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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
나혁진 지음 / 북퀘스트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어쩔 수 없이 조직폭력배란 이름을 달고 살지만 남동생을 아끼는 형의 처절한 복수를 다룬 '브라더' 그동안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 한 번씩 보아왔을 법한 소재임에는 틀림없다. 허나 스토리를 들여다보면 한 여자에 대한 순정보다는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과 삶이 역동적으로 그려낸 누와르 작품이다.
스토리는 중심적인 네 명의 인물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처음과 마지막은 사실상 이 책의 주인공이라 말할 수 있는 성민이란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음모와 배신이 남무하는 조폭세계를 사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자식을 낳아 놓고 건사하지도 못하는 부모를 둔 성민은 노모의 환갑을 앞둔 시점에 갑자기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장의 부름을 받게 된다. 자신의 동생 성기가 커다란 액수의 마약을 잃어버리는 엄청난 사건을 저지른 것이다. 동생을 위해 조폭생활에 몸담은 성민의 맘도 모르고 형을 보고 조폭세계에 몸을 담고 싶어 하는 성기로 인해 불편함을 갖고 있던 그지만 동생은 구해야 한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성기를 위험에 빠트린 중간보스이며 성민을 제거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 송현수를 찾아내야 한다. 송현수를 끌어낼 인물로 자신의 애인인 수정의 도움이 받드시 필요하다.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시기를 받고 남자들을 자신의 밑에서 보던 뛰어난 미모의 화려한 여인 수정... 허나 성민을 배신하며 끔찍한 댓가를 갖게 된다. 우연히 미옥이 저지른 사건 현장을 보고 그녀를 이용해서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복수할 기회를 가지려 한다.
성민과 함께 있던 조직이 더 큰 조직과의 싸움에서 패하고 밑으로 들어가자 함께 따라 온 남자 완기... 우연히 보스가 벌이는 오락게임에서 판돈을 따게 한 것이 계기가 되어 보스 옆에 있게 된다. 생전 처음 한 여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갖게 되지만 그녀는 자신이 넘보아서는 안 되는 보스가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다.
미옥은 고아원 출신이지만 평범한 삶을 꿈꾸던 여자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로 인해 피신처럼 서울 생활을 시작하고 수정을 만나 그녀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한 남자를 선택하고 그를 따르기로 한다.
네 명의 등장인물 모두 나름의 이야기를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 배신과 복수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거나 더 높은 위치에 오르고 싶은 욕망 등이 적절히 잘 섞여 있어 지루하지 않고 막힘없이 술술 읽어나가게 하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브라더를 통해 나혁진이란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출판사 편집자로 오랜 생활을 보낸 경력을 가진 작가로 이 소설이 사실상 나혁진 작가님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번쯤 이와 비슷한 내용을 보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조폭세계를 그린 드라마나 영화가 대부분 사랑과 복수 형식이 비슷하게 전개되어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다. 어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면 어떤 느낌이 될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