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살인사건 - 제3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2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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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우는 니시무라 교타로... 솔직히 이 분에 대해는 '종착역 살인 사건'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니시무라 교타로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종착역 살인 사건...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름만 되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일본 추리작가들의 작품을 꽤 접해서인지 다소 약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허나 이 작품이 쓰여진 시기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친하게 지낸 7명이 대학이나 사회생활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게 되면서 7년 후 다시 만날 약속을 한다. 사는 게 바빠 미처 연락을 하지 못해도 7년 후의 만남을 위해 1년에 만 엔씩 꼬박꼬박 한 친구 미야모토 다카시의 계좌로 보낼 만큼 7명의 친구는 서로에 대한 끈끈한 마음이 있다. 드디어 친구들의 만남을 실행에 옮겨도 좋다고 느낀 미야모토는 각각의 친구들에게 맞춘 정성이 들인 편지에 그들이 타고 갈 '유즈루 7호' 침대칸의 승차권을 동봉해 보냈다. 4월 1일... 기다리는 시간만큼 설레임도 있지만 혹시라도 못 오는 친구가 있을까봐 살짝 불안한 미야모토 앞에 학창시절과는 전혀 다른 미운오리가 백조로 탈바꿈한 여자친구 요코, 예나지금이나 변함없이 허풍과 과식욕이 강한 친구 카타오카가 나타난다. 친구들이 차례로 나타나는데 열차 시간이 기다려도 한 명의 친구 야스다만이 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끼는 친구들은 열차 시간에 유즈루 7호에 탑승한다.

 

도쓰가와 경부를 직속상사로 두고 있는 가메이 형사가 학창시절에 그다지 친하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던 친구 모리시타와의 연락을 받고 만나게 된다. 그들이 졸업 한 학교에서 교사로 생활하는 그가 연락이 되지 않는 제자를 찾고 싶다는 부탁을 한다. 봄방학을 이용 일부러 찾아 온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은 가메이 형사는 친구와 헤어진 후 흉기에 찔러 죽은 시체를 보게 된다. 시체의 신원은 통상성 공무원인 야스다.. 오늘 7명의 친구들과 함께 유즈루 7호 침대칸을 타고 고향으로 가기로 한 친구들 중 한 명이다.  

 

 

스토리는 크게 두 개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유즈루 7호를 탄 친구들과 가메이 형사가 친구의 부탁을 받은 일... 유즈루 7호 침대칸에 탑승 한 친구들이 차례로 죽음을 맞는다. 누가, 왜, 이런 일까지 벌이는지... 분명 범인은 그들 안에 있다. 가메이 형사와 도쓰까와 경부는 범인에 대한 확신이 드는데 살인사건이 일어난 시간이 맞추어지지 않는다. 분명 어딘가에 트릭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책이 쓰여진 년도를 생각하면 지금 읽어도 괜찮을 정도로 잘 쓰여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학교를 떠난 친구들과 사라진 여제자의 행적을 쫓으며 들어나는 그들의 사연... 모든 것이 점차 들어나면서 사건에 숨은 진실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되는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전혀 예상 밖이다. 소소하게 들어나는 진실을 쫓아도 사건을 일으키는 범인의 윤곽도 후반부에 가서야 들어날 정도다. 스토리의 진행 속도나 긴장감은 다소 미흡하지만 그럼에도 미스터리 소설이 가지고 있는 반전이나 트릭은 괜찮다.

