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The Bees - 랄린 폴 장편소설
랄린 폴 지음, 권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심리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법으로 정해진 것을 넘어 금지된 것을 알고 싶어 하는 심리를 다룬 랄린 폴의 '벌 The Bees'... 벌들이 사는 세상 벌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만났다는 강렬한 평을 들을 정도로 인간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강렬하면서도 발칙한 풍자가 돋보인다.

 

여자는 자고로 예쁘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거의 비슷한 분위기로 알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성형을 해서라도 예쁜 얼굴을 갖기 위한 노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그 열의가 높다.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예쁜 여자가 대접받는 사회에서 얼굴도 못 생기고 몸매도 뚱뚱한 것을 넘어 거구에 가깝다면 사람들에게 주는 인상은 어떠할지 누구나 짐작이 될 정도다. '벌'의 주인공 '플로라'는 벌집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층의 청소 일병으로 이름과 함께 플로라 717로 불린다.

 

플로라 717은 체격이 과도하게 크고 얼굴도 못 생긴 청소 일병이라 냄새까지 난다. 플로라 717은 한정된 벌만이 날 수 있는 능력을 사용 했다가 기형은 죄악이란 이름으로 어린 소녀 벌이 무참히 살해되는 모습을 곁에서 보게 된다. 지독하게 못생겼다는 이유로 인해 위험에 처한 플로라 717은 '세이지 자매'라고 불리는 높은 계급 여사제의 도움을 받게 된다. 헌데 그만 그녀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플로라가 가진 능력이 들어나고 만다.

 

세이지 자매는 플로라를 통해 개인적인 실험을 해보려는 한다. 여왕이 낳은 아기 벌들을 돌보는 곳 보육 방에서 일하게 되고 플로라는 굶주려 있는 아기 벌에게 자신의 입에서 만든 생명유.. 꿀을 주게 된다. 플로라의 놀라운 능력은 그녀를 성스러운 작업을 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해준다. 헌데 기형 벌들이 자꾸만 생겨나고 그로 인해 분위기는 험악해진다. 플로라의 날개는 그녀가 나쁜 기운... 기형을 퍼트리는 요인으로까지 지목 받게 되지만 다시 한 번 세이지 자매의 도움을 받고 위험에서 벗어난다.

 

벌집 왕국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플로라는 기꺼이 자신을 내덛지며 말벌을 유인한다. 플로라의 기지로 벌집은 다시 안정을 찾게 되고 여왕벌을 만나게 된다. 또 다시 새로운 일을 하게 된 플로라는 여왕의 도서관을 방문들을 통해 벌집의 영에 대해 알게 된다. 호기심이 많은 플로라는 종족의 생존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이 간다. 

 

꽃가루를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죽음을 맞게 되는 벌을 보고 그 벌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접촉을 일으키고 벌이 가진 모든 지식을 플로라는 흡수한다. 아기 벌에 대한 욕구를 느끼고 실제로 낳기 위해 경찰벌을 비롯하여 다른 벌들의 눈에 띄지 않을 사체들이 널브러진 장소를 선택한다. 허나 플로라는 자신이 낳은 알을 끝내 지켜내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말벌, 유리새장, 파리, 거미, 생쥐로 인해 위험은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다.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는 악을 퍼트리는 존재의 냄새의 근원지 가까이 다가가는 플로라... 플로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녀의 생식능력은 또 다시...

 

벌집, 벌들이 사는 세상은 우리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피라미드 형식으로 최상층의 사람을 위해 가장 밑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희생이 요구된다. 더럽고, 못생긴데다 뚱뚱한 외모의 하층 벌 플로라 717... 특별할 거 없는 그녀의 외모, 능력을 얇잡아 보는 벌들 속에서 금지시 된 것을 향한 호기심과 순수한 마음이 보여주는 용기가 그녀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 올리게 된다.

