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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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유쾌하면서도 나름의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신작 추리소설이 나왔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왜 웬수 같은 이웃일까? 이 표현이 참으로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분명 조금은 뻔뻔하면서 유들거리고 능청스러운 면이 있는 탐정 우카이와 명랑하고 통통 매력이 느껴지며 오지랖 넓게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이 많지만 정이 깊은 20대 후반의 집주인 아케미와의 연인들이 보여주는 밀당 아닌 밀당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두 사람의 모습이 읽을수록 즐겁고 유쾌하며 자꾸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게 한다.

 

책 속에는 총 5개의 사건이 발생한다. 첫 번째 이야기인 '죽음에 이르는 전력 질주의 수수께끼'...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는 진동을 느끼는 아케미는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탐정 우카이와 만나게 되고 연이어 대자로 누운 젊은 남자를 발견한다. 그는 왜 그 곳에 누워 있었을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통해 듣게 된 말은 남자가 벽을 향해 돌진... 그는 무슨 이유로 그토록 무모한 일을 저지른 것인지... 허나 진짜 사건은 전혀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데...

 

'탐정이 찍은 사진'... 남편의 불륜이 의심되어 우카이 탐정 사무실을 찾은 부인의 의뢰를 받고 눈사람으로 분장을 하고 불륜 커플의 사진을 찍는 우카이... 이 남자가 찍은 사진은 전혀 의외의 사건의 실마리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

 

'이카가미 일족 살인사건'... 세상에 이런 신사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 세 번째 이야기는 오징어 신사를 찾은 아케미와 우카이는 한 여인의 살인사건과 만나게 된다. 오징어 동상과 진한 애정 행각을 한 여인이 왜 사라졌으며 그 진실은 무엇인지... 솔직히 다섯 개의 이야기 중 제일 흥미롭게 느껴졌으며 오징어의 제일 아리송한 모습의 이야기라 직접 마른 오징어를 냉동실에서 한 마리 꺼내 보면서 모양을 짚었던 이야기다.

 

'죽은 사람은 한숨을 내뱉지 않는다'는 평범한 중학생이 우연히 보게 된 한 남자의 죽음.. 허나 그의 입에서 알 수 없는 빛이 나오면서 '엑토플라즘'이라고 믿는다. 공무원인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어머니의 의뢰를 받고 찾아가는데... 의문스런 남자와 중학생 소년의 증언... 과연 진실은 무엇이며 죽은 남자의 입에서 정말 혼이 나온 것인지...

 

마지막 이야기 '죽은 사람은 한숨을 내뱉지 않는다?'는 외도가 의심되는 남자친구의 행적을 대한 의뢰다. 처음 의뢰인의 방문을 받은 명탐정 우카이의 지나친 추리의 어설픔이 웃음을 짓게 했고 마지막에 또 의뢰인이 우카이를 찾은 진짜 이유에서 또 한 번 웃게 만든다. 알고 보면 충분히 이런 사람도 있겠구나 싶은 이야기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가지고 있는 어둡거나 침울한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저자의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우카이, 아케미, 탐정 조수로서의 일보다 아르바이트에 더 열심인 류헤이까지.. 세 명이 가진 캐릭터가 워낙에 독특하며 강해서 쉽게 잊히지 않는데다 그들이 풀어가는 시건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적절한 균형을 잡고 있어 좋다. 추리소설에 입문하는 사람이거나 웃으며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찾는다면 단연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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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송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율리 체 지음, 장수미 옮김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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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한 상태에서 지내면서 아프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현대인의 로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일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고 그중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살던 때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청결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살아도 완벽한 청결은 사실상 힘들다. 청결이 곧 건강한 삶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안에서만이라도 청결하다면 여러가지 질병 걱정은 덜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위생적이고 청결한 사회로 인해 질병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미래... 단순한 생각에 이런 사회에서 살면 질병 걱정 없고 깨끗한 삶이 보장되어 있어 건강에 대한 걱정도 없고 좋을 거란 생각이 든다. 허나 '어떤 소송'에서는 이런 사회에 살고 있는 주인공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보고서를 보고 있다.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한 여인... 자는 시간, 섭취한 영양, 매일 실행해야 하는 운동량, 혈압과 소변을 일일이 검사하고 체크해서 보고해야 하는데 그 의무를 소홀히 한 인물은 '미아 홀'... 그녀는 알고 있는 인물이다.  

