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맞추기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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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87분서에서 일하는 형사들 모두가 주인공인 시리즈... 에드 맥베인의 '조각맞추기'는 87분서 형사반의 유일한 흑인 형사인 아서 브라운이 독백처럼 들려주는 인종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시작하는 소설이다.

 

아파트는 난입한 두 남자는 싸늘하게 죽어 있다. 건물 주인의 신고로 사고 현장에 도착한 브라운 형사는 그야말로 폭격을 맞은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변해버린 아파트 모습에 의아하게 느낀다. 죽은 남자 중 한 명의 손에 꼭 쥐고 있던 사진 조각이 중요한 열쇠란 생각이 든다.

 

브라운 형사를 찾아 온 보험조사원을 통해서 육 년 전 일어난 사건을 듣게 된다. 그 역시 하나의 사진 조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당시 은행털이를 주도했던 남자의 미망인에게도 하나의 조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육 년 전 발생한 사건의 전모는 이러하다. 은행인 국립저축대부조합에 4인조의 강도가 난입해 무려 칠십오만 달러나 가지고 달아났다. 범인들이 돈을 갖고 달아났지만 경찰들이 출동하여 범인들을 사살한다. 허나 범인들의 차량에는 돈이 없다. 누가, 언제... 돈의 행방을 전혀 모른 체 보험회사에는 국립저축대부조합에 칠십오만 달러를 고스란히 물어주고 만다. 몇 개의 조각으로 되어 있는지 모르는 사진 퍼즐 조각을 맞추어야만 돈의 정확한 행방을 찾을 수 있다.

 

브라운 형사와 카렐라 형사는 은행 강도 사건의 진실을 찾아다닌다. 그 와중에 브라운 형사는 누군가에 의해 폭행을 당하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일도 발생한다. 석연치 않은 보험조사원의 행동도 의심쩍지만 사진 조각의 행방을 찾아다니는 와중에 사진 조각과 관련된 인물들이 누군가에 의해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솔직히 박진감 넘치며 흥미진진한 형사물은 아니다. 차분하고 담백하게 풀어 놓은 이야기라 더 좋았다고나 할까... 에드 맥베인이 가지고 있는 유머와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87분서 형사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서 브라운이란 인물의 생각이나 이야기 역시 흥미롭고 좋았다.

 

조각맞추기를 통해서 사건에 얽힌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씩 들어난다. 여덟 개의 조각이 다 맞추어지고 드디어 돈의 행방이 밝혀지지만... 마지막이 생각보다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87분서 시리즈가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이제 겨우 서너 권의 책만을 읽었는데 앞으로 나올 87분서 시리즈는 어떨지... 다음 책에서는 어떤 형사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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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전민식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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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더 자유롭지 못하다. 나의 모든 것이 누군가의 레이더에 포착되어지는 세상... 요 며칠 TV 뉴스를 통해서 카드 해킹에 대한 피해자들의 문의 전화가 폭주한다는 것을 보았다. 나 역시도 TV에 나온 회사들의 카드를 쓰고 있기에 나의 개인정보가 전부 노출되었다는 것에 불안함이 느끼고 있다. 각종 범죄를 이유로 동네마다 CCTV이가 달려 있고 카드만 써도 내가 어디서 무엇을 먹고, 어디로 가는지 쉽게 파악이 가능한 시대... 개인의 사생활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못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전민식 작가님의 '13월'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스토리의 시작은 1988년 9월 서울의 한 조리원에서 일어난 화재로 한 명의 산모가 사망한다. 그녀는 누구이며 그녀의 아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으며 마무리 된다.

 

수인은 일 년 전부터 한 남자를 미행하고 있다. 정부산하기관인 '목장연구소'에 소속되어 일하는 그녀는 관찰대상으로 자신이 미행하는 남자를 임의대로 '밥'이라 부르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는 일을 한다. 이미 자신이 밥을 관찰하기 이 전부터 그를 관찰해 온 사람들은 많았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나름 열심히 생활하는 밥의 모습에 싫증도 나지 않고 오히려 그의 모습은 그녀에게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밥' 수인에게 밥으로 불리우는 재황이란 이름을 가진 남자다. 보육원에서 자란 그는 자신의 처지에 굴하지 않고 공부를 하고 대학생이 된 남자다. 학교, 도서관을 중심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생활하던 그에게 보육원 친구 광모가 찾아온다. 그는 이제는 PC방을 운영하며 여자들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일을 하고 있다. 여자를 모으기 위해 재황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의하지만 재황은 그의 부탁을 거절한다. 허나 그가 건네는 돈은 차마 거부하지 못하는데....