 

인간 사회를 벌의 사회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 흥미롭다.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흥미로운 이야기... 플로라 717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 여겨질 만큼 가깝게 다가오는 캐릭터다. 특히나 첫 눈에 플로라가 빠졌던 왕자벌, 수벌들은 수시로 짝짓기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에 살짝 씁쓸한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벌, 벌집을 중심으로 한 매혹적인 이야기에 빠져 즐겁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세트] 백년법 (상,하) : 제66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대상 수상
야마다 무네키 지음 / 애플북스 / 2014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한다. 그 옛날 불로장생을 꿈꾸었던 많은 인물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한낱 꿈으로 시간을 아무리 거슬러 생을 연장하고 싶어도 결국에는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으로 미래 사회는 지금과는 다른 생사(生死)가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불로불사의 인생을 살게 된다면 그것이 진정 행복한 인생이 될지는 한번쯤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영원한 삶이 우리에게 주는 숙제와도 같은 책 '백년법'... 이 책은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대상 수상작에 빛나는 책으로 '야마다 무네키'란 다소 낯선 작가의 작품이다. 영원불멸한 삶이 가져다주는 인간의 공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야기에 빠져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빠져 읽을 수밖에 없다.

 

미래의 일본 사회는 불로불사의 삶을 살 수 있는 특수한 시술(HAVI)을 받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이 원하는 나이 대에 (HAVI) 시술 한 번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 부모가 젊은 20대의 시절 수술을 받았다면 자식이 성장해 같은 나이대가 되면 겉모습으로는 판단이 어렵다. 다만 살아온 시간만큼 젊음이 가진 열정이 사라진 모습을 갖고 있을 뿐이다.

 

백년법은 불로불사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일본이란 나라 자체의 생존을 알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기에 HAVl를 시술받은 날로부터 딱 100년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여야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은 커다란 불안감에 빠지고 된다.

 

특별한 기술이 없기에 가장 단순한 일터에서 3개월 단위로 직장을 옮기며 그럭저럭 '란코'는 어느새 자신과 학창시절 단짝으로 지냈던 친구를 보고 쫓아가게 된다. 친구의 모습과 너무나 닮은 여성은 친구의 딸 '가와카미 유키미'로 영원한 삶을 원하지 않은 친구는 오록이 현재 인간과 같은 늙는 과정을 통해 생을 마감했다. 능력 있는 유키미에게서 자꾸만 친구의 모습이 연상이 되며 영원한 삶이 주는 인생이 어쩌면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란코를 심란하게 만든다.

 

백년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 정치인의 뜻을 잇고자 한 남자 '유사'는 자신이 섬기던 남자의 곁을 떠난다. 신념을 위해 지금까지의 모든 터전을 버린 유사는 실력 있고 믿을 수 있는 얼음심장으로 불리는 여성 다치바나를 데리고 그를 원하는 부를 가진 집안에서 태어난 정치인을 만난다. 남자가 대통령이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스토리는 총 4로 되어 있다. 처음 백년법을 둘러싸고 찬반 국민투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백년법의 시행과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모순점으로 인해 돈과 권력을 갖지 못한 일반 서민들에게 불리한 백년법을 없애는데 힘을 쓰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진다. 이 가공의 인물을 둘러싼 진실을 둘러싸고 한 남자는 죽음을 맞게 된다. 죽은 남자와 우연히 알게 된 또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된 란코, 친구의 딸 유키미, 그리고 란코의 아들 겐을 중심으로 스토리는 흘러간다.

 

지금도 대학들이 기부입학이란 명목으로 부유층의 자녀들을 받고 싶어하는 걸로 알고 있다. 돈이 많으면 더 많은 혜택을 받으며 공부할 기회를 갖는 것은 물론이고 설령 공부를 못해도 다양한 방법으로 충분히 좋은 대학 입학이 가능한 세상이다. 여기에 한창 시끄러운 '군'과 관련된 일에서도 돈 있는 사람들의 자식은 무슨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군에 입대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거나 쉽고 편한 자리로 배치 받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지금도 이렇게 불평등이 존재하듯 미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불로불사의 인생을 살지만 그 속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막강한 권력을 쥔 사람에 의해 충분히 법도 바뀌고 생명도 연장된다. 한마디로 미래 사회 역시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영원한 삶을 살고자 한다. 헌데 이런 삶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고 마는데...

 

솔직히 난 불로불사의 생을 원하지 않는다. 100세 시대란 말도 부담스럽다. 지금이야 젊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동생 말에 어느 정도는 인정한다. 헌데 진짜 내 자식, 아니 더 나아가 손자, 손녀가 나와 같은 모습으로 같이 길을 걷는다면... 그것이 과연 좋기만 한 일일까?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해 이런 모습이 실제로 있는 세상이 내 생애는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런 삶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할 때 끔찍하게 무섭다.

