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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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젊은 작가 중 한 사람인 김연수 작가님의 신간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역시나 이번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왜 이리 서늘한 이 계절에 맞아 떨어지는 책이란 느낌이 드는 것인지... 흩어진 날들에 대한 이야기가 무심한 듯 가슴 밑바닥부터 조금씩 나를 흔든다.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근 5년 동안 써 온 단편만인데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비슷하지만 쓸쓸한 느낌이 서려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모르겠다. 작년인가 김연수 작가님이 책이 출간되면서 뵐 기회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님을 처음으로 뵙는 자리라 나름 설레기도 했고 기대도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소탈하시고 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이야기에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 멋지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다.

 

이번 단편은 무엇보다 책의 제목부터 무척이나 시적이고 마음에 든다. 단편이고 생각보다 많은 수가 수록되어 있어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하나같이 아름다운 글이 무엇인지 저절로 느끼게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름답지만 아리고 쓸쓸한 느낌의 지난 앨범을 들여다보는 듯 한 느낌.... 

 

특히나 기억에 남는 단편으로 꼽으라면 바이올린을 하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 '인구가 나다'... 바이올린을 팔고 싶어 하는 소년 인구가 찾아온다. 단번에 바이올린이 가진 가치를 알아보는 남자 은수... 자신을 천재 바이올린리스트라고 소개하는 소년을 보며 속으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은 한 여인으로 인해 생각지도 않았던 직업을 선택했지만 정작 그 여인은 다른 남자의 아내로 살면서 바이올린 자체를 놓고 만다. 허나 인구는 보고 만다. 자신 안에 슬프지만 아름다운 여인으로 남아 있는 존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제목과 같은 단편소설은 주인공 남자의 이모가 자신의 과거와 단절하고 싶어 했던 이야기나 예전에 영화배우로 활동했던 것과 그녀의 사랑하는 남자 폴의 암 투병에 얽힌 힘겨운 이야기... 잊고서 떠났지만 다시 찾은 서귀포에서 그녀를 찾는 낯선 남자의 등장은 지나 온 과거 속 아름다운 이모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시간이... 자꾸만 눈앞에 그려져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자식이나 남편과 함께 하는 가족이란 울타리를 넘어서 혼자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엄마란 존재... 암으로 이제 얼마 남지 않는 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는 자꾸만 오래 전 기억 속 전처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책 한 권이다. 아버지의 죽음과 책으로 인해 만난 엄마... 허나 아버지가 그와 함께 엄마를 찾았던 진짜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아리지만 슬프게 다가오는 '우는 시늉을 위해'

 

어느 한 편의 들어 가장 좋았다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하나같이 서정적인 이야기들이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단편 속에 담겨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르지만 그 하나하나의 목소리에 각기 다른 색깔이 있으면서도 그들이 느낌은 비슷하다. 이해하지 못했던 슬픔이 어느 순간 온 몸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이런 느낌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글에 빠져들고 무슨 이야기인지 귀기울리게 한다.

 

