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가까이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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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인 정세랑 작가님의 '이만큼 가까이'... 아픔만큼 자란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느끼는 여섯 명의 청소년의 성장소설이다.
 
주인공 '나'는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오늘도 DSLR 카메라를 통해 친구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을 맺게 해 준 2번 버스를 타고 파주에서 시내로 학교로 다녔다. 인도에 살다가 전학을 온 주연이를 합쳐 나, 송이, 수미, 민웅이, 찬겸이는 똘똘 뭉치 그야말로 둘도 없는 사이다.
 
나는 국수집을 운영하는 집안의 딸이다. 우연한 기회에 카메라를 다루는 부부를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영화미술을 직업으로 하고 있다. 나의 친구들을 소개하면 가족 모두 요괴를 연상시키는 송이... 성형수술을 통해 귀엽고 예쁜 모습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송이를 보면 요괴를 떠올리는 나... 남다른 재능과 활발한 이성교제는 나를 당혹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힘들 때 손을 뻗어주는 든든한 친구다. 어쩔 수 없이 외삼촌과 살고 있는 수미와 수미의 남동생... 자주 들어오지 않고 자식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엄마를 두고 있는 수미남매는 수시로 외삼촌에게 폭행을 당한다. 많은 형제들 틈에서 애어른으로 조숙함을 보여주는 민웅이... 학창시절 남학생들의 열렬한 프러포즈를 받았던 학교 제일의 미녀와 사귄 인물이다. 이런 민웅이로 인해 수미는 깊은 상처를 받는다. 공부는 잘했지만 분홍빛을 띠는 피부색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의 대상이 된 찬겸이... 나와 송이와 함께 어울리며 학창시절을 잘 이겨내고 지금은 치과에 근무하는 어른들의 눈으로 봤을 때 일등 신랑감이다.
 
지금은 각자 나름대로 자신의 위치에서 잘 살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어두운 아픔이 있다. 나란 존재가 사랑한 첫사랑 주완이... 주완이가 친구 중 한 명의 가족과 연관이 되어 머나 먼 곳으로 떠날 수밖에 없게 된 사연은 오래도록 나를 힘들게 만든다.
 
너무 힘든 상황에 놓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신도 모르게 변화를 겪게 된다. 우연히 발견한 위험한 물건으로 인해 여섯 친구는 견디기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야 했다. 아니 한 명은 더 큰 고통 속에 살며 친구들과도 멀어졌다. 나중에 한 친구로부터 소식을 듣게 되지만 선뜻 나는 용기를 내지 못한다.
 
나란 인물을 통해 현재와 과거 학창시절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은 담담하지만 싱그럽게 다가온다. 허나 지나 온 시간에는 우정, 두근거리는 첫사랑, 설레는 첫입맞춤, 남모를 방황, 슬픔과 아픔, 절망 등의 복잡한 모습이 들어 있다. 힘든 시간을 지나 어른으로 성장한 그들의 모습은 생기 있고 따뜻함이 느껴진다. 아파한 만큼 성장했다고 말하기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암울한 시간을 공감도 가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나의 경우는 중고등학교가 걸어서 오 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학창시절 차를 탈 일이 별로 없었다. 백일장, 소풍을 가면 한 번씩 버스를 타게 되는데 버스를 거의 안타다 타서인지 갈 때마다 멀미를 해서 고생한 기억이 내가 가진 버스의 추억이다. 책에 나온 친구들 같은 추억이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신선한 성장기 소설을 읽은 느낌을 받은 '이만큼 가까이'...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이 주는 행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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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술래
김선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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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머리까락 보인다... 어린 시절 술래잡기를 하며 놀던 기억이 김선재 작가님의 '내 이름은 술래' 읽으며 잊고 지낸 시간이 떠올랐다. 

 

세상에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부녀 사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주인공 열 살 소녀 술래는 끔찍이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다. 2년이란 시간을 걸으며 아버지가 계신 집으로 돌아온 술래.. 아버지가 불러주는 내 딸 술래야란 말을 너무나 듣고 싶었던 소녀다.

 

술래에게 어느 날 친구 한 명이 생긴다. 이름은 리영복... 다른 집 문 앞에 놓여 있는 짜장면 그릇을 쳐다보던 소년이다. 영복이 먹다 남은 짜장면에 젓가락이 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던 술래가 던진 말이 계기가 되어 둘은 친구가 된다. 

