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지 부부 - 국적 초월, 나이 초월, 상식 초월, 9살 연상연하 커플의 무일푼 여행기
박건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맘은 있지만 생활에 쫓겨 순응하며 살아갈 뿐이다. 사회가 정해 놓은 틀 안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 삶이 아닌 자신들이 원하는 진정한 행복을 쫓아가는 '글로벌 거지 부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를 떠돌며 거지와 다를 바 없는 무일푼 여행을 즐기지만 그들은 국적, 나이, 상식을 뛰어넘어 진정한 즐거움을 누리는 부부다.

 

세상에 이렇게 긍정적인 부부가 있다니... 부창부수란 말을 굳이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죽이 척척 맞는 글로벌 거지 부부... 내 아들이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가진 짝을 만나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떠돌이 여행을 즐긴다면 난 아마 속터져 미칠지도 모르겠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 보니 아들이 원하는 삶이고 정말 행복하다면 이런 삶을 살아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을 일컬어 사회 부적응자라 말한다.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젊음이... 학교 폭력과 규범에 시달리던 생활에서 벗어나려고 피어싱에 머리 염색을 시도했다가 결국 입학한 해에 학교에서 쫓겨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시작한 것은 좋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오토바이 절도로 인해 교도소까지 가기도 한다. 교도소의 생활이 편안함도 잠시 다시 사회에 나오고 럭스란 밴드에 소속되어 이름만 되면 아는 '노브레인'에서 기타도 친다. 대충 이런 밴드에 소속되면 이름이 알려졌기에 먹고 사는데 불편함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음악을 한다는 것은 배고픔의 연속이라 밴드에서 음악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하기에 낮에는 식권 파는 일을 한다. 멤버와의 불화로 탈퇴하고 일본 여행도 하고 새로운 밴드에 들어가 나름 편안한 시간을 보내지만 여러 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닥치면서 저자의 진정한 짝을 만난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남녀가 서로에게 꽂히는 이유가 다양한데 두 사람의 만남은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호감을 가지게 된 이유도 너무나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하고서도 살아가는 모습이 쿨하기 이룰데 없다. 꼭 결혼한 부부가 붙어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생각대로 시간을 보낸다. 그럼에도 부부란 생각이 드는 게 미키가 처한 위기의 순간에 건우씨는 순간의 주저함 없이 기꺼이 도움을 준다.

 

외국인 며느리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처럼 긍정적인 며느리라면 한편으로 부담스럽지만 괜찮을 듯싶다. 명절 때 외국인이란 자신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는 며느리... 그 속에는 아내를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과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오는 관계에 대한 생각이 있어서다.

 

결혼생활의 대부분을 여행지에서 보낸 부부의 모습에 담겨진 이야기와 사진은 행복이 느껴져 부럽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인생의 사는데 있어 행복을 어디에 두느냐는 각자 다르겠지만 행복을 얻는데 여행만한 게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상식의 범위를 벗어난 부부의 여행기... 이런 부부가 많아진다면 세상이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며 내 아들이 오랜 신혼여행을 계획한다면 적극 응원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과학실록
이성규 지음 / 여운(주)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조선왕조 500년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왕권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주를 차지한다. 지금 TV이를 통해서 가장 재밌는 정통사극으로 꼽히고 있는 '정도전'도 그렇고 사극픽션이라고 말하고 '기황후'도 음모와 배신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두 작품 뿐만아니라 그 이전에 봐왔던 사극들도 대부분 이와 비슷하다.

 

조선시대를 과학사로 풀어낸다니...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는 학창시절에 배운 기억을 떠올려 보면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과학과 연관이 되어 있을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주제라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 조선시대이기에 가질 수 있었던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재밌게 다가온다.

 

보거나 듣지 못했던 짐승이 나타나면 무서울 거 같다. 지금 세계 곳곳에는 내가 모르는 동식물이 무척이나 많을 것이다. 영조 23년에 얼룩말 또는 '맥'이란 괴수가 나타난다. 내가 생각하는 상식선의 동물은 앞발, 뒷발을 합쳐도 4개를 가지고 있다. 앞발이 4개, 뒷발이 3개인 맥이란 동물도 난생 처음으로 알게 되었는데 맥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전혀 다른 특징도 눈에 띈다. 상상 속 동물 '린'에 짝 없는 짐승이 없다는 수컷을 가리키는 '기'가 합쳐진 '기린'도 나타난다. 기린의 등장으로 명나라의 3대 황제 영락제의 기존의 폭군이란 이미지에서 성군으로 칭송 받기도 했다.

