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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1 - 사도세자 이선, 교룡으로 지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4월
평점 :
내가 좋아하는 배우 현빈이 스크린 복귀작을 선택했다. '역린'으로 거꾸로 박힌 비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임금의 노여움.. 분노를 가리키는 말이다. 역린은 TV 영화 프로그램에서 잠시 보여주는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데... 곧 있으면 개봉할 역린을 보기 전에 책으로 먼저 만나보고 싶었다.
'역린 1'은 사도세자, 영조인금, 사조세자의 아내 혜경궁 홍씨, 손녀뻘이라고 말해도 좋을 어린 소녀.. 훗날 정순왕후로 영조의 계비 김씨, 영조 임금을 등에 업고 부를 가진 내시 안국래, 살수 광백 등을 비롯한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한 시대 배경과 영조임금과 사도세자와의 대립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영조... 나이 마흔에 얻은 아들 이선에 대한 애정을 간직하면서도 수시로 아들에 대한 생각들로 인해 밤잠을 설칠 정도로 불안함을 들어낸다. 영조의 마음을 알고 있는 세자빈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로 노론세력의 핵심 인물은 사도세자의 아버지 영조가 직접 움직이도록 상항을 몰고 간다.
자신의 뜻과는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아내 혜경궁 홍씨를 비롯해 노론 세력의 눈을 피해 수시로 궁궐 밖에서 시간을 보냈던 사도세자... 그가 왜 그토록 소론 사람들을 아꼈는지... 이런 사도세자의 행동과 말을 통해 아버지 영조 임금은 물론이고 아내 혜경궁 홍씨, 계비 김씨, 노론세력들이 사도세자의 죽음을 원했는지 알게 된다. 각각의 인물들은 사도세자가 왕위에 오를 경우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두렵기에 사도세자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도 그를 그냥 놔둘 수도 없다.
돈이면 무슨 일이든 다 하는 살수 광백은 권력과 돈을 가지고 있는 내시 안국래와 만나게 된다. 안국래의 돈으로 광백은 자신과 같은 살수를 만들어 낸다. 살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광백의 시험에 들게 된다. 광백의 눈에 든 소년 갑수... 남다른 애정을 가진 동생 을수를 연상 시키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갑수는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게 된다. 갑수가 안국래의 손에 이끌려 궁에 들어가 어떤 인물로 성장할지...
뒤지에 들어가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보아야 했던 이산... 아버지를 살려 달라는 세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할아버지 영조... 아버지의 안타까운 죽음을 넘어 세손인 자신의 목숨도 위험하다.
우리는 사극을 통해 영조임금, 사도세자, 정조임금을 둘러싼 이야기는 충분히 알고 있다. 아들을 굶어죽게 만든 일이 옳은 일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흘러간 역사기에 말할 필요가 없다해도 사도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의 자전적 회고록 '한중록'에서 아들을 왕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에 자신과 아들 이산을 살려준 시아버지 영조 임금에 대한 원망은 없이 그저 고마움과 사건 축소에 대해 적은 것은 과연 후대에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싶었던 것인지 의심이 든다.
사도세자의 죽음과 함께 또 한 명 사도세자를 따랐던 인물이 살수 광백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남자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지키고자 자신은 죽음을 선택하고 아이를 살렸지만 그 아이가 역린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이 또한 궁금하다.
지난 간 역사를 돌이킬 수 없지만 소현세자가 죽지 않고 왕의 자리에 올랐다면, 자신의 소신을 펼치기 위해서 아버지 영조 임금이 가진 생각과 아내 혜경씨 홍씨의 말처럼 노론의 의견을 따르는 행동을 사도세자가 취했다면... 분명 부질없고 쓸데없는 생각이라 여기면서 자신의 뜻을 펼치는 기회조차 가져 못한 두 분에 대한 이야기는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라 나도 모르게 드는 생각이다.
'역린 1'은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 보여주었던 영상에서 눈길을 확 잡았던 정조임금과 살수와의 한치 앞을 모르는 대결을 다룬 장면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도 '역린 1'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을 정도로 재밌다.
책을 읽으며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알고 있으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고 책이 워낙에 흥미진진하고 재밌기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