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미술사 박물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2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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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하지 못한 해외여행... 어렵게 떠난 여행이기에 알찬 여행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해외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일반적인 것을 빼고는 여행지에서 꼭 들리고 싶은 곳을 체크하는 과정에서 나는 박술관과 박물관을 꼭 체크해서 넣는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명 미술관, 박물관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지만 거리상, 시간상, 단체로 떠나는 패키지 상품의 여행일 때는 여행코스에 들어 있지 않으면 볼 수가 없어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많다. 언어적 한계와 함께 할 동행자(아들)가 시간이 된다면 내년 가을쯤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최대라는 평을 듣고 있는 '빈 미술사 박물관'에 관심이 갖고 어떤 예술품들이 있는지 궁금했다.

 

미술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전에 빈 미술사 박물관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설명이 있다. 자칫 미술품만 보고 지나치는 아쉬움이 생기지 않게 만들어 준다. 빈 미술사 박물관은 유럽 제일의 명문가인 합스부르크 왕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 사람들이 보여준 예술품에 대한 깊은 열정으로 많은 예술품들이 갖추어진다. 허나 전쟁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경우도 있었다. 도시정비계획과 함께 미술사, 자연사 박물관이 건축된다. 황제가 물러난 1918년 공화국이 선포되면서 자연스럽게 박물관은 국가 소유가 되며 유대인인 로트쉴트 남작외 많은 기증자들의 기증이 늘어나 더욱 확장되었다.

 

빈 미술사 박물관에 소개된 그림들의 상당수는 종교와 관련된 그림들과 초상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역사 속 인물, 왕가 사람들을 담은 그림도 보인다. 라파엘로, 벨라스케스, 루벤스, 렘브란트 등 이름만 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거장들의 그림도 볼 수 있지만 거장임에도 미술적 소양이 부족한 나로서는 반성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던 낯선 이름의 화가들도 보인다. 이탈리아 화가 '로렌초 로토' 역시 낯설다. 그가 그린 성모자와 성인들에서 볼 수 있듯이 명암을 통해 확실히 구분되어 지는 색채감이 느껴지는데 왜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그림이다. 특히나 그림을 따로 확대되어진 부분에서도 나왔듯이 순례자 야고보와 다른 인물들을 명암을 통해 잘 묘사하고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이며 궁중화가인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모습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계절을 나타내는데 과일, 채소, 꽃을 통해 인물의 얼굴을 표현한다. 시대를 앞서가는 기발한 모습의 그림을 그린 그를 따라하는 화가들이 많이 생겨났을 정도다. 너무나 유명한 여인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을 이토록 아름답게 묘사된 그림이 있었나 싶은 '귀도 카냐치'의 '클레오파트라의 자살'은 상당히 감각적인 느낌의 그림이란 생각이 든다. 분명 클레오파트라는 물론이고 그녀를 둘러싼 여성들의 모습은 죽음이란 어두운 상황에서도 여성이 가진 관능미를 느끼게 한다.

 

하나같이 뛰어난 예술작품을 그린 화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세밀히 그림을 나누어서 설명하는 부분이 따로 있어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미술에 대한 눈이 있지 않으면 그냥 눈으로만 즐기기 쉬운데 미술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어 즐겁게 읽었다. 미술품에 대한 설명이 참으로 친절한 책이라 미술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책의 뒷부분에 빈 미술사 박물관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개장시간, 휴관일, 교통편 등이 담겨 있어 미리 알고 가면 낭패를 보는 일이 없을 거라 여겨진다. 앉아서 빈 미술사 박물관의 작품을 즐길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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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프로젝트 프로젝트 3부작
다비드 카라 지음, 허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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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통 털어 엄청난 비극을 초래한 여러 사건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 중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의 나치의 유태인 생체실험과 대량학살, 일본의 731부대의 생체실험은 가장 흉악하고 잔인한 역사로 기억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민족을 뿌리째 뽑으려는 만행도 가슴 아프지만 그나마 법의 심판을 받았기에 다행이지만 자신들과 똑같이 사람들을 상대로 온갖 방법의 실험을 자행한 일본의 생체실험을 행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처벌은 고사하고 부, 명예가 오히려 생겼다는 것에 화가 난다. 항상 자국의 이익을 쫓는다지만 우방이라고 생각했던 나라의 이중 행위는 결코 용서해서도 잊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비드 카라의 프로젝트 3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를 재밌게 읽었다. 다음 이야기를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만난 두 번째 이야기  '시로 프로젝트'...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 즐겁게 읽었다.  