 

부부간의 금슬을 좋게 만들고 마을을 수호한다는 황새가 편을 갈라 불꽃 튀는 치열한 패싸움이 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런 일은 곧 안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처럼 보이는데 인조의 정비 인혈왕후가 출산 중 뱃속 자식과 함께 죽음을 맞는다. 문상 중 칭기즈칸의 후계자의 말도 안 되는 요구로 인해 조선과 후금이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청나라와의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동물끼리 서로 죽이는 치열한 싸움이 보고된다. 전쟁이 일어날 것을 동물들이 먼저 알고 동족을 죽인 것은 아닌지.. 더불어 우리가 사자에 대해 알고 있던 생각이 틀렸음을 알려주고 인조 때 있었던 개구리의 싸움은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의 죽음과 깊은 관련성이 있다.

 

일본인들에 의해 자행된 창경궁 동물 학살 사건은 우리나라의 아픔 역사적 사실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효를 증명하거나 인정받는 수단이 '단지'라니... 단지란 말이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그 피를 먹게 하는 행위란 것을 예전에 얼핏 들긴 했는데 잊어 먹고 있다가 이렇게 다시 보게 되다니... 1년이란 너무나 짧은 왕의 자리에 있었던 인조를 살리기 위해 인조의 아내 인성왕후가 단지를 이용하려다 영의정을 비롯한 대신들이 말리는 바람에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이로 인해 인조가 죽은 것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에 암암리에 단지로 인해 사람들이 다시 살아났다는 기록이 있고 자신의 살을 베어 가족에게 먹인 일도 있었다니... 아주 어릴 적 TV 프로그램 '전설의 고향'에서 보았던 일이 실제로 존재했다니 새삼 놀라게 된다. 현대 의학으로 볼 때 전혀 올바르지 못하고 효과도 없는 행동으로 효의 잣대를 삼았다니 그 시기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고마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납이나 구리 같은 값이 싼 금속을 금이나 은으로 만들 수 있는 진짜 연금술이 가능하다면 금값이 많이 떨어졌을까 싶은 생각도 살짝 든다. 명나라와의 관계로 인한 세종대왕의 스트레스를 갖게 한 '해동청'이란 매와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롭다. 세종대왕님의 이미지와 사뭇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드는데 태종임금과 함께 조선 최고의 매사냥꾼이라니... 임금이란 자리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취미 생활이셨다니 한 나라의 임금님으로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놀이가 정말 많지 않으셨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서 조선시대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흥미롭다.

 

이제껏 몰랐던 조선과학사에 대해 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왜 이런 내용은 학창시절에는 배울 수 없었는지... 모든 역사를 다 알 수는 없더라도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가 국사책에 곁들여진다면 조금은 더 재밌게 국사 공부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역사를 통해 과학을 배우고 과학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 - 남에겐 친절하고 나에겐 불친절한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손희주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TV이는 물론이고 각종 매체를 통해서 스트레스, 우울증, 불면증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흔한 말이 되었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줄도 모르고 우울증에 빠져 있다고 한다. 잠시라도 뒤처지면 다른 사람과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기에 죽기 살기로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서까지 일과 가정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나 여자들은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 일도 잘하고 가정도 완벽하게 꾸려가는 여성... 한 가지도 잘하기 힘든데 두세 가지를 잘하려는 마음이 결국 나 자신을 힘들게 하고 아프게 만든다.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는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슈퍼우먼에서 탈피해서 힘들고 어려운데 자신을 들들 볶으며 일을 할 것이 아니라 남편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은 다하지만 힘들 때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 줄도 알아야 한다.  

 

책의 처음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솔직히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의미는 충분히 이해하겠다. 불가능한 과제를 받게 되었을 때 수긍하지 않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겠고 그것이 힘들 때 나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는 것을... 그럼에도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이런 무리한 과제나 도전을 받았을 때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나 많기에 여성들의 무리한 자기 혹사와 자기비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럼에도 옛날이야기는 너무나 황당하다. 아버지의 황당한 이야기를 처음에 딸이 정정했다면 왕은 실제로 그녀의 아버지를 죽였을지... 아님 왕에게 잘 보이고 싶은 백성의 마음을 이해할지... 이것만으로도 어진 왕인지 아닌지가 바로 나타나며 설령 딸이 아버지의 뜻에 따를지언정 중간에 바로 잡고 왕에게 선처를 구해도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딸을 도와주었던 나쁜 난쟁이가 사라졌으니 다행이다 싶다.