 

술래와 영복에게는 공통점이 두 가지나 있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학교에 다니지 않고 엄마가 없다는 사실.... 술래는 엄마가 누구인지 보고 싶다. 어느 날 우연히 아버지의 지갑에서 본 사진 한 장... 사진 속 인물이 누구기에 아버지의 지갑에 들어 있는지 술래는 궁금하다.

 

술래의 이야기와 함께 같은 동네 아파트 담벼락 사이에 살고 있는 박필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그는 자신이 오래전에 죽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전 참여한 전쟁의 기억이 너무나 뚜렷하기에 당시를 회상하고 상처를 안고 살고 있는 박필순 할아버지... 그는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항상 무덤과도 같이 온갖 쓰레기가 쌓여 있는 집에 돌아오게 된다. 어느 날 자신의 마당에 광식이란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노인이 천연덕스럽게 똥을 누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할아버지는 광식이란 인물을 기다리고 있다.

 

'내 이름은 술래'에 나오는 인물들은 조금만 눈을 돌리면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자식의 이름을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게 짓고 싶었던 아버지가 생각해 낸 것이 술래란 이름이지만 정작 술래는 자신의 이름을 그리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아직은 어린 소녀다. 항상 예쁜 말을 해주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술래의 모습은 예쁘게 느껴지면서도 술래의 존재를 알기에 슬프고 안쓰럽다.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게 되는 술래... 주변인들의 도움과 아버지의 설명으로 그토록 찾고 싶었고,. 알고 싶었던 엄마에 대해 알게 된다. 더불어 잃어버린 2년의 기억이 가진 비밀이 무엇인지 모두 알게 되었지만 영복이 부르는 소리가 반갑고 아빠가 곁에 있어 술래는 행복하다.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나 아픔은 가지고 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기억도 희미해진다고 한다. 안 좋은 추억은 잊혀지고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남는다고 하는데... 책에 등장한 인물들은 그들이 가진 상처의 기억이 희석되지 못한 채 살아가기에 힘들다.

 

박필순 할아버지에게 특별한 물건 타지기... 할아버지는 광식, 술래, 영복의 이야기를 쓰면서 후회가 되는 지난 온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슬프면서 공허하고 쓸쓸한 느낌을 주는 '내 이름은 술래' 김선재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술래란 이름이 가진 의미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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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월드 프리퀄 3 : 세계의 파괴자 래리 니븐 컬렉션 5
레리 니븐 & 에드워드 M. 러너 지음, 고호관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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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인류가 살기 시작한 것이 우연히 아니라면... 인간과 너무나 흡사한 종족이 저 먼 우주 어느 공간에 존재한다면... SF 과학소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란 생각을 읽을수록 느끼게 되는 래리 니븐의 '링월드 시리즈' 이번에 출간된 '세계의 파괴자'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스토리의 시작은 링월드 시리즈에서 처음 '스스로폭'이란 존재가 등장한다. 그는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종족이다. 그의 고향 릴척... 릴척 일족이 현재 살고 있는 팩홈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전쟁으로 인해 위험을 느껴 스스로폭은 새로운 터전을 탐험하러 떠났고 지금은 빙핵 속에 있다. 과거의 기억을 수시로 떠올리며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완수하려는 스스로폭... 팩홈에 살고 있는 후손이 몇 세대를 걸쳐 살아야 하는 새로운 터전이 될 곳을 조사하던 중 은하핵의 연쇄폭발이 일어났기에 수호자들은 소환을 받는다.

 

지난 '세계의 배후자'에서 나온 엄청난 편집증세가 심한 ARM소속의 수사관 '지그문트 아우스폴러'가  인간과 비슷한 지성을 가진 겁쟁이 종족 퍼페티어 네서스에 납치되어 조작된 새로운 기억을 가지고 뉴 테라에서 세 번째 삶을 살고 있다. 현재의 그는 아름다운 아내, 두 명의 자식을 둔 가장이다. 곧 뉴 테라를 비롯해 세계가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그문트는 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기에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을 찾아간다. 정원사로 조용한 생활을 살고 있는 공학자 베데커를 불러 함께  '돈키호테' 호를 타고 뉴 테라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존재를 찾아 길을 나선다.