 

사람마다 아픔은 다르다. 자신의 욕구를 제어하지 못해 잊지 못할 끔찍한 상처를 상대방에게 남기는 행위, 장난처럼 시작한 일이 돌이킬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을 남기는 일....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온전히 그 아픔과 상처, 슬픔을 갖게 된 남겨진 사람은 삶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조금 센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분들에게는 이 책의 스토리 진행 방식이나 트릭,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소 느리고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허나 현실 속에서 이와 비슷한 일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어 충분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다. 기차라는 공간을 가진 낭만적인 이미지를 벗어난 우정여행...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가진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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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지 말아요 - 당신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연애담
정여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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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완벽한 최고의 사랑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최고의 사랑이 아닌 나름의 최선의 사랑을 하는데도 쉽지가 않다.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사랑에 빠지면 나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는 일방통행 같은 사랑은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문화평론가인 정여울님의 '잘 있지 말아요'는 제목부터 남다르다. 사랑에 관한 에세이를 담은 책이기에 사랑하다 헤어진 남녀가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는 말이 아닌 내가 실패한 사랑으로 인해 아파하고 있으니 상대방도 나만큼 아파하며 지내란 뜻으로 비쳐지는 부정적인 단어가 가진 묘한 매력에 자꾸만 끌리게 된다.

 

'사랑, 연애, 이별, 인연' 4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사랑에 빠진 남녀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표준에 준한 정상적인 모습의 사랑도 있지만 남들의 눈에는 불륜 혹은 힘든 사랑으로 비쳐지는 사랑도 존재한다. 한순간의 호기심과 애틋함이 사랑으로 발전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면서 점차 사랑도 퇴색되어 가는 모습을 다룬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그래서 더 안쓰럽고 슬프게 느껴진 이야기다. 장애인이란 이유로 할머니가 꽁꽁 숨겨두고 키우는 손녀 조제에게 끌린 츠네오... 분명 그녀와의 생활에 익숙하고 마음에 변함이 없어도 세상 밖으로 조제를 데리고 나갈 용기를 못하는 남자다. 충분히 츠네오의 마음과 행동이 이해가 가지만 그럼에도 남겨진 조제의 모습이 자꾸만 슬프게 연상이 되어 이 영화 찾아서 볼 생각이 절로 든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고전 영화가 있다. 트루먼 커포티의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다. 상큼하고 매력적인 웃음이 천사를 연상케 하는 오드리 헵번의 연기가 지금의 몇몇 장면은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를 정도다. 오드리 헵번의 직업은 돈 많은 남자들에게 기대어 사는 고급콜걸이다. 진실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녀의 이야기.. 그럼에도 그녀가 가짜 진실속에 숨어 있는 가면까지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는 오드리 헵번의 매혹적인 목소리의 노래와 함께 늘 나를 즐겁게 해준다.

 

신파극처럼 비극적 사랑을 다룬 이야기는 동서양을 통틀어 참으로 많다. 대표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춘희'와 우리나라에서는 '홍도야 울지 마라'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 안정된 삶보다는 사랑을 선택한 '안나 카레니나'를 추가하고 싶다. 분명 안나는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여성이다. 그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남편과 사랑스런 아들까지 둔 유부녀... 허나 자의반타의반 다른 사람의 연애사에 낀 기차여행길에서 잘 생기고 매력적인 한 남자에게 빠져드는 안나... 잠시 흔들리는 마음을 원래의 상태로 돌려 놓아야하지만 그녀는 밋밋하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와야만 하지만 그녀는 임신을 하고 만다. 사회규범과 전혀 다른 두 남자 사이에서 자신의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추구하고 싶었던 여인 안나는 더 이상 남은 것이 없게 된다. 그녀의 안타까운 자살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도 마음이 아팠던 부분이다.

 