 

예전보다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은 일, 가정에서 힘들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도 남편,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가정 살림까지 하다 보니 몸과 마음은 천근만근 지쳐 있다. 이럴 때에도 슈퍼우먼에 빠져 있어 쉽게 자신을 내려놓지 못한다. 다른 사람 눈에 비친 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지치고 힘든 나 자신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지 못해 우울증에 빠지는 여자들... 여자들의 이런 모습 뒤에는 남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있고 여성들도 자신이 능력을 보여주어 슈퍼우먼으로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남자들은 미혼 보다는 결혼한 남자들이 스트레스도 적고 아내에 대한 만족감, 행복한 마음 상태를 가진 사람들ㅇ이 많지만 여자들은 미혼 여성에 비해 기혼여성들이 스트레스도 높고 우울한 감정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쉽게 우울증에 빠질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보다 더 많은 능력을 요구 받는 사회 현상으로 인해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자식, 가족보다 자신을 먼저 챙기는 아내, 엄마가 된다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나 자신이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하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말이지만 실제로 여자들은 자신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마음부터 고쳐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나를 다독이며 다 잘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없이 자신이 약해졌을 때 우울한 감정이 생긴다고 생각했는데 우울증이 있을 때 진짜 강한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란 것을 알게 된다. 우울증을 앓으며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 보고 나는 누구이며 내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싫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마릴린 몬로처럼 싫다는 소리를 못해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빠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

 

지금도 여전히 내 마음을 제대로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에 눈에 비친 내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며 너무나 슬프고 아픈 내 마음의 실체가 무엇인지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 내 마음인데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이름만 보고 구입하게 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한여름의 방정식'은 작가 생활 25주년을 맞는 작품이라고 한다. 용의자 X의 헌신에 이은 걸작이란 평을 듣고 있는 한여름의 방정식.. 벌써 이 책을 읽고 재밌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분이 계셔서 더욱 기대감을 안고 보게 된 책이다.
일 때문에 바쁜 부모님이 일주일간 집을 비우게 되자 초등학생 교헤이는 하리가우라에 위치한 고모네 집으로 자의반타의반으로 놀러가게 된다. 한 번 갈아타고 가야하는 먼 거리지만 교헤이의 부모님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차 안에서 부모님의 전화를 받은 교헤이.. 이로 인해 교헤이는 낯선 할아버지에게 한소리 듣게 되는데 이때 한 남성이 교혜이를 도와준다. 그는 데이토 대학 물리학부 유가와 교수로 하리가우라 바다를 개발하려는 데스멕에서 초청한 인물이다.
 
고모네 집은 여관을 하고 있다. 고모의 딸 나루미는 데스맥이 추진하려는 해저 금속 강물 자원 개발에 목숨 걸고 반대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데스멕에서 잡아 둔 숙소를 마다하고 유가와 교수는 교헤이의 고모네가 운영으로 여관으로 숙소를 정한다. 이 날 데스멕에서 주최하는 해저 금속 강물 자원 개발에서 참석했던 중년의 남자 역시 같은 숙소에 묵는데... 이 남자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고 그는 바닷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이 된다. 헌데 남자의 유품에서 경찰 공제 조합원증이 발견이 되고...  알고 보니 죽은 남자 쓰카하라는 도쿄 경시청 수사 1과에 근무했고 작년에 정년퇴직한 경찰관이었다. 그가 무슨 이유로 아내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데스멕이 추진하는 회의에 참석을 했는지 의문이 생긴다.
 
죽기 전 쓰카하라는 16년 전 과거의 사건 속 범인을 찾아갔음이 밝혀진다. 더군다나 죽은 경찰관의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이었기에 확실히 누군가 그를 죽였다. 유가와 교수는 살인사건의 비밀이 과거의 사건 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사람에 따라서는 누구에게도 평생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을 수 있다. 비밀을 행한 사람, 비밀을 알게 된 사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밀을 갖게 된 사람... 유가와 교수의 말처럼 잘못된 결말로 인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 크게 뒤틀릴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 만큼 비밀이 가진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사건이 가진 모든 것을 간파해 버린 유가와 교수와 초등학생 교헤이가 만들어 가는 나이차를 넘는 우정은 멋지다.  과학에 관심이 없던 교헤이를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모습은 마치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연상이 될 정도다. 특히나 마지막 두 사람의 대화는 진한 감동까지 전해 준다.
 
이름만으로 찾게 되는 작가지만 작품에 따라서는 이건 아니다 싶을 때도 종종 있었다. 헌데 '한여름의 방정식'은 이런 생각을 접어두어도 좋을 만큼 재밌다. 정통 미스터리 추리 소설보다는 다소 약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여운을 남게 하는 책으로 재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소 옆 맛집 - 볼거리 먹을거리 콕 집어 떠나는
유은영.민혜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봄꽃이 한창 만발해 있어 어디를 둘러보아도 아름다운 곳이 참으로 많다. 연일 TV 뉴스를 통해서 다른 지역의 아름다운 봄꽃 소식을 접하면 나도 막 떠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 사계절 중 지금은 어디로 떠나도 가장 아름다운 봄을 만끽할 수 있다.

