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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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가 낳은 '움베르토 에코'란 평가를 받는 밀로시 우르반의 고딕소설 '일곱 성당 이야기' 중세와 현재를 오가며 체코 프라하의 대표적인 성당들을 중심으로 한 역사를 만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주인공 나란 인물은 자신의 출생부터 불행하다고 털어 놓는다. '크베토슬라프 슈바흐'란 자신의 이름을 극도로 싫어해서 오히려 이니셜 'K'로 불리우길 원한다. 자식을 원하지 않았던 부모님은 슈바흐로 인해 결혼을 하고 함께 살지만 결국 아버지는 가족을 두고 떠나 버린다. 이름으로 인한 콤플렉스에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그를 인정해주는 선생님을 만났지만 그 마저도 마흔 살이나 차이나는 어린 여성을 만나 떠나버린다.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외톨이로 지낸 슈바흐는 그를 알아주는 신부를 만나 겨우 아버지와의 화해를 시도하던 때 강도에 의해 신부가 죽음을 맞게 되자 그는 절망하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두 번이나 같은 여자와 마주친다. 무너져 가는 콘크리트 조각상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는 여자... 그녀가 사라지고 난데없이 들려오는 성당 종탑에서 울리는 종소리.. 슈바흐는 경찰에 연락을 하고 종탑으로 달려가 보니 한 남자가 다리에 밧줄이 뚫고 지나간 형태로 거꾸려 매달려 종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슈바흐는 경찰관이었다. 시청에서 오랜 시간 근무했던 여인을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집에 상주하고 근무했지만 그녀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그는 경찰관의 옷을 벗게 된다.

 

슈바흐는 경찰 서장으로부터 두 명의 남자를 소개 받고 경찰관으로 복직되지 않은 상태로 그들과 동행하는 특수 임무를 맡게 된다. 더불어 그는 매력적인 여자경찰관 로제타를 소개받는데 그녀는 슈바흐가 가진 콤플렉스를 유머스럽게 보여주며 그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의문의 사건이 또 발생하고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슈바흐는 자갈돌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이 사건들이 종탑 사건과 자살한 여성과도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더불어 한 장의 사진이 사라진 소년들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꿈처럼, 환각처럼, 진실을 형상으로 볼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을 가진 슈바흐와 또 다른 인물도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내년에 너무나 여행하고 싶어 계획을 잡고 있는 체코 프라하의 성당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지는 면이 많았다. 다만 체코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읽었다면 더 재밌게 다가 올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생각지도 못한 진실이 들어나는 장면에서는 슈바흐와 같이 나 역시 멍해짐을 느꼈을 정도로 예상 밖이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을 통해 역사 속 진실의 문을 찾아가는 이야기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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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도사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2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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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를 무대로 한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17세기 중세 독일 숀가우 지방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과 그의 딸 막달레나 퀴슬, 딸이 사랑하는 젊은 의사 지몬 프론비저를 중심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가는 스토리다. 1권 '사형집행인의 딸'에서는 마녀사냥을 다루고 있다면 두 번째 이야기 '검은 수도사'에서는 이미 이름만 되면 아는 사람들이 가입되어 있다는 '템플기사단'의 숨겨진 보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교구에 속해있는 신부가 성당 보수 공사 중 엄청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사건이라 그는 자신보다 위에 있는 분들과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여동생에게 편지를 띄운다. 헌데 신부가 발견한 것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 사람들에 의해 그는 죽음을 맞게 된다.

 

의사 지몬은 신부의 죽음을 확인하려 달려갔다가 신부가 도넛을 먹고 죽었으며 그 도넛 위에 발라진 꿀에 독이 들어 있음을 감지한다. 혼자서 해결하기 힘들기에 사형집행원 야콥을 부르는데... 그들은 신부가 왜 죽음을 맞았는지 진실을 알기 위해 움직이다 라틴어가 쓰여진 석관을 발견한다.

 

사형집행인의 딸 막달레나는 죽은 신부의 여동생 베네딕타 코프마이어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그녀를 오빠에게 데리다 준다.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고 싶은 베네딕타를 옆에서 도와주는 지몬... 자신과 비교가 되지 않게 세련되고 부유한 베네딕타를 바라보는 지몬에게 막달레나는 화가 난다. 막달레나는 잠시 지몬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약을 구하러 가는데.. 헌데 그녀는 아버지에게 해를 가한 사람을 보게 되고 그를 쫓다가 엄청난 곤경에 빠지고 만다.

 

성실하고 끈질긴 사형집행인 야콥이 누군가의 공격에도 전혀 굴하지 않자 더 이상 신부의 죽음을 파헤치는 것을 막기 위해 힘이 동원된다. 힘을 행사하는 숨은 세력은 템플 기사단이 숨겨둔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살인도 주저하지 않는 다.

 

템플 기사단의 보물을 둘러싼 사건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속에 양념처럼 젊은 연인들의 사랑싸움이 즐겁게 느껴진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연인들은 사랑을 확인받고 싶다. 신분의 차이를 느끼는 의사 지몬과 사형집행인의 딸 막달레나... 지몬이 죽은 신부의 여동생 베네딕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막달레나는 마음이 불편하고 질투를 참아내기 힘들다.

