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올바른 생활 습관 정직과 용기가 함께하는 자기계발 동화 15
양은진 지음, 봄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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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착한 아이가 과연 올바른 일인가? 자식을 하나둘 밖에 낳지 않다보니 예전보다 훨씬 더 자녀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키운다.

 

공부가 힘든데 취직은 더 힘들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일류 기업에 취직하는 게 쉽지가 않다. 인생의 목표가 좋은 대학, 일류 기업 취직이 되어버린지는 좀 되었다고 생각한다. 먹고살기 힘들기에 꿈은 접고 우선 취직을 먼저인 시대...

 

책의 제목과는 내용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어린이들의 올바른 생활 습관... 세 명의 소년, 소녀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친구의 소중함, 꿈, 부모님과의 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지민이는 한마디로 말하면 돌직구녀다. 악의는 없지만 자신이 내뱉는 돌직구가 상대방에게 어떤 아픔을 주는지 생각도 하지 않는 아니 하지 못하는 소녀다. 지민이는 자신처럼 예쁘고 귀여운 여자에게 어울리는 남자친구로 승환이를 선택한다. 헌데 승환이는 자신을 거절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새미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새미는 누구에게나 있는 좋은 장점을 발견해 내는 소녀다. 마음씨가 따뜻하고 차분하지만 발표시간에 제대로 말하기도 두려워하는 소심한 성격을 가졌다. 부모님도 새미의 성격에 대한 지적만 할 뿐 도와주지 않는다.

 

승환이는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부모님을 둔 소년이다. 학교 수업이외에 4개의 학원을 다닐 정도로 바쁜 생활을 한다. 무엇이든 잘 하지만 정작 자신의 꿈은 없다. 그냥 부모님이 시키니까 다닐 뿐이다.

 

아직 초등학생이라 귀엽게 느껴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지민이의 성격이 좋은 방향으로 흐른 것에는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했다. 야단치고 화내기 보다는 칭찬하고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준 것이다. 일찍부터 자신의 꿈 '파티시에'를 향해 노력하는 지민... 평소의 성격으로 인해 같은 학원 언니에게 큰 봉변을 당할 뻔 하지만 승환이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화해의 손을 내민다.

 

세 명의 아이들이 서로의 장점을 보면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단점을 고치려는 마음이 중요한데 난 원래 이래 하는 정도로 단점을 무시하고 그냥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더불어 꿈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꿈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생각지도 못한 아이들... 꿈을 키우고 발견해내는 모습에 흐뭇해지기까지 했다.

 

꿈을 잊고 산지가 한참 되었다. 학창시절에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많았던 시절도 있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다보니 어느새 꿈은 잊고 살게 된 것이다. 나는 꿈을 잊어버렸지만 아직 자신이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꿈에 대한 이야기를 못하는 아들.. 아들이 꿈을 찾게 도와주고 옆에서 용기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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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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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제 뉴스를 통해 딸이 성폭행을 당한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직접 가해자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 한 사건이 발생했다. 마치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이 사건은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방황하는 칼날'의 내용과 너무나 흡사하다. '방황하는 칼날'은 히기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 2008년에 나온 책이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다시 주목을 받게 될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허나 사람 마음속에 들어 있는 악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지옥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그 사람은 살아야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솔직히 다른 어떤 범죄보다도 약한 어린이나 여성들을 상대로 한 범죄는 무거운 중형이 내려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내를 여의고 홀로 딸을 키우는 평범한 직장인 나가미네 시게키에게 생각지도 못한 불행이 들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딸 에마를 위해 장만해 준 유카타... 옷 입기가 까다로워 에마는 도와 줄 친구와 만나러 집을 나선 것이 마지막이다. 아버지 나가미네의 바람과는 달리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 온 딸... 에마에 대한 이야기가 뉴스를 타게 되자 누군가 나가미네에게 연락을 해온다.

 

세 명의 청소년이 있다. 아쓰야, 가이지, 마코토... 아버지의 차를 몰래 가져 온 마코토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지만 마고토의 마음은 자신들이 납치한 소녀에게 가 있다. 야쓰야, 가이지가 에마를 약에 취하게 한 후 성폭행을 하고 사고로 죽게 만든다.

 

딸을 잃은 슬픔에 분노하고 있을 때 아쓰야, 가이지가 범인이라는 정보를 얻게 된 나가미네... 그는 아쓰야의 집에 들어가 정보제공자가 알려준 비디오를 보게 된다. 비디오 속 딸의 모습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야쓰야를 죽이고 마는 나가미네... 그는 자신이 범인이라는 증거물품을 남기고 가이지를 잡기 위해 나선다.

 

죽은 아쓰야의 집에서 발견된 비디오테이프는 경찰들을 정신적 혼란에 빠트리기에 충분하다. 아직은 어린 청소년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이 저지른 범죄는 너무나 흉악하고 질이 나쁘다. 가이지를 죽일 수 있게 나가미네를 잡고 싶지 않은 경찰도 있지만 비록 보호해 줄 가치가 없는 놈이라 고해도 경찰이란 신분 때문에 나가미네를 잡을 수밖에 없다.