 

돈키호테 호는 메시지를 받게 되고 곧 엄청나게 무서운 알 수 없는 것이 그들을 향해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사 과정에서 램스쿠프 우주선의 파동과 일치하는 무언가의 존재 한다.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돈키호테 호에 그워스 종족의 뛰어난 천문학을 이용하기로 한다. 

 

지그문트 일행이 탑승해 있는 우주선을 빼앗기 위해 침입자가 나타나고 침입자를 제압한 후 지그문트는 단번에 그들의 정체를 알아본다. 램스쿠프 우주선으로 세대를 이어 우주를 여행을 이어가는 팩이란 종족... 그들은 자신들이 뿌리를 내릴 정착지를 찾아다닌 것이다. 지구에도 램스쿠프 우주선이 왔었고 그들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천상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생명의 나무' 외계 식물 뿌리를 먹게 된다. 허나 그로인해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되었고 인간이 가진 모습보다 훨씬 더 영리해졌다. 결국 팩은 인간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되는데....

 

돈키호테의 포로 ... 스스로폭은 영리하기에 짧은 찰나를 이용해 자신이 돈키호테 우주선을 빼앗을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그문트와 그의 동료는 스스로폭의 계략으로 생명이 위험 할 정도로 커다란 위험에 빠지는데...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참 많다. 특히나 이번에 새로 모습을 드러낸 인간과 친척 관계 팩이란 존재가 흥미롭다. 후손들을 위해 우주선을 빼앗아 돌아가려던 스스로폭이 수호자란 이름으로 불리고 수호자들이 원래 도서관 사서들이란 발상이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팩홈에 새로 태어난 후손들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란 것을 보며 도서관이란 공간이 가진 의미를 수호자에게 투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주에 어떤 존재가 존재하는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모르는 우주에 인간보다 더 뛰어난 다른 종족이 존재한다는 상상은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미롭다. 영화에서 보았던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현실이 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책을 읽다보니 우주 어느 선가 지구를 지켜보고 있는 외계 종족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한다.

 

SF 과학소설 중 이렇게 재밌는 시리즈는 흔치 않다는 생각을 늘 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우주를 무대로 다양한 종족과 인간의 역사, 뉴테라, 세계 선단 등을 포함한 여러 캐릭터들 존재감 있이 뛰어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모든 것의 뒤에는 조종하는 겁쟁이 종족 퍼페티어가 존재했으며 핵심적인 역활을 하는 인형을 부리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 '네서스'가 있다.

 

 링월드 시리즈는 총 다섯 권으로 되어 있는 시리즈라고 알고 있다. 이제 한 권만 남았는데 하루 빨리 출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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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괴테를 읽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류시건 옮김 / 오늘의책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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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고의 시인, 극작가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떠오른다.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도 대표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는 세계적으로 그를 알게 한 작품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학창시절에 읽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몇 년 전에 처음으로 뮤지컬로 공연된 이 작품을 접하고 더욱 매료되기도 했다. 괴테의 또 다른 작품 '파우스트'는 너무나 유명한 것에 비해서 다소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까지 읽어 볼 생각을 못했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60년의 세월을 걸쳐 완성된 필생의 대작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깊은 애정을 갖고 만든 작품이다. 학자인 파우스트를 통해서 인간이 가진 욕망과 이기심, 존재 자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파우스트를 통해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자신을 투영한다.  

 

스토리의 시작은 이러하다. 세 명의 대천사 라파엘, 가브리엘, 미하엘 그리고 메피스토펠레스와 함께 주님.. 여기서는 기독교의 신을 지칭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 과정에서 주님은 지상.. 인간세상의 일들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메피스토펠레르\와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을 열렬히 따르는 파우스트란 인물을 두고 내기를 하게 된다. 노학자 파우스트에게서 영혼을 빼앗기 위해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에게 접근한다.  

 

메피스토펠레스가 검은 삽살개로 변신하여 파우스트에게 접근한다. 삽살개의 존재를 느끼는 순간부터 파우스트는 예사롭지 않은 개라는 걸 인식했으며 삽살개 속에 감추어진 메피스토펠레스를 끄집어낸다. 파우스트가 깊은 회의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메테스토펠레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계약을 맺는다. 피 한방울로 계약이 성사 되었기에 파우스트는 넓은 세상으로 자신을 이끌어 내어 유혹하고 타락시키려는 메테스토펠레스와 기꺼이 여행길에 오른다.  