단편의 장점 중 하나는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골라서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이 책 역시 내가 좋았다고 느꼈거나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시간이 날 때 들추어 보며 지난 시간을 떠올려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갈수록 각박해지고 자꾸만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살면서 세상에 나 혼자란 생각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허나 누군가와 함께 한 소중한 시간.... 이런 시간을 떠올리며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쓸쓸하지만 애틋함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해도 좋을 듯싶다. 아름다운 이야기와 함께 한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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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네이티드
매트 브론리위 지음, 정영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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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사라진 희귀한 책을 찾아 그 속에 담겨진 비밀을 풀어내면 엄청난 진실이 전 세계를 깜짝 놀랄만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는 책에서 보았을 법한 조금은 익숙한 이야기다. 매트 브론리위의 '일루미네이티드' 역시 구텐베르크가 인쇄한 ‘구텐베르크 성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인쇄물이다. 구텐베트크가 만든 성서 속 ‘채식장식’ 해석을 둘러싼 픽션으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는 면이 있는데 아무래도 다빈치 코드를 비롯한 이와 유사한 작품들을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미리 만났던 것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어느 나라나 비슷하듯 부와 명예, 모험을 즐기는 삶을 쫓는 사람들은 가정에 소홀하기가 쉽다. 고대성서학자로 활동했던 오거스트 애덤스 역시 결혼을 했지만 가족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진귀하고 희귀한 책들을 찾아다니며 전 세계를 누비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족과는 멀어지고 결국에는 이혼까지 하고 아들은 아내가 키우고 있다. 그의 아내 역시 고대성자학자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오거스트 애덤스는 진귀한 책 구텐베르트의 성서를 찾아내어 자신에게 이 일을 의뢰했던 남자를 만나러 가는 비행기에 탑승해 있다. 그는 매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한 여인과 옆자리에 앉게 된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유쾌한 시간도 잠시 그녀가 빌려주는 전화기를 타고 들려 온 아들의 목소리는 심각하다. 위험에 처한 장모님과 아들의 생사...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며 오거스트에게 구텐베르크 성서를 원하는 옆자리 동승녀....

 

세 권 속에 담겨진 비밀을 풀어야만 하는 상황...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처의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오거스트는 전처에게 아들과 그녀의 친정엄마는 물론이고 자신 또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녀는 자신이 믿고 있는 남자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 역시 이 모든 일의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스스로 고백하는데...

 

스토리는 다소 맥이 살짝 빠지듯이 흘러간다. 비행기 안에서 풀이를 계속해 가는 오거스트는 물론이고 직접 발로 뛰며 위험에 노출되는 그의 전처.. 여기에 남달리 영특함을 자랑하며 숨은 그림 맞추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오거스트의 아들까지... 세 사람은 같은 위험에 놓이지만 이 모든 것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된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어지는 이야기지만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졌던 채석장식이 너무나 허무하고 어이없이 비쳐지는 면이 크다. 다소 무겁고 위험스러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픽션 소설치고는 스토리의 긴장감이나 속도감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오거스트가 비행기 안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면도 있는 듯 느껴지기까지 한다. 직접 발로 뛰며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고 진실을 풀어갔다면 좀 더 생동감 있는 픽션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항상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는 곳에 나타는 FBI는 물론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드라큘라 백작의 부자에 관련된 이야기나 고아파, 용의 기사단과 같은 종교단체에 대한 추격적 이야기를 조금만 더 흥미진진하게 끌고 갔다면 재밌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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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인문학의 생각읽기 1
조희원 지음, 모해규 그림, 손영운 기획 / 김영사on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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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를 통해서 우리나라에 이름이 알려진 작가 앨빈 토플러..  '인문학 생각 읽기'를 통해서 앨빈 토플러가 가진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다소 딱딱해 보이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인데 만화를 통해서 앨빈 토플러가 가지고 있는 '제 3의 물결'이 어떤 것이며 이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가 쉽지만 깊이 있게 다가온다.

 