 

미래 사회의 모습이 대부분 디스토피아를 담고 있다. 과학, 의학 등이 아무리 발전해도 현재 우리가 누리는 삶에서 아주 벗어난 삶은 곧 재앙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불로불사의 삶이 주는 것이 행복인지... 미래도 여전히 빈부격차, 권력의 남용이 얼마나 무서운지... 인류의 미래 사회 모습이 어떠할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며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모습이 혜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 사회도 겐처럼 노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한 미래는 밝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의 세기
캐런 톰슨 워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주인공 줄리아는 이제 겨우 열한 살의 소녀다.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는 '슬로잉' 현상이 생기면서 줄리아를 중심으로 한 세상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가장 친한 단짝친구인 모르몬교를 믿는 헤나는 안전하다고 믿는 곳으로 떠난다. 시크한 매력의 헤나가 있을 때에는 생각할 수도 없는 수모를 줄리아는 겪게 된다. 특히나 이 또래의 여자아이들에게 있어서 2차 성장이 일어나는 부분에 대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그것도 학교 안에서 가장 잘 생겼다고 생각하는 남학생 '세스'가 보는 앞에서 당하고 만다. 이 일은 줄리아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아버지의 가방 속에 담긴 20달러를 슬쩍해서 다른 여학생처럼 자신도 갖추어 입는데 사용한다.

 

전직 배우였던 예민하고 섬세한 감정의 소유자 엄마는 슬로잉이 가져 온 현상들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생필품을 사다 모으기 시작한다. 이런 아내의 모습에 호응하지 않는 의사인 아빠는 무덤덤하게 대응한다. 슬로잉이 점점 더 심해져 예전과 같은 리듬에 맞춰 생활을 하기 힘들어지는 현상까지 찾아온다. 이런 현상은 북유럽의 국가에서 보이는 '백야'가 실제로 일어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의 감정은 불안정하고 복잡 미묘하게 변해간다.

 

줄리아는 우연히 자신이 좋아하는 피아노 선생님의 집에서 자신과 너무나 관계가 깊은 인물을 보게 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세스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며 둘만의 비밀을 공유하는데... 세스와 온전히 강렬한 태양 속에서 시간을 보낸 이후 그에게 나타난 안 좋은 징후들... 결국 세스는 다른 도시로 떠나가고 이제 성인으로 성장한 줄리아는 여전히 그가 남긴 스케이트보드를 간직하며 기다리고 있다.

 

지구의 자전이 빠른 속도로 느려진다는 엄청난 재앙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설정 속에서도 줄리아란 아직은 어린 열두 살을 앞둔 소녀가 자신의 가족, 친구, 이웃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너무나 좋아하던 친구가 떠났다 돌아왔지만 예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슬로잉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예 영향이 없지는 않다. 줄리아가 좋아하는 남학생의 어머니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응하는 서툰 모습도 보이고 남학생에게 끊임없이 신경을 쓰는 모습... 세스게 잘 보이고 싶지만 어색하고 쑥스러워 자신의 생일날임을 먼저 알아주었으면 하는 괜한 투정 같은 행동은 딱 그 나이 또래의 소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귀엽기도 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계속 느려진다면, 이건 단지 추측일 뿐이지만, 기후가 급격히 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곳곳에서 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날 겁니다. 그리고 많은 동식물이 멸종될 거고요. 바다가 양극 지방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p23-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이 나라에서 매년 삼백육심오 일 치의 일출과 일몰 시간을 그 외의 정보와 함께 명기한 두툼한 연감이 발행되었다는 사실이 지금은 믿기지 않는다. 우리가 하루하루의 명확한 리듬을 잃었을 때, 세상에는 결코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고통 인식까지 함께 잃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p139-

 

"너한테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가한다."

"패러독스란 언뜻 모순되어 보이는 두 가지가 모두 진실인 경우를 뜻해."

"그 말을 잊지마. 알았지" 인생에는 흑백으로 나누지 않는 것도 있어."            -p380-

 

성장기 소설이 가진 신선하고 풋풋한 모습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재산손실과 인명피해를 주는 자연재해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작은 일들만 터져도 사재기가 판을 치는 형국인데 지구의 자전이 자꾸만 느려지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 공포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시간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불안감이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면서 그 두려움은 배를 넘어서게 된다. 생각만 해도 두렵다. 당연하다고 여긴 것들이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생겨나는 사람들의 뜻밖의 행동들... 슬로잉 때문이라고 변명을 하지만 그런 행동이 정당화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줄리아의 아버지의 말처럼 인간의 모습이 하나는 옳고 하나는 그르다가 아니라 두 가지 모두 진실일 수 있다는 인간이 가진 모순된 감정이 이해는 된다.

