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야 - 내 생애 가장 위험한 일주일!
김선정 지음 / 팬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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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끝이 결혼이어야 하는 공식은 없지만 가장 안정적이고 모두가 바라는 이상이긴하다. 김선정 작가님의 '결혼전야'는 지난 11월에 개봉한 영화다. 내가 좋아하는 김효진, 김강우, 이희준, 이연희 등의 배우가 출연을 한다기에 관심이 갔는데 다행히 영화보다 책을 먼저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는 연애를 끝내고 결혼을 결심한 남녀 4쌍을 통해서 결혼이 행복의 시작이 아니라 지금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은 것인지...이 결혼이 정말 올바른 선택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연애를 오래하다보면 처음의 설레임은 사라지고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이 이끌려 결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동안 두 사람이 만들어 온 시간의 추억이 더 깊고 진하기에 설령 서로에 대한 마음이 흔들려도 쉽게 헤어지지 못한다. 소미와 원철이란 커플이 그러하다. 오래 만났으니 자연스럽게 결혼을 생각하게 되는 커플... 소미는 자신이 하는 네일숍의 문을 닫으며 원철과의 결혼 생활을 꿈꾸지만 행복할지에 대한 자신은 없다. 이런 마음을 가진 소미가 제주도로 떠난 여행길에서 가이드겸 작가인 한 남자 경수를 만나게 된다.

 

마흔이란 나이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스물두 살의 아리따운 아가씨 비카와의 결혼생활을 꿈꾸는 건호는 불안하다. 잘 생기고 능력 있는 원철의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배우는 비타의 모습에 건호는 불안하다. 불안이 커질수록 의심이 깊어지고 급기하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까지 하게 되는 건호를 본 비타는 자취를 감춘다. 비타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된 건호는 그녀를 찾지만....

 

웨딩플래너로 일하는 이라는 한 남자를 우연히 만나 그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남편이 될 대복의 어머니는 사사건건 이라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의 아들 발목을 잡은 이라에 대한 악감정이 더 깊은지도 모르겠다. 한편 이라는 홀로 자신을 키운 목사인 아버지의 곁을 떠나려 한다. 아버지가 원하는 딸의 모습으로 살기에는 너무나 힘든데.. 자꾸만 자신에게 정형화된 틀 속의 모습만을 고집하는 아버지.... 위기의 태복, 이라 커플은 짧은 이별로 인해 더욱 상대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전직 야규선수였던 태규와 비뇨기과 원장인 주영 커플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선남선녀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결혼 전에 서로의 과거에 대한 진실을 들으며 위기를 맞게 된다. 주영이 가진 아픔을 알게 된 태규... 주영이 힘든 상항을 겨우 견디어 내는 도중에 태규는 오히려 커다란 실수를 하고 만다.

 

이들 네 커플은 다시 화해를 하고 무사히 결혼을 할 수 있을지.... 헤어지는 커플도 있고 다시 사랑을 확인하고 용기를 내어 여자의 나라에서 결혼식을 결심하는 커플도 있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결혼을 하는 커플도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지만 순간적인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치명적인 실수일 때는 위기를 맞는 경우도 생긴다.

 

요즘 세대는 연애 따로, 결혼따로란 말이 있을 정도로 결혼에 대한 손익계산을 잘 하는 커플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사랑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하는데 기타의 다른 요소들이 더 부각이 되고 중요시 되는 사회 분위기... 행복한 결혼을 꿈꾸지만 결혼은 생활이고 생활을 하다보면 꿈같은 결혼생활은 어렵다. 결혼을 결심한 커플들 앞에 놓이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책을 나름 재밌게 읽었는데 영화는 어떨지... 짐작만 해도 재밌을 거 같다. 조만간 영화도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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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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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나 헌책방이 나오는 이야기는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져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를 특히나 좋아하는데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도 도쿄의 거리에 위치한 헌책방 거리 진보초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원작소설이다. 우리나라에도 헌책방 거리가 여러 군데 있었는데 이제는 거의 다 사리지고 헌책방이 몇 군데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기도 했다. 세월의 흔적이 온전히 남아 있는 헌책방 거리가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토리는 다카코란 아가씨와 그녀의 외삼촌이며 모리사키 서점을 운영하는 사토루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다. 다카코는 연애 감정을 가지고 사귄 남자가 있다. 허나 이 남자는 단지 다카코를 즐기기 위한 상대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는지 그녀에게 자신의 결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마음의 상처를 받고 결국 회사까지 그만 둔 다카코... 방황하는 그녀에게 외삼촌 사토루의 모리사키 서점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게 된다. 엄마에게 내려가느니 외삼촌의 서점에서 일하기로 한 다카코.. 그녀의 서점 2층 생활은 그렇게 시작된다.

