 들어나는 문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면서 태경 주변 인물이 고통을 받게되고 마침내 성연 역시 더 이상...

 

스토리가 독특하고 흥미로운데다 속도감 역시 괜찮아 재밌게 읽었다. 죽은자를 보고 말한다는 부자연스럽고 기이한 이야기를 태경, 성연이란 두 주인공의 애처로운 모습의 사랑과 합쳐져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삶과 죽음을 둘러싼 관계에 대한 색다른 묘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그 의미를 생각해 만들어주는 책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리얼리스트 - 연재물을 쓰는 작가
데이비드 고든 지음, 하현길 옮김 / 검은숲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같은 장마철에는 후덥지근한 날씨로 인해 짜증이 나기 쉽다. 이럴때 기분전환을 만들어 주는 것들이 여러가지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등짝이 오싹해지는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며 시원함을 느끼고 있다. 연재물을 쓰는 작가 '시리얼리스트'는 일본 미스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책이라고 한다.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길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1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1위,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고.에드거상 신인상 후보에까지 올랐는지 내심 많이 궁금하고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해리 블로흐는 한때는 잘 나가는 잡지사에 근무하며 명성을 날리기도 했고 주위의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빌려서 다양한 필명으로 포르노나 조그 SF 시리즈, 뱀파이어물, 대필작가를 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삼류 소설가다. 해리는 사랑하는 여인은 진짜 인기 작가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있고 여기에 사립학교 수업 지도교사 지원으로 인해 만나게 된 깜찍한 외모의 영악한 소녀 클레어... 그녀는 어리지만 해리가 안쓰러워 그를 도와주며 친구같은 동료의식을 가지고 한번씩 해리가 그의 죽은 어머니로의 변신을 도와준다.

 

어느날 한 통의 편지가 해리에게 날아온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다름아닌 모델들을 죽이고 머리를 어딘가에 숨긴 연쇄살인범 '대리언 클레이' 그는 자신에게 무수히 많은 농도짙은 애정을 보내는 여성들을 인터뷰 한 후 그녀들과의 짙한 포르노소설을 써 줄 것을 의뢰하게 된다. 처음에 역겨움을 느낀 것과는 달리 대박을 칠 수 있는 구미가 당기는 제의라 연쇄살인범에게 편지를 보낸 여성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해리는 처음으로 연쇄살인범에게 죽음을 당한 피해자 가족인 쌍둥이 언니를 잃고 스트리퍼로 일하는 다니엘라를 만난다. 이밖에도 연쇄살인범 대리언의 편지를 받은 세 명의 여성을 차례대로 만나러 간다. 누가 끔찍한 연쇄살인범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 의문점이 드는데... 지적 교양을 갖춘 여성이나 대담하게 자신의 성적 모습을 보여주는 여성, 여기에 성적 학대를 즐기는 여성까지... 헌데 세번째 여성의 집에 놓고 온 녹음기를 찾으러 갔다가 그만....

 

처음에 살짝 심심하다 싶은 스토리가 이어지지만 대리언과 인터뷰를 한 여성들이 끔찍한 살해를 당하면서 스토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해리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남겨진 가족들의 협박은 물론이고 누구인지 모르지만 자신을 노리는 누군가가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전혀 예상치 못한 한 장의 사진으로 해리는 여성들을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 드디어 알게 되지만... 이 역시 또 하나의 반전이 존재한다.

 