 

데뷔작이지만 깊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책이라 여겨진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니 나중에 영화로 나오면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권의 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지음, 손영미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대에 따라 여성상이 매번 변화한다. 여성이란 이름으로 인생을 살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18세기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여성이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남자들의 소유물 중 하나가 아닌 당당하고 자신의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여성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식을 가져야 하는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여권의 옹호'에서 밝히고 있다. 사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여권의 옹호'를 통해서 그녀가 어떤 여성인지 알게 되었다.

 

18세기에는 모든 권력이 남성들에 의해 좌우된다. 여자는 단지 아름다운 미(美)를 추구하고 순종적이고 여성다운 부드러움만을 강조하던 시대다. 특히나 장 자크 루소는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된 하나의 소유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당시 여성들은 아름답지만 연약하고 남자에게 순종하는 집안에서 바느질과 옷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진 지적인 활동과는 거리를 둔 상대로 여긴다. 남성이 가진 힘을 장점으로 여기기에 여성들은 남자에게 복종하고 남자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애를 써야하고 사랑 받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존재로 여긴다. 허나 저자는 여성은 스스로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각과 사고력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을 통해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여성도 남성과 동일한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고 생각을 토론할 수 있는 이성과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대가 변하여 성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성들은 개방적인 성문화를 즐겨도 되지만 여성들에게는 순결의 중요성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는 우리 현실이다. 18세기에도 남성들은 방탕한 생활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면서도 여성 스스로 순결을 잃게 되면 스스로가 타락의 심연에 떨어졌다는 생각을 빠지도록 세뇌되어 있다. 여성들이 가진 최고의 미덕이며 열정은 사랑을 키우도록 받은 교육이다. 헌데 순결을 잃어버림으로 인해 여성은 가장 나쁜 여자로 한순간에 전략되어지고 만다. 시대가 이런 여성들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에 일침을 가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저자가 왜 이렇게 여권을 옹호하는 글을 썼는지에 대한 이해는 저자의 삶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녀는 남자들에 의해 여자의 인생이 어떤 식으로 걷게 되는지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된다.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의 사회분위기에 아들을 향한 편애와 재산 상속,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자라면서 받았던 차별, 여기에 자신의 힘을 여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밖에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그런 아버지를 떠나지 못하는 어머니의 이유가 경제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여권의 옹호'를 출간하고 세간의 화제가 되어 진보적 지식으로 유명 인사가 된다. 시대를 앞서간 여성이라고 해야 할지 아님 지금 세상에서도 이해받기 어려운 성향을 가진 여성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결혼한 유부남에게 끌려 남자의 아내에게 당당하게 삼각 관계를 제의했다는 이야기에 다소 놀랐지만 그녀였기에 가능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매력적인 첫 번째 미국인 군인 남편을 만나고 그로 인해 두 번의 자살도 시도하게 된다. 이런 그녀의 행동에는 남편에 대한 그녀의 지독한 사랑, 갈망이 원인이 된다. 이후 급진주의 성향의 고드윈이란 안면이 있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 비로소 그녀는 결혼 생활이 가지는 진정한 사랑, 평등, 배려 등의 행복한 관계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헌데 그만 아이를 낳고 산욕열로 너무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한때 남편인 고드윈의 전기로 인해 그녀의 명성이 서서히 사라지는 듯 했지만 19세기에 들어 그녀의 사상과 인기가 되살아난다. 특히나 러시아 출생의 미국의 대표적인 무정부주의자, 사상가로 저자와 너무나 흡사한 삶을 살았던 엠마 골드만(Emma Goldman)은 그녀의 이야기에 동의하면서도 그녀가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방랑자, 탐구자였으며 지혜를 얻은 자이기에 불행한 죽음을 맞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로 차갑고 냉소적인 평가를 내린다.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다. 따라서 여성은 사회적, 정치적, 개인적으로 남성과 똑같은 취급을 받아야 한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도덕적 기준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정치적 권리와 의무를 지녀야 한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취업 기회와 직업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여성은 가능한 한 남성과 비슷하게 행동해야 한다.       -p487,488-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여성의 옹호에 담겨진 주요 내용이다. 그만큼 당시 여성들은 남성들에 의 구속된 삶 속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자신의 삶을 받아들였다. 특히나 당시 남성들은 여성들과 평등... 같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저렇게 급진적인 글을 썼다는 것이 놀랍다.