 

다카코는 평소에 책과 그리 친하지 않았지만 모리사키 서점을 찾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카페 스보루를 출입하면서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서점에도 애정이 생긴다. 우연히 한 권의 책을 통해 책이 주는 재미에 빠져 그녀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더군다나 외삼촌 사토루는 다카코의 마음의 상처를 없애기 위해 용기를 내야함을 강조한다. 다카코는 용기를 내어 옛남자친구를 찾아가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며 그와의 인연의 끈을 놓으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두 번째 이야기는 외삼촌 사토루의 아내인 외숙모 모모코가 5년 전에 갑자기 사라졌다가 홀연히 다시 나타난 이야기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다시 자신의 곁을 떠날까봐 불안한 외삼촌의 부탁으로 모모코의 마음을 떠보려는 다카코.. 이런 다카코의 모습에 모모코는 여행을 제의하는데....

 

운명적인 사랑이라 믿었던 남자에게 다른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여자의 아픔은 상상이상이다. 상처를 가진 모모코는 사토루와의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 모든 게... 아픈 상처를 안고 있기에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 존재를 잃어버렸을 때 모모코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토루의 곁을 떠난 것이다. 다카코를 통해 모모코의 진짜 이유를 알게 된 사토루는 이번에는 아내를 잃고 싶지 않다. 그녀가 있을 곳을 떠올리며 달려가는데....

 

모리사키 서점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카페 스보루의 사람들과 손님들의 모습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느껴지는 이야기에 빠져 아주 재밌게 읽었다. 근사하고 멋진 행복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음이 푸근해진다.

 

고서당, 헌책방, 서점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처럼 시리즈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0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영화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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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의 여자
최복현 지음 / 노마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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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현 시인의 자전적 사랑이야기라고 책표지 쓰여 있어 관심이 간 책 '화요일의 여자' 왜 화요일의 여자인가?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읽는 동안 풋풋했던 첫사랑이 생각나기도 했고 그때처럼 순수하게 사람을 진정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시기가 떠올라 입가에 쓸쓸한 미소가 지어진다. 

 

주인공 보라는 능력있는 남편을 둔 덕분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이 살고 있는 주부다. 친구와 함께 문화센터 시강의 듣기로 하는데 강사가 그녀의 첫사랑 소년 강시원이다. 교사인 아버지가 유달리 아끼던 소년 강시원... 가정 형편상 진학을 꿈꾸지도 못하는 시원이가 어떻게 이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 보라는 무척이나 궁금하고 설레인다.

 

보라와 시원은 서로가 첫사랑이다. 시원과 보라가 서로에 대한 감정을 키우면서 10대를 보내게 된다. 대학 진학을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게 된 아버지로 인해 보라는 취직을 결심한다. 그때까지도 학업과는 거리가 있던 시원이지만 그를 향한 마음만은 진실하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시원과 함께 하려던 그 날, 그 곳에서 보라는 깊은 절망감을 맛보게 된다.

 

남편의 외도녀를 우연히 알게 되고 그녀를 직접 본 이후에 마음을 닫아버린 보라는 행복하지 않다. 이럴 때 잊고 지냈던 첫사랑 시원이 등장하면서 보라의 마음은 마구 흔들린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시원과의 행복을 꿈꾸기에는 세상의 눈에... 현실에 너무나 적어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쉽게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지 못하는 보라의 모습은 현실 속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인물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보다는 생활에, 정에, 자식 등에 여러 이유로 그냥 사는 부부가 더 많다. 행복하기 위해 둘이 만났는데 정작 행복은 저 멀리 있다고 느끼는 마음....

