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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자들 ㅣ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김성훈 옮김 / 살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한층 더 강화된 느낌의 특별 수사반 Q가 돌아왔다. 특별 수사반 Q의 첫 번째 이야기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인'을 통해서 저자 유시 아들레르 올센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스릴러 소설이 가지고 있는 긴장감이나 재미는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허나 두 번째 이야기 '도살자들'에서는 첫번째 이야기에서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다.
이번에도 특별 수사반 Q의 반장 칼 뫼르크는 휴가를 마치고 자신의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노르웨이 오슬로 경찰국에서 그의 팀을 시찰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요원 '로즈'가 그의 팀원으로 추가되고 그녀의 존재는 특별 수사반 Q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한다.
칼의 팀원 아사드는 오래된 서류철에서 한 사건 파일을 발견하고 칼에게 보여준다. 이미 오래전에 일어난 사건은 이제 겨우 열일곱, 열여덟 살의 오누이가 온 몸에 곤죽이 되도록 맞아 죽음을 맞은 것이다. 이 끔찍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부를 축적해 지금은 덴마크를 이끌고 있는 거물들이다. 9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오누이를 살해한 범인이라며 자백한 남자는 교도소에 있다. 그는 교도소에서도 주식에 투자해 부를 늘리는 재주를 보여준다.
오누이의 아버지는 경찰이였지만 사건이 흐지부지 마무리되면서 사랑하는 자식들이 끔찍한 몰골로 사망했다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고 만다. 왜 이 사건이 급하게 수사가 마무리 되었는지 용의자들로 지목된 인물들에 대해 조사를 계속해 나갈수록 그들의 학창시절에 의문의 사건들이 속속 나타난다.
거리에서 11년을 살았던 의문의 여인 '키미' 그녀를 쫓는 남자들은 학창시절 그녀의 어울러 다닌 친구들이다. 키미를 막지 못하면 자신들의 흉악한 범죄가 들어나기에 그녀를 잡아야 한다. 그녀를 잡기 위해 탐정을 고용하고 석궁을 준비하는 등 만발의 준비를 마친다. 허나 키미는 밑바닥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기에 복수를 위해 친구들을 찾아간다.
엄청난 부를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중요한 인물로 자리매김한 그들은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돈이 안되면 아예 세상에 발붙이고 살지 못하게 만드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 그들의 악행에 나도 모르게 화가나 심한 말을 하게 만든다.
항상 그렇듯 특별 수사반 Q의 수사를 막는 일이 발생하지만 칼과 아사드는 수사를 그만두지 않는다. 오히려 진실 앞에 성큼 다가가는데 이 일은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도살자들'에서는 초반에 악에 속한 인물들에 대해 다 들어낸다. 그들이 저지른 온갖 악행은 인간이 저럴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끔찍하다. 잔인한 폭력에 중독된 인간들이 벌이는 잔인한 행동들을 거침없이 들어내는 이야기가 읽는 동안 섬뜩함을 갖게 한다. 한 번도 자신의 행동에 반성이나 죄책감을 갖지 않는 인간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놀이에 취해 있다.
분명 첫번째 이야기보다 재밌다. 허나 너무나 잔인한 폭력성을 보여주는 이야기라 읽는 동안 불편함은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된다. 소설이니까 악한 인물들은 결국에는 죄에 대한 벌을 받는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과연 그러할지...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를 재밌게 읽었다면 도살자들은 더 만족하며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