사건을 풀어내는 해리 블로흐는 형사나 탐정 뺨치는 명석함을 보여준다. 여기에 해리가 쓴 삼류소설의 이야기가 중간중간에 들어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어리지만 깜찍하고 당돌한 매력을 가진 클레어나 여자로서 해리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다니엘라, 연쇄살인범 대리언과 그의 여변호사 등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잘 표현해 낸 저자 데이비드 고든은 자신이 직접 포르노 잡지사에서 일했을때 받게 된 수감자의 편지에서 힌트를 얻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 스스로가 주인공 해리 블로흐의 삶과 같은 다양한 삶을 경험한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기에 더 실감나게 연출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벌써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올 여름에 개봉한다고 한다. 데뷔작부터 커다란 홈런을 날린 데이비드 고든... 그의 다음 작품은 어떠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세기의 셔츠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 나치에 의해서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을 다룬 소설은 누구나가 한 두편 이상은 읽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홀로코스트'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 등은 너무나 많이 접했고 그로인해 유대인들이 많은 상처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20세기의 셔츠'는 파이 이야기를 통해서 전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얀 마텔의 신작소설이다. 파이 이야기는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20세기의 셔츠가 작가의 첫 작품이라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주인공은 헨리란 작가다. 그는 두 번의 소설을 발표하면서 많은 인기와 부를 얻게 된다. 성공을 하면 다소 거만해지기 쉬운데도 헨리는 근본적으로 변화가 없는 사람이다. 여전히 독자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가 5년에 걸쳐 같은 제목과 주제를 가진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쓰고 발표를 논하는 과정 속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홀로코스트를 픽션과 논픽션으로 출판업계,평론가들 사이에서 헨리는 상처를 받고 휴식을 갖기위해 사라와 함께 새로운 도시에 정착한다.

 

소설가로서의 일을 잠시 접어두고 악기를 배우고 그의 글을 읽은 독자들이 보내주는 편지나 독후감에 답장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무직한 소포를 받게 된다. 그 속에는 중세시대가 배경이 된 단편소설 '호스피테이터 성 쥘리앵의 전설'과 희곡의 일부분이 들어 있었다. 한 소년이 성 쥘리앵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아무런 죄의식 없이 많은 동물들을 끔찍하게 살해하는 장면에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그어서 보내준 소포와 단테의 신곡에 나온 이름을 사용한 희곡.. 여기에 도움을 청하는 간단한 메모까지.... 헨리는 아직 소년일거란 짐작을 하고 그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찾아나선다. 개와 산책 중에 소포를 보낸 남자의 주소를 발견하고 들어간 곳이 '오가피 박제상회'다. 대번에 헨리를 알아 본 박제사는 희곡의 다른 부분을 헨리에게 보여주는데.....

 

박제된 당나귀 베아트리스와 고함원숭이 버질을 주인공으로 한 희곡... 헨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 소설은 읽는내내 홀로코스트를 연상시킨다. 베아트리스와 버질의 대화체 문장은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번째로 박제사를 찾아간 헨리는 '20세기의 셔츠'란 제목이 왜 붙어졌는지 설명을 듣게 된다. 세계 모든 대륙을 셔츠를 통해서 풀어낸 어른을 위한 소설이였음을...

 

스토리 자체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줄무늬 파자마란 표현이나 홀로코스트라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호러스란 말로 표현하는 것, 여기에 받짇고리, 구스타포를 위한 게임까지... 직접적인 말보다 새로운 해석으로 표현된 단어들로 인해 더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주인공 헨리가 소설가이며 자신의 오랜 시간 애정을 갖고 쓴 작품의 주제가 홀로코스트였고 박제사 헨리를 통해서 만난 희곡 당나귀 베아트리스와 원숭이 버질을 통해서 같은 홀로코스트를 이야기 하고 있다. 허나 박제가 헨리는 자신이 생각했던 인물과는 다른 인물임을 알고 불편해 한다. 헨리는 불편한 마음을 안고 박제사를 다시 찾아간다. 헨리와 박제사는 작은 다툼을 하게 되고 갑자기 돌변한 박제사에 의해......

