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산다 2 용이 산다 2
초(정솔)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믿기 힘든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직접 보고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 실제로 내 옆에서 일어난다면... 상상의 동물 '용'... 용이 실제로 내 이웃으로 살고 있다면 나는 그 진실을 알고서도 가만히 입 다물고 용들의 이웃으로 지낼 수 있을지 잠시나마 유쾌한 상상을 해 보게 된다.

 

평소에 웹툰을 찾아서 볼 정도로 열렬한 웹툰마니아는 아니다. 헌데 간혹 너무나 재밌는 웹툰을 알게 되면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서 기다려질 정도로 관심을 가지게 된다. '용이 산다'는 네이버 웹툰에 연재 되자마자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웹툰이다. 기존의 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너무나 판이하게 다른 용남매의 엉뚱하고 상상초월 유쾌함이 느껴진다. '용이 산다 2'는 김용, 김옥분이란 이름을 가진 너무나 인간적인 용 남매와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착하고 순한 최우혁, 김옥분의 정혼 상대로 용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빵집 남자 이영수와 어느 날 갑자기 알에서 부화하게 되는 귀여운 조카 마리까지 더해져 유쾌함을 배로 증가시킨다.

 

 

최우혁의 마음도 모른 체 김옥분은 자신이 반한 이용수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평소에 그녀에게 가졌던 마음을 좀 더 일찍 표현하지 한 집에서 산다고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여 그녀를 놓치고 마는 우리 주변에서 현실 속 남자. 여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 부화한 아기 용 마리... 울먹이는 모습이나 불을 뿜어내는 장난기 어린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용이다.

 

 

실제로 이런 남자라면 매력이 얼마나 있을까? 싶은 소심하지만 섬세하고 여린 남자 이용수.. 그의 모습에 반한 기가 엄청 세고 축구를 멋지게 해내는 여자 김옥분..  두 사람 아니 두마리 용은 서로를 마음에 들어 하지만 부모님들에 의한 억지스런 상황이 아닌 서로에 대해 진심으로 알고자 한다.

 

 

김옥분이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 이영수에 대해 알고 싶은 그녀의 엄마는 직접 빵집에 갔다가 그를 마음에 들어 하게 된다. 그 바탕에는 빵이 커다란 몫을 차지한다.

 

 

600년 전 20년의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김용, 김옥분 남매의 아버지와 홍씨... 왕이 내린 어명을 놓고 남매의 아비는 거짓말을 하고 만다. 첫 번째는 그럴 수 있지만 두 번째 친구로서 물어보았을 때 그는 차마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친구 곁을 떠난다. 그로인해 홍씨 일가는... 인간의 모습을 한 용과 친구로 지낸 홍씨란 인물의 사람됨이 느껴지며 우정이란 크기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용들이란 말이 딱 맞는다. 다소 왈가닥스럽고 힘이 있는 김옥분이란 용은 내숭쟁이에 연약함을 무기로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즘 여성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럼에도 그녀의 개성강한 캐릭터에 나 또한 반한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김옥분과 이영수... 그들의 모습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최우혁의 삼각관계는 어떤 모습으로 흘러갈지 다음 편이 기다려진다. 호호하하 웃으며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사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 돼지가면 놀이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6
장은호 외 8인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장르가 스릴러, 미스터리다. 이 장르의 소설은 우리나라 작가보다는 아무래도 일본이나 서양 작가들의 작품을 더 선호하고 자주 접하게 되는 편이다. 헌데 요 근래 들어 우리나라 장르 소설 작가분들의 책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역시 읽을수록 섬뜩함이 느껴지는 호러, 공포소설로 두 분의 작가님을 제외하고는 전혀 생소한 작가분들의 작품들이다. 몰랐던 작가분들의 만남이 즐거웠고 재미도 있기에 만족하며 읽었다.