자신이 가진 비밀을 들키고 싶지 않은 여자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이야기 하는 '책 읽어주는 남자', 고등학교 때 읽고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게 된 작가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그리고 안데르센 동화 '눈의 여왕'까지... 책 안에 담겨진 37편의 영화 이야기는 뛰어난 작품들이라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온 세상이 핑크빛이고 사랑이 식어버린 사람에게는 쓰리고 아픈 추억만이 가득하게 된다. 다른 무엇도 아닌 오직 '사랑'을 주제로 풀어낸 이야기는 정서를 흔드는 감수성을 촉발하는 작품도 있지만 내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영화 속에 담겨진 숨은 이야기와 심리를 알게 되는 묘미가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사랑으로 생긴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고. 그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랑으로 생긴 상처는 또 다른 사랑으로 덧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사랑으로 상처 입은 사람은 새로운 사랑에 빠지기가 어렵다. 아직 옛사랑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더더욱.                                      -p233-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 온 말이지만 사랑으로의 치유는 쉽지 않다. 옛사랑을 놓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이나 지금 한창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들 모두 자신만의 사랑의 모습에 늘 진솔하고 성실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접할 수 있어 즐거웠다. 소개된 영화도 보고 싶고 원작소설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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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 - 서빙고, 화마에 휩싸이다
손선영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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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이란 불편한 진실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역사픽션 주제로 한 이야기는 늘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드라마로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역사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손선영 작가님의 신작소설' 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는 너무나 유명한 세종대왕, 박연, 장영실을 중심으로 지금처럼 냉장고가 없던 조선시대에 얼음을 보관하던 장소 서빙고에서 발생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우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인물들이 주인공이라 친근감부터 생긴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현명한 왕 중의 왕으로 꼽히는 세종대왕... 그는 다른 사람들이 없을 때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믿는 사람인 박연과 장영실 앞에서는 허물없이 대한다. 세종은 서빙고에서 갑자기 불꽃이 일며 한 사람이 불에 타 죽는다. 그는 누구이며, 얼음으로 꽉 찬 서빙고에서 불이 발생한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은밀히 박연과 장영실에게 사건을 맡긴다.

 

사건을 밝히기 위해서 기녀가 운영하는 자미관을 찾는 박연과 장영실.. 허나 운명의 장난처럼 어린시절 장영실을 오빠처럼 따르던 소녀 백서윤이 자미관의 주인이다. 기녀지만 마음씨, 생각이 깊은 서윤으로 인해 박연과 장영실은 여러모로 도움을 받게 된다. 여기에 이방원을 도와 나라를 세우는데 커다란 공을 세운 강호동이란 이름의 노인에게 서빙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데 도움을 청한다.

 

임기 5년 밖에 안 된 세종대왕의 통치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아직은 불안정한 상태다. 세자책봉을 둘러싼 명나라 칙사단이 들어오는 것과 맞물러 발생한 사건의 진실은 상단을 중심으로 한 실력 행사인 줄 알았는데 명나라의 황제와 깊이 연관된 전혀 의외의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학식이 높고 현명한 세종대왕,  3대 악성으로 불리우며 꽤 높은 벼슬의 자리에까지 오른 박연, 뛰어난 과학자로 천민출신의 신분에서 양반의 신분을 갖게 된 장영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세종의 은밀하고 사적인 비밀 임무를 담당하는 '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 어둡거나 무겁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밌어 단숨에 읽게 한 책이다.  

 

예전처럼 사실?에 입각해서 쓴 이야기가 환영받는 시대는 지난 거 같다.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가 더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역사란 것이 어쩔 수 없이 승자에 의해서 쓰여졌기에 진짜 사실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항상 헷갈리는데... 정통역사 이야기는 아니지만 픽션이 가미된 역사이야기지만 재밌게 느끼게 된다.

 

'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뿌리 깊은 나무'가 자연스럽게 연상이 된다. 뿌리 깊은 나무를 읽었을 때는 상당히 재미는 있지만 ㅅ종대왕은 물론이고 등장인물, 스토리가 상당히 어둡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는 스토리의 분위기도 어둡지 않고 러브라인도 존재하고... 세종대왕, 박연, 장영실, 서윤, 강호동을 비롯한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으면서 개성 있게 다가온다. 그 중에서도 장영실과 강호동이 최고인 듯....