 

재황을 다시 보육원 시절의 어두운 시절로 되돌리는 역할을 하게 된 광모의 등장... 광모가 재황을 놓지 않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재황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한 소녀를 떠올리게 된다. 이 소녀가 두 사람의 애증 관계를 가지게 한 요인이다.

 

재황을 좋아하며 그와 함께 하고 싶다는 여학생이 그의 주변에 자주 등장하며 재황이 가진 어두운 출생의 비밀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나는데....

 

인생은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알고 있다. 또 그렇게 믿으며 살아 왔다. 허나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과연 그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부터 생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문명과 안전을 이유로 우리들은 점점 더 모든 것이 통제되고 노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지금 어디선가 나를 보고 있는 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시종일관 차분하고 덤덤하며 차가운 느낌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에 빠져 재밌게 읽었다. 작가 후기를 통해서 자신이 경험을 바탕으로 책이 쓰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소소한 일까지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는 이런 감시 속에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를 통해서 알게 된 작가지만 이젠 저자의 이름만 보아도 책에 대한 믿음을 가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문명의 혜택을 포기하지 못하며 살고 있기에 더욱 섬뜩하고 무섭게 다가 온 책이지만 그만큼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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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심야특급
조재민 지음 / 이서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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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를 읽으면서 이 나라를 여행해도 좋은 것인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친절하지 못한 책 '아메리카 심야특급' 저자 조재민씨는 군서 선임 병장 밑에서 힘들게 군 생활을 하다가 그가 제대하며 베푼 호의?로 인해서 대대장에게 커피를 주로 타는 일을 하며 군생활을 한다.  

 

다른 책을 통해 중남미.. 라틴아메리카의 여행이야기를 보면서 나름 호기심도 생겼었고 죽기 전에 한번 가보고 싶은 대륙으로 생각하고 있는 곳이다. 허나 이 책에 소개된 중남미 나라들은 하나같이 배낭 여행자에게는 그리 녹녹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1~2년 전에 우연히 알게 된 '카우치서핑'... 단순히 현지인의 집에서 숙식을 제공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간단한 요리나 기타의 행동으로 보답하는... 저자는 경비를 줄이고자 카우치서핑을 이용하지만 그 속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그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도 있었지만 진실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물건 분실 같은 좋지 못한 경험도 많이 있다.

 

사람이 성장하는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여행은 나를 돌아보고 가족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과 시각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 시절의 여행은 긴 인생을 돌이켜 볼 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는 주인공이 교통사고 피해보상금으로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책의 중간 중간에 그가 군대에서 생활하던 모습도 함께 있다. 자신의 군대생활 이야기와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는 마음으로 막연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미국에서 일하던 중에 일어난 교통사고가 그를 여행길에 오르게 만든 것이다.

 

우연히 TV에서 방송 하는 것을 보고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소금사막....  우유와 비슷해 보일 정도로 온 세상이 끝이 보이지 않게 넓게 펼쳐진 소금 사막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의 승객이라고는 혼자라고 느껴 버스를 타는 내내 불안에 떨었던 이야기, 삼계탕에 마늘을 많이 넣은 이야기, 중남미에서 통용되는 스페인어에 대한 이야기 등...

 

나 역시도 배낭여행을 해 본 적이 있기에 배낭여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불안은 여행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여행지의 안전과 여권, 돈 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이런저런 사이트나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에게 얻은 정보를 통해 나름의 대비를 하지만 그럼에도 여행지에 도착하면 한 순간의 방심이나 실수로 여권, 돈은 물론이고 여행지의 추억을 담은 USB, 컴퓨터 등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저자와 함께 여행을 하던 J는 수시로 물건을 잃어버리고 곤혹스런 경험을 겪는다. 이때 저자는 J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 보다는 잘 관수하지 못했다며 타박 비슷한 말을 꺼내 놓는다. 허나 그 자신이 똑같은 일을 당하자 자신이 진짜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고 이를 통해 J의 마음도 헤아리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대부분 여행자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허나 저자는 고의?는 아니었지만 그에게 친절을 베푼 40대 중년의 남자가 맡긴 돈을 갖고 돌아오기도 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여자에게 하기도 한다. 물론 돈을 잃어버린 남자는 저자에게만 그런 일을 당한게 아니라 같은 동포 역시도 그의 사업자금을 가지고 도망치기도 한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남자처럼 선의를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를 도와주고 싶어 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잘 실천이 되었는지 책을 덮으며 갑자기 궁금해지기도 했다.

 

아기자기한 여행이야기를 담은 이야기가 아니고 섬뜩하고 무서운 느낌이 드는 이야기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생각하고 떠나는 라틴아메리카 여행의 위험성을 알려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내가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며 만날 수 있는 위험들이 현실감 있게 다가 온 책이다.

