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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 미시시피
톰 프랭클린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CWA 골드 대거상을 비롯해 많은 상에 후보로 올랐을 정도로 대단한 평을 들은 톰 프랭클린의 '미시시피 미시시피'... 작가가 나고 자란 남부의 특성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마을 사람들에게 괴물로 불리우는 남자가 여자대학생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낙인이 찍힌다. 그의 이름은 래리 오트... 20년 전 고등학교 학창시절 단 한 번의 데이트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린 남자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정비소를 물러 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의 정비소를 방문하는 사람이 없다. 이유는 단 하나... 그가 고등학교 시절에 매력적인 소녀 '신디 워커'가 영화데이트 나간 뒤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어디서도 신디의 흔적은 찾을 수 없기에 인종차별도 존재하고 폐쇄적인 분위기 마을 사람들에게 래리는 괴물, 살인마, 멀리해야 할 요주의 인물로 찍히고 만다.
래리 오트의 마음에 친구라고는 흑인 사일런스 정도다. 어린 시절 3개월이란 짧은 시간을 통해 나눈 우정이 전부인 그가 샤봇 마을로 경찰관이 되어 돌아온다. 사일런스가 돌아오자 래리는 그에게 전화를 걸지만 사일런스 입장에서 안 좋은 추억이 있기에 래리를 멀리한다. 이런 시간이 흐르던 중 래리가 자신에게 남긴 전화 음성을 확인한 사일런스는 동료 여직원에게 그의 집 방문을 부탁하는데... 헌데 자살을 시도한 것인지 아님 누군가의 총에 맞은 것인지 래리는 가슴에 총을 맞아 생명이 위험한 상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스토리를 통해 래리가 어떤 이유로 괴물, 살인자란 이름으로 살게 되었는지 알 수 있으며 흑인 소년 사일러스와의 첫 만남부터 그와 우정이란 감정을 공유하게 된 사연... 더불어 인종차별이 남아 있는 마을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까지... 읽다보면 저절로 상상이 될 정도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실수는 한다. 흘러버린 시간의 진실을 돌이키는데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 알게 되고 사실로 굳어졌을 때 심리적 부담감은 엄청나다. 외면한다고 진실이 묻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당사자인 자신이 알기에... 더 늦기 전에 돌이키고 싶다.
래리는 알고 있었을까? 누군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그가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책과 친하고 얌전한 래리는 학창시절에도 인기 없는 외톨이나 다름없는 아이였기에... 누군가의 관심과 관계형성이 무척이나 그리웠을 것이다. 그러기에 사일런스,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 그에겐 무척 중요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래리, 사일런스... 두 사람의 어긋난 관계를 만든 인물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을 풀어야 한다. 진실을 확인하는 과정을 밟는 인물과 한 번도 진실에 다가서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마음에 자리 잡은 진실의 모습을 느끼게 된 인물...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스릴러 소설이 가지고 있는 반전, 재미는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가고 충분히 예상되는 진실과 만나게 되어도 책에 빠져 래리란 인물의 모습이 그려지고 그의 아픔이 느껴져 안타까우면서도 재밌다. 저자의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