 

나가미네의 편지가 공개되면서 여론은 나가미네가 하려는 행동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높다. 여기에 아버지의 차를 가지고 아쓰야, 가이지와 함께했던 마코토와 그의 아버지는 진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다.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는 마코토를 찾아오고...

 

아쓰야, 가이지가 아직 열여덟 살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법의 적용이 너무나 가볍다. 이게 과연 옳은 것인가? 그들이 가벼운 죗값을 치루고 사회에 다시 나왔을 때 어떤 모습일지... 악한 마음이 한가득 들어 있는 그들이 과연 회개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까 싶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죄는 천벌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딸이 살아가는 존재 이유가 되었던 나가미네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거의 없다. 가이지를 죽인 다음에 그는 어떤 선택을 할지... 솔직히 자수가 아닌 더 나쁜 방법을 선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가미네를 도와 준 여관 집 여인 와카코의 복잡한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나였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분명 소설임에도 감정이입이 너무 되다보니 이런 청소년들은 아예 사회에 다시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엄중한 법 적용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죄에 대한 반성이나 죄의식 없이 너무나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가해자들의 모습에 분노하고 아프고 화가 난다. 모두에게 평등해야 하는 법... 허나 그 법이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것은 요 근래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사건을 보면 알 수 있고 굳이 이런 청소년에게까지 평등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솔직히 나가미네가 복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기에 책을 덮은 지금도 마음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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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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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아버지를 죽인 아들 야시마 스기히코가 살인자로 몰려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다. 시기히코의 아내 미미 로이는 교도소 내 면회실 안에서 남편 야시마를 바라보며 그에 대한 마음이 더욱 애틋해짐을 느낀다.

 

스트립댄서였던 미미는 생활력 없고 재벌 아버지의 돈을 쓰며 생활하는 방탕한 외아들 야시마 스기히코가 보여주는 뜨거운 모습에 마음을 열었다. 축복받는 결혼은 아니더라도 성심성의껏 시댁 가족들에게 마음을 쏟으면 자신을 인정해 줄 것이란 마음을 가지고 결혼식을 올린다.

 

미미의 결혼 생활은 감옥이나 진배없다. 점점 말수가 적어지고 남편과 있을 때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해질 즈음.. 미미는 임신 사실을 남편 야시마에게 알리고 야시마는 이 기쁜 소식을 시아버지에게 말하러 갔던 날 사고가 일어난다. 누군가에 의해 시아버지가 죽은 것이다. 모든 정황상 남편이 시아버지를 죽인 살인죄를 뒤집어쓰기 딱 좋은 형국이라 미미는 남편의 무죄를 믿고 혹시 모를 증거들을 없앤다.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한 결혼이기에 크게 희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기가 생기면 조금은 변화할거란 기대가 미미에게 있었다. 임신 소식은 오히려 시아버지의 화만 돋우게 된다. 이 일로 남편은 시아버지를 죽일 거라는 험한 말까지 쏟아 놓았기에 정황상 남편의 유죄는 확실하다. 사형을 선고 받은 남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함께 일한 친구의 도움으로 새로운 변호사를 만난다.

 

솔직히 뛰어난 재미는 느끼지 못했다. 60년도 전에 쓰여진 그야말로 미스터리의 고전이다. 스토리는 미미 로이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결혼과 시댁 가족은 물론이고 대저택에 고용된 사람들의 이야기, 답답한 생활을 들여다보게 된다. 반전까지는 아니지만 모든 것이 돈으로 통한다. 미미 역시 공감이 되거나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미미가 마지막에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서도 예전보다 더 씩씩하고 강인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는 박수를 보내게 된다.

 