 

자신의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주인공 미아 홀... 그녀는 생물학을 전공한 엘리트에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자신의 삶에 당당한 여자였다. 그녀의 삶에 변화가 온 것은 그녀의 사랑하는 동생 모리츠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것이다. 누나가 사는 모습에 항상 열띤 말을 쏟아내던 동생... 동생의 이상적인 애인이 미아와 함께 한다.

 

남자는 미아를 찾아온다. 남자의 이름은 크라머... 그는 현실에서 존재한다면 능력 있고 매력적이고 옷도 잘 입고 마도 잘하는 그야말로 엘리트 중의 엘리트의 모습을 갖춘 남자다. 크라머의 방문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미아... 동생을 죽음으로 이끈 그에게 체제에 복종하는 광신자일 뿐이다.

 

모리츠는 소개 받기로 한 여인을 만나러 갔다가 싸늘한 시신으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신고자인 그가 범인으로 지목된 것은 여인의 몸에서 모리츠의 DNA가 나온 것이다. 자신이 죄가 없다며 억울함을 아무리 토로해도 여인에게 남아 있는 증거... 동생을 찾으며 미아는 서서히 자신의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미아는 질서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된다. 그녀를 변호해 줄 변호사와 반대편에서 그녀의 죄를 이야기 하는 크라머... 세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동생이 예전에 알았던 백혈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은 모리츠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음을 맞게 된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허나 예상치 않은 일이 미아의 집에서 발생한다. 너무나 어이없는 이야기지만 모든 것은 조작이 가능하기에....

 

디스토피아를 다루고 있는 소설들은 많다. 대부분의 디스토피아는 인간이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어둡고 지저분하고 살기 위한 전쟁을 벌이는 곳이다. 이런 디스토피아는 다르게 '어떤 소송'에서 나온 세상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롭고 깨끗한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전부 질병에 대한 걱정 없이 건강하다. 사람들의 몸 안에 삽입되어 있는 칩, 신체의 모든 기관은 완벽하게 공개되는 세상.... 사람과 사람들의 접촉은 질병을 유발한다며 엄격하게 차단되어 있다. 의식하지 않으면 자유를 착취당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살고 있지만 인식한 순간부터 모든 것이 관찰되고 통제되어 있는 사회.... 지금도 개인의 사생활이 너무나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앞으로의 미래는 더 심해질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섬뜩하고 무섭게 느껴지며 안타깝게 다가 온 책이다.

 

저자 율리 체는 처음으로 알게 되었지만 독일은 물론이고 여러 국가에 작품이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자신의 신념을 확실히 내보이는 그녀는 '어떤 소송'에 담아냈다고 한다. 갈수록 발전하는 의학과 과학 기술... 인간의 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그것이 정말 행복하기만 한 것인지...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적 문제점과 과학의 지나친 발전이 가져다주는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자신만의 문체로 완벽하게 이끌어 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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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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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장르하면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 이 장르에 속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언제나 나의 관심 대상이고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찾아서 읽는다. 그 중에서도 책을 읽으며 너무나 좋았던 작가는 다음 작품을 항상 기다리게 되고 신간이 나오면 저절로 찾아서 보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그런 작가 분들 중 하나다. 다작으로 유명한 그의 새로운 신작 나왔다. 이번에는 어떤 작품일지 내심 기대감을 안고 구매한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제목부터 뻐꾸기알... 무엇을 의미하는지 호기심을 갖게 한다.  

 

낳은 정이 더 깊은지... 아님 기른 정이 더 깊은지... 우리나라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기른 정과 낳은 정에 대한 이야기...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는 이런 소재와 함께 첨단 기술 활용이란 신개념의 유전자 연구란 과학 분야, 그리고 어린이 유괴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자신의 자식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금이야 옥이야 키웠지만 어느 순간 밝혀진 진실은 다른 사람의 자식...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이 무엇인지 실제로 경험하게 되는 일이 이 책의 주인공 히다 히로마사에게 일어났었다.

 

히다의 딸 히다 카자미는 스키 선수다. 자신은 한번도 큰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카자미 만큼은 자신을 뛰어 넘어 뛰어난 선수가 될거란 것을 그는 알고 있다. 그런 자랑스러운 딸의 비디오를 보고 있는 그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신세 개발 스포츠 과학 연구소 부소장 유즈키 유스케'란 남자는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선수들의 유전자는 다르다며 그와 그의 딸의 DNA를 채취하여 연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유즈키를 물리쳤지만 히다의 머리에는 오래 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아내가 생각난다.

