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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즈니스 산책 - 나는 런던에서 29가지 인사이트를 훔쳤다! ㅣ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박지영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전 세계 사람들을 유혹하는 도시 '런던'... 나 역시도 런던은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아니 살아보고 싶은 도시 중 하나다. 런던하면 중세의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우중충한 날씨, 여황, 버킹엄 궁전, 아름다운 야경 등등 참으로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머릿속에 떠오를 만큼 매력적인 도시다. 예술적인 분야가 먼저 떠오르는 런던인데 비즈니스 입장에서 런던을 바라보면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매력이 런던 안에 숨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런던은 뉴욕만큼 세계적인 금융도시라고 한다. 엄청난 부자들을 떠올리면 러시아인, 미국인, 중국 사람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런던에도 참으로 많은 부자들이 산다고 말한다. 헌데 엄청난 부를 가진 이들은 우리나라 부자들과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부자들의 생활을 떠올리면 생각이 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수수하다 못해 저건 좀 심하다 싶을 정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적은 금액의 수수한 옷을 1년 내내 입고 다닐 정도로 입는 것에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다. 남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부자들의 쇼핑 형태를 알아보려면 장바구니가 아닌 대형마트에서 주는 비닐봉투 색깔을 보면 알 수 있다니... 내가 만약 런던에 가서 우연히 마트 비닐봉투를 발견하고 그 색을 보면서 당사자의 부의 척도를 생각해 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이나 친척 중에 한 두 사람은 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선진국에 사는데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나 힘들어 하는 것이 선진국의 행정적인 부분이다. 병원, 은행은 물론이고 간단한 우리나라 주민등록등본 같은 것을 하나 떼려 고해도 행정 편의주의에 따른 행동에 분통이 터진다는 이야기를 곧잘 들었다. 동사무소 업무도 이런데 당장 급한 병원 치료를 요하는 것도 진료 예약, 치료에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나 길다는.... 이런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 사는 것이 다행이다 싶다가도 내가 근무자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일에 대한 권리를 보장 받는다는 것이 부러울 거 같다.
케이블 TV에서 하는 것을 예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서로 다른 상반된 가정에 살던 주부가 자신들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생소한 집에 가서 그 집의 주부로서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 보면서 저런 프로그램이 굳이 필요할까 싶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플랜이 영국 TV '와이프 바꾸기' 프로그램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청난 광고료를 주면서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는 거의 없고 순전히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거는 영국의 광고계... 참으로 신선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고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적인 광고에 승부를 거는 그들의 방식이 더 많이 도입되어 광고비를 절약한 부분을 착한 가격으로 보답해주는 기업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시대에서 갖가지 보완 대책을 내세워도 출산율은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한 명의 자녀를 키우는데 경제적, 시간적으로 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야하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자녀 하나에도 여러 가지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회사 가기 싫다고, 눈이 많이 내렸다고, 가벼운 감기 증세가 있다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제재가 없다니... 부럽기만 한 제도들이다.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음식을 둘러싼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쓸 만한 물건이라면 벼룩시장을 통해서 사고파는 모습, 환경오염에도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자전거, 적은 금액이라도 돈을 받는 우리와 달리 유명 미술관, 박물관이 무료이고 이 부분을 고급 레스토랑에서 충당한다니...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여행자의 눈이 아닌 현지에서 생활하는 런던인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런던에 가면 무엇을 할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런던에 가면 다양한 펍 간판과 펍문화를 직접 보고 싶고, 꼭 보아야 할 것 중의 하나라는 뮤지컬, 명품, 비싸야 잘 팔린다는 말을 할 정도로 쓴 소리를 듣는 우리의 소비 형태를 돌아보며 삶의 질을 높이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여행가이드북은 아니지만 여행가이드북으로 활용해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