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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욕하면서 보는 막장 아침드라마... 평소에 TV이를 별로 보지 않고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기에 보지 않지만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한 번씩 드라마를 이야기로 삼아 스토리를 얘기해 주었기에 보지 않아도 그 드라마의 성격은 파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골 소재처럼 등장하는 불륜, 출생의 비밀 등의 이야기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우리나라 드라마... 솔직히 파급력이 큰 TV 드라마, 영화 등에 이런 소재가 너무 자주 나온다는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가 배우자외의 다른 사람을 애인으로 만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문화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사랑을 했던, 조건을 보고 했건 결혼이란 울타리를 만들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사람들이 일탈을 꿈꾸는 사회... 쇼윈도우 부부가 많다지만 그렇다고 불륜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이야기에 호응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학창시절에 클럽을 가 본 적이 없기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줄리아나란 클럽이 있는지도 몰랐다. '줄리아나 1997'은 이대를 다니면서 젊음을 클럽 줄리아나에서 맘껏 발휘하며 화려한 시간을 보낸 다섯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주인공은 한 편의 소설이 화제를 모으며 화려한 데뷔를 하였지만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그 남자의 아내, 아들의 엄마, 며느리로 살며 다시 소설을 쓰고 싶은 마흔한 살의 송지연이다.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의 종영 파티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남성패션잡지 편집장을 만나게 된다. 스마트하고 세련된 외모뿐만 아니라 그의 글 솜씨는 지연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적극적으로 나오는 편집장의 모습을 은근 즐기면서도 그에 대한 마음을 서서히 커져만 가는데....
솔직히 어느 가정을 들여다보아도 느끼는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의 차이가 있지만 한두 가지 문제없는 가정은 없다.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상처받은 과거의 기억들이 수시로 지연을 편집장에게 이끄는 요소로 등장한다. 그녀의 친구들 중 한 명은 소설이기에 가능한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경우도 있고, 연애 따로 결혼 따로를 실천하는 친구, 온전히 순결을 지키며 사랑하는 남자만을 기다린 친구, 남편이란 울타리에 만족하며 삶을 즐기는 친구가 모여 다시 예전의 화려함을 한 번씩 즐기는 일탈 속에서 자신들의 가정이 가진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고 지연 역시 자신은 로맨스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합리화하고 싶지만 그녀가 하는 일탈은 결국 불륜이다. 그녀가 사랑을 쫓는다고 그 사랑이 평생 같은 마음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이런 류의 소설에 크게 흥미나 재미를 느끼지 않기에 이 책에 대한 평은 일단 보류하고 싶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나와는 다른 열정적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인생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서 읽으면 괜찮지 않을까...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많은 것을 공유하며 산다. 결혼이 섹스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닌데...
예전과 달리 섹스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면서 오직 성적 이끌림에 마음을 빼앗기고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일이 생겨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줄리아나 1997'가 더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