 

열 명의 작가분들의이야기는 공포 문학이 무엇인지 힘이 느껴지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특히나 몇몇 작품은 책장을 덮어도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며 그 느낌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

 

김재은 작가의 '숫자꿈'은 나도 그렇지만 요생은 아니지만 재미삼아 로또를 사 본 사람이 설마하는 마음을 가지고 일주일의 행복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특별히 꿈을 꾸지 않는 '강'이란 남자... 아내, 아들과 함께 일 년에 두세 번 영화를 볼 정도로 문화생활과는 거리가 먼 남자다. 아들을 보며 자신이 자랄 때와 비교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아빠로 그의 즐거움이지만 다른 사람이 알까봐 말도 하지 않는 취미이자 낙은 복권 구입이다. 그가 생전 꾸지 않는 숫자꿈을 꾸며 산 복권... 허나 로또 추첨날 처음부터 다른 숫자가 나오며 로또 1등 당첨의 꿈은 날아갔다. 헌데 꿈에서 본 숫자를 이마에 보이는 사람을 만난다. 헌데 그 사람이 사고로 죽고, 연이어 숫자가 보이는 사람들이 연달아 죽음을 맞게 되자 그는 공포에 시달리며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설상가상 아내의 이마에 쓰인 숫자를 보고 아내가 일을 못하게 막는데....

 

장은호 작가의 '며느리의 관문'은 생각지도 못한 부유한 남자의 청혼을 받은 여자가 여동생과 함께 시아버지를 뵈러 가는 이야기다. 여동생은 집구경을 하며 쉬는 동안 청혼을 받은 언니는 지하실에 위치한 액체 속에 있는 네 명의 가족을 만나야 한다. 만남의 시간은 20분을 넘기면 생명에 위험이 위험하다. 언니의 행방을 찾는 동생은 그만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만다. 그로인해 동생마저도....

 

우명희 작가의 '헤븐'은 자식, 아내를 천국으로 보내준다며 끔찍한 일을 저지른 남자와 3년 전에 개척교화 목사에게 삽화를 의뢰받은 여자가 선배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려고 빗속을 헤매다 도착한 별장에서의 만남을 다룬 이야기다. 솔직히 간혹 뉴스를 통해 종교에 너무나 심취한 사람들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세상에 천국을 가고 싶다며 가족에게 이런 끔찍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더불어 빗속을 헤매다 별장을 찾은 여자가 느낀 공포는 환상 속에 이야기인지... 그녀의 잊혀진 기억속 진실은 무엇인지... 너무나 선명한 기억이 그녀의 머리에 남아 있기에 그녀는 혼란스러운 모습이 연상이 되어 섬뜩함을 준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 '돼지가면 놀이'... 공포, 호러 소설을 즐기는 마니아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하나같이 작품들이 주는 공포가 생각보다 크다. 밤에 혼자서 읽으면 무서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볼 수도 있다. 특히나 제목과 같은 '돼지가면 놀이'는 직접 읽으며 그 무서움을 느껴볼 것을 권하기에 내용은 적지 않았다. 한 낮의 기온이 높은 오늘 같은 날씨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윤일병 사건, 세월호 사건 등의 재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이유로 살인죄 적용을 두고 대립이 되고 있는 윤일병 사건 뉴스를 얼마 전에 보면서 아니 저런 말도 안 되는 폭행을 죽을 정도로 때린 것이 어떻게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세월호 사건 역시 승무원들의 안이한 대응과 자신들만 살기 위한 행동이 당연히 살인죄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건 역시 제대로 법적용이 될지 의문이 생길 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공허한 십자가'는 고의는 아니지만 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두고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유가족의 피끊는 애통한 마음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단란한 가정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저녁 메뉴를 준비하기 위해 집에 있겠다는 딸을 두고 잠시 가까운 슈퍼마켓을 간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엄마이며 아내인 사요코가 의문을 받았지만 범인이 잡히면서 혐의에서 벗어난다. 욕실 창문을 통해 들어 온 범인에 의해 끔찍한 죽음을 맞은 여덟 살의 어린 딸.. 범인에게 사형이 내려지긴 했지만 아버지 나카하라와 어머니 사요코는 결국 헤어지고 각자의 삶을 살게 된다.

 

 나카하라는 경찰을 통해 이혼하고 자연스럽게 멀어진 전처 사요코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범인은 전혀 인면식이 없는 노년의 남성이다. 범행에 쓰인 도구조차 버리지 않은 범인... 범인의 사위는 장인을 대신해 사과의 편지를 유족에게 보낸다.

