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유럽여행 - Study & Fun
정용숙 지음 / 아주좋은날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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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두근거린다. 개인적으로 세상에 그 어떤 것보다 여행은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는 즐거움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보고 즐기는 여행도 좋지만 하나의 테마를 정해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여행... 평소에 여행에 관심도 많고 새해가 되면 항상 목표로 삼는 영어공부를 함께 한 여행이야기... 책을 읽으며 솔직히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도 가지만 나이가 중년인 나보다는 자라는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여행이다.  

 

저자도 대단하지만 저자의 남편 역시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이시란 생각이 든다. 저자가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가 남편의 권유로 영어를 배우기 위한 어학연수를 떠난다.

 

영국의 이름만 대면 아는 대도시의 대학이 아닌 조금 떨어져 있지만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진 어학코스는 많다. 영어 공부를 하기에 좋은 학교를 알아본 후 자신에게 맞는 수업방식을 선택한다. 많은 경비가 들어가지 않게 어학연수와 저렴하면서도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홈스테이, 민박을 주로 이용한다.

 

배움에 나이가 없다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어학연수를 온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인연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여행의 즐거움으로 삶에 활기를 얻는 저자의 모습 안에는 여행을 통해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삶을 사는 자세를 바꾸어 버릴 정도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골프를 하면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어학연수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산타의 고향이라는 핀란드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문화에 매료되기도 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한 시간이 얼마나 즐거웠을지... 세계 어디를 가나 친절한 사람도 있지만 바가지요금, 불친절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름다운 도시 에든버리에서 소개받은 숙소 주인 부부의 모습은 성수기만 되면 유명 여행지의 바가지 요금을 일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상이 담겨져 있어 여행에세이로도 괜찮지만 영어연수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정보들이 많다. 영어연수를 받기 위해 필요한 입학원서나 홈스테이 정보, 여행을 계획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경비, 놓치면 안 되는 여행지 등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어 활용하면 좋을 듯싶다.

 

평소에 여행을 떠올리면 그냥 보고 즐기는 여행만을 생각했다. 허나 이 책을 보면서 영어공부를 하면서 여행을 할 수 있는 저자의 방법에 끌린다. 저자처럼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만난 사람들 중에는 중년을 넘어선 분들도 많다. 늦었을 때가 가장 좋은 때이고 용기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나는 옆지기에게 여행 허락부터 받아야겠지만... 기회가 되면 아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여행이다.

 

책을 덮어도 영국, 스페인, 핀란드, 남프랑스, 독일 도시들의 아름다운 풍경이 머리에 자꾸만 맴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여행에세이와는 다른 여행이야기... 많이 배우면서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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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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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언제나 사랑받는 작가가 있다. 헤르만 헤세가 바로 그런 작가 중 한 분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 내가 읽는 작품은 서너 편 정도 된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읽은 '데미안'은 솔직히 깊은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허나 시간이 흐르고 다시 읽었을 때 그 느낌은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많이 달랐다. 데미안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이 있지만 정작 헤르만 헤세란 인물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알고 있지 못하다. 헤르만 헤세의 삶과 그가 사랑한 여인들을 다룬 '헤르만 헤세의 사랑'... 헤르만 헤세에 대해 좀 더 알게 될 거란 기대감을 갖게 한 책이다.

 

세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한 헤르만 헤세... 그의 작품 속에는 그와 사랑에 빠진 여성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첫 번째 부인인 마리아 베르누이는 헤르만 헤세와 사랑에 빠진다. 아홉 살 나이차가 있는 헤세를 사랑하기에 그와 결혼하고 싶다. 기쁜 마음으로 마리아를 반겨주는 헤세의 집과는 달리 명망 높은 가문의 딸인 마리아의 가족들은 헤르만 헤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결코 쉽지 않은 결혼을 했지만 헤세는 자신을 홀대하는 마리아의 아빠와는 마주하기도 싫어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만족한 삶을 살아간다. 아니 마리아가 헤세에 맞추어 사는 삶을 살았다 고해야 옳은 것이다. 아들 셋을 낳았지만 새로운 여인과 결혼을 위해 마리아의 정신병을 들어 이혼하려는 헤세의 모습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집, 자식, 변덕스러운 기질과 우울한 기분에 휩싸이는 헤세의 비위를 다 받아주며 남편의 좋은 면만 보려고 노력하는 완벽한 아내, 엄마로 살려고 노력한 마리아와의 14년의 결혼 생활은 결국 끝이 난다. 그녀의 정신병을 들어 이혼에 유리하게 하려는 헤세의 모습은 글쎄... 자신 역시도 정신병으로 입원한 경력이 있었는데...

