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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거나 비 아니면 호우 1 - Novel Engine POP
반시연 지음, 김경환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도 제목이지만 표지가 만화적이면서도 상당히 분위기 있다. '흐리거나 비 아니면 호우'... 주인공 이름이 '호우'다. 그야말로 나쁜 남자인 그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걸 그룹 여성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더더욱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를 싫어하는 인물이다.
호우의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그는 흥신소에서 일한다. 순전히 남달리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만으로 단숨에 넘버원 셔터가 된 남자다. 그의 첫 번째 일은 로또에 당첨된 여성의 의뢰를 단숨에 해결한 사건이다. 누군가 의뢰인의 집에 침입을 했다. 범인으로 노름판에서 생활하는 남편이 범인이다. 그가 왜 범인인지.. 집 안을 한 번 본 것으로 추리해 내는 호우의 능력은 남다르다.
두 번째 건기에서는 회장님의 손녀딸을 찾는 의뢰를 받는다. 여기서는 호우의 가족 관계는 물론이고 그가 한 때 연애했던 '사야'란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더불어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여성 '비이'가 처한 곤경을 호우는 단숨에 해결해 준다. 그로인해 비이의 관심을 받게 된 호우....
주마등에서는 세 달을 기한으로 죽은 남자의 남겨진 재산을 찾는 일을 의뢰 받는다. 그 과정에서 사야와 처음 알게 된 사연이 들어나게 된다. 더불어 사야의 애인이라는 '고지'란 재벌까지 나타나는데...
'해브닝'에서는 호우를 아끼는 회장님이 돌아가시고 은둔생활을 하던 호우가 고지, 사야, 비이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고지와 사야는 연인, 고지와 비이는 약혼한 사이다. 여기에 호우가 사야와 잠시 러브라인을 형성한 사이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비이를 성범죄자로부터 도움을 준 사이다. 복잡한 이들의 관계와 '떡갈나무 가든'을 둘러싸고 비이와 호우는 계약을 맺으려고 한다.
마지막 셔터에서는 이벤트 중인 식당에서 주문을 했지만 생각과는 다른 음식 상태와 서비스 메뉴까지 빠진 상항에서 배달 온 남자의 사정 이야기를 듣게 된다. 생전 주방을 해 본 적이 없는 남자가 갑자기 사라진 아내로 인해 요리를 하게 되고 편지만을 남기고 떠난 아내의 진짜 의도는 사랑이 무엇인지... 가슴 속에 열정을 담고 사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솔직히 주인공 호우를 비롯해 비이, 사야, 고지... 평범하지 않는 사람들이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를 마음을 들여다보고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 호우가 무척이나 나쁜 남자라고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호우가 진짜 나쁜 남자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참 여러 사람이 존재한다. 갈수록 메말라 가는 시대에 가족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자 힘이 되는 사람들이다. 허나 혈육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식에게 끔찍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남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 호우 역시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보호 받지 못한 인물이다. 헌데 나이들고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하자 당연하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 그럼에도 자신의 가치 부여 때문에 스스로 짊을 지우는 호우의 모습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도 흥미롭지만 뒤편에 있는 작자 후기를 통해 저자가 여자와 비슷한 이름을 사용하게 된 사연을 통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셔터에서 의뢰인 봄돌씨에게 사기 친 이야기를 남겨 두었다는 글을 보면서 다음 편이 곧 나올 거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비를 참 좋아한다. 비 오는 거리를 걷는 것도 좋아하고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 내일 기온도 떨어지고 비 소식이 있어 내심 기대하고 있다. 봄바람도 불고 기분 전환을 위해 비 내리는 내일은 '흐리거나 비 아니면 호우'처럼 재밌는 책을 들고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