 

중세 도시가 가진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하나같이 매력적인 인물들과 그 중에 특히 박학다식한 사형집행인 야곱이란 인물이 전작에서 밝혔듯이 실존 인물을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저자 올리퍼 푀치가 퀴슬 가문의 후손이라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한권 한권이 재밌어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시리즈가 기다려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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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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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시대가 조선왕조 500년이다. 조선왕조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대였고 그 시대를 호령한 왕들은 치열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허나 정통성과 상관없이 왕위에 오른 분들도 계시고 시대의 흐름에 의해 본의 아니게 왕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왕위 자리에 설 수 있었으며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조선 임금 잔혹사'는 냉혹한 왕의 자리를 둘러싼 역사적 진실을 낱낱이 알려준다.

 

역사를 돌아볼 때 개인적으로 끌리는 왕이 있고 정말 저 왕은 통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왕도 있다. 대표적으로 끌리는 인물은 정조임금님과 군으로 인조반정에 의해 왕권을 물러준 광해군이다. 정조임금의 아버지는 비운의 사도제자다. 사도세자가 학문보다는 무인 기질을 타고났기에 아버지 영조임금의 엄한 규율을 버거워 했으며 대리청정 때 세 번의 양위는 그를 더욱 힘들게 하고 아버지 영조임금과 더욱 사이가 벌어지는 계기가 된다. 소론과 가까웠던 사도세자는 기득권층 노론과 영조임금에 의해 조선왕조 500년 중 가장 슬픈 사건으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조선 왕조 역사상 세종대왕과 함께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정조임금은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음을 맞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이다. 그 슬픔이 얼마나 깊었을지는 충분히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세손이지만 노론은 세자를 없애고 싶어 했지만 여든두 살의 영조임금이 세상을 떠나자 드디어 왕의 자리에 오른다. 자신이 생각했던 방식대로 개혁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규장각을 세우는 등 신분과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뽑는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정조임금은 재위 25년 마흔 아홉 살에 생을 마감한다. 정조임금이 죽자 수렴청정을 시작한 정순왕후로 인해서 정조임금의 개혁정치는 폐지되고 이로 인해 조선은 멸망으로 이끈 안동 김씨 60년의 세도정치가 시작된다.

 

역사를 통해 재평가 받고 있는 인물로 광해군을 꼽을 수 있다. 연산군과 함께 폭군으로 묘사되던 광해군... 광해군은 임진왜란으로 세자에 오르고 피난길에 오른 선조를 대신해 위험에 처한 조정을 훌륭하게 이끈다. 혼란한 시대에 능력을 발휘 했지만 적장자가 아니란 이유로 명나라로부터 세자 책봉을 거부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임금의 자리에 오르고 대동법과 호패법을 시행하는 등 왕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대북 세력을 옹호하고 실리외교가 추구했지만 인조반정에 의해 왕위를 내어주고 유배지에서 고독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고 만다. 더불어 광해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나왔을 때도 재밌게 보았지만 케이블 TV에서 하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어제 보았는데 진짜 광해군은 하나도 멋지게 그려지지 않았지만 광해군으로 나온 광대가 더 왕 같은 이야기가 재밌고 흥미로웠지만 진짜 광해군은 조선 왕 중 능력이 뛰어난 인물임에는 틀림없고 그가 실패한 정치를 펼치지 않았더라면 어떤 임금으로 남았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조선의 왕 중 가장 한심하고 이런 왕은 없었다면 하는 왕이 인조임금이다. 자식을 질투하고 죽이는 나쁜 아버지에 왕으로서의 능력 역시 없는 최악의 왕이란 이야기에 공감한다.

 

조선의 왕들은 사극이나 책, 영화를 통해서 너무나 익숙하다. 왕위 자리에 오르는 것도 힘들었지만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던 모습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왕의 자리에 앉은 사람보다 오랜 시간 세자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왕위에 오르지 못한 인물들이 많았음을 새삼 생각해 알게 된다. 권력의 힘을 알고 느낀 사람은 그것을 놓기 힘들다. 한 나라의 군주로 세상을 호령했던 왕들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왕을 통해 조선왕조 500년을 만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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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 6개국 30여 곳 80일간의 고양이 여행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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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이용한 작가님의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가 나왔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참 예쁜 책이다. 표지에서 보듯이 동그란 눈을 반짝반짝 빛나며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모르코하면 사하라 사막이 젤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모르코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는데 이용한 작가님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고양이 역'이 있다니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그만큼 세계 어느 나라보다 모르코 사람들은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깊다. 절대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모르코 사람들이지만 고양이와 함께라면 기꺼이 사진을 찍는다니... 나중에 모르코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 때는 나도 고양이를 안고 있는 모르코인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고양이의 낮잠에 방해가 될까봐 걱정하는 주인의 태도가 놀라움으로 다가온 이야기.. 더불어 항구의 고양이를 찍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경찰차에서 내린 경찰들에 의해 스파이란 오해를 받은 저자는 군사적 요충지였던 것을 모르고 찍은 정비정이 찍힌 사진들은 모조리 지우기도 했던 이야기는 무서움마저 느끼게 한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따뜻하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든, 길고양이든, 고양이가 자신의 품에 있듯 아님 옆에 있듯 고양이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오는 사진이다.