메테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처음으로 데려간 곳은 술집이다. 허나 그들은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낯선 사람들을 놀리고 감쪽같이 사라진다. 메테스토펠레스는 자신의 종인 마녀를 찾아가 파우스트를 젊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젊어진 파우스트는 길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아름다운 처녀 마르가레테에게 첫 눈에 반해 그녀를 소유하고 싶어 한다. 그의 요구대로 메테스토펠레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업을 벌이고 결국 마르가레테는 파우스트를 사랑하게 된다. 파우스트와 사귀된 독실한 신자였던 마르가페테에 대한 소문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번져나가고 결국 그녀의 오빠는 여동생으로 인해 실의에 빠져 죽음을 선택한다. 그녀 역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지만 그녀의 신앙은 그녀를 타락에서 구원해 준다. 

 

2부의 시작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궁전에서 열띤 이야기를 벌이는 신하들과 황제가 있다. 거기에 어릿광대의 모습을 한 메테스토펠레스가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를 건넨다.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아 신임을 얻은 그는 연회를  열고, 금화, 은화 대신 종이를 이용한 화폐를 사용하자는 황제의 나라는 메테스토펠레스의 의견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벗어나게 된다. 황제는 파우스트와 메테스토펠레스에게 헬레나와 파리스를 보고 싶다고 말한다. 두 사람의 살아 있는 모습을 원하는 황제로 인해 파우스트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사는 어머니들의 나라로 향한다. 정확한 장소를 알 수 있는 열쇠를 이용하여 삼발이 향로에 도착할 수 있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 향로는 헬레나와 파리스를 암흑 속에서 불러낼 수 있다. 허나 파우스트 본인이 헬레나의 미모에 넋을 빼앗기고 만다.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고 그로인해 강한 충격으로 정신을 잃은 파우스트를 위해 메테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의 조수 바그너를 찾아가는데.... 

 

다음은 헬레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서 숱한 남성들의 구애를 받은 헬레나... 그녀는 자신이 좋아했던 남자 대신에 아버지가 정해주는 남자와 혼인을 한다. 메넬라오스 왕으로부터 생명의 위험을 느낀 헬레나는 파우스트가 있는 성으로 옮겨진 후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파우스트는 그녀를 사랑하기에 기꺼이 헬레나의 종이 되고 싶어한다. 그녀를 얻었기에 그는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 사랑의 끈도, 생명의 끈도 끊어지는 상황에서 헬레나는 파우스트의 품에 안겨 사라진다. 옷과 면사포만 파우스트에게 남겨진 채.. 헬레나가 떠난  이후 파우스트는 전쟁에도 나서고 나라 살림을 돌보기도 한다. 허나 그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여기에 죽음의 영들마저 파우스트 주위를 맴돈다. 근심이란 영에 의해 장님이 된 파우스트... 그 자신이 일생일대의 최후의 일이며 최대의 일이라며 사람들을 위해 수로를 만든다. 모든 사람들에게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주고 싶은마음이 간절한 파우스트... 그는 자유로운 땅에서 자유로운 백성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말을 외치며 행복하게 생을 마감한다. 파우스트의 영혼이 떠나려고 하자 메테스토펠레스는 재빨리 파우스트와의 계약서를 찾고 천사들은 파우스트 주위로 몰려든다. 파우스트의 불사의 영이 되어 천사들에 의해 하늘로 올라간다. 