 

임신과 출산.. 히다의 아내는 이 모든 것을 그가 없는 상태에서 혼자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카자미를 낳고 산후우울증처럼 불안감을 보이던 아내의 죽음... 조금 더 아내에게 신경쓰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함께 딸만은 잘 키우고 싶기에 직장마저 옮겨가며 딸을 위해 산다. 스키에 대한 딸의 남다른 능력이 그를 기쁘게 만들지만 이사를 위해 집 정리를 하던 중 아내의 서랍장 깊은 곳에서 오래된 신문지가 발견되면서 히다는 살면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원인이 된다.

 

한 남자가 히다를 방문한다. 그가 건네주는 피가 묻은 종이.. 이 종이를 통해 히다의 딸과 종이의 DNA의 결과를 알고 싶다고 한다. 때마침 유즈키를 통해 카자미에게 날아 온 협박장에 대해 알게 되자 피 묻은 종이를 유즈키에게 넘기며 유전자 일치 여부를 알고 싶어진 히다... 이제는 한가지 길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그는 딸을 만날 생각을 한다.

 

솔직히 기대했던 만큼의 재미가 있는 작품은 아니다. 부모에게 자식은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자식을 위해서는 못할게 없다는게 나 같은 아줌마들의 입버릇 같은 말이기도 하다. 자식을 지키고 싶은 부모의 마음... 너무나 간절한 마음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범인이 누구인지 아리송하고 종잡을 수 없는데도 긴장감이 느껴지거나 섬뜩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냥 물 흐르듯 조용하고 심심하게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럼에도 읽는 속도감은 전혀 줄지 않는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 갖는 예상 밖의 반전이나 재미를 갖추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의 둥지에 알을 낳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를 알을 낳는 뻐꾸기... 자신이 아닌 다른 어미 새에게 자신의 알을 키우게 하는 이 심리.... 여기에 다른 새의 둥지에서 제일 먼저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둥지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새의 알들을 모조리 둥지 밖으로 밀어 낸다고 한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자식이면서도 두 새의 자식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히기사노의 다음 작품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따뜻한 책이나 '용의자 X의 헌신'같이 긴장감 있는 작품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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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행위
하워드 제이콥슨 지음, 신선해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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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남녀 간의 사랑의 감정은 참으로 복잡 미묘하다. 사랑하기에 상대방에게 자신이 제일 우선시 되고 싶고 확인 받고 싶어 하는 마음 등의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고 어찌 보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지만 부부는 서로에게 충실하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헌데 '사랑의 행위'의 작품에 나온 주인공 펠릭스 퀸은 고서점을 운영하는 남자다. 그는 아름다운 아내 마리사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자신과 안면이 있는 사람의 아내였던 마리사와 결혼하기까지 남다른 사연을 가진 그로써는 마리사가 언젠가 자신의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상실감을 안고 하루하루를 불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사업상 안면이 있는 문학교수의 장례식에 갔다가 차가운 느낌의 강한 인상의 마초적인 매력을 풍기는 남자 마리우스를 보게 된다. 보는 순간부터 그에게 강하게 이끌린 주인공은 그가 하는 작은 행동까지 세심히 살펴보며 그의 행동과 생각 속에 빠져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펠릭스의 철저한 계산?하에 마리사와 마리우스는 만나게 된다. 처음부터 서로에게 강한 이끌림은 없었지만 나쁘지 않은 인상을 받은 두 사람... 두 사람의 만남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길 극도로 원하는 펠릭스는 마리우스를 자극하여 마리사와 함께 있도록 만든다. 자신의 집에서 마리사와 마리우스가 함께 할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주며 그들의 일탈을 자극제로 느끼는 펠릭스... 허나 그의 지나친 엿보기는 결국....

 

솔직히 읽는 내내 편하지는 않은 책이었다. 펠릭스란 주인공의 어린 시절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폭군과도 같았던 아버지나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어머니, 짧은 만남 후 긴 고통을 느낀 첫사랑, 여기에 성인이 되어 아버지와 함께 한 끔찍한 성적 경험이 그의 인생과 사랑, 욕망에 대해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갖게 했는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펠릭스의 아내 마리사는 남편을 끔찍이도 사랑한다. 펠릭스가 가진 성향에 동요하지 않으면서 그가 원하는 모습으로 보여지기를 바라는 한편 그가 온전히 자신이 알던 예전의 펠릭스로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펠릭스의 사랑을 알지만 변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마리사는 그의 곁으로 쉽게 돌아가지 못한다.