 

이렇게나 팔자가 좋은 고양이들이 있는가? 따뜻한 햇살과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낮잠을 즐기는 고양이들... 

 

우리나라는 길고양이는 무조건 피하고 무서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모르코, 터키, 일본, 대만, 인도, 라오스의 고양이들은 길고양이라도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 고양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눈길에서 우리와 확연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물며 한쪽 눈이 없는 외눈 길고양이를 돌봐주며 밥은 자신이 주고 있으니 저자에게는 놀아주기만 하라는 이야기에 마음 한 쪽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저자도 그리스가 아닌 터키의 고양이를 보기로 결정했듯이 여행자들 중에는 오로지 고양이만을 보기 위해 터키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고양이를 보기 위한 목적을 가진 여행자가 많다. 여기에 터키를 여행하다가 고양이에 빠져드는 여행자도 생겨날 정도로 터키 이스탄불은 '고양이의 천국'이다.

 

아들이 알레르기가 있어 동물을 키우지는 못하지만 조금 나아진다면 강아지 보다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하고 있다. 이런 나의 의견을 친구에게 얘기한 적이 있는데 친구가 바로 고양이 사진을 보내며 옆지기와 아들을 설득해 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아들보다 옆지기가 반대를 해서 고양이 키우는 것을 조금 뒤로 미뤘지만 기회가 되면 고양이를 꼭 키우고 싶다.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는 이용한 작가님의 고양이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이다. 고양이를 보기 위해 떠난 여행에세이... 저자가 얼마나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한 번씩 해외여행을 할 기회가 생겨도 개를 보면 손을 내밀어 귀엽다는 표현을 한 적은 있는데 고양이는 없었다. 책에 나온 나라는 물론이고 그리스도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한다니 이들 나라를 여행할 기회가 생기고 고양이를 보게 된다면 고양이와 함께 사진도 찍어보고 싶다. 우리나라 길고양이들은 사람들을 무서워해서 자꾸만 피하기에 사진 찍기가 쉽지 않고 고양이를 대하는 나를 비롯한 사람들의 태도가 변화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시인 이용한 작가님의 고양이 이야기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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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바람을 따라 떠나다 - 스튜어디스의 세계 도시 여행, 그 빛나는 청춘의 기록
신혜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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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가 '스튜어디스'다. 비행기를 타고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생각만 해도 가슴 두근거리는 직업이다. 나에게 스튜어디스란 직업은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친구 중 한 명이 스튜어디스가 되기 위해 항공학과에 들어갈 때까지 조금은 생소한 직업이었다. 헌데 친구가 대학에 합격하면서 스튜어디스란 직업이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지 알게 되었다.

 

스튜어디스가 되려는 사람들은 대개가 국내 항공사에 취직하려고 생각하지만 아랍계 두바이를 기점으로 한 에미레이트 항공사 스튜어디스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신혜은씨의 '낯선 바람을 따라 떠나다'는 6년이 넘는 시간을 항공사 직원으로 근무하며 느낀 이야기, 다른 나라의 여행지를 맛깔나게 풀어내고 있는 여행에세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크루(승무원)들이 전부 두바이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지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텐데 생각보다 큰 숙소에 함께 살게 된 사람들과의 일상은 스튜어디스들의 생활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참 착한 딸이란 생각이 든다. 시간이 생기면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여행을 가는 모습이 너무나 정겹게 다가 온 이야기는 물론이고 승무원 할인 티켓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 동생이 다음날 합류한 이야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았을 때의 감상, 편안히 쉴 수 있는 휴가를 봉사활동에 전부 투자하며 가난하지만 욕심도 이기심도 없이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스스로를 불쌍하지도 안타깝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행복을 들여다본다. 이외에도 너무나 보고 싶은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보기 위해 기꺼이 암표를 구입한 이야기,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동료들의 말싸움과 저자 자신이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팔레스타인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된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승객들의 모습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은 저자가 얼마나 열심히 근무하고 삶을 바라보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여행지 '몰타'란 나라가 있다. 신약성사의 사도행전의 배경이 된 장소로 이 작은 섬나라에 사도 바울의 행적을 담은 기념 교회가 있고 아름다운 해변이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나라라고 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와 달리 개성 넘치는 건물들이 많다고 하니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제 더 이상 에미레이트 항공사 직원이 아니다. 아랍계 항공사에서 근무하며 많은 승무원들이 외로움에 여성으로서 받아야 하는 어려움, 불편함 등에 빨리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비해서 참으로 오래 근무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성실함을 보여주었기에 그녀가 다른 일을 선택해도 충분히 멋지게 해낼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 항공사에 근무하는 직원분의 여행에세이고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낯선 곳에서 누구보다도 빛나는 시간을 보낸 신혜은씨... 그녀의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지 어떤 일을 하던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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