 

보라의 선택이 옳다고 말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의 선택에 현명했다고 말하고 싶다. 첫사랑.. 분명 아련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허나 현실에서 그 사랑이 이루어지면 정말 행복할까? 그것도 결혼한 사람으로 살고 있는 현실을 박차고 나갈 만큼... 보라의 현재의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아도 그녀 스스로 남편과 진솔한 대화를 한 이후에 선택을 해도 늦지 않으리라 본다.

 

아련한 첫사랑의 모습이 탁하지 않게 그려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좀 더 자신이 믿고 기다렸다면 모든 것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보라의 마음은 그만큼 시간이 흐르고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기에 드는 생각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사랑방식이 다르듯 보라, 시원의 사랑방식도 다르다. 절망을 맛 본 보라는 현실에 안주하는 결혼을 선택했고 자신의 못난 부분을 채우고 다시 첫사랑 보라 앞에 서고 싶은 시원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나지만 쉽지가 않다.

 

아름다운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도 좋았지만 최복현 시인님의 자전적 이야기라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는데 기대한 만큼의 재미가 있어 좋았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 당기는데 비록 로맨스소설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잊고 지낸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함이 좋은 책이니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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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김정남 지음 / 작가정신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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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단어만 들어도 항상 가슴이 설레인다.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 여행을 생각하면 우선 설레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김정남 작가님의 '여행의 기술'은 무엇일지... 책의 제목만 보았을 때는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한가 하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식과의 여행을 좀 더 많이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제는 머리가 커서 부모님과의 억지스런 여행보다는 친구들과의 더 좋아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아들... 더 크기 전에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여행의 기술'의 주인공 승호는 자폐아 증세가 있는 아들과 함께 여행길에 오른다.

 

삶이 너무나 힘들고 고달파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떠나면 남겨질 가족을 생각해 어리디 어린 자식과 함께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승호 역시 아들 '겸'이와 함께 힘든 결정을 하고 여행길에 오른 것이다. 그는 여행길에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와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던 누나의 이야기, 아내, 학창시절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7번 국도와 함께 풀어내고 있다.

 

인생사가 결코 쉽지가 않다. 자폐아에게 올인 했던 아내가 떠나고 남게 된 승호와 겸이는 힘든 생활을 이어간다. 정상인과 함께 생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던 아내의 바람과는 달리 겸이는 힘든 학교생활을 하게 되고 결국 아내는 지쳐서 그들의 곁을 떠난다. 이런 아내의 힘든 상황을 승호는 문학을 하며 강의를 한다는 핑계로 자꾸만 밖으로 돌다 예전 학창시절에 연적에게 뺏긴 여인을 다시 만나 그녀와의 스릴을 만끽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삶이 힘들다. 주인공 승호는 물론이고 그의 아내, 부모님, 엄마와 같은 누이, 옛 여자친구 등등... 특히 자폐아를 둔 승호는 학과 폐지로 인해 자신을 지탱해 줄 목표를 잃어버리고 방황하게 된다.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길에 오르며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누이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지만 자신으로서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이런 와중에 갑작스럽게 들려 온 아내의 소식... 아내가 언니를 도와주며 했던 일이 계기가 되어 끔찍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것과 이로 인해 승호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다.

 

삶의 희망이 없어진 승호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 한다. 그 곳에는 희망은 없지만 조금 더 버틸 돈이 생기고 여자가 있고 직장까지... 남은 것이 없다고 느껴 떠난 여행을 접고 생활 속으로 들어오려는 그의 모습이 결코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승호가 가진 현실은 힘들지만 그의 행동들이 정당화되지는 못한다. 자폐아 아들을 돌보는 아내의 어려움을 조금만 이해했다면... 그녀를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면... 결혼을 후회하기 보다는 현실을 이겨나갈 방법을 찾지 않고 스스로를 정당화시키며 스스로의 연민에 빠진 그의 위험스런 행동이 더 안타깝게 느껴질 뿐이다.