 

마리아와 이혼하기 전에 두 번째 부인이 된 루트 벵거를 만났다. 열렬히 헤세와의 결혼을 원하는 루트 벵거.. 그녀가 꿈꾸는 결혼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규범이나 생활방식을 전혀 따르고 싶지 않은 헤세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었지만 아니 그럴 수 있다고 믿었지만 실패하고 만다. 받는 것에만 익숙한 헤세는 결국 루트와의 결혼생활도 힘들어 한다. 루트 역시 헤세의 친구인 화가와 사랑에 빠지고 헤세 역시 자신의 오래된 열렬한 팬인 유부녀 니논 돌빈과 사랑에 빠진다.

 

니논 돌빈은 헤세의 세 번째 부인이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헤세의 책을 읽고 그의 팬이 되어 수시로 편지로 보낸다. 헤세 역시 그녀를 다른 독자와는 다른 대접을 한다. 니논이 이혼 후 결혼 한 두 사람...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경험 했기에 헤세는 니논.. 그녀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상관없지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과는 관계도 멀리한다. 니논이 가진 동성애적 성향, 헤세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헤세가 가진 폭발적인 기질이 얼마나 사람을 놀라게 하는지 그를 열렬히 좋아하던 젊은 인물은 경험 한다.

 

헤르만 헤세와 인연을 맺은 여인들과의 이야기와 그들의 심정을 담은 편지를 통해 헤르만 헤세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들이 있다. 헤르만 헤세는 분명 나쁜 남자에 속한다. 그것도 아주 나쁜 남자... 자유로운 여행, 생활을 원하면서도 가족을 부양하거나 함께하는 삶에는 전혀 책임 질 마음이 없다. 항상 아내에게 모든 것을 다 의지하고 사는 삶을 산다. 헤세보다 여자들의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기에 가능했다.

 

위대한 작가 헤르만 헤세... 잘 몰랐던 헤세의 삶을 엿볼 수 있어 나름 재밌게 읽었다. 내 마음에 드는 인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의 기질과 기분이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냈기에 거기에서 위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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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1 샘터 외국소설선 12
톰 에겔란 지음, 손화수 옮김 / 샘터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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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프리메이슨,  템플 기사단, 사라진 보물, 비블리오테카 디아볼로 (악마의 도서관), 미켈란젤로 등등 흥미롭지 않은 단어가 없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둘러싼 흥미로운 소재의 이야기는 여러 번 만났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화지 않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속에 담겨진 암호화 된 수수께끼들... 역사 속 사실과 허구가 절묘하게 녹아들어 흥미진진한 소설 '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저자 톰 에겔란은 생소한 작가인데 노르웨이의 베스트셀러 작가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이 흠모한 작가라고 한다. 노르웨이 작가하면 스노우맨의 요 네스뵈 밖에 몰랐는데 새로운 북유럽 작가의 만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짜임새 있는 구성,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속도감까지 있는 책을 쓴 작가를 알게 되어 즐거웠다.

 

암호해독전문가인 로렌조 모레티 교수의 세미나에 노르웨이 고고학자 비외른 벨토는 메디치 가문과 관계가 깊은 모레티 교수에게 호기심이 느껴져 참석한다. 모레티 교수는 메디치 가문에 전달된 노스트라다무스의 서신을 보여주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낸다. 서신 안에는 비밀 집단, 신비의 열쇠, 악마의 도서관, 피의 비, 언약의 궤 등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모레티 교수는 자신의 말을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템플 기사단이 소유한 비블리오테카 디디스.. 악마의 도서관은 어디인지, 노스트라다무스가 소유한 '현자의 서'에 사용된 애너그램과 코드를 함께 풀자고 말한다.