 

우화를 통해 홀로코스트를 풀어냈다는게 흥미롭게 느껴졌다. 처음에 다소 산만해서 집중하기 힘든 면이 살짝 있었는데 어느순간 이런 생각은 없어진다. 홀로코스트로 인해서 지금도 고통 받고 있는 분들이 분명 계실 것이다. 독일인은 잘못을 인정하고 속죄의 모습을 보이는 반면에 일본은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너무나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강하게 일본의 잘못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는게 안타까울뿐이다. 홀로코스트의 의미를 생각해 보며 작가의 이전 작품 파이 이야기를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키친하우스 (체험판)
캐슬린 그리섬 / 문예출판사 / 2013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통해서 입소문을 나기 시작했고 베스트셀러에까지 오른 작품이라는 글에 어떤 책인지 내심 많이 궁금했다. 흑인노예와 백인소녀의 비슷한 이야기는 다른 책을 통해서 읽어보았다. 읽을때마다 특히 흑인여성노예들의 삶에 많이 안타까워하기도 했고 화가 날 때도 있었다. '키친 하우스' 역시 안타깝고 애처로운 감정이 남았다.  

 

키친하우스는 흑인노예들이 기거하는 장소를 의미하는 말이다. 키친하우스의 반대는 빅하우스... 얼핏 생각하면 누구나가 선호하는 삶은 빅하우스 안에 있지만 정작 사람들의 온기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키친하우스가 가지고 있다. 스토리는 두 명의 화자가 번갈아 가며 이끌어 간다. 한 명은 아일랜드계 소녀 라비니아로 부모님과 오빠와 함께 새로운 삶을 위해 떠난 길에서 그만 사고를 당하고 만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오빠와도 생이별을 한 라비니아는 기억을 잃어버린채 버지니아 톨 오스크에서 대농장을 운영하는 주인남자와 함께 도착한다. 주인남자는 라비니아를 나머지 한 명의 화자인 벨이란 흑인노예에게 주방일을 가르쳐주라며 맡긴다. 벨은 주인남자의 딸이지만 빅하우스를 둘러싼 인물들에게는 주인남자의 여자란 소문이 있다. 피부색이 다른 라비니아의 존재가 부담스러웠던 벨도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고 라비니아 역시 키친하우스의 사람들이 가족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 가진 것이 없고 삶이 힘들지라도 서로가 서로의 상처나 아픔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키친 하우스 사람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만 행복과는 거리가 먼 빅하우스의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비쳐진다.

 

그나마 흑인노예들의 삶을 이해하던 농장주의 죽음으로 인해 라비니아는 여주인의 언니가 살고 있는 윌리엄스버그로 가게 된다. 키친 하우스를 떠나고 싶지 않았기에 항상 라비니아의 마음속에는 다시 돌아갈 날을 기다리게 된다. 라비니아가 떠난 후 남겨진 벨과 서로의 사정을 편지를 통해 교환하다 윌리엄스버그를 찾은 주인 아들 미셜과 재회한다. 라비니아가 한번의 우여곡절 끝에 미셜과 결혼하면서 다시 버지니아 톨 오스크로 돌아오게 되는데......

 

스토리는 이미 우리가 그동안 읽었거나 영화를 통해서 보았던 것처럼 라니비아와 흑인노예들의 삶이 너무나 가혹하게 흘러간다. 스토리는 우리가 욕하며 본다는 막장드라마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책 안에 담겨 있는 것이 사실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이 없어서... 사고팔수 있는 물건과도 같은 대접을 받아야만 하는 흑인들의 모습이 마음에 아프게 남았다.

 

라비니아를 오래?도록 기다려 온 윌과 결혼해서 키친 하우스를 방문했다면 하는 생각도 들고 벨의 아버지가 좀 더 오래 살아서 그녀의 존재를 가족들에게 운을 띄었다면... 벨의 사랑을 이해해서 벤과 맺어주었다면... 증오에 가까운 마음으로 벨을 범하는 남자도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고 벨도 마음의 상처를 덜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기도 했다.

 

키친 하우스와는 느낌이 다르지만 흑인노예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중에 내게 재미와 감동을 주었던 '헬프'가 기억이 난다. 이기적이고 몰상식한 백인주인 여성들에게 반기를 든 흑인여성들의 모습이 통쾌하고 유쾌하게 담겨 있어 아주 좋았는데... 키친 하우스는 힘이 없기에 한번도 제대로 반기를 들지 못하는 모습과 겹쳐져 더 안타깝게 다가온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