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
사쿠라기 시노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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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기 시노의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은 표지부터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한 소녀가 화단에 웅크린 자세로 위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 당장이라고 무슨 말을 건넬 거 같은 눈망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은 일곱 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여성들은 하나같이 조금 어둡고 쓸쓸하며 공허한 그러면서도 자꾸만 안쓰럽고 아련한 슬픔을 느끼게 만드는 여성들이다. 소설 속의 배경은 저자가 나고 자란 홋카이도다. 그녀들이 사는 모습이 홋카이도(북해도)의 자연 환경과 지역적인 분위기와 합쳐져 더 애처롭게 다가온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 역시도 농촌 지역의 남성들이 결혼을 하는 것이 쉽지 않는가 보다. 목장 일을 하는 남자에게 시집 온 중국 여인... 그녀가 왜 일본말을 조금 하면서도 감출 수밖에 없었는지... 무서운 시어머니에게서 도와주려는 남편이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파도에 꽃피우다, 여자가 어떤 일을 해서 돈을 버는지를 알면서 그 돈으로 빠진코를 하는 것을 넘어 큰 금액의 돈을 요구하는 남자.. 참으로 한심하다. 그럼에도 여자는 남자에게 돈을 마련해 주기 위해 다른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여자는 우연히 대형마트에서 눈길이 마주친 후 아무런 미련을 두지 않게 된 이야기 바다로, 찌질한 애인에게 밀회 장면이 들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 커다란 사건이지만 결정은 여자가 한다. 허나 그녀는 벽돌 두개를 놓는 과정에서 망설이게 되는 프리즘, 사람들이 천직이라 말하는 스트립쇼 클럽을 벗어나 커피를 만드는 여자의 아름다운 변신이 따뜻하게 다가 온 피날레, 부모님의 기대를 버리고 집을 나간 언니의 유골이 돌아온다. 자신 역시 외지에 나갔다가 2년 만에 돌아왔지만 언니가 건넨 한 마디가 그녀에게 힘이 되었다. 언니가 실력이 있었으면서도 한 남자의 첩으로 살았던 삶을 다룬 바람 여자, 옛 스승은 아들이 결혼을 올리는데 신부에게 기모노를 입혀 달라며 부탁을 한다. 개성 강한 신부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시어머니지만 늦은 나이에 결혼을 결심한 아들을 위해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스승의 일을 도와주는 여자 역시 사는 것이 팍팍하지만 부부란 이름의 틀을 유지하고 싶다. 그녀는 소녀였을 때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낙태한 경험이 있고 스승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어긋난 부부관계, 여자가 새로운 길을 나서기로 하는 결​ 고운 하늘, 마지막으로 뿌리 없는 풀... 헤어진 남편과의 사이에 생각지도 못한 아이가 들어선다. 낳아야 할지 떼어야 할지 고민인 여자 앞에 아버지의 옛 친구와 만나게 된다. 한 탕에 목숨을 건 아버지와 그.. 그리고 어머니...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날 소녀는 여자의 길에 들어섰던 과거를 넘어 남자는 여자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겨준다.

 

여자의 강함이 무엇인지 단편소설 속 여인들은 보여준다. 사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고 버겁기만 한 여성들이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순응하듯 살고 있지만 기회가 생기자 과감성을 보여준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처해진 상항에서 묵묵히 하루하루 담담하게 견디어내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왜 이리 쓸쓸하고 아련하게 자리 잡는지... 산다는 것이 항상 즐거울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항상 슬프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내일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삶은 버겁다.

 

원하는 인생을 살면 좋겠다고 아들에게 늘 말하고 있다. 헌데 인생이란 게 내가 원하는 대로, 계획한 대로 흐르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한 번 승자가 영원한 승자가 아니듯 인생은 더더욱 변수가 많다. 현재의 모습이 미래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에 오늘 하루가 설령 계획한 대로 흐르지 않게 되더라도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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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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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 보는 막장 아침드라마... 평소에 TV이를 별로 보지 않고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기에 보지 않지만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한 번씩 드라마를 이야기로 삼아 스토리를 얘기해 주었기에 보지 않아도 그 드라마의 성격은 파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골 소재처럼 등장하는 불륜, 출생의 비밀 등의 이야기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우리나라 드라마... 솔직히 파급력이 큰 TV 드라마, 영화 등에 이런 소재가 너무 자주 나온다는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가 배우자외의 다른 사람을 애인으로 만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문화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사랑을 했던, 조건을 보고 했건 결혼이란 울타리를 만들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사람들이 일탈을 꿈꾸는 사회... 쇼윈도우 부부가 많다지만 그렇다고 불륜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이야기에 호응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학창시절에 클럽을 가 본 적이 없기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줄리아나란 클럽이 있는지도 몰랐다. '줄리아나 1997'은 이대를 다니면서 젊음을 클럽 줄리아나에서 맘껏 발휘하며 화려한 시간을 보낸 다섯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주인공은 한 편의 소설이 화제를 모으며 화려한 데뷔를 하였지만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그 남자의 아내, 아들의 엄마, 며느리로 살며 다시 소설을 쓰고 싶은 마흔한 살의 송지연이다.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의 종영 파티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남성패션잡지 편집장을 만나게 된다. 스마트하고 세련된 외모뿐만 아니라 그의 글 솜씨는 지연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적극적으로 나오는 편집장의 모습을 은근 즐기면서도 그에 대한 마음을 서서히 커져만 가는데....