제목이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마지막까지 읽고서야 알게 된다.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읽는다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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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다 sex
무라카미 류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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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류의 작품을 몇 권 읽어보지 못했다. 평소에 좋아하는 소설책도 거의 못 읽었는데 에세이는 '자살보다 SEX'가 처음이다. 자살, SEX 두 단어가 가진 강렬함도 놀라운데 책 안에 담고 있는 무라카미 류의 솔직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자살보다 SEX'는 예전에 나온 연애 에세이로 이번에 11년 만에 재출간된 작품이라는 것도 새삼 알게 된 사실이다. 무라카미 류가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생각과 연애, 자유로운 사고방식에 대해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2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 책에서 처음 파트에서는 상당부분 '모든 남자는 소모품이다'에 실었던 글이 아주 많다. 모든 남자는 소모품이다와 같은 제목으로 쓰여진 글을 읽다보면 이별을 앞에 둔 여자가 울고 있는 와중에 음식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에 그녀의 남자친구는 물론이고 저자 역시 황당함을 느낀다. 더불어 저자가 예를 들어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실 나는 수긍하기가 어려웠다. 전쟁에서 남편을 잃을 수 있다. 허나 남편을 잃었다고 곧장 새로운 남자에게 안긴다는 표현은... 글쎄... 여자 나름이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표현을 거침없이 하는 작가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도 대담한 성 묘사는 이제는 충격적인 일도 아니다. 허나 그것이 소설일 때는 그럴 수 있어 하는 생각이 드는데 '자살보다 SEX'와 같이 저자 무라카미 류가 쏟아내고 있는 이야기는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저자의 이미지와 상당히 거리가 있어 놀랍고 당혹스럽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녀 관계는 대부분 남자가 나이가 더 많은 것이 정석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능력 있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연상연하 커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능력있는 남자들은 이왕이면 젊고 예쁜 여자들이 좋다. 무라카미 류도 젊은 여성들이 전해 주는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가 좋다고 말한다. 더불어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특히나 못생긴 여성에 대한 저자의 글은 다소 많이 불편하다.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남녀 구분 없이 많다면 여성들이 자기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쏟는 시간보다 성형이나 기타의 다른 부수적인 일로 자신을 가꾸는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고 있는 현실은 변화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상대방을 열렬히 사랑하지 않아도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다. 뭔지 모르는 어릴 때 결혼하는 경우도 있고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해주니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헌데 상대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도 결혼하는 여성의 심리에 대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거라고 한다. 더군다나 섭식장애와 같은 병에 걸린 여성은 그나마 정직한 여성이라고... 그냥 대충 결혼한 여성의 자식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납득하기 어렵다. 세상에는 열렬한 사랑도 있지만 은근한 마음을 갖고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서 찾아오는 사랑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립할 수 있는 사람만이 연애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 결혼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공감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무라카미 류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생각도 읽을 수 있지만 일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솔직 대담한 작가 무라카미 류... 그가 아니면 누가 이처럼 대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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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첫 햇살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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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내가 자신이 쓴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나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서른여덟 살의 엘레나는 과거의 내가 한없이 사랑스럽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떨어져 있기 싫어 결혼을 선택하고 함께 살기 시작한다. 처음에 상대방에게 가졌던 감정들이 생활이 되면서 서서히 장점이 단점으로 변화고 굳이 내 마음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숨기면서 사는 것에 익숙해지는 삶... 이런 삶이 싫지 않았다. 착한 남편이기에 그냥 그에게 맞추며 아무것도 느끼거나 원하지 않으며 조용히 지내는 인생을 살던 '나'.. 엘레나에게 한 남성의 눈길이 자꾸만 느껴진다.
 
한 번도 외도란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남편에게 마음이 떠난 자리에 다른 남성이 들어 온 후부터 엘레나의 사랑법은 상대 남성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니 엘레나 본인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로 남자가 이끌고 엘레나는 거기서 예전에 몰랐던 세계에 눈을 뜬다.
 
솔직히 나 역시도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기혼 여성으로 엘레나의 마음 상태에 대해 조금은 당혹스럽다. 머리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평범한 일상의 단조로움이 숨 막히게 답답했을지... 아무래도 옆지기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살고 있는 것에 익숙한 나는 엘레나의 선택에 열렬히 박수를 보내지는 못하지만 그녀가 만들어 갈 사랑에는 용기를 주고 싶다.
 
우리는 흔한 말로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고 한다. 안보면 죽을 것 같은 열렬한 사랑도 짧으면 6개월 길면 2년 6개월을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왜 이런 이야기가 생겼는지 의학적인 호르몬의 반응을 보고 산정한 것이라지만 과연 맞을까 싶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데 한결같이 일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마음 상태나 주변 환경으로 인해 사랑이 굴곡이 생기고 변화한다. 그것이 꼭 사랑이 시들해진 것이 아니라 사랑보다 진한 정으로 변화한 모습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남편 파올로가 가진 성격이 우리나라의 남자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아내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없이 현재의 생활이 편안하면 크게 불만이 없는 상태... 여기에 엘레나가 시어머니와의 점심식사에서 항상 느끼는 숨 막힘이 우리나라의 고부갈등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든다. 다행히 시동생은 엘레나를 좋아하지 않았던 감정이 형과의 이별로 인해 그녀를 다시 보고 좋아하는 계기가 되었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엘레나의 경우처럼 남편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리면 순간적으로 화는 나겠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잔소리 몇 마디로 끝낼 것이다. 허나 엘레나는 남편이 아닌 타인이 주는 욕망에 눈을 뜨면서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대담한 행동들을 즐기기에 이른다. 더군다나 남에게 절대 보이지 않을 성적 환상까지 남자가 만들어주는데....
 
다행히 엘레나에게는 터놓고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베프 친구도 있고 또 다른 직장 동료 있다. 혼자라면 사랑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로 인해 엘레나는 힘들었을 거라 여겨진다. 그녀에게 새로운 세계를 눈뜨게 해주었지만 서로가 생각하는 방향이 다른 사람이기에 그들의 만남은 끝이 보였는지도 모른다. 엘레나 자신만이 미처 그 끝을 보지 못했을지도..
 
일기장은 아주 사적인 부분에 속한다. 매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느끼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일기장.. 엘레나에게 일기장은 숨 막히도록 단조로운 결혼생활을 지탱해 주는 출구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일기장 안의 엘레나는 결혼 생활 자체를 이어가기 힘든 상태로 마지막 끈을 차마 놓지 못하는 상태였다.
 
여성보다 더 여성이 가진 감정, 심리에 대해 묘사를 잘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파비오 볼로... 저자가 남자라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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