 

역사픽션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얻다보니 이 책도 자연스럽게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든다. 그만큼 스토리가 가진 재미나 속도감이 좋다. 분명 이 책이 시리즈로 나온다는 글은 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책은 열린 상태로 끝이 난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음에 다른 사건을 통해 이 사람들을 다시 만날 거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은 왜인지... 작가님의 선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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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심판 1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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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난 인간은 누구나 착하게 태어난다고 믿는 사람이다. 하루를 멀다하고 뉴스나 각종 매체를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보다는 나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사람들 사이에 정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혹 접하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곤 한다. 선하게 태어났지만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악에 물들어 가는 사람... 자의든 타의든 이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얼마나 끔찍한 세상이 될지.. 인간을 놓고 실험적인 행동을 하는 그 자체가 바로 악이라고 생각한다.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위급 환자가 있어 급히 달려 간 당직여의사 모니카는 도착 한 집에서 6년 전 갑자기 사라져 죽음을 맞은 쌍둥이 여동생의 물건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중년의 환자는 누구이며 그가 왜 자신의 여동생의 물건을 가지고 있었는지 한순간 환자를 살려야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의사로서의 사명보다 동생을 향한 마음으로 갈등하게 된다.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세상의 온갖 범죄기록들이 보관되어 있는 은밀한 장소를 제 집 드나들듯 하는 남자의 정체는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 그 곳은 신성한 장소이며 사람들이 차마 말하지 못한 은밀한 고백들이 산더미처럼 보관되어 있는 것들 중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가 추적해야 하는 사건이 있다. 그 사건은 갑자기 사라진 여대생과 그 전의 납치 살해된 여성들의 범인을 추적하는 일.... 이들이 하는 일을 가르쳐 '영혼의 심판'이라 부른다.

 

사건의 시점이 과거와 현재, 며칠 전을 오가며 전개되기에 처음에 다소 혼란스런 부분이 있다. 끔찍한 사건의 본질에는 세상에서 밝혀지지 않은 숨은 진실을 도사리고 있다. 미제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선은 악으로 변질되고 점차 악을 통해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는 본능적 욕구를 깨닫게 된다니....

 

일련의 사건들을 쫓아가다보니 하나의 공통점이 점차 들어나게 된다. 그 공통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실을 쫓는 바티칸 내사원 소속 사면관인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 마르쿠스는 자신으로 인해 진실의 퍼즐조각이 맞추어 가는 추격자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스토리는 총 세 사람의 시각에서 전개된다. 기억을 잃어버린 사면관 마르쿠스,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은 존재, 갑자기 의문의 죽음을 당한 르포사진기자인 남편의 유품을 통해서 그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려는 여형사 산드라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산드라는 남편의 죽음으로 파헤치는 과정 중에 만나게 되는 인터폴 형사? 샬버와 만나게 된다. 마르쿠스 역시 그가 믿고 따르던 스승 사제의 죽음과 그의 주위에 존재하는 추격자를 의식하게 된다. 여기에 연쇄살인범.. 그가 가진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죽여 가며 새로운 신분으로 감쪽같은 탈바꿈을 거듭하는 가장 중요한 카멜레온 킬러란 존재까지....

 

무척이나 매력적인 작품이다. 단순히 선과 악으로 규정지어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그 속에 담겨진 인간 내면의 본질이 어떤 식으로 발견되고 변해 가는지... 속도감 있는 스토리에 빠져 들게 만들어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않게 만드는 반전 역시 존재하고 있다.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고해서 죄가 사해지는 것이 맞는 것인가? 같은 죄를 반복하는 사람은 죄를 고백하는 자체만으로 용서해도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마음속에 깊은 슬픔이나 절망, 끔찍한 기억은 존재할 수 있다. 그로인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는 본인의 선택이라고 해야 할지..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우리가 모르는 바티칸의 이야기도 흥미롭고 그 곳에 진짜 이런 보관실이 존재하며 특수한 일을 하는 사람들 역시 존재하는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워낙에 많으니 실제로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한다.