 

시대가 변하고 여성들의 권리가 나아졌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남자들의 지위, 부에 의해 그들의 아내들의 모습이 결정된다. 남자의 경제력을 첫 번째로 꼽는 여성들이 많은 반면 시대가 변하였지만 여전히 남자들은 여자를 볼 때 아름다움을 최고의 으뜸 요소로 친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남성들이 원하는 첫 번째 기준이 美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책이지만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여성들의 권리가 저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같은 여성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자의 책을 놓고 다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생각들을 만날 수 있는 울스턴크래프트 논쟁, 비평 부분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싸드 THAAD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진명 작가님의 책은 언제나 흥미롭고 화제의 중심에 있을 만큼 인기도 높다. 그동안 읽은 작가님의 책도 좋았지만 이번에 출간된 '싸드 THAAD'가 제일 마음에 든다. 미국과 중국, 일본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방식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책의 중간 중간에 현 정권과 연관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게 느껴지고 이제껏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겉으로 보인 정치, 정치인들과 다른 속 깊은 이야기를 알게 된 부분이라 재밌게 읽었다.

 

변호사 사무장으로 평생을 홀로 자식을 키운 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친구에게 돈을 빌리러 간 이제서야 알게 된 이름만 변호사로 살고 있는 주인공 '최어민'은 깊은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 부끄럽고 가슴 깊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 아버지는 세상에 없다. 속상한 마음을 국밥집에 앉아 하소연 비슷하게 주인아주머니에게 털어 놓게 된다. 헌데 이 아주머니의 놀라운 인맥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주머니의 소개로 가게 된 건물 앞에서 입이 떡 벌어지지만 이것도 잠시... 찾아간 그곳에는 여변호사 홍미진은 그를 한심한 눈길로 쳐다보고 있다.

 

취직자리인 줄 알았는데 개업을 하게 된 최어민... 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사건을 맡기 보다는 남들이 맡지 않는 일이라도 하고 싶어 밖으로 직접 발로 뛰어다닌다. 그런 그에게 한 사람이 연락을 해온다. 세계은행에 근무하는 리처드 김이라고 소개하는 남자는 거금 3천만 원을 주면서 양로원에 계시는 자신의 어머님의 돌봐주는 일을 의뢰한다. 남자의 어머니를 찾아간 어민... 똑똑한 아들과 며느리의 앞날을 생각하는 속 깊은 어머니의 모습에 어민은 감동하고 돌아온다. 헌데 난데없이 그를 찾는 의뢰인의 어머니의 긴급한 연락을 받는다.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누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는지 알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피끊는 모정에 어민은 각서까지 쓰며 약속을 한다.

 

자신에게 개업의 기회를 준 김윤후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퍼스트클래스를 타고 간 어민... 그는 퍼스트클래스를 타고 갔기에 많이 달라지는 서비스에 놀라게 되고 리처드 김 사건을 밝혀낼 수 있는 형사와도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된다. 최어민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벽에 붙일칠때마다 김윤후 변호사의 도움의 손길이 그를 진실의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김윤후 변호사와 친밀한 관계를 가진 또 한 명의 거대 변호사를 만나고 드디어 진짜 진실에 성큼 다가가는데...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한다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평택 이전과 관련된 1조 달러의 돈... 그 속에 숨은 진실은 놀랍고 무섭다는 생각마저 든다. '싸드 THAAD'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다. 한 번도 깊이 싸드 THAAD에 대해 알려고 한 적도 없고 생각도 안 해 보았다. 헌데 김진명 작가의 책을 통해서 싸드 THAAD가 가진 무서움을 알게 되었기에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최어민이 외친 "싸드를 조심해야 합니다.",  "싸드는 전쟁이다.", "미국과 싸워야 합니다!"... 이 말의 중요한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정치, 정치인이 싫다고 외면하고 관심을 두지 않기에는 지금 현재 우리가 놓인 상황이 너무나 어렵다. 세계를 이끌고 있는 미국의 두 얼굴의 진실은 우리는 과연 잘 보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정치시사쪽에 관심이 더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