 

이혼 위기에 놓여 있는 기자 브라니슬라프는 모든 문제점에서 잠시 떨어져 지내고 싶어 부모님의 집을 찾는다. 조금 있으면 부모님의 집.. 기자의 직감으로 예상치 못한 것을 포착한 보게 되고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 죽었다고 느낀 순간 '에이탄'이란 이름의 민머리 거인의 도움으로 살게 된다.

 

에이탄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인물을 납치 한 사람으로 인해 그를 죽이고 싶어 하는 여성 엘레나와 파트너로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에이탄에게 있어 납치 된 인물은 너무나 특별한 존재다. 에이탄과 그의 인연, 병약했던 엘레나가 어떻게 에이탄과 비슷한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엄청난 능력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믿음은 없어도 일을 위해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자꾸만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두 사람은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해낸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일본의 731부대... 731부대를 이끈 이시이 시로.... 그와 미국의 관계... 빠른 전개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주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책, 영화 등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일본의 731부대에 얽힌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들의 만행이 사람의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하기에 화가 난다.

 

살짝 들여다 본 내용도 이처럼 충격적인데 진실은 얼마나 더 잔인했을지.... 진실을 바탕으로 허구가 가미된 소설이지만 전 세계인에게 일본의 만행을 다시 회상시켜주고 지금도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두 얼굴을 가진 파렴치한 모습을 알려주기 위해서 영화로 만들어져 크게 히트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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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두 남자가 수상하다
손선영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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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두 남자가 수상하다' 얼핏 보면 미스터리 소설이라기보다는 코믹로맨스 소설 분위기를 연출시키는 제목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주인공이라고 여겨지는 인물이 저자라는 것도 신선하게 다가 왔으며 저자의 나이나 성격, 분위기를 대강은 파악할 수 있는 그야말로 책을 읽으며 저자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유쾌한 소설이다.

 

스토리의 시작부터 우리의 작가님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등장한다. 저절로 작가님의 모습을 연상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한 장면이다.

 

예나지금이나 현실이나 가상의 공간이나 예쁜 여자는 남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백용준도 사건보다는 자신의 후배 여형사의 모습에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락날락 한다. 아직은 미숙한 후배 여형사의 모습 때문에 살인 사건 현장에서 가장 기초적인 임무마저 망각한 백용준 형사... 사건 현장에 불쑥 얼굴을 들이민 손선영 추리소설가가 아니었다면... 복잡한 심경에 괜히 손선영 추리소설가에게 화를 낸다.

 

나.. 장수정은 일을 하는 시간이 새벽 시간이고 방음이 잘 되지 않는 오래된 빌라에 살다보니 본의 아니게 옆집 대화를 듣게 된다. 은행털이를 모의하는 옆집 대화를 듣고 신고했지만 알고 보니 사실이 아니었다. 무서울 거라 생각했던 옆집 남자는 추리소설가 손선영씨와 그의 오랜 지인이며 저술가 오현리씨다. 안면을 익히고 지내던 중 그녀의 난데없는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 온 두 사람에게 세 번이나 보게 된 고양이들의 죽음에 대해 들려준다. 추리 소설가답게 손선영씨에 의해 고양이 죽음이 어떤 형태로 일어났는지 알게 되는데...