 

읽기도 전부터 어렵게만 느껴졌던 파우스트란 작품이 읽을수록 흥미롭고 나름 재밌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희곡으로 쓰인 작품이라 엄청나게 많은 등장인물이 존재한다. 등장인물들의 역할이 나름 크기에 책이 아닌 연극으로 파우스트를 보았다면 좀 더 파우스트란 작품에 대한 이해도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최고의 작품이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파우스트와 같은 문학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나의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나에게 있어 손가락 안에 드는 어려운 작품으로 남을 파우스트... 시간이 흘러 내년 아니면 조금 더 흐른 후에 다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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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미술관 - 예술의 규범과 질서를 파괴한 70점의 작품 시그마북스 미술관 시리즈
엘레아 보슈롱 외 지음, 박선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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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에 대해 관심이 많다. 지금은 덜하지만 한동안 미술품을 감상하려고 정기적으로 미술관을 찾는 경우가 있었고 흔히 갈 수 없는 몇 번 한 적 없는 해외여행에서도 그 나라에서 손꼽히는 미술관은 될 수 있으면 꼭 가려고 노력한다.  미술품에 관심이 많아도 전문적인 설명을 듣지 않고 눈으로만 보는 작품들에서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도슨트'란 미술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이론적으로 도와주는 분들의 받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스캔들 미술관'은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술작품들 중에서도 당시의 시대상황과 규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커다란 이슈가 되고 그로인해 곤란을 겪은 작품들 70점을 골라 그 작품들 속에 숨은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더군다나 스캔들이란 이름을 썼을 정도로 그 파장이 얼마나 컸는지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의 스페인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인 프란시스코 고야는 타고난 본성을 억제하며 궁중 화가로 활동한다. 허나 그는 당시 스페인 사회 모습의 부조리함을 풍자로 표현한 판화를 무려 80점이나 만들어낸다. 더군가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판매까지 했던 그지만 종교 재판 대상이 되면서 판화 판매 금액을 스페인 국왕에게 넘겨주며 신변 보호를 받았다니... 예술가로서 느끼는 열정,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접어두고 살아야 했던 고야의 어려움이 느껴진다. 자신이 당한 강간 사건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처음으로 그림을  그렸고 시간이 흐른 후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에르테미시아 젠텔러스키'는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를 그린다. 17세기에 여류화가로 살기도 힘들었을 텐데 아는 사람에 의해 강간을 당하고 자신이 당한 강간 사건을 입증하기 위해서 온갖 고문과 검사를 받아야 했던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그녀의 복수가 그림으로 완성되었지만 남성우월주의 로마사회에서 곤란한 작품이기에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책에 소개된 작품은 여성의 아름다운 몸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당시에는 허용되지 않았던 여성의 음모, 겨드랑이 털을 대담하게 담아낸 최초의 화가 중 한 명이다. 허나 그의 누드화는 미풍양속을 해치는 안 좋은 그림이란 평판을 받기에 충분했기에 결국 전시 도중 빠지고 만다. 엄청난 그림 값을 자랑하는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비뇽의 처녀들'은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사창가 여성들을 모델로 그려진 작품이다. 무려 700번의 예비 스케치를 했을 정도로 피카소가 정성은 쏟은 작품으로 그림이 가진 대담성이 주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작품이다. 아무리 불경기라고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명품 선호도는 세계 최고라고 한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란 이름으로 소개된 빔 델보이 작품 '몸에 문신을 한 박제된 돼지'는 대표적인 명품브랜드 루이비통의 마크가 돼지 등에 문신이 새겨진 작품이다. 일곱 마리의 돼지를 문신한 작품들이 전시되지만 동물애호가들의 항의로 받는다. 문신 과정에서의 논란이 정작 사람의 몸에 새겨진 문신을 보았을 때 반응이 너무나 다른 점을 이상하다고 꼬집는다.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은 사람의 두개골에 엄청난 물량의 다이아몬드를 쏟아 붓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영리하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자신을 알리는데 주저함이 없는 그의 해골작품을 보며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실물로 본다면 다이아몬드 광채로 인해서 눈이 부실거란 생각은 든다.

 

어느 장르의 예술작품이든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엄청난 인고의 시간을 보낸다고 들었다. 책을 통해 보이는 작품들은 예술가들 자신의 생각을 작품에 쏟아 붓은 작품이 완성되어도 스캔들의 중심에 서게 되어 지탄을 받는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시대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아는 작품도 있지만 내가 모르는 미술 작품들 중에는 상당히 충격적인 작품들이 보인다. 지금이야 표현의 자유가 더 우선시 되고 많은 것이 용인되는 시대지만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예술가들의 작품의 외설, 종교 모욕, 금기 등을 표현해 냈다는 이유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그들이 이런 작품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용기와 열정에 새삼 놀라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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