 

'영혼의 심판'은 스릴러 소설이 가지고 있는 묘미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작품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 도나토 카리시의 데뷔작 '속삭이는 자'에 왜 그리 열광을 했는지  '영혼의 심판'을 읽으니 저절로 짐작이 갔으며 이 책 역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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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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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서점.. 이 글만 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평소에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책을 사려면 무조건 서점으로 달려갔는데 이제는 서점보다는 인터넷서점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래도 한 번씩 서점에 나들이를 갈 정도로 서점이란 공간은 나에게는 특별한 애정을 담고 있는 장소다. 우리나라의 서점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 밖에 없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작은 서점들이 많았을 때가 있었다. 허나 인터넷서점의 활성화와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제는 동네 서점들은 거의 문을 닫고 있어 할 수 없이 대형서점을 찾게 된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서점이 어떤 서점인지 책을 책장을 열자마자 알 수 있다. 서점에 대한 짧은 이야기보다 우선 많은 사진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나도 모르게 이야기를 읽기에 앞서 먼저 사진부터 한 번 쭉 보고 처음부터 다시 꼼꼼히 책을 읽을 정도로 보는 내내 우리나라에도 이런 서점들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궁이나 시청사를 이용한 웅장하고 멋들어진 서점들도 있지만 서점 주인들의 개성이 느껴지는 세련된 서점들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에 위치한 '아틀란티스 북스'는 처음 천장에 조명이나 천으로 인해 서점보다는 개인 서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서점을 찾은 사람이 눌러 앉아 서점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서점... 멋지다. 책을 읽는 여인에게 첫 눈에 반한 남자가 결혼 후 조금씩 늘러간 서점인  영국의 '바터 북스' 역시 기차역을 이용했는데 그 느낌이 색다르고 독특하다. 2층 집을 개조해서 만든 작은 서점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빌라 서점'은 책의 양이나 분위기가 세련된 느낌을 받는다. 해가 진 이후에는 무인으로 운영되고 고양이와 동네 청년이 지키는 캘리포니아의 지상 낙원이라 불리우는 오하이의 야외서점 '바츠 북스' 여행을 간다면 꼭 가보고 싶은 정도로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느껴지는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든다. 내가 사는 지역에 꼭 생겼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든 포르투칼 리스본에 있는 '레르 데바가르' 서점...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는 서점에 책의 진열 방식이나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아늑해 보인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이 부모의 특히 엄마의 마음이다. 아이를 위해 파스텔 톤의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키즈 리퍼블릭' 내 아이도 이 서점에 다니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거란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현직 인테리어가 운영하는 타이완 타이베이의 'VVG 썸팅'은 서점이란 느낌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여인의 서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세련되고 아늑함이 느껴진다. 역사의 흔적이 느껴지는 포르투칼의 '렐루 서점', 대형 서점 체인이 운영하는 성당이 아닌 서점으로 거듭난 네덜란드의 '셀러시즈 도미니카넨'..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세련된 건축양식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책에 담아낸 서점은 어느 하나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영화나 책을 통해 무수히 많이 등장했던 프랑스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이야기가 많은 만큼 사람들의 애정이 느껴지는 서점이라 파리에 여행을 가 본 다른 곳보다 첫 번째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하면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펍, 박물관이나 역사적 장소는 여행지에서 다녀 볼 생각을 하였지만 서점은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서점만을 중심으로 한 여행... 생각보다 낭만적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일부러 서점여행을 기획해서 가 볼 경제적, 시간적 여유는 없을 테지만 여행을 떠난다면 그 도시의 아름다운 서점이나 오래 된 서점은 들려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서점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서점 주인의 노력과 경제적 여유가 함께 있어야 한다. 우리 동네에 남아 있는 작은 서점을 떠올리며 평소처럼 대형 서점을 한 번씩 찾는 것도 좋겠지만 이곳도 종종 이용해 볼 생각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은 눈에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의 마음이 느껴지는 서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 온전히 느껴지는 서점... 우리나라에도 이런 멋진 서점들이 생겨나기를 바라게 된다. 읽는 내내 즐거운 책 여행을 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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