 

솔직히 어느 가정을 들여다보아도 느끼는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의 차이가 있지만 한두 가지 문제없는 가정은 없다.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상처받은 과거의 기억들이 수시로 지연을 편집장에게 이끄는 요소로 등장한다. 그녀의 친구들 중 한 명은 소설이기에 가능한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경우도 있고, 연애 따로 결혼 따로를 실천하는 친구, 온전히 순결을 지키며 사랑하는 남자만을 기다린 친구, 남편이란 울타리에 만족하며 삶을 즐기는 친구가 모여 다시 예전의 화려함을 한 번씩 즐기는 일탈 속에서 자신들의 가정이 가진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고 지연 역시 자신은 로맨스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합리화하고 싶지만 그녀가 하는 일탈은 결국 불륜이다. 그녀가 사랑을 쫓는다고 그 사랑이 평생 같은 마음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이런 류의 소설에 크게 흥미나 재미를 느끼지 않기에 이 책에 대한 평은 일단 보류하고 싶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나와는 다른 열정적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인생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서 읽으면 괜찮지 않을까...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많은 것을 공유하며 산다. 결혼이 섹스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닌데...

예전과 달리 섹스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면서 오직 성적 이끌림에 마음을 빼앗기고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일이 생겨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줄리아나 1997'가 더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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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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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떠난다는 것은 엄청난 슬픔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남겨진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남겨진 사람이 회상하는 사랑이야기와 사랑을 잃어버린 후의 슬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줄리언 반스의 신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에서는 저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애드벌룸이 하늘을 날고 있는 표지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책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기구는 자유를 대변하고 있다. 하늘에 떠 있는 기구란 것이 날씨와 바람 같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에 지배를 받는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그 어쩔 수 없는 것을 이용해서 더 높이, 더 멀리 날고 싶은 욕망을 표출한다. 책은 세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첫 번째 이야기는 기구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역사 속 세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근위기병대 대령인 프레드 버나비, 아름답고 매력적인 유태인 출신으로 가톨릭으로 개종한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 저널리스트, 기구 조종사, 사진가 등의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열정적인 남자 펠릭스 투르나숑... 3명의 사람들은 누구보다 기구에 미친 사람들이고 이들의 대한 이야기다.

 

두 번째 이야기는 사랑하는 프레드 버나비가 사라 베르나르의 매력에 빠진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자신만의 연인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싶었던 버나비의 바람과는 달리 사라는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의 말을 건넨다. 허나

사람을 프레드  버나비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며 자신을 속였다고 느끼고 그녀의 곁을 떠나 전장을 돌아다닌다.  결국 각각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지만...

 

세 번째 이야기는 사랑하는 아내가 죽음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 슬픔을 온 몸으로 느끼고 사는 한 남자의 절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다. 이처럼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하고 그녀를 그리워하는 애틋한 사랑을 한사람들이 있다니 놀랍다. 충분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의 아픔이나 슬픔이 어느 정도 이해도 가고 공감하는 면이 있다. 그럼에도 감정이 이해는 되지만 온전히 그 감정을 느끼고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리언 반스는 전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재밌게 읽었기에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에 대한 기대가 컸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인생에 대한 생각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인데 반해 이번 작품은 몰입 면에서나 재미 면에서 전작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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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꽃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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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방마다 고유의 광기가 서려 있기 마련이다.

브르타뉴 지방에는 모든 광기가 도사리고 있다.     -자크 캉브리-

 

무섭다. 개인도 아니고 한 지방에 도사리고 있는 광기라니... 거기에 브르타뉴란 특정 지방은 다른 지방보다 훨씬 더 광기어린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  21세기도 아니고 1800년대 19세기라면 이런 분위기가 흐르는 마을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것에 전염되고 무서워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광기를 일곱 살의 어린 소녀 엘렌 제가도(천둥꽃)는 직접 그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된다. 소녀가 사는 마을에 사람 모발을 사기 위해 나타난 가발 장수는 물론이고 엄마, 아빠의 입을 통해서 마을에 떠도는 죽음의 존재에 대해 느끼고 그것에 매료된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버지와 헤어져 천둥꽃은 이모에게 보내진다.