과거를 모르고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다.  앨빈 토플러는 문명의 발전 단계를 3단계로 나누어서 제 1의 물결은  농업 혁명 이후에 전개된 농경 중심의 문명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농사를 통해서 사람들이 정착을 하고 비로소 문명의 혜택을 즐기기 시작하는 시대다. 제 2의 물결은 한창 경제가 발전하는 산업 혁명으로 생긴 문명을 의미한다.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좀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의 질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마지막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펼쳐질 제 3의 물결은 고도로 발달한 과학과 기술이 가져온 정보 산업의 혁명을 말한다. 책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하루도 정보에 노출되지 않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정보의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고 다양하다. 이렇게 고도로 발전한 정보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오히려 더 힘든 사회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만 보아도 청년 실업률은 해마다 꼭짓점을 찍고 있고 치솟는 물가와 엄청난 불안심리... 밝은 미래는 없고 암울한 현실만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듯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앨빈 토플러만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의 미래는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 아이디어, 문화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세계 사람들의 소통, 관심이 중요하다. 여기에 에너지 자원과 생태계 변화, 1인 가구와 같이 생활양식의 변화 등에 대한 다양한 사회변화 전반에 대한 깊은 관심과 생각이 뒷받침 되어야 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 어떤 자세를 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 세계까지 들여다보는 깊은 이야기는 어른에게도 유익하지만 커 가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읽으면 도움이 클 거란 생각이 든다. 인문학 하면 자칫 딱딱하고 어렵게 느끼는 청소년들이 많을 듯 싶은데 만화를 통해서 인문학이 가진 이야기를 쉽게 풀어 놓아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며 인문학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 역시도 아직까지는 제 3의 물결을 알고 있어도 제대로 파악하고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허나 '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와 같은 책을 자주 접하다보면 생각이 트이고 세계적인 경제 흐름에도 밝아질 거란 생각이 든다. 인문학을 왜 알아야하고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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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아삭 김치 & 달콤 짭짜름한 장아찌 - 반찬이 더 필요 없는 최고의 반찬
박종임 지음 / 지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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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세끼 김치를 안 먹고 지나는 식사사간은 없다. 그만큼 김치를 좋아하는 나지만 아직까지 내 손으로 혼자서 김치를 만들어 본 적은 없다. 겨울이면 빼놓지 않고 배추김치, 총각김치나 동치미를 항상 친정엄마가 보내주신다. 이것만 가지고 일 년을 먹다보면 다시 김장철이 돌아오기도 하고 중간에 새김치를 담으시면 잊지 않고 보내주시기에 김치는 굳이 내 손으로 만들어 먹을 생각을 안하고 살고 있다. 허나 이제는 나이를 들어 힘들어 하시는 친정엄마에게도 죄송스럽고 언제까지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에 내 손으로 맛있는 김치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맛있는 김장 김치와 밑반찬으로 만들어 놓으면 좋을 달콤하면서도 짭짜름한 장아찌는 매일 식사 때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주부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된다. 김치와 장아찌, 찌개나 국에 즉석에서 만든 나물 한 구가지만 있으면 푸짐한 식사가 가능한 식단... 주부 경력은 결코 초보가 아니지만 김치나 장아찌 만들기에 있어서는 초보나 다름없는 나에게 '아삭아삭 김치 & 달콤 짭짜름한 장아찌'에 소개된 김치와 장아찌, 그리고 김치를 이용한 요리들은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뭐니뭐니 해도 재료가 좋아야 맛있는 김치를 담글 수 있다. 누구나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김치 재료들이지만 좋은 것을 고르는 방법과 손질법은 읽을수록 유익하다. 그냥 모양이 좋아 보이는 것을 주로 좋은 재료라고 생각했는데 그 중에서도 좋은 재료를 고를 수 있는 특징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 아직 김치 재료를 고르는데 서투른 초보주부들에게 특히 유익한 정보라 여겨진다.

 

 

봄의 전령사 달래... 달래를 넣은 된장국이나 달래무침도 맛있는데 달래김치는 또 다른 맛을 준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달래김치 역시 먹어 본 적이 없다. 오이나 기타의 야채를 넣고 버무린 무침은 먹어 보았는데 달래김치는 파김치와는 다른 맛으로 봄철 입맛을 자극하는 김치라고 한다. 봄이 되면 달래김치를 담아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난 총각김치도 무척 좋아하지만 깍두기도 좋아한다. 김장김치를 담그면 배추김치 보다는 총각김치나 깍두기를 먼저 먹은 후에 배추김치를 먹는 편이다. 무를 이용한 깍두기도 맛있는데 과일처럼 달콤하고 시원한 야콘을 이용한 깍두기는 그 맛이 어떨지... 생각만 해도 입 안에 군침이 돈다. 동네 시장에 나가 야콘을 보게 된다면 야콘 깍두기를 담아 맛있어 먹어 볼 생각이다.

