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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비간택사건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3년 7월
평점 :
미모의 여배우가 악녀로 나오는 사극, 남성들의 권력을 둘러싼 사극도 이제는 점차 인기가 시들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 진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접목되어 있거나 아님 해를 품은 달처럼 픽션으로만 거의 이루어진 사극이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더 받았다. '조선왕비간택사건'은 책띠지에 쓰여 있는 글처럼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해품달과 같은 또 하나의 커다란 반응을 이끌어 낼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 '월우'란 이름이 생소한데도 역사로맨스 소설이 가지고 있는 무겁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고 재밌어 순식간에 읽었을 정도다.
사랑하는 왕비와 세손을 잃어 실의에 빠져 지내는 임금... 그에게는 여러 명의 사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왕과 허물없이 지낼 정도로 믿음을 갖고 있는 조선 최고의 미남자 현무군 '이윤'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넨다. 지금처럼 자유로운 삶을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은 윤은 기꺼이 사촌이며 임금의 제안을 받아들여 왕비간택 암행에 나선다.
자신의 일을 도와 줄 인물을 구하기 위해 윤은 극심한 신분의 차이가 있지만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는 젊은 객주 무현을 찾게 된다. 무현의 도움으로 최고의 방물장수인 아파.. 서경을 만나게 된다. 남다른 배포와 수완을 가진 수경의 모습에 감탄한 윤은 은밀한 제안을 하고 수경 역시 돈이 필요하기에 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왕비간택을 둘러싼 여인들을 찾아다니며 수경이 가진 남다른 수완에 윤은 계속해서 탄복하게 된다. 조선 천지를 둘러보아도 수경만한 아파는 없을 정도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물건에 사대부 가문의 여인들은 목을 맨다. 수경이 얻는 정보를 통해서 첫번째 집을 찾아가고...
책장이 무척이나 잘 넘어가서 단숨에 읽었다. 윤과 서경... 주인공 두 인물이 보여주는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귀엽고 자신의 일에 있어서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는 서경이 아주 매력적이고 좋은 신분을 넘어 속 깊은 마음을 가진 윤 역시 책을 읽는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여인 서경은 물론이고 왕비간택 후보인 여성들의 사연 역시 다 제각각이라 흥미롭다. 남자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인 조선 시대에 살고 있는 여인이기에 마음속에 정인을 둘 수 없다. 더군다나 이 모든 것이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누군가의 계략이라면... 그 충격은 더욱 엄청날 것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매파와 일당으로 인해 위험에 빠진 여인을...
각종 이권과 연관되어 있는 왕비간택.... 어떤 가문에서 왕비가 선택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한다. 그러기에 지금 쥐고 있는 권력을 놓고 싶지 않은 인물은 자신의 뜻대로 왕비가 선택되길 원한다. 왕의 뜻과 권력을 쥔 자의 생각이 달라 여인들이 피해를 입는다.
단순히 암행을 위해 만났지만 서로의 모습에 서서히 빠져드는 윤과 서경.... 두 사람의 마음과 달리 윤을 향한 마음을 접지 못해 기생이 된 홍란의 모습도 애처롭고, 사랑하는 벗과 여인 중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짓지 못한 무현의 모습 역시 남자의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다.
주인공과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개성이 넘쳐 막힘없이 한번에 휙 읽을 정도로 재밌다. 또 다른 왕비 후보를 찾아간 윤과 서경의 앞날은 어떤 식으로 변할지 궁금해 다음편 을 빨리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