 

친절하지 않은 여행이야기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사람들 중에서는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있으니 슬기롭게 대처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솔직하고 사실감 있는 여행이야기로 기억에 남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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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에 대하여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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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아플 수 있다. 내가 아플 때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서러울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좋은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의료보험제도...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 부자든 가난하든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이 의료보험제도권 안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

 

'내 아내에 대하여'는 미국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아픈 사람으로 점차 기울어가는 가정 경제, 위태로운 가족 간의 관계 등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라이오넬 슈라이버는 '케빈에 대하여'를 통해서 알게 된 작가다. 자신의 가족, 자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또 진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것을 바로 잡을 용기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였던 강한 여운을 남겼던 작품이다. 두 권의 책의 내용이 다르지만 가족에 대한 생각을 또 하게 만든 책이다.  

 

주인공 셰퍼드 암스트롱 내커는 가족을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남자였다. 사랑하는 아내, 아들, 딸을 둔 평범한 가장인 그가 왜 가족을 벗어나 혼자만의 세상으로 나서려고 했는지 궁금해졌는데 그의 꿈은 예상치 못한 일로 시도조차 못하고 만다.

 

아내의 갑자스런 암선고... 중피종이란 석면에 의해 생긴 암진단을 받은 것이다. 셰퍼드는 수리공을 걸쳐 집수리 회사를 운영했고 회사를 매각한 후에는 그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한 번도 아내를 회사나 공사 현장에 데리고 가지 않았어도 그가 일하며 입었던 옷에 묻은 석면이 원인이 되었을 거란 이야기를 듣고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 셰퍼드의 마음을 차지한다. 이후 그는 자신의 도전도 잊고 아내만을 돌보는 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스토리는 셰퍼드와 그의 동료이며 친구인 잭슨...  두 사람의 시각으로 풀어간다. 집 안에 아픈 사람 한 사람만 있어도 정신적, 경제적으로 얼마나 힘든지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셰퍼드의 집안은 아내 글리니스가 암이 걸리면서 엄청난 의료비 부담으로 은행 잔고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소심한 아들이 다니는 비싼 학교, 여기에 자립해서 살아야 할 딸도 그에게 기대고 있다.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셰퍼드의 여동생은 아픈 아버지를 핑계로 어떻게든 오빠에게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금전적인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잭슨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FD란 아주 희귀한 병을 알고 잃는 딸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와중에 여전히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아내 캐럴에게 느끼는 복잡한 감정이 그를 힘들게 한다.

 

아프면 서럽다. 대신 아파해 줄 수 없기에 아무리 가족이라고 대신해줄 수 없다. 혼자서 모든 것을 참아야하는 환자는 자연스럽게 짜증이 나기도 하고 서러울 수 있다. 이럴 때 옆에 있어주며 가장 자신에게 잘 하는 사람에게 괜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게 된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인데 글리니스는 셰퍼드에게 이런 행동을 수시로 하게 된다. 셰퍼드는 아내의 고통과 마음을 알기에 묵묵히 감내해낼 뿐이다.

 

셰퍼드는 자신의 힘든 상황을 잭슨에게 털어 놓는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잭슨은 셰퍼드가 혼자서만 짊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말로는 차마 하지 못한다. 잭슨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성으로서 자신감을 갖고 싶어 한다. 그가 실행에 옮긴 수술은 오히려 아내 캐럴을 당혹하게 만든다. 잭슨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를 털어 놓는데... 희귀병을 앓고 있는 딸과 경제적인 이유와 함께 그의 죽음을 앞당기는 이유 중 하나로 자리했다는 생각이 드는데...남자들의 어리석음이...

 

이제 은행잔고가 바닥을 보인다. 파산상태의 셰퍼드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기에 용기를 내어 아픈 아내와 자식들에게 털어 놓는다. 셰퍼드가 선택한 결론은 미국을 떠나 것이다. 의료보험혜택을 받기 힘든 미국에서 살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제도... 아픈 환자로 인해 셰퍼드의 부담도 늘었지만 그가 다니는 직장 역시 의료보험료가 증가했기에 그를 해직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른 의료보험제도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셰퍼드, 잭슨의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그들이 겪은 고통이 충분히 공감이 간다. 이제는 100세 시대라고 한다. 건강하게 살 수만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나이 들수록 아픈 곳은  더 늘어간다. 지금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진료들이 꽤 있다. 전부 국가가 부담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 이해는 하지만 아픈 환자들을 생각해서 좀 더 폭넓은 부분까지 혜택이 늘어났으면 하는 생각이 해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 공감하면서 읽은 책이다. 선진국의 척도는 복지제도에 있다고 알고 있다. 은행잔고 대신에 3개월의 시간 연장을 한 글리니스의 삶이 셰퍼드를 비롯한 가족 모두에게 좋은 일이였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그렇지만 그가 선택한 아프리카 섬에서 모두는 편안해져서 다행이다 싶다. 아이들 교육문제로 항상 미국이나 유럽으로의 이민이나 유학을 생각하게 되는데 건강할 때는 상관없지만 아프면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에 긴 여운이 남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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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국경선 스퀴텐 & 페테르스 어둠의 도시들 2
프랑수아 스퀴텐.보누아 페테르스 지음, 정재곤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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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무척이나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소설을 기웃거리다가 유달리 커다란 책이 눈에 띄어 펼쳐 보았는데 만화책이라 호기심이 생겨 빌려왔다. 만화가 프랑수아 스퀴텐과 시나리오 작가 브누아 페테르스가 만나 만들어낸 어둠의 도시들 시리즈... 판타지 그래픽 노블 연작으로 유럽 전역에 번역되어 커다 반항을 일으킨 책이라고 하는데 평소에 예쁜 만화를 좋아하던 나의 취향과 다르지만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지는 만화와 이야기란 생각이 들어 읽었는데 역시나 단순한 만화책이 아니란 느낌이 온다.

