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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여자
가쓰라 노조미 지음, 김효진 옮김 / 북펌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한다. 너무 예쁜 여자는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고 성격이 좋다면 예쁜 여자도 여자를 적으로 두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는 TV 연속극에 나올 정도로 드물다.
가쓰라 노조미의 신작 '싫은 여자'는 뷰산 국제 영화제 출품작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와 매력적인 표지가 시선 끄는 책이다. 빼어나게 예쁜 여자라기 보다는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들로 하여금 무한 숭배와 사랑을 받는 여자 나쓰코와 이모할머니의 조카인 나쓰코와 먼 친척이며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에서 살짝 비켜나 있지만 똑똑하고 사람들과 사회에서 인정받으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데쓰코'란 두 여성이 주인공이 나오지만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화자 데쓰코와 달리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하며 실체를 보여주지 않는 나쓰코의 모습을 상상하며 서로 대비되는 두 여성의 상반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쓰코로 인해 결혼까지 결심한 남자가 마음의 상처를 받고 위자료를 청구하는 일이 생기자 데쓰코에게 도움을 청한다. 17년 전 어릴 시절 할머니에게 받은 같은 원피스가 자신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데쓰코의 옷을 찢을 정도로 자신이 좋다고 여기는 것은 갖는 나쓰코의 의뢰를 무시하지 않고 그녀를 고소한 남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알고 있다고 여긴 나쁜 여자 나쓰코의 이미지가 맞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지만 그럼에도 성심껏 변호사로서의 일을 해나간다. 갑갑한 시골 생활속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던 전약혼자인 그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탈출을 시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가 하면 명의를 바뀌고 돈을 목적으로 한 행동은 소송인인 남성에게 유리한 일이지만 이를 그의 부모님은 왜 알려주지 않는 것인지 의문스런 마음이 들지만 그럼에도 데쓰코에게 나쓰코는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돈을 얻어 무의도식하는 여성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5년 후 위자료를 물어주어야 할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린 나쓰코는 다시 데쓰코에게 도움을 청한다.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식물학자인 남편을 가진 나쓰코... 평범한 기술을 가지고 미용사 일을 하고 있지만 나쓰코는 너무나 훌륭한 솜씨를 가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높여주었던 나쓰코 그녀는 누구이며 식물학자 남편과 나쓰코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7년 만에 결혼과 이혼을 한 나쓰코의 긴급한 요청을 다시 받게 된 데쓰코... 유언장을 둘러싼 이야기는 물론이고 연이어 그림과 관련해 사기가 확실하다고 느껴지는 나쓰코의 행실에 대한 의문이 데쓰코를 더욱 나쁜 여자란 심증을 굳히는 계기가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쓰코를 생각할수록 의문이 깊어져만 가는데....
기꺼이 자신의 돈을 시주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남자는 나쓰코를 오해한 아내에 대해 격분한다. 나쓰코의 순수한 마음을 모른다고 여긴 남자와 상반된 입장의 그의 아내... 자발형 시주는 맞는 것인지 나쓰코는 남자의 시주를 통해서 사례금을 받는 것은 아닌지... 운둔형 아들을 둔 여인의 마음은....
갑자기 채소와 과일을 보내는 나쓰코 일명 닛짱의 행동은 데쓰코의 마음을 심란스럽게 하지만 포기반 이해반 마음을 가진 데쓰코는 나쓰코의 행동을 이해 아닌 묵인하는 선에서 이해하지만 나쓰코의 이런 행동은 데스코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나쓰코는 동아리 회원들에게도 똑같이 행동했는데...
죽음을 목전에 둔 자식을 두고 떠냐야 했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만 하지만 이미 시간은 흘렀다. 시간이 흘러 변호사를 꿈꾸었던 청년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 생긴 자식으로 인해 꿈을 접고 생활에 안주하며 행복하다 자신을 다독이지만 정년 행복한 것인지 데쓰코는 자꾸 반문하게 되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묵인하며 자신처럼 되고자 했던 소년이 남자가 말했던 것처럼 행복하기만을 바라게 된다.
시간은 흐른다. 70을 넘은 나이를 먹었음에도 나쓰코는 여전하다. 그녀는 남자들을 이용하고 돈을 갈취한다. 그럼에도 남자들은 기꺼이 나쓰코에게 이용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변호사란 직업으로 살아온 자신을 피력하면서도 나쓰코를 누구보다 제대로 이해하고 그녀가 원하는 요청에 기꺼이 응하는 떼스코... 오랜 시간을 두고 먼 친척 나쓰코의 알 수 없는 행동을 다른 누구도 아닌 데쓰코가 가장 잘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마치 스스로를 설득하는 듯한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행복하다고 단언하는 것도 어쩐지 부자연스러웠다.
이제껏 다양한 형태의 행복을 보았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행복한지'를 물었을 때 '그런 것 같다'고 깨닫는 정도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묻지도 않았는데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스스로 그렇게 믿어야 할 상황인 경우가 많다. -p334,335-
솔직히 책표지의 두 여성이 닮은 듯 매력적이고 카피 문구가 인상적이서 끌렸던 작품이다. 여자들의 마음 속에는 자신과 다른 팜므파탈을 꿈꾸는 성향이 어느 정도는 있다. 나쓰코란 인물은 정면에 들어나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데쓰코에게 도움을 요청한 일만 보아도 충분히 나쁜 여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헌데 데쓰코가 나쓰코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지는 나쓰코는 나쁜 여자이면서도 남자들이 꿈꾸는 여자란 생각이 든다. 남자들의 욕망을 보고 기꺼이 욕망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돌아가기 보다는 행동으로 이끌어주는 여자... 어떤 남자가 이런 여자를 거부할 수 있을까 싶다.
책을 읽고 난 지금도 같은 여자가 보아도 나쓰코란 인물은 여전히 나에겐 매력적인 캐릭터다. 데쓰코처럼 정해진 규칙대로 자신을 옭아매고 그에 순응하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물도 매력이 없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팜므파탈로 남자들을 이용해 돈을 취하며 그들의 원하는 욕망을 들야다보게 만드는 여자... 다만 아쉬운 캐릭터는 변호사란 꿈을 접고 생활에 안주해 버린 인물이다. 그의 말대로... 데쓰코의 바람대로 그는 행복한 것인지... 꿈을 접어야 하는 사람의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던 안타까운 캐릭터다. 책을 읽으니 영화가 궁금해진다. 이미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영화로 상영된 작품이라니 꼭 영화관에서 상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나쓰코란 인물... 책에서 느낀 느낌대로 영화에서도 표현되었을지 궁금하며 영화관에서 만나기를 바라게 되는 인물이며 나쁜 여자의 정석은 아닐지라도 우리와 다르지만 일본 남자들이 바라는 여성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