 

모레티 교수는 비외른을 알아본다. 모레티 교수의 아름다운 아내 안젤리카를 소개 받는 순간 첫눈에 그녀에게 비외른은 매료되고 만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모레티 교수가 가진 물건을 노린 도둑이 침입하고 다음날 교수의 강의 도중 의문의 납치범들이 나타나 교수를 데려간다. 남편이 사라지자 그의 아내 안젤리카는 비외른에게 도움을 청한다. 안젤리카에 대한 복잡한 심경에도 불구하고 비외른은 그녀의 남편과 아들을 찾기 위해 그 또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해독에 매달린다.

 

모레티 교수는 추기경이란 남자에 의해 납치된 것이다. 추기경은 모레티 교수에게 자신들은 신을 따르는 종이라고 밝히며 비밀 조직 '비카리우스 필리 데이'로 무려 800년 동안 정체를 숨긴 조직의 수장임을 밝힌다. 추기경은 교수가 가지고 있던 노스트라다무스 편지의 암호를 해독해 주기를 원한다. 시간은 단 5일... 5일 안에 암호를 해독해야 한다. 교수를 자신의 뜻대로 만들기 위해 그의 아들까지 납치했음을 알리는데...

 

델피 신전의 부적을 찾기 위해 모레티 교수의 잃어버린 원본 편지를 보기 위해 가는 비외른과 안젤리카... 허나 그들보다 먼저 원본 편지를 보러 온 인물들이 있다. 원본 편지마저 깜쪽 같이 사라지고 그들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간신히 도망치지만 하필이면 비와른과 안젤리카를 도와주려던 인물은 죽는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나 서야 소중함을 느낀다고 모레티 교수의 부인 안젤리카가 그러하다. 그녀는 분명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자로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남자를 언제나 얻을 수 있는 여자다. 비외른의 마음을 눈치 챈 안젤리카가 자신의 지난 공허한 시절의 이야기를 털어 놓기에 솔직히 스토리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미국의 최고 기관에 속해 있는 인물까지 비와른 앞에 나타나는데... 마침내 모레티 교수와 비와른은 암호의 비밀이 무엇인지 풀어내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들과 너무나 유명한 인물들, 도서관 사서들이 속해 있는 비밀 집단과 사라진 보물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1권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데 비해 2권의 후반부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한 번쯤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주 작은 아쉬움을 빼고는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읽었을 정도로 재밌다.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이 만들어 낸 재밌는 작품... 저자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지지만 전작들도 관심이 가기에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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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마크 해스켈 스미스 지음, 남명성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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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흥미롭다. '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도대체 어떤 남자기에 다른 사람의 팔에 새겨진 문신 속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인지... 이 작품의 저자 마크 해스켈 스미스는 미국 TV 역사상 최고의 흥행작인 '스타 트랙'의 시나리오 작가라고 한다. 저자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스타 트랙이라면 모르지 않기에 느와르 블랙코미디계의 대부로 군림한다는 저자의 이번 작품이 트와일라잇으로 전 세계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로버트 패터슨의 주연으로 영화화 결정되었다는 글을 보며 더욱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책의 곳곳에 미국식 유머가 숨어 있다. 솔직히 미국식 유머를 곧잘 만나지만 썩 잘 이해하는 편이 못 된다. 그럼에도 이 번 작품은 미국식 유머를 조금은 편하게 받아들이며 읽은 수 있었다.

 

이런 직업이 있나 싶은 직업을 가진 여자 친구를 둔 남자 밥... 그는 여자 친구에게 생각지도 못한 이별을 통보 받는다. 이별을 통보 받은 날 그는 사건 현장에 남아 있던 팔 한 짝을 LA경찰 소속 건물로 배달하러 가던 중 눈앞에 보인 미인에게 눈을 빼앗기다 낯선 남자들에 의해 납치된다. 그를 납치한 사람들은 살인 사건 현장에 남아 있던 팔 한 짝이 경찰에게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 조폭들이다.

