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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랑이 왜 변하니? 사랑의 유효 기간이 있으니 당연한 거 아니니? 검은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지... 나 자신이 사랑을 했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나이를 먹다보니 순수했던 시절의 환상을 갖고 바라보던 사랑이 현실이 가입하면서 참 힘들다는 것을 느끼며 살고 있다.
우리 사회도 위기의 중년이란 말을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는데 세계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한 문제가 가정 내 존재 한다는 것을 보게 된다. 불꽃같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든, 편안함에 이끌려 결혼을 했던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지고 선택한 결혼이지만 살다보면 눈에 씌운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권태기도 오고 위기도 겪게 된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 아니 전혀 잘못된 행동이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어느 순간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가 들면 깊은 생각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특히나 남편보다는 아이들에게 온 정성을 쏟는다. 정성을 쏟던 아이들이 자라 자신들의 뜻대로 행동을 할 시기가 되면 한순간에 마음 속 깊은 외로움, 쓸쓸함이 찾아온다. 이럴 때 자신을 다독일 취미나 친구가 없다면 우울증 같은 증상을 겪기도 한다. 결혼생활, 자신의 삶에 대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을 만났다.
'파이브 데이즈'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국내의 출간된 저자의 책은 파리 5구를 빼고는 전부 읽었을 정도로 이 분의 작품에 관심이 많다. 남성인데도 여성이 가진 섬세한 심리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는 생각을 늘 느낀다. 이번 신작 소설 파이브 데이즈에서는 마흔두 살의 중년 여성 로라가 자신의 결혼, 자식, 인생을 돌아보며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주인공 로라는 종합병원 영상의학과 근무하는 배터랑 기사로 환자들의 몸에 들어 있는 이상이 나타나면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프하는 여성이다.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보던 것이 어느 순간 감정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잦아질 만큼 그녀의 심리적 상태는 불안하다.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환한 모습으로 일하는 로라를 보면서 직장에서는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그녀를 높이 평가한다.
로라는 갑자기 퇴직을 당한 남편이 집에서 생활한 지도 2년이 다 되어가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남편에게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로라의 노력과 상관없이 남편은 자꾸만 위축될 뿐이다. 남편은 어릴 적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들 벤과 그를 따르는 예쁘고 사교성이 뛰어난 딸 샐리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엄마로서 자식을 보는 로라의 마음은 복잡하다. 미술을 하며 순수한 청년 벤이 첫사랑에 실패하고 아파하는 모습이나 인기 만점의 딸 샐리의 연애는 부모 된 입장에서는 불안하게 느껴진다. 남편 역시 짜증만 늘어나고 부부간의 관계는 삐거덕 거린다. 이럴 때 학회 참석차 가정을 떠날 기회가 생긴 로라... 그녀의 인생이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
생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 로라가 낯선 곳에서의 시간은 두려움도 있지만 설레임도 존재한다. 처음에 인상이 안 좋았던 한 남자의 만남은 그녀가 여태까지 지켜오던 모든 것을 돌아보게 한다.
스토리는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진부한 스토리다. 자신의 행복보다는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에 모든 것을 걸었던 여성이 낯선 곳에서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한 남자와의 만남.... 단순히 불륜이라고 몰아세울 수 없는 그녀의 마음 속 이야기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 허나 사랑이라고 모든 것이 용서 될 수는 없다.
로라의 성장과정과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첫사랑 이야기, 남편의 부모님과 성장과정, 상대 남성 역시 아버지로 인해 겪었던 많은 상처와 불안정한 정신 상태의 아들.... 이 모든 것이 과하지 않게 평이하게 매끄럽게 전개되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않는다. 다만 로라의 마음을 열었던 남성의 우유부단한 행동은....
우리가 살면서 한 번씩 생각하게 되는 사랑, 결혼, 행복, 자식, 인생 등에 대한 생각을 생각해 보게 한다. 진정한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에 나의 행복, 가족의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사는 노력을 기울려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