 

요리를 하고 싶었던 천둥꽃은 요리를 통해 사람들을 죽이는 엽기적인 살인마로 점점 그 광기가 더해간다. 따끈한 수프나 고소한 쿠키, 달달한 쨈에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 독이 들어 있다. 특별한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녀는 너무나 당연하게 사람들을 죽이고 다른 지방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죽음이 존재하지만 당시에 무서운 콜레라가 돌았기에 충분히 의심스런 상항이지만 그녀의 추천서는 항상 천둥꽃의 보호막으로 자리한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천둥꽃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도 발각되고 만다. 자신이 의심을 받는 상항에서도 천둥꽃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이 만든 요리를 내놓으며 먹기를 권유한다. 이 얼마나 대범한 행동인가? 헌데 그녀는 여러 정황과 증인들로 인해 살인마임이 들어나지만 스스로 너무나 당당하다. 자신에게 울타리가 되어 줄 가족은 물론이고 그녀에게 친절한 사람이든 아니든 그녀가 죽이는 상대는 대상에 구분이 없다. 마흔여덟 살... 법정에서 그녀가 살인을 저지른 이유를 털어 놓는 이야기는 19세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그래도 그렇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천둥꽃'은 사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다. 너무나 황당한 이유로 마녀사냥을 자행했던 시대인데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는 여인이 그 오랜 시간 걸리지 않았다니... 엽기적인 연쇄살인마의 이야기지만 섬뜩하거나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저 여인이 왜 저렇게 달콤하게 죽음을 만들어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라마다, 지방마다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전설이 존재한다. 바르타뉴 지방이 가진 전설을 바탕으로 장 퇼레가 가진 특유의 문체와 유머가 결합하여 블랙유머가 가진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천둥꽃'.... 광기어린 달콤한 죽음이 가진 진실이 생각할수록 무섭지만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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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민정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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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이란 공간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 영화 등은 종종 있었다. 숲 속 외딴 집, 건물 등 어디에 있던 밀실이란 공간이 가진 무서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 또 다른 밀실이 등장한다. 프랑스의 밀리언셀러 작가인 프랑크 틸리에의 '현기증'의 밀실공간은 어두컴컴한 지하 동굴... 두 남자는 손과 발에 족쇄가 채어져 있고 한 남자의 얼굴에는 철가면이 쓰여 있다.

 

평온하게 잠든 다음날 아무 이유도 모른 체 어두운 동굴에서 눈을 뜬 조나탕...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떠올리며 무서운 불안감에 휩싸인다. 다행히 그의 곁에는 개 포카라가 함께 있다. 동굴 탐색을 통해 비슷한 또래의 철가면을 쓰고 있는 남자와 자신처럼 족쇄가 달려 있는 스무 살의 아랍 청년을 만나게 된다. 세 사람은 누군가의 의해 어두운 지하동굴에 옮겨진 것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기에 그들이 느끼는 공포는 상상이다.

 

거짓말쟁이, 도둑, 살인자가 누구인지 가리키는 글과 그들이 처한 상항에 대한 경고문... 세 사람은 무엇 때문에 자신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극한 상항에서 서서히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게 된다. 

 

인간이란 게 우습다. 이런저런 희망을 포기해도 굶주림에 대한 고통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난폭하게 변화하는 조나탕의 개 포카라.. 개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려는 사람이 생기고 결국 개, 사람 둘 다는 살기 위해 필사적이다.

 

탈출할 방법을 찾는 와중에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세 사람이 얽힌 관계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포카라가 개가 아닌 늑대에 더 가까워진 사연부터 시작해서 아랍청년, 철가면의 남자, 그리고 조나탕까지... 밀폐된 공간이 가진 힘에 의해 그들이 쏟아내는 진실은 오히려 더 무섭고 두렵다.

 

스토리의 속도감이 좋은 쫄깃한 맛이 느껴지는 스릴러 소설이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존재하기 보다는 서로의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진실이 마음속에 묻어두고 절대 다른 사람에게 밝히고 싶지 않는 죄의식이 가져오는 엄청난 비극에 허탈감 마저 든다.

 

책도 책이지만 영화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비슷한 밀폐 공간을 다룬 영화가 있지만 스토리가 가진 힘이 좋기에 영상으로 만나면 한여름의 더위를 물리칠 수 있는 서늘함이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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