 

스토리는 고양이의 죽음과 장기를 이식받기 위해 기다리는 병실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 주변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공사판을 떠도는 남자는 아들을 살리고 싶다. 아픈 아들과 고생만 한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사고를 당한 부모님 아니 어머님이 깨어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한 남자는 밖으로만 돌았던 아버지가 밉다. 아버지의 마지막 말이 충격적이었기에 누구보다 놀란 어머니가 빨리 깨어나시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다. 이들을 살릴 방법은 장기기식 밖에 없다.

 

고양이 죽음은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자식처럼 키운 소를 살처분 하라고 농가에 기르는 소의 숫자에 맞게 나누어 주었던 '석시콜린'으로 밝혀진다. 소에도 치명적이지만 사람은 아주 적은 양이라도 몸속에 들어온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위험은 현실로 나타난다. 한 여성이 누군가가 준 커피 한 잔으로 인해 그만...

 

형사보다 더 날카롭고 예리한 추리작가 손선영씨의 활약으로 인해 고양이 사건과 석시콜린 살인사건이 가진 진짜 모습이 들어난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즐거운 인물이지만 형사 입장에서 보면 결코 달갑지 않은 캐릭터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서 별거 아닌 상황에서도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것인지...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데 재밌게 다가오는 부분이기도 했고 작가의 상상력이 합쳐진 이야기라는 것도 충분히 고 있지만 현실에서도 이런 분위기일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한 이야기가 있다. 작가님이 실제 인물을 책에 적용했으니 추리작가 손선영씨와 옆집 아가씨 장수정씨와의 로맨스도 생길 거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현실에서는 어떨지... 여자나 남자나 질투가 사랑을 키운데 한 몫 하는데 분명 장수정씨는 또 다른 여성의 말에 충분히 자극을 받았고 그로인해 손선영 작가님에 대한 호기심이 더 늘었기에...

 

범인을 밝히는 중요한 힌트가 될 부분을 따로 봉인된 상태로 두며 마무리 된다. 결정적 힌트를 얻는 방법은 인터넷 채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시도가 신선하고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로 다가왔으며 자주 보는 닉네임의 주인공은 범인을 알아내셨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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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처방소 1
오일구 지음 / 코치커뮤니케이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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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한다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는 결코 생각지 못했을 색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시도를 통해 여러 방식에 활용한다는 것을 흥미롭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색을 소재로 새로운 형태의 미스터리 소설이 나왔다는 글을 보며 관심이 가졌던 오일구 작가의 '색채처방소'를 읽게 되었다. 

 

책의 제목과 같은 '색채처방소'는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색채물리학을 전공한 색체심리학자인 '비엘'이란 여성이 설립한다. 그녀의 본명은 문차련으로 ED케미칼란 거대 기업을 이끌고 있는 주인의 후계자의 절대적인 신임과 후원을 받고 있다. 그녀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은 색채처방소를 찾는다. 어느 날 비엘이 자주 가던 커피숍에서 즐겨보던 잡지를 집었다가 하나의 사진이 시선을 잡아끈다. 노란색을 뒤집어 쓴 남자의 모습... 남자는 행위예술가로 몸에 색깔을 입히던 중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이 사건은 결국 일명 노란 송장 해프닝으로 끝이 난다. 허나 사건을 취재한 조문희 기자가 바로 잡지의 발행인으로 그녀의 이름을 본 비엘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이 사건의 중심인물에 대한 조사를 하고 싶다. 조사는 자신을 잘 따르는 동생 함도원이란 남자에게 부탁을 한다. 도원은 조기자를 찾아갔다가 존재하지 않아야 할 색인 '환홍칠고'를 보게 된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보이지 않는 색으로 알려진 환홍칠고... 역사의 시작과 끝을 다스릴 수 있다는 색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도원이 환홍을 알아보았다는 것은 그가 색에 의해 선택된 남자라고 한다. 도원의 등장은 색을 수호하는 호위무사 집안을 이끌고 있는 여성에게 이제 때가 되었다고 느끼게 만든다. 이미 몇 년 전에 호위장의 자리를 딸에게 맡겼기에 그녀는 9가지의 순백색 가문을 통해서 사폐를 없앨 수 있는 두루마기를 찾으려 한다.

