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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 - 1453년부터 현재까지 패권투쟁의 역사
브랜든 심스 지음, 곽영완 옮김 / 애플미디어(곽영완)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다. 승자한 자에 의해서 항상 개편되어지는 일이 거듭되어 질 수밖에 없고 현재도 여전히 힘 있는 국가에 의해서 많은 나라들은 부분적으로 동조 아닌 동조를 하면서 이끌러 가는 모습을 보인다.
세계 역사를 볼 때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생각하는 곳이 유럽이다. 어릴 때부터 워낙에 좋아하던 그리스 신화를 비롯해 유럽의 동화책을 익숙하게 보았기에 유럽이란 대륙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지금도 여행지를 생각하면 다른 대륙보다 유럽을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유럽은 그 자체만으로 매력적인 대륙이다. 관심이 많은 유럽의 모습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방대한 스케일의 책을 만났다. 총 두 권으로 이루어진 브랜든 심스의 유럽(EUROPE)은 1453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역사를 통해 그 동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유럽에 대해 다시 한 번 알아가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무척이나 유익하고 즐거웠다.
세계를 장악하고 호령했던 유럽이 이제는 미국, 중국으로 집중되어 있고 더 나아가 약해졌던 힘을 다시 모으고 있는 러시아도 슬슬 새로운 힘 구축에 노력 중이다. 유럽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세계 중심에 있다. 전 세계 나라들은 부분적 차이가 있지만 유럽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모방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유럽의 모든 분야는 세계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그 힘이 미치고 있다.
유럽의 역사는 곧 패권의 역사다. 그 패권의 중심에는 항상 지금의 독일이 있다. 로마제국의 명칭을 이어받은 신성로마제국 곧 현재의 독일 영토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가르킨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동부 등을 비롯한 중부유럽의 넓은 영토를 소유하고 있는 신성로마제국... 각기 다른 나라의 황제, 수장들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통치하였지만 분쟁은 끊이지 않고 계속 되어진다. 왕제의 권한이 추락하고 각종 범죄가 만연하고, 전쟁 자금 마련과 정체성의 위기, 경제는 침체된 상황에서 교회마저 붕괴되어 상징성과 자랑거리였던 신성로마제국이 위기에 처한다. 신성로마제국이 가지는 의미가 너무나 크기에 독일을 지배하려는 분쟁은 끊이지 않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유럽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종교다. 영화나 책에서 무수히 많은 소재로 등장했던 십자군 전쟁은 로마 가톨릭을 믿는 유럽의 국가들은 팔레스티나와 예루살렘의 성지를 모슬린...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에게서 되찾아 오기 위해 배타적 종교싸움이다. 탐험가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도 부와, 명예, 모험에 대한 욕구도 있었지만 오스만... 터키의 측면 공격을 통해 예루살렘을 탈환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모험을 떠난 것이다. 이 밖에도 사람들을 엄청난 고통 속으로 밀어 넣었던 종교전쟁이 계속해서 끊임없이 발생한다. 종교 개혁을 통해 사람들이 종교적 신념을 들어내면서 북유럽, 동유럽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개신교가 등장한다. 17세기 30년전쟁은 순수한 종교문제에서 일어난 전쟁이 아니라 정치적, 영토적 야심과 정치와 종교가 교묘히 얽혀 일어났으며 결국 베스트팔렌 조약이 이루어진다. 유럽의 국가 체제 변화는 물론이고 가톨릭과 루터파, 갈뱅파 개신교가 공존이 명문화 되며 신성로마제국이 입헌군주국이 된다.
힘을 필요한 시대는 어쩔 수 없이 여성이 약자다.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남녀평등을 넘어 여성이 남성보다 더 권리를 확보되어 있는 나라도 많다. 국제 정세의 변화로 인해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고 중부유럽과 서유럽의 여성들이 정치 참여 기회를 늘릴 수 있었다. 영국이 1912년 밀리센트 포셋의 영향으로 여성참정권 동맹이 설립되지만 당시 여성의 권리 자체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남성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젊고 깨어있는 여성들이 병역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만 정작 유럽의 나라들과 여성들은 군인 양성 문제와 징집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여성이 군대에 가지 않는다. 이스라엘, 북한, 인도네시아 여성만이 군사에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공감대를 얻은 여성들이 군대에 입대했다면... 어떠했을지 잠시 상상해본다.
제국주의 전쟁인 1차 세계대전과 일본과 독일이 세계정복을 꿈꾸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너무나 많은 나라와 인명피해가 발생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 미국의 개입과 연합군의 단결로 일본과 독일은 전쟁에서 패하고 만다. 독일이 다시 전쟁을 꿈꾸지 못하도록 독일 쪼개어 나누어 가진다. 독일이 독립국가로서의 자격을 상실하면서 중부유럽은 초토화 되는 고통을 겪게 된다.
동서 독일의 통일은 유럽 국가들에게는 위협이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독일 통일은 중부유럽, 동유럽을 재편성하고 유럽 국가들에게도 정치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독일 통일 시점에 유럽화폐동맹이 추진된다. 세계를 이끌었던 유럽이 이제는 단일통화인 유로화를 사용화는 경제통화동맹 가맹국들의 결속하여 대륙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유로화 10년이 지난 지금은 유로지역 국가들 간에도 자국이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다. 영국은 기나긴 경제적 어려움에서 이제 겨우 제자리경기회복을 찾아가는 중인데 주변 국으로 인해 다시 경기가 나빠질 것이 두려운 상황이고 독일은 산업, 재정에서 힘을 얻어 다시 유럽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유럽의 역사, 아니 독일을 중심으로 한 미래는 세계를 움직이는 강자 미국에도 중요하다. 유럽의 영향으로 탄생 되었고 독립을 이루어냈지만 여전히 유럽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영국과 강력한 경제력을 보유한 독일... 두 나라의 향방에 따라 유럽의 모든 나라 아니 전 세계는 영향을 받게 된다. 앞으로 이 두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 갈지 항상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엄청난 분량과 방대한 유럽 역사를 호기심을 넘어 학구열을 불태우기에 충분하다. 역사란 것이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역사적 사실들 속에서도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이야기와 만나는 시간이 무척이나 즐겁고 재밌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유럽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유럽의 역사를 한 눈에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책이라 생각한다.