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양우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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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작년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본 '변호인'은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솔직히 보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런저런 일로 영화를 못 보았다. 아쉬운 마음을 갖고 지내다가 영화의 원작소설을 만나 즐겁게 읽었다.

 

지금도 여전히 어느 대학, 어느 지역 출신이냐를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 회사도 아니고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법조계에서 고절에 상고 출신의 인물이 받아야 하는 차별이 어느 정도였을지 대충 짐작만 해도 꽤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주인공 송우석은 사업적인 안목이 높은 변호사다. 판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을 타킷으로 돈을 끌어 모으는 변호사로 자리 잡는다.

 

송우석 변호사는 고시 공부하던 어려웠던 시절에 늘 찾던 국밥집을 찾는다. 자신의 부끄러운 행동을 반성하지만 새삼 국밥집 여주인 순애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순애의 착한 아들 진우가 대학생이 되어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빨갱이로 몰리고 고문에 의한 거짓 자백을 하게 된다.

 

순애를 따라 진우를 만난 송우석은 진우의 억울함을 변호하기로 한다. 우석은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불온서적으로 말한 책들을 직접 읽고 진우에게 얼마나 악독한 고문이 자행되었는지 법정에서 폭로해 줄 증인을 찾아내지만 이마저도 검사 측에 의해 증인이 곤란한 처지에 놓인다. 설상가상 송우석과 그의 동료 역시... 시간이 흘러 송우석이 법정에 서게 된다. 헌데 송우석을 변호하기 위해 많은 변호인들이 모인다.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도 송우석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를 보는 듯 한 기분에 빠져든다. 실존인물과 실재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졌지만 이야기 속에는 분명 실제보다 미화되고 과장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진다.  

 

TV 영화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란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며 인상 깊은 대사를 하는 송강호씨의 연기가 떠오르며 책이 주는 여운이 진하기에 영화가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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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이세욱 옮김 / 비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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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문학의 거장이란 평을 듣고 있는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책을 처음으로 만났다. '이런 이야기' 제목부터 무척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길로의 여행'이라는 글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1903년 파리의 베르사유 정원에 224대의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무겁고 가장 유명한 차들이 모여 있다. 이 차들이 모인 이유는 자동차 레이스를 위해서다.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 자동차들과 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허나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차로 인해 생각지도 못하게 차에 치이는 사람, 레이스에 참가한 사람, 자식과 목숨을 끊으려고 자동차에 뛰어든 사람, 자동차 왕국을 세운 형제 중 한 등등 여러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된다.  자동차 경주로 인해서 생각지도 못한 사태가 벌어지자 급기야는 레이스를 중단시키기에 이른다.

 

스토리의 시작은 1903년 자동차 경주지만 주인공 '울티모'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자동차도 없는 마을에 살면서 자동차 정비소를 차린 리베로 파르리...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들 울티모와 함께 정비소를 이끌어 갈 생각이다. 어느 날 담브로시오 백작이 자동차를 가지고 나타나고 이 만남은 부자는 물론이고 그들의 아내이자 어머니 플로랑스와도 깊은 인연을 맺는 결과를 가져온다.

 

리베로 파르리가 스물여섯 마리의 소를 팔아서 자동차 정비소를 차리는데 결정적 이야기를 한 남자를 찾아간다. 그는 리베로가 빠진 자동차 '이탈리'를 만든 남자다. 울티모와 함께 남자의 회사를 찾고 그 곳에서 울티모는 의족을 한 남자의 비서와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와 비서와의 만남은 오래도록 울티모의 마음에 남는다.  울티모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한다. 경주용 자동차가 달리는 길인 자신만의 길... '서킷' 을 만들고 싶다.

 

마을에 처음으로 영화가 상영된 날... 울티모가 어린 시절과 마감하는 날이기도 하다. 영화를 관람 중 자신을 찾는 소리를 듣게 된다. 집으로부터의 급한 전갈... 아버지가 자동차 사고로 생명이 위험하고 아버지를 비롯 가족 모두의 친구였던 담브로시오 백작은 죽었다.