 

직물에 물을 들이는 염료단지에 생긴 커다란 웅덩이 '삼도천' 저승으로 가는 도중에 있다는 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이곳은 썩은 폐수로 이루어진 곳이다. 삼도천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범죄수사 전담반 CCI 1팀장인 허대호는 녹색 달을 보았다는 '혁'이란 소년을 만나게 된다. 비엘 역시 혁이란 소년을 만난다. 헌데 혁이 갑자기 사라지고 행방을 알 길이 없다.

 

아주 오래 전 옛날에 황공이 존재했고 황공은 아홉 가문에서 만들어 낸 순백의 9가지 색과 이 색을 제외한 잡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색의 나라 황공의 역사와 흐름... 그들이 어둠의 존재 사폐(死廢)에 의해 황공은 오래전에 사라진 과정을 알려준다. 황공이 사라질 때 호위무사 가문과 9가지 순백색을 가진 가문도 위험에 처하자 그들은 후손에게 맥을 이어가기를 원한다. 잡색을 만들던 가문 역시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들을 도와 준 불미 가문...

 

60년 전에 색에 혼을 집어넣는 의식을 주관하던 여인 '채천'을 납치한 사건에 외국인이 있다. 재천은 비엘을 끔찍이고 아끼는 남자의 어머니로서 혼색에 오염되어 자신이 납치 되었다는 것도 모른 체 납치 된 여인이다. 그녀의 바람대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이 또한 의식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외국인의 계획에 의해서다. 사폐를 만들고 이익을 꾀하려던 자, 사라진 사폐는 대를 이어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은 집안에 내려오고 있었다.

 

기존의 책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색을 통해 풀어내는 스토리가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지는 면은 있다.  그럼에도 토리가 가진 스케일이 크고 다소 복잡한 이야기라 집중하기가 생각보다 힘들었다. 처음부터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황공이란 나라와 인물들, 색, 가문에 대한 짧은 설명이 있었다면 스토리를 즐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책 읽기에 바빠 이야기가 주는 재미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색이 다르다. 별다른 생각없이 색을 대하였는데 이 책을 통해 색을 바라보는 시선에 조금은 다른 느낌이 들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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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고 찢기고 도둑맞은 - 처칠의 초상화부터 바이런의 회고록까지 사라진 걸작들의 수난사
릭 게코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르네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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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되지 않지만 해외여행을 했을 때 여행지의 박물관, 미술관, 성당 등의 예술작품들을 본 적이 있다. 이름만 되면 아는 학창시절에 배운 작품들을 실제로 본다는 것에 매우 즐겁게 느껴졌으며 실제로 보았을 때 느끼는 감동은 꽤 컸다. 나같이 예술작품에 대한 조예가 거의 없는 사람이 보아도 가슴 벅찬 감정이 느껴지는데 이런 예술작품들이 예술작품을 만든 사람이 세상에 들어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혹은 특정인의 욕심, 사고와 도둑맞아 사라졌다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부터 마음이 너무나 안 좋다. 얼마나 많은 예술작품들에게 일어난 안타까운 이야기를 읽으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지금도 예술작품의 훼손, 파괴 등이 일어나고 있어 걱정스럽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에 얽힌 이야기는 TV 뉴스로도 들었고 책을 통해서 알려진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그림이 사라진 후 더 유명해지고 그림이 있던 빈 공간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 여기에는 유대계의 독일인 작가 '프란츠 카프카'도 속해 있다.