 

어둠의 도시들 시리즈에 나온 나라나 도시들은 가상의 유토피아를 그려 놓았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국경선'의 시작은 781년 6월 30일이란 날짜로 시작된다. 이 날은 주인공으로 나오는 롤랑 드 크레메르... 지도를 제작하는 능력이 뚜어난 유서 깊은 집안의 자제로 지도제작자로 새로이 임명을 받은 남자다. 그가 일하게 될 부서의 책임자는 미스터 폴이라고 불리우는 지긋한 연세의 남자다. 미스터 폴은 롤라의 증조부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첫 날부터 롤랑의 지도 보는 능력을 시험해 본다.

 

어느 날 미스터 폴이 롤랑을 이끌고 지도의 모형을 그대로 조형해 놓은 곳으로 이끈다. 갑작스런 일로 미스터 폴이 떠난 후 신기술 엔지니어로 제작국의 특별 담당관인 남자를 따라 여자들이 있는 장소에 가게 된다. 그 곳에서 다른 여자들과 다른 한 명의 여인이 눈에 띈다. 그녀의 이름은 스코드라로 그녀를 잊지 못한 롤랑은 다시 그 곳을 찾게 되고 그녀와의 진한 시간을 보내던 중 그녀의 몸에 새겨진 얼룩을 보게 된다.

 

지도 제작국의 원수의 방문을 하고 그는 국경선이 넓게 표시된 지도를 원한다. 이웃들과의 분란이 없었던 것이 국가 간의 경계선이 없었기 때문이라 여긴 롤랑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이 일로 인해 그는 해임의 위기를 느낀다. 허나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난다. 미스터 폴이 파직되고 롤랑이 그의 차지를 앉게 된 것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제대로 된 지도를 그리고 싶은 롤랑... 스코드라와의 사랑도 깊어지는데....

 

융통성 없는 롤랑으로 인해 사람들은 점차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나 그를 여자들에게 이끌었던 특별 담당관은 롤랑을 위험 속에 빠트릴 생각을 하는데... 커다란 위험에 놓인 롤랑은 이 모든 것을 헤쳐갈 의지로 스코드라의 비밀스런 몸에 대해 얘기하는데... 오히려 이로 인해 그녀는 위험에 빠지고 롤랑은 미래를 알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이 만화가 가진 흥미로운 것은 소재부터 독특하지만 미래의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보여준다. 우주선을 느끼게 하는 비행기, 어두운 지하도시, 해골모양의 건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 타원형의 놀이기구처럼 생긴 자동차 역할을 하는 이동수단 등등... 그 동안 SF영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다양한 모습들이 책 안에 있다.

 

개인이 하나의 도시, 국가에 변화를 주기란 힘이 든다. 롤랑 역시 자신의 나라 원수가 가지고 있는 원대한 꿈이 결국 이웃나라의 침범이라 막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세계는 국토를 둘러싼 크고 작은 갈등과 싸움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독도가 바로 그러하다.

 

솔직히 만화책이라 잘 읽히기는 한다. 하나 그 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는 쉽지 않다. 인간들이 가진 욕심과 탐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여겨지는데 현실에서도 이런 욕심과 탐욕을 가진 인간들은 너무나 많다. 기존의 순정만화에 익숙한 나에게는 그리 예쁘게 느껴지는 만화는 아니지만 그림보다 색체감이 뛰어나 빠져 들게 한다.

 

어둠의 도시들 시리즈로 지금까지 총 16권의 책이 출간되었고, DVD 한 편이 출시되었다고 한다. 세미콜론에서 출간되는 열두 권이 나온다고 한다. 흥미롭게 느껴졌기에 다른 책도 찾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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