 

편안함을 위해 자가용을 타고 떠나도 좋지만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예전처럼 여행지를 찾아가는 이동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짧게는 당일치기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주말을 이용해서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다녀와도 좋은 여행지가 많다. 매번 기회가 되면 여행을 떠나야지 생각만 하다가 해외여행은 못가더라도 해외여행보다 쉬운 우리나라 여행을 거의 해 본 적이 없다. 갔던 여행지가 적기에 같은 여행지도 좋지만 한 번도 안 가본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무엇보다 여행지의 맛있는 음식은 여행의 즐거움을 두세 배 상승시켜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나 나 같이 먹는 것에 목숨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여행지를 바꿀 수 있기에 먹을거리는 항상 여행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한다.

 

막상 여행을 떠나려고 하면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이럴 때 찾게 되는 책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가득 담은 가이드북 아니면 여행에세이에서 인상 깊었던 장소를 생각하게 된다. 실패하지 않을 여행지와 맛집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은 그래서 더 반갑다.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나온 '명소 옆 맛집'은 전곡 방방곡곡 우리나라의 모든 곳을 여행한 여행 작가 두 분이 눈이 즐거운 여행지와 입이 즐거운 맛깔스러운 우리네 밥상을 먹을 수 있는 맛집을 알려준다. 여행지에 대한 고민과 맛있는 음식이 보장되어 있다는 생각에 사진으로만 보아도 입안에 군침이 돌 정도다.

 

 

지도를 통해서 제목에 나온 명소와 맛집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평소에 내가 가보고 싶었던 지방에 눈길이 가며 그 곳의 맛집은 어디이며 어떤 음식이 있는지 쉽게 볼 수 있다.

 

평소에 그리 고기를 즐기는 편도 아닌데도 삼일 전에 일요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추성훈씨의 아내 야노시호가 제주도 흑돼지를 아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제주도 가면 꼭 먹어야지 생각을 했는데 TV에서 그 때 보았던 비주얼을 그대로 가진 삼겹살이 보여 눈을 사로잡는다. 경남 합천의 위치한 식당에서 선보이는 '꽈배기 삼겹살'은 합천의 토종 흑돼지를 사용한다. 얼마나 맛있을지 생각만 해 보아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꽈배기 삼겹살을 먹기 위해 경남 합천에 가면 가야산 소래길도 걸어보고 영암사지, 해인사도 보고 싶다.

 

 

남원하면 춘향이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남원하면 손맛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남원의 어느 식당을 가도 다 맛있다는 이야기를 그 곳 출신의 지인을 통해 들은 기억 때문이다. 예전부터 지리산 둘레길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지리산 근처에 어떤 맛집이 있는가 보았더니 역시나 지리산에서 자라는 약초를 이용한 지리산 약초 밥상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 2년 전에 처음 먹어 본 추어탕과 추어튀김이 맛있어 보이는데 영양이 가득한 시래기를 넣은 시래기추어탕, 기사님들이 추천한다는 육회비빔밥은 어떤 맛일지 남원으로 가면 어느 한 가지 빼놓지 않고 다 먹어보고 싶은 음식들이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갈수록 혼자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도 예전에 제주도 올레길을 걷으러 혼자서 한 번 갔던 적이 있는데 다른 것은 괜찮아도 혼자 식당에 들어가서 식사를 주문한다는 게 불편해서 거의 빵을 먹거나 음식을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었다.

 

책의 뒷부분에 혼자서 여행하는 사람들이 찾아가도 좋을 맛집을 따로 소개하고 있어 혼자 떠난 여행지에서도 어려움 없이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언제 떠나고 좋은 게 여행이지만 그 중에서도 여행지가 가장 아름다울 때 여행을 하면 더 좋다. 달별로 베스트 여행지를 추천하고 있어 가고 싶은 여행지는 많고 어디를 선택해야 좋을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살고 있기에 명소, 맛집은 꽤 알고 있다. 책에 소개된 맛집은 누구나 알고 있는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책에 소개된 맛집 중에서 개인적으로 오장동 냉면집을 가장 좋아하고 평소 즐기거나 좋아하는 요리가 아니라서 이문 설렁탕과 고려삼계탕은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 때 다시 활력을 재충전 시켜주는 것 중의 최고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이 아무리 좋아도 먹을거리가 맞지 않으면 힘들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먹는 것이 보는 것에 앞서는데... 내가 찾던 맛집 정보가 가득한 책... 전국 어디로 여행을 가도 이 책 한 권이면 여행지와 맛집에 대한 걱정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