 

인간의 3대 욕망 중 하나가 성욕이라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건전한 성욕은 윤리적인 잣대의 틀 안에 놓여 있기는 하다. 성이 가진 특수성을 생각할 때 부부가 서로의 허용 범위에 따라 충분히 유동성을 가질 수는 있다. 허나 한 쪽의 지나친 행위가 상대에게는 끔찍한 고통일 수 있다. 사랑은 결국 서로를 보듬어 주고 위하는 마음이 최우선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리우스에 대해 가졌던 펠릭스의 생각들은 그의 안타까운 모습과 직면하게 되면서 드디어 진실이 들어난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인간이기에 자신의 감정이 앞서고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하기 쉽다. 진실을 가리고 보고 싶은대로 보는 것으로 인해 펠릭스의 인생에서 사랑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사랑이 깊어지면 질수록 더 불안하고 흔들리는 마음...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부로 살다보니 사랑보다는 정이 우선시 되고 나보다는 가족이 더 중요하고 소중해지는 나와는 달리 아내에 대한 지나친 사랑이 한 남자를 괴물로 변해가게 하는 '사랑의 행위' 저자의 책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강한 이야기에 나름 놀라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성적 욕망을 가진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성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보다 우리가 고전이라고 알고 있는 작품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고전 속 이야기를 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읽는 이야기에서 벗어나 펠릭스의 생각이 들어나지만 그럼에도 내가 읽었을 때 생각조차 하지 못한 이야기에 대한 것이라 흥미로웠다.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중심으로 풀어 낸 도발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 신선함을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만족할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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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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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글을 쓰는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저자의 다양한 작품들이 하나 같이 차분하면서도 담백하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좋은데 우리에게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랑이야기도 그녀가 풀어내면 전혀 어색하지도 충분히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이번에 만난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 '우는 어른'은 '울지 않는 아이'를 발표하고 난 이후부터 5년 동안 쓴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울지 않는 아이도 우는 아이와 함께 읽었기에 그녀가 얼마나 섬세한 감성을 가진 작가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자신만의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성장한 그녀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좀 더 그녀를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결혼할 때 남편에게 에쿠니 가오리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다면 어떤 대답을 들었을까? 틀림없이 남편의 성격을 생각할 때 틀림없이 한소리 들었을 거 같다. 솔직히 다른 부부보다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사랑하며 사는 그들의 모습이 살짝 부럽기도 했다.

 

나이 차이와는 상관없이 친구를 만드는 그녀의 친화력은 대단하다. 그녀의 아버지가 유학길에 오르는 그녀를 자신의 친구에게 부탁하고 아버지의 친구와 학교 다닐 때는 물론이고 귀국하고 난 이후에도 만남이 지속하고 있는 것, 다른 것은 몰라도 혼자서 술을 먹게 만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야기, 나는 비는 좋아하지만 천둥, 번개가 치는 것은 무서워서 싫은데 저자는 이런 날씨를 극도로 좋아한다 말한다. 부부 싸움을 한 후에 가게 되는 북 센터, 이를 잘 닦아서 약한 이 때문에 상아 이빨이 갖고 싶은 이야기, 나름 유명한 작가라고 알고 있는데 잘못 들어 선 길에서 보게 된 도시락 행렬... 에쿠니는 그 줄에 서서 도시락을 사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밖에서 식사를 한다. 너무나 소탈하고 스스럼없이 도서락을 사서 먹는 모습이 연상이 되어 그녀가 더 친구하게 느껴진다. 미망인이고 남편이 도와주고 있다고 믿으며 혼자만의 여행이 좋다는 나이 지긋한 부인의 이야기... 나도 가족들과의 여행도 좋지만 혼자서의 여행을 좋아하기에 그녀의 활달한 이야기에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 이외에도 혼자서 운전하면서 겪었던 즐겁지 못한 기억, 갖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 중에는 나도 세 가지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했던 때가 떠올랐고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갖고 싶은지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다른 어떤 것보다 우리의 정서에서는 쉽게 용인하기 아직은 어려운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한 남자들과의 교류가 전혀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아 에쿠니 가오리니까 가능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여자가 더군다나 결혼을 한 여자가 남자들과 친구를 한다는 것이 여전히 어렵고 쉽지 않은 우리 정서상 저자처럼 담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분위기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만큼 결혼과 함께 학창시절 알던 친구들과 멀어지고 이성과의 인간관계를 거의 끊고 살고 있는 나로서는 특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 안에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자신의 색깔을 입혀 풀어낸 이야기에 빠져 읽었다. 다음 에세이는 언제쯤 나올지...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는 너무나 솔직하고 담백해서 읽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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