 

세상에 마음에 고민 한 가지 안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세상에서 내가 가진 고민이 가장 크고 아프게 느껴지지만 그보다 더 힘든 상항에 놓인 사람들도 많다. 스스로에게 연민을 느끼며 온전하지 못한 아들에게 미안하지만 자꾸만 마음과는 다른 말이 튀어나오는 모습에 스스로 괴로워하는 승호의 모습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가 다시 돌아오려는 삶이... 그를 버티게 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삶을 연장하는 선에서 끝나지는 않는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긴다.

 

제목이 주는 느낌과는 다르게 한 남자의 안타까운 현실과 절망만이 존재하는 여행이야기.. 다음번에 그가 아들 겸이와 함께 희망을 이야기하는 여행을 떠나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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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메리카노 어쩌면 민트초코 - 달콤 쌉싸래한 다섯 가지 러브픽션
사토 시마코 외 지음, 강보이 옮김, 한성례 감수 / 이덴슬리벨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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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인가 하루의 시작을 커피와 함께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커피 마실 물을 가스레인지에 올리는 것이다. 예전에는 커피향기가 좋아서 커피메이커에 커피를 내려서 마시기도 했는데 차츰 귀차니즘도 생기고 뜨거운 커피 맛이 좋아 자연스럽게 끊여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하루에 적어도 3~5잔 사이를 마실 정도로 차를 떠올리면 커피가 제일 먼저 떠오르고 그만큼 커피를 좋아한다. 

 

'사랑은 아메리카노 어쩌면 민트초코' 제목부터 무척이나 상큼하고 알싸한 커피향이 느껴지며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목이다. 책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여류작가 네 사람의 커피에 얽힌 상큼한 이야기 다섯 편이 커피 향처럼 은은하고 감미롭게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 

 

특히나 처음 이야기는 아름답지만 안타까운 내용을 담고 있다. 형의 천재적인 미술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주인공이 어느새 자신의 마음속에 한 여인을 품게 된다. 그녀의 초상화를 그린게 계기가 되어 그의 실력이 세상에 들어나지만 이는 불행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 올 뿐이다.

 

찻집 분위기와는 전혀 안 맞는 이름을 가진 '바토'란 커피숍...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는 커피숍에 들린 주인공은 한 분의 할머니에게서 듣게 되는 바토란 커피숍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 소중하게 다룬 상자 안에서 나온 bateau란 뜻의 진짜 의미는.....

 

세 번째 이야기는 파리의 뒷골목에 위치한 낡은 나무 간판을 가진 카페 예멘... 서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 남녀가 뜨거운 만남을 가졌고 헤어진다. 남자의 이름은 모이즈...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그의 소식을 카페 예멘에서 듣게 되는 여인... 자신을 모리즈의 아내라는 늙은 여자의 이야기에 주인공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허나 그녀 역시 진실의 모습을 들여다보니 어느새 자신의 모습이...

 

네 번째 이야기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달달한 카페모카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주인공은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이웃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는 주인공에게 자신에 일에 대한 긍지를 느끼면서 행복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준 사람이 누구인지 만나게 되는데....

 

마지막 다섯 번째 이야기는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일기처럼 느껴지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단편이다. 사랑하는 사람 N에 얽힌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한 두 곳의 커피숍의 분위기가 유달리 닮아 있다는 것을 주인공은 느끼게 된다. 주인공과 N과의 사랑, 서로 닮은 커피숍의 주인공들의 얽힌 사연... 사랑한다면 어느 순간 용기가 필요하다. 서로에 대한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되고 한 번 더 용기를 내보려는 남자의 커피숍을 주인공은 자신이 운영해 보기로 한다. 주인이 내던 커피 맛을 잊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첫사랑 N을 잊지 않으려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단편에는 누구에게나 일어날법한 평범한 사랑과 인생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았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따뜻하고 쓰지만 진한 알싸한 커피 향과 맛을 느끼게 해준다. 한 사람과의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아픈 이별을 경험하게 되는 수가 더 많다. 닮은 듯 각기 다른 향기와 맛을 가진 사랑이야기가 읽는 뒤에도 진한 향기로 남는다. 내용도 예쁘고 책도 예뻐 자꾸만 커피 생각이 간절해진다. 늦은 저녁에 읽으면 더 좋은 책인데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게 되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ㅎㅎ 커피처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이야기에 빠져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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