 

1차 세계대전 이탈리아 전선 카포레토에서 독일군과 오스트리아군의 연합작전으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그 속에서도 울티모의 전우인 남자의 예상치 못한 파렴치한 행동, 탈영병이란 누명을 쓴 아들의 오명을 벗기 위해 직접 나선 아버지, 피아노를 팔고 피아노 레슨을 해주며 함께 지낸 울티모와 엘리자베타란 여인과의 미묘하고 관계, 아무런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진 울티모의 그림자를 쫓는 엘리자베타를 통해서 울티모의 본 모습을 만나게 된다.

 

세련된 문장이 돋보이는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이런 이야기'..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만나게 되는 한 인간이 꿈이 어떤 식으로 완성되고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보면서 인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된다. 주인공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부를 얻게 되었지만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꿈을 이루고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진정 사랑한 한 여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자신의 꿈을 다시 모습을 나타내는 장면은 마치 영화에서 많이 보아왔던 장면이 연상되기도 했다.

 

자동차하면 남자들이 많이 좋아하고 자동차와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라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색깔의 책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처음 만난 작가의 작품이지만 빠져 들었기에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다음 작품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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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서광원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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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안의 화초처럼 자라다 사회로 나가면 내가 자란 가정의 따뜻함이 더 간절해짐을 느끼게 된다. 영원히 엄마의 품 같은 온실 속에서만 자라면 좋겠지만 인생이란 것이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자립하고 선택하고 헤쳐 나가야 하는 정글이기에 순간순간 최선이라 느끼는 선택을 해야 한다.

 

최고의 영장류인 인간... 허나 인간도 자연의 커다란 테두리 안에 놓여 있는 일부분 일뿐이다. 인간의 힘이 아무리 위대해도 자연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자연은 인간에게 끊임없이 교훈을 주고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실수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판단과 전략이 필요하다.

 

'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는 기존의 자기계발서나 성공학 책에서 흔히 들려주는 이야기와 달리 동물을 통해서 그들만이 가진 뛰어난 리더십이 어떻게 빛을 발하는지, 남다른 기술, 전략을 통해 인간인 우리들이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야할지에 대한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여태까지 접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사회생활에서 올바른 대처 방식과 삶에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저자 서광원씨가 가진 남다른 이력이 눈에 확 들어오며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 2년 연속 대표강사, 강의 누적 조회수 30만 건, 베스트셀러 '사장으로 산다는 것'의 저자다. 자연 생태계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삶의 모습을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과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카리브해에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야광충으로 불리는 아주 작은 단세포생물 녹틸루카 신틸란스... 무서운 포식자 새우에게 잡힐 것을 알면서도 빛을 내는 이 생물은 새우의 뱃속에 들어가서도 논개 정신을 발휘한다는 이야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빠른 스피드를 가졌지만 왜소한 체구로 인해서 사냥감을 획득하고도 온전히 지키기 힘든 치타의 슬픔, 힘들게 지은 집을 잠시 떠나 있거나 자신이 만든 집을 한 번씩 흔들며 확인 작업을 하면서 삶의 더께를 털어내는 거미이야기, 호주 원주민들이 사냥감의 역할을 통해서 어린 사냥꾼을 단련시킨다. 개구리가 노래를 하는 이유인 종족 번식을 위한 자리에서 섣부르게 처음부터 힘을 다 써버리면 탈진해서 죽는 불상사가 생기기에 적절한 목소리 크기와 체력 조절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의 생존을 위한 삶의 방식을 알려주며 그 내용을 토대로 회사, 조직 내에서 있었던 사례를 예로 들려주며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오늘 아침 뉴스를 통해 들었는데 얼룩말의 얼룩무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포식자에게 혼돈을 주기 위해서란 기존의 학설이 신빙성을 얻지 못하는 것에 반해 흡혈모기에 덜 물리기 위한 방법으로 얼룩무늬가 있다는 이야기가 신빙성을 얻는다는 것을 보면서 무서운 맹수의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충격적이면서도 동물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간다는 것이 놀라웠다.