 

부제목의 처음에 이름에 나온 시대가 낳은 전쟁 영웅 윈스턴 처칠의 초상화... 국회의원 친구들의 생일 선물로 종군화가 유명한 '그레이엄 서덜랜드'에게 처칠의 초상화를 의뢰했고 기꺼이 처칠의 초상화를 그렸다. 헌데 막상 완성된 처칠의 초상화는 처칠 본인은 물론이고 처칠 초상화를 파괴한 처칠 부인 역시도 초상화에 전혀 애정이나 기쁨을 찾지 못한다. 저자도 이야기 했지만 화가 자신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린 그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최고의 위조범이자 살인자 마크 호프먼은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한 깊은 신앙심을 이용한 위조사건을 일으킨다. 이 사건의 진실은 모르몬교 사람들의 함구로 완전히 밝혀지지는 못한다. 호프먼은 북아메리카에서 인쇄된 최초의 문서라는 의미를 가진 '자유민 선서' 희귀본을 둘러싸고 엄청난 사기를 계획했다가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 않자 파이프 폭탄을 만들어서 두 명의 인명이 희생되는 폭발 사고를 일으킨다. 인명 피해를 낸 것도 모자라 그가 사건을 두고 한 말이 더 충격적이다.

 

시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바이런'은 방탕하고 여성차별적인 인물로 그의 회고록은 친구들의 손에 의해 불태워진다. 바이런을 무척이나 존경했던 와일드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시인 필립 라킨 역시 여성 혐오주의와 극우적인 인종차별주의로 그는 자신의 일상적인 생각과 은밀한 내용이 담겨진 일기를 파괴해 줄 것을 부탁하며 죽는다. 라킨의 애인이자 비서인 여성에 의해 30권이나 달하는 일기가 사라지게 된다. 유대인이면서 독일인인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은 그가 죽은 후 그의 비서이자 애인인 여성에 의해 이스라엘과 미묘한 분쟁이 있는 와중에도 판매되어진다. 그녀가 죽은 후 그녀의 자식들 역시 카프카 작품을 판매하기로 결정한다.

 

우리나라 전체를 슬픔과 깊은 절망감을 안겨 준 '세월호' 사건처럼 2200명이나 태운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 사고일이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이 호화여객선에는 엄청난 수의 사람, 상상을 초월한 규모의 금은보화는 물론이고 고대 페르시아인 우마르 할이얌의 의해 쓰인 1000개의 4행시로 쓰여진 호화판 태피리스트 '루바이야트'까지 한꺼번에 사라지고 만다. 타이타닉호에 실린 루바이야트는 2년이란 시간과 보석 제본으로 탄생한다. 비싼 가격에 팔고 싶었던 마음과는 달리 처음 제시한 금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게 팔려 새로운 주인에게 가는 타이타닉호가 그만 바다에 가라앉으면서 이 귀중한 예술작품 역시 사라지고 만다.

 

별다른 생각 없이 공사를 하다가 그 터가 옛 시대의 귀중한 문화유산임을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에 영화로 나와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폼페이'와 고대로마 마을이며 현재는 이탈리아 남부의 캄파니아 지방 '에르콜라노' 예전에는 '헤르쿨라네움'으로 불린 마음이 함께 화산 폭발로 파괴된다. 지금보다 300여 년 전에 '헤르쿨라네움'에서 지하수 공사를 하다 엄청난 고대로마 유물들을 발견하게 된다. 보존되고 보호 받아야 할 역사적 유물이 나라와 나라간 소유권 분쟁, 개인들의 욕심으로 인해 심하게 훼손되고 도난당한다. 이라크에서도 이라크인들이 문화재 약탈하는 이야기를 TV이로 본 적이 있고 더욱 심하게 일어난다. 아프리카 역시 문화재 약탈은 엄청나다. 아메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선수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영국의 침략에 의해 많은 나이지리아 유물들이 대영박물관에 있다가 다시 본국으로 많이 돌아갔다는 글에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귀 초판본 거래업을 하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저자를 통해 전혀 몰랐던 새로운 직업 희귀 초판본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저자가 다양한 예술작품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다보니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을 넘어 아는 만큼 지킬 수 있는 것이 예술작품이란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미술작품이 제주도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가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있었다가 작년에 철거 되었다고 한다. 원래 모습대로 복원 작업을 한다는 약속도 이행되지 않았고 지금도 어디선가 예술작품들이 훼손되거나 약탈되고 도난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을 것이다. 예술작품은 시대를 넘어서 사람들 간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작품이다. 그런 작품들을 보지 못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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