 

팔 한 짝을 잃어버린 남자와 만난 밥은 그의 팔에 새겨진 여인이 실제 존재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다. 그녀를 만나고 싶다. 밥은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기꺼이 조폭이 내서는 조건에 응하며 드디어 그가 꿈꾸던 여자를 만나게 된다. 한 순간에 옛 여자친구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없다. 그의 옛 여자친구도 일상의 지루한 삶에 변화를 가져 올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밥이 가진 한 쪽 팔의 조폭이 관련된 우두머리를 잡고 싶어 하는 경찰이다.

 

책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인물들이다. 서로 어울리지 않은 인물들이 살인 사건에 떨어진 팔 한 짝으로 서로 만나게 되고 새로운 인연을 형성해 간다. 무엇보다 자신이 살던 방식을 버리고 기꺼이 조직에 몸담으며 조폭들을 이전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도록 이끄는 밥의 능력 아니 행동이 용감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조폭은 나쁘니까 처음부터 몸담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해야 하나...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처음에 사건을 풀어놓는 초입부는 다소 산만하고 느린 느낌이 들지만 밥이 조폭들과 엉키기 시작하면서 단숨에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이어진다. 미국식 유머를 즐길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재미 또한 있다.

 

영화에서 밥은 로버트 패터슨이겠지만 그의 너무나 특이한 직업을 가진 그의 옛여자친구 모라를 누가 연기할지 궁금하다. 경찰관 돈, 엉성한 조폭으로 한 팔이 잘린 아마도를 비롯한 다소 황당하고 엉뚱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나오는 영화 재밌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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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조앤 그린버그 지음, 윤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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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는 저자 조앤 그린버그의 자전적 소설이다. 솔직히 이렇게나 어수선하고 마음이 무거운 소설인지 몰랐다. 열여섯 살 데버라 블로가 갖고 있는 정신분열증으로 인해 가족을 떠나 정신병원에 들어가며 스토리가 시작된다.

 

데버라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에서부터 부모님의 심적 갈등을 소녀는 온전히 느낀다. 무엇보다 거짓말을 싫어하는 데버라... 그녀의 이런 감정은 자신을 바라보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다. 엄마는 그나마 딸아이가 아픈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고치기 위해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에 마음은 아프지만 받아들인다. 허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아프다는 자체부터가 고통이다. 딸을 자신이 만나기 힘든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것에 힘들어하자 데버라 역시 엄마를 만나는 것에 긍정적이지만 아버지는 거부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데버라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이즈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이 있다. 솔직히 정신분열증이 가진 증상들을 책이나 TV 방송에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의 지식이 갖고 있을 뿐이다. 데버라와 같은 병원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데버라가 머릿속에 존재하는 인물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싸우는 모습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지 안쓰럽게 느껴진다.

 

다행히 데버라가 가족과 함께 새로운 생활을 꿈꾸어도 좋을 정도로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미처 졸업하지 못한 고등학교 졸업장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나 가족들과 만나 그들 속에서 처음과는 달리 조금은 나아진 모습을 보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아이가 아프면 다른 정상적인 아이는 외톨이가 되기 쉽다. 언니 데버라가 함께 살다가 가족을 떠난 뒤 아무도 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느끼는 소외감을 가진 동생의 모습이 안타깝다.

 

쉽게 읽어내려 간 소설이라고 말은 못하겠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소녀의 모습 속에 저자가 있다니... 병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겨낸 저자에게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마음의 병이 있어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아직은 이상하게 보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다. 이런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우울증을 비롯한 다양한 마음의 병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러 이유로 정신적으로 힘듦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 수 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마음의 병이 있으면 당당하게 정신과를 찾아 빨리 마음이 병을 낫는 것에 힘을 쏟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도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지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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