 

젊을 때는 모르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잘못된 방식이고 고쳐야 할 점이라는 것을 알지만 쉽지 않기에 외면하지만 지금은 어느 순간 내 위치가 위험에 놓이게 되는 상황이기에 살아남기 위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변화를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인 물이 많아질수록 삶은 끝을 향한다.                 -p170-

 

자연에 중간은 없다. 자연은 어중간한 노력을 노력으로 치지 않는다. 상황이 요구하는 능력을 갖췄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어중간한 노력은 잠시 살아 있게 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생존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다. 자기만의 전략을 새롭게 개발하면 계속 살아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사라진다. 물론 선택은 빠를수록, 그리고 정확할수록 좋다.                                       -p304-

 

변화를 가지지 않고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고 안주하다보면 어느새 나는 도태되고 만다. 지금은 평생직장도 안정적인 직업도 거의 없다. 만족한 삶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지금은 무엇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조직에서 살아남을 전술을 갖고 있을 필요성이 있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동물들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전략을 배우고 삶에 응용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책으로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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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부 진이
앨랜 브렌너트 지음, 이지혜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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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지위가 많이 올라섰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는 여러 가지 제약과 편견이 존재한다. 여자들이 살기 편하다고 말하는 현대도 아닌 자신의 뜻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부모님 특히 아버지를 비롯한 남자들에 의해 삶이 결정되어지는 시절에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인생이 아닌 스스로의 길을 걷고 싶어 한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 '사진신부 진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미국 소설가 앨런 브렌너트의 작품이라 관심이 간다.

 

조선 말기 1897년 대구 지방 근처 보조개골이란 지명의 작은 마을 상류층에 속하는 가문에 태어난 '섭'... 남자 형제들은 다 배움의 기회를 가졌지만 섭에게 만은 허락되지 않았다. 어느 날 나이 어린 소녀가 오라버니의 아내란 이름으로 들어온다. 소녀의 이름의 송이... 송이는 가난한 친정집으로 인해 민며느리로 보내진 것이다.

 

이모의 병이 악화가 되어 어머니와 함께 이모네 집을 방문하게 된 섭... 섭은 이모를 통해 한 여인을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그토록 배우고 싶었던 글을 배우게 된다. 이모와 그녀와의 사이에는 여인만이 가진 슬프고 안타까운 모습이 있다.

 

글을 깨우친 섭이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사진신부가 되기로 한다. 완고한 아버지, 집안을 떠나 사진신부가 되기 위해 배에 몸을 싣은 섭... 그녀처럼 타향에서의 새로운 인생을 꿈꾼 조선 여인들... 허나 그들은 그들을 선택한 신랑들을 보고 자신들이 스스로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섭이 아닌 진이로 살아가기로 위해 배에 몸을 싣었지만....

 

섭은 스스로 한 번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여인이다. 진이를 선택한 신랑 노씨.. 그는 그녀를 보고 실망하지만 이미 선택하였기에 어쩔 수 없다. 좋은 신부가 되고 싶었던 진이... 허나 현실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공부를 하고 싶었던 열망으로 일을 구한 진이에게 남편 노 씨는 폭행을 행사한다. 더군다나 그는 도박을 즐기는 사람으로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임신 중인 섭에게 엄청난 폭력을 쓰고 섭이는 도저히 그와의 미래를 꿈꿀 수 없기에 도망을 친다.

 

진이 가진 손바느질 솜씨가 진이에게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기회가 된다. 진이는 올케인 송이를 향한 마음 때문에 돈을 모아야 한다. 헌데 그녀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 남자가 등장하고 그와의 인연을 맺으려고 하지만 현실 속에서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다. 이혼 소송과 새로운 삶... 먹고 살기 위해서 선택한 음식점... 끝나지 않는 악연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다른 작가의 책을 통해 이와 비슷한 다른 나라 여성들의 삶에 대한 책은 읽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 역시 사진신부란 이름으로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 용감한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다. 진이란 여성의 삶은 한 여성이 걸어 온 삶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지.. 그 길에는 가족의 소중함, 소중한 인연과 그들의 아이들... 서로를 아끼고 위해 주었지만 벗어나지 못한 죽음 등... 미국 작가의 소설임에도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진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라 여겨진다.