 

나카하라는 죽은 아내가 취재한 이야기와 논문을 보게 된다. '사형 폐지론이라는 이름의 폭력'이란 글을 쓸 정도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그 이유를 막론하고 죄의 값을 받아야 한다는 강한 신념을 가진 아내였다. 아내가 취재한 도벽에 관한 인터뷰 중 유달리 마음을 끄는 한 이야기... 아내의 장례식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나 살인, 힘없는 어린이, 여성을 상대로 한 파렴치한 성폭력 등은 아주 강한 법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지만 평생 죄인이란 지을 수 없는 무거운 십자가를 등에 짊어진 사람과 교도소에 들어가 있지만 죄에 대한 반성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 철면피처럼 지내다 시간이 흘러 다시 사회에 나온 사람 중 누가 더 벌을 받고 속죄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내가 피해자, 가해자 가족의 입장이 되어 바라보는 관점과는 많은 차이가 보이겠지만 뇌우침이 전혀 없는 처벌... 특히나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공허한 십자가'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속도감이 좋고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는 스토리의 힘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를 가장 크게 흔들고 있는 커다란 두 사건만을 보더라도 법이 가진 모순과 유족들의 아픔을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다시 한 번 묻게 된다. 더불어 우리나라도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사건들에 대해서는 좀 더 강력한 법이 적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설춘향전 -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용현중 지음 / 노블마인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너무나 친숙한 고전을 재해석해 선보인 작품들에 유달리 열광하는 1人이다. 특히나 살짝 비꼬고 뒤틀어 속 시원하게 담아낸 이야기를 더 좋아하지만 내가 어릴 적에 무심코 읽었던 책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풀어낸 이야기 또한 흥미롭고 좋아한다.

 

'백설춘향전'은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을 받은 용현중 작가의 책이다. 사실과 허구가 적절히 섞여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전과 백설공주를 떠올리게 하는 '백설'이란 단어는 알고 보니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춘향으로 태어나 백설공주처럼 살다간 조선 여인 이야기"란 부제목처럼 달린 글이 무슨 의미인지... 우리 역사 속 가장 오랜 시간 왕의 자리에 계셨던 분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다.

 

스토리는 춘향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와 장옥정... 조선 실록에 유일하게 기록될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 장희빈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춘향의 어머니 월매가 기생으로 살다가 양반인 성가 집안의 허드렛일을 하다 첩이 된다. 월매는 본처의 시샘으로 성가와도 자연스럽게 끊어지고 남다른 태몽으로 꾸며 춘향을 낳고 홀로 키우게 된다. 춘향이 이몽룡과의 만남과 헤어짐은 크게 차이가 없다. 허나 변학도.. 그의 등장이나 이야기는 많은 부분 각색 되어 흥미롭게 전개된다.

 

서인인 이몽룡은 우여곡절 끝에 과거에 급제하여 남원 땅을 밟지만 춘향이는 온데간데없다. 춘향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어 변학도를 찾아가지만 오히려 변학도에게 당하고만 만다. 우여곡절 끝에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존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춘향이를 만나 그녀를 다시 자신의 곁으로 데려오려 하지만 춘향은 몽룡의 의심에 마음을 접는다. 그를 떠나보내며 본격적으로 숙종의 스승인 최명관의 수양딸이 되어 배움과 의술을 익히게 된다.

 

여러 혼처를 마다하고 왕의 눈에 둔 장옥정... 숙종의 남다른 사랑을 독차지한 그녀는 인현왕후를 몰아내고 왕비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옥정의 이야기 그대로 전개 된다. 스물아홉이란 늦은 나이에 이순을 출산하면서 급 노화된 자신의 얼굴에 대한 자신감 상실과 왕의 마음을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인물들까지 궁 안에 들이며 왕의 사랑으로 원대한 꿈을 이루어졌지만 잔혹함에 스스로 멸망하고 만다.

 

송시열이 자신으로 인해 죽었다는 것에 깊은 슬픔을 간직한 숙종은 최명관을 찾았다가 춘향이 보여주는 의술에 매료 된다. 최명관은 자신을 대신해 춘향을 궁으로 보낸다. 궁에 들어 온 춘향은 인현왕후를 비롯하여 여자들만의 고통을 알고 그녀들을 도와 줄 의술을 펼친다. 서서히 숙종은 춘향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되는데...

 

너무나 익숙한 역사적 인물과 사실들 속에 고전을 통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인물들의 모습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들어진다는 것이 흥미롭다. 유교사상이 짙게 깔린 조선시대에 여자... 그것도 기생이었던 어머니를 둔 첩의 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드물 것이다. 우리가 알던 대로 이몽룡의 과거급제로 다시 만났지만 춘향이와 이몽룡이 정말 행복한 결혼과 삶을 이어갔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오히려 이몽룡의 본처가 아닌 첩이 되었을 가능성이 더 많기에...