 

 

다른 계절에 만들어 먹어도 맛있는 묵은지고등어조림은 특히나 겨울철에 만들어 먹으면 그 맛이 정말 일품이다. 전 해에 담은 묵은지를 이용해 만들어 한 번씩 만들 때가 있는데 평소에 처음부터 김치와 무, 고등어를 함께 넣고 조리를 했었는데 책에서는 김치와 무가 익은 후에 고등어를 넣으면 더 맛있다고 하니 다음에 만들 때는 이 방법을 사용해 볼 생각이다.

 

김치는 물론이고 밑반찬으로 만들어 놓으면 항상 유용한 장아찌....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늘, 깻잎, 고추, 매실, 무장아찌는 물론이고 곰취, 곤달비, 방풍나물장아찌 같은 것은 먹어는 보았지만 만들어 본 적은 없다. 지방에 갔다가 특산물처럼 파는 것을 사서 먹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장아찌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아 나오는 시기를 알아두었다가 구입해서 만들어 보고 싶다.

 

항상 반찬 걱정만 하면서도 매일 비슷한 재료들만 구입하는 경향이 있었다. 책에 소개된 김치, 장아찌를 두세 가지 미리 만들어 놓으면 간단하게 김치를 이용한 찌개나 고기 요리를 해도 푸짐한 밥상이 된다. 맛있는 음식은 곧 정성이다. 내 소중한 가족을 먹일 맛있는 김치와 장아찌를 이용해서 만들어 보는 밥상... 반찬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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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사랑한다 3 - 완결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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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숨 없이 달려 온 '왕은 사랑한다' 예상했던 것처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어져서 다행이다 싶었고 마지막에 새로운 만남이 한 사람의 마음에 회한보다는 따뜻함을 가져다주었다는 느낌을 받아 더 좋았다.  

 

1권에서는 사랑 때문에 점점 변해가려는 세자 원이였다면 2권에서는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무서운 늑대의 본성을 들어내는 남자 원이 있었다. 친구이자 사랑하는 주군인 원에게 엄청난 일을 당하게 되는 린과 산... 세 사람의 숙명적인 사랑이 그들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까지 아프게 만든다.

 

3권의 시작은 왕을 밀어 낸 세자 원이 왕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의 주변에는 권력의 암투를 벌이는 인물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가 얻으려는 것은 너무나 크다. 그러기에 원이 사랑하는 여인 산을 이용하려는 그의 계획은 무서울 따름이다. 이 모든 사실을 모르는 원은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주면서까지 한 여인을 향한 이기적인 욕망을 놓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

 

원의 정비 단은 생사를 모르는 오빠 린으로 인해 가슴이 미어진다. 이런 와중에 왕이 데려 온 여인은 자식까지 잉태하고 자신에게는 전혀 사랑을 주지 않는 원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원이 매일 찾는 여인... 그 곳을 찾는 원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단은 커다란 혼란에 빠지는데...

 

기억을 잃어버리고 노예로 팔려가는 린을 구해주고 사랑하고 마는 여인의 등장과 원의 손아귀에서 도망쳐 린을 찾아 나선 산...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두 사람을 향한 원의 줄어들지 않는 마음이 넓은 대륙을 중심으로 아프게 전개된다.

 

쉼 없이 달려 온 이야기의 스케일이 얼마나 큰지는 책을 읽는 독자라면 느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커다란 스케일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니... 방영이 된다면 엄청난 방향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용서와 화해를 담은 해피엔딩이 있다. 허나 단순히 맥 빠진 해피엔딩에서 벗어나 원의 깊은 밑바닥까지 온전히 들어내며 자신의 치부를 전부 보였어도 서로를 향한 마음이 어떠한지를 알기에 그들의 해피엔딩은 아름답다.

 

김이령 작가님의 작품은 두 번째지만 작가님만이 가진 스토리의 재미나 흡입력, 속도감이 상당히 좋아 그녀의 책은 무조건 찾게 될 거 같다. 아직 읽지 못한 고려무사 을밀의 사랑과 인생이야기 '을밀'은 어떠할지 궁금하여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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