 

누구나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고 한다. 조선시대 여성들이 가진 틀 안에 자신을 그냥 놓았다면 진이의 삶은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으로 흘러갔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삶이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억척스럽고 당당한 삶을 산 진이란 여성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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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않고 떠나기 - 직장인이 즐기는 현실적인 세계여행
김희영 지음 / 어문학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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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디서나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여행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새로운 여행 작가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들의 여행에세이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여행을 가고 싶다는 욕구에 휩싸이게 된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여행에세이... 아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여행에세이란 생각이 든  '버리지 않고 떠나기'의 저자 김희영씨는 대학시절, 직장에 다닐 때, 결혼하고 난 이후에도 여행을 계속해서 하고 있으며 그녀에게 여행은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는 활력소이자 힐링의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저자의 첫 여행은 대학생으로 여행지는 '캐나다 전국 일주'다.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던 상황에서 떠난 세계 여행... 어머님의 바람을 외면하고 떠난 여행인데 처음의 여행의 설렘도 잠시 네 명이나 모이고 서로가 가진 성향이 다르다보니 자연스럽게 부딪히는 면이 생긴다. 서로가 가진 성격, 성질, 성깔로 구분지어 풀어 놓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저자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요령껏 여행을 떠난다. 혼자서 여행을 다니는 것에 무섭고 두려움이 큰 나 같은 사람에게는 다른 여행보다 몽골 여행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을 이용해 사람을 모으고 같이 가려던 일행 중 한 명이 남자친구로 인해 여행 자체를 떠나지 못한다. 인원이 안 되기에 여행 자체가 깨질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두 번 경험하지 못할 몽골 여행을 한 그들... 허나 남자친구로 인해 그들과 함께 여행을 못 떠난 그녀는 이제껏 몽골 여행을 못 했다는 글에는 얼마나 아쉬울까 하는 마음도 들지만 나 같아도 남녀의 비율이 같은 여행은 쉽게 허락을 못할 거 같기에... 일본인과 합류하며 여성의 비율이 높아졌겠지만 처음 여행준비를 할 때는 그것까지는 알 수 없으니....

 

일 년에 한 번씩 여행을 꼭 하면서 지냈다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온다. 목표가 있어도 쉽지 않은 일인데... 특히나 결혼 후 아기를 가지는 노력의 시간과 실패, 곧 다가 올 명절을 이용해서 자신을 위해 여행을 계획하고 떠난다. 나이 드신 어른의 입장에서, 가부장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생각하면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겠지만 그녀가 앞으로 남편과 더 잘 살고, 다시 아이를 가지는 힘을 얻는데 여행은 틀림없이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패키지여행을 빼고는 배낭여행은 아들과 함께 한 인도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어디를 가든 여행지에서 남자보다 여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선진국도 아닌 인도를 여행했을 적에도 혼자서 여행오신 여성들을 많이 만났다. 그만큼 여행에 대한 갈망을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많이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혼자서 여행할 정도의 용기가 적어 아직도 혼자서 여행을 계획하면 패키지 상품을 찾아보게 되는데 이제부터라도 용기를 내어 평생의 로망이자 나의 버킷리스트에 올라 있는 자유여행을 차츰 준비해 볼 생각이다.

 

여행은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저자가 알려주는 다양한 형태의 여행 이야기... 젊다는 용기로 떠난 대학시절, 직장생활 중 휴가를 이용하거나 출장을 통한 여행, 결혼을 했어도 여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힘을 얻는 모습에 경제적, 시간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대면서 여행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

 

이름만 대면 아는 여행 작가는 아니지만 '버리지 않고 떠나기'는 내 친구 같고, 내 동생 같은, 가까운 사람이 다녀 온 여행지의 모습을 들려주는 이야기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시간도 돈도 많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도 짧은 여행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살아가는 모든 것이 힘들 때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볼 수 있게 용기 있게 떠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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