 

시대가 변하고 여인상도 따라서 변화를 가져온다. 고전과 역사 속 인물의 만남으로 재탄생한 '백설춘향전'은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 이후 인터넷 연재를 통해 다시 한 번 대중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백설춘향전'과 같은 작품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몸을 긋는 소녀'... 아름다운 소녀가 무슨 이유로 자신의 몸을 자해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 길리언 플린의 데뷔작... 너무나 여리고 예쁜 소녀의 표지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스토리가 충격적이다. 언제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서너 달인가 전에 TV 뉴스를 통해서 보았던 기억이 있는 이야기로 스토리의 구성이나 심리묘사가 잘 나타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시카고에서 네 번째인 신문사 데일리 포스트에서 근무하는 여기자 카밀 프리커는 자신의 고향 윈드 갭에서 발생한 어린 여자아이를 상대로 한 두 건의 사건을 취재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강가에서 죽은 살인사건과 근래에 일어난 납치사건을 다룬 취재... 될 수 있으면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이 사건을 기회로 여기는 상사로 인해 어쩔 수 없기에 고향을 이어주는 그녀의 끈인 어머니의 집을 찾아간다.

 

유달리 폐쇄적인 마을 분위기에 경찰도 카밀의 사건 취재에 호의적이지 않다. 자신이 윈드 갭 출신임을 밝히자 그녀를 아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아는 체 하지만 그 눈길과 말투에는 멀리하고  싶어 하는 어색한 불편함이 묻어 있다. 그녀처럼 타지에서 온 형사가 실종된 소녀를 발견한다.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 소녀의 입에는 피가 흐르고... 범인은 무슨 이유로 소녀들의 이를 모조리 뽑았던 것인지... 분명 무슨 의미가 있을 거란 생각은 들지만 도통 알 수가 없다.

 

상사는 수시로 카밀의 취재 결과를 알고 싶어 하고 결정적인 취재를 못한 그녀 스스로도 불편하기만 하다.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범인에 관한 결정적인 목격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 곳을 한 소년이 목격한다. 조금은 황당하게 느껴지는 소년의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이 무시한다. 카밀은 겨울여왕에 나온 듯 한 범인의 윤곽에 왠지 신뢰감이 간다. 여기에 우연히 만난 옛 친구, 어머니와 함께 알고 지낸 지인들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카밀은 배다른 자매지만 제대로 신경써 본적 없는 소녀 엠마와 죽은 두 소녀가 친구사이였음을 알게 된다. 사이좋게 지낸 소녀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멀어진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카밀의 엄마 역시도 딸의 취재를 목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만두기를 원한다. 으레 그렇듯 의심이 간다고 여기는 인물을 사람들은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카밀은 그가 아님을 안다.

 

오래 전 죽은 여동생의 기억을 잊고 싶었지만 자신의 몸에 새겨진 글씨들은 오히려 그 때의 기억 속으로 수시로 카밀을 끌고 갈 뿐이다. 동생처럼 사랑받고 싶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어머님의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카밀... 그 어두운 기억이 그녀의 몸에 새겨진 상처와 깊은 연관이 있다.

 

나 역시도 여자이고 아이를 낳은 엄마다. 뱃속에 아이를 갖는 순간부터 여자들은 모성이란 게 생긴다고 한다. 좋은 엄마이고 싶은 많은 엄마들의 바람은 당연한 것이지만 자식이 원하는 좋은 부모는 분명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 항상 인정받는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는 심리 속에는 그 보다 앞선 또 다른 어머니의 잘못된 양육과 자식에 대한 비틀어진 욕망, 애증이 짙게 깔려 있는 것이 원인이다.

 

자식은 내 분신이지만 내 소유물이 아니다. 자식을 나는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키우고 있는가? 잘못된 양육이 불러 온 끔찍한 살인사건... 올바른 주고받는 사랑과 관심이 아이의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자신의 몸에 여전히 상처를 내고 끔찍한 상태로 만들어야만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연상이 되어 애처롭고 안쓰럽다. 드라마로 확정되어 만들어진다니 미드를 보는 편이 아니지만 TV에서 한다면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는지.. 모성이 